<단독> 레진코믹스 블랙리스트 추적

“쓴소리하면 팽” 소문이 사실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레진코믹스가 특정 작가들을 블랙리스트로 지목해 불이익을 준 정황이 포착됐다. 이 문제에 대표가 직접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레진코믹스의 블랙리스트 운용 의혹은 SNS를 통해 여러 번 거론된 적 있으나 실체가 드러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료 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이하 레진)가 블랙리스트 논란에 휩싸였다. 레진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작가를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은 SNS를 통해 이미 여러 차례 불거진 바 있다. 작가들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한국만화가협회는 지난달 21일부터 관련 제보를 받고 있다.

작가 죽이기?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 올라온 레진 세무조사 청원글에도 블랙리스트를 언급한 대목이 있다. 

청원자는 “레진이 회사에 항의하고 회사의 잘못을 비판하는 작가들을 리스트화해 프로모션이나 광고서 제외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며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악의적으로 ‘작가 죽이기’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청원글이 올라온 다음날 레진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블랙리스트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레진은 “특정한 작가를 리스트화해 불이익을 준 적도 없으며 수천 편의 작품 중 특정한 몇 작품을 배제하고 임의로 작품을 선택하는 식의 주먹구구로 운영해서는 지금과 같은 규모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일요시사> 취재 결과 지난 5월, 레진 내부서 작가 두 명을 블랙리스트로 지목한 정황이 발견됐다. <일요시사>가 확인한 내부 정보에 따르면, 레진은 당시 운영팀 구성원들이 참여한 일간 회의서 ‘앞으로 진행될 모든 이벤트서 미치, 은송 작가의 작품을 노출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공유했다.

대상은 미치 작가의 <340일간의 유예> <봄의 정원으로 오라>와 은송 작가의 <양극의 소년> 등 세 작품이다. 

해당 내용은 ‘레진님(한희성 대표를 부르는 호칭)’의 별도 지시사항이라는 사실도 함께 공유됐다. 블랙리스트 작성과 관리에 한 대표가 직접 관여했다는 의혹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5월경 내부 회의서 ‘살생부’ 언급
지목된 작가들 모든 이벤트서 배제

그렇다면 두 작가는 왜 블랙리스트에 오른 걸까. 미치 작가는 2014년 레진과 계약을 맺고 <340일간의 유예>(2014년 7월∼2015년 11월)와 <봄의 정원으로 오라>(2016년 5∼11월)를 연재했다. 

올해 4월 차기작 계약을 해지할 때까지 레진과 인연을 맺은 기간이 4년에 이른다. 은송 작가는 2015년 레진이 주최한 제1회 세계만화공모전서 단편 <기도>로 대상을 수상하며 관계가 시작됐다. 이후 수상 계약에 따라 2016년 5월부터 <양극의 소년>을 연재 중이다.


두 작가는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시점인 5월 중순경 SNS를 통해 레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시작은 미지급된 MG(최소 수익 보장금) 문제였다. 미치 작가는 4월 <봄의 정원으로 오라>의 세이브 회차 MG를 레진서 제공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돼 재무팀에 문의했다.

레진은 작품을 연재하기 전 작가에게 수 회 분량의 에피소드를 미리 받아 세이브 회차를 비축해 두는데 이에 대한 MG를 지급하지 않아 문제가 된 바 있다. 

실제 미치 작가의 경우 <봄의 정원으로 오라>가 지난해 11월 완결됐지만 문제를 제기하기까지 반년 넘게 돈을 받지 못했다.

해당 문제는 재무팀이 돈을 지급하면서 봉합됐지만 5월 건강검진 문제가 불거졌다. 

미치 작가는 “5월10일경 레진서 제공하는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을 예약했는데 뒤늦게 레진서 검진 대상이 아니라는 메일이 일방적으로 날아왔다”며 “담당PD에게 문의했지만 답변이 돌아오지 않아 SNS에 공론화했다”고 밝혔다.

이에 레진은 5월20일 작가들에게 전체 공지 메일을 보냈다. 공지 메일에는 “계약조건을 공개하거나 건전한 비판이 아닌 왜곡된 사실과 의견으로 신뢰도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경우 부득이 필요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미치 작가는 해당 문구가 ‘자신을 향한 협박’이라 생각하고 이에 대해 담당PD와 대화를 시도했다.

1시간가량 통화가 이뤄진 후 담당PD는 “서로 간에 이야기가 됐다는 내용을 SNS에 남겨달라”고 요청했다. 미치 작가는 당시 상황에 대해 “레진서 받게 될 무형의 보복이 무서워 얘기가 잘 마무리됐다는 글을 SNS에 올리고 건강검진에 대한 글은 삭제했다”고 밝혔다.

은송 작가는 미치 작가가 거론한 문제가 공론화되자 5월10일 서울시에 예술인 불공정 피해상담센터가 생겼으며 자신도 도움을 받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또 레진에 연재 중인 작가들에게 피해상담센터에 대한 정보를 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5월15일 SNS서 전개되던 레진 불매운동을 보며 ‘플랫폼들의 개선을 위해선 한국웹툰작가협회나 불공정 거래센터 등 외부 개입이 절실하다’는 내용의 글을 작성했다.

“심증 있었지만…”
“절대로 아니다”


문제는 그 이후부터다. 미치 작가의 <340일간의 유예> <봄의 정원으로 오라>와 은송 작가의 <양극의 소년>에 대한 일체의 프로모션이 진행되지 않은 것. 

레진 내부 관계자는 “5월20일 미치 작가와 담당PD 간 대화가 마무리되기 전 회사 내에서는 이미 두 작가의 작품을 이벤트에 노출시키지 말라는 지시가 떨어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작품 프로모션은 궁극적으로 수익 창출을 위해 진행된다. 

레진에 연재 중인 한 작가는 “프로모션에 포함되면 평소보다 최소 5~6배서 많으면 10배 이상 매출이 뛴다”며 “이벤트 진행 여부는 작가의 매출과 직결된다”고 설명했다.

레진은 코인 할인, 캐시백 이벤트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장르별로 여러 작품을 묶어 독자에게 소개하거나 작품이 끝나는 부분에 배너를 배치해 신규 독자를 잡으려 한다. 

실제 미치 작가의 담당PD는 지난해 7월, 10월, 11월, 12월, 올해 3월, 4월까지 <340일간의 유예>와 <봄의 정원으로 오라>에 대한 이벤트를 제안했다. 담당PD는 미치 작가의 <340일간의 유예>를 두고 지난 3월 “마르지 않는 샘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만큼 수익이 나는 작품이었다는 뜻이다.


은송 작가 역시 공모전 대상으로 화려하게 데뷔해 전 연령 순위 10∼20위 안에 꾸준히 들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지하철 옥외 광고에 포함되기도 했다. 

하지만 미치 작가는 5월 이후 현재까지, 은송 작가 역시 5월 이후 지난 18일까지 레진서 제공하는 일체의 프로모션에 노출되지 않았다. 아직 레진에 연재 중인 은송 작가는 지인과 함께 추천작 실험을 진행하는 등 해당 문제를 꾸준히 언급한 이후에야 지난 18일 프로모션 대상에 포함됐다. 

5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두 작가는 “5월 이후로 프로모션서 계속 배제되는 걸 보고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심증은 있었다. 지금 정신적 충격이 상당하다”며 “해당 사안에 대해 한희성 대표에게 해명을 듣고 사과받고 싶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미치 작가는 “이제 레진에 대한 그 어떤 것도 믿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대표 개입?

레진은 해당 내용에 대해 극구 부인했다. 레진의 홍보 관계자는 “대표님은 특정 작가를 이벤트서 제외하라는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며 “프로모션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은 운영팀 내부 데이터에 근거한다”고 항변했다. 이어 “저희 회사 같은 경우에는 만천하에 모든 게 공개되는 상황인데 어떻게 그러겠나”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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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