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제1야당 원내사령탑 김성태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12.18 11:22:52
  • 호수 114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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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집 돌아간 철새의 비상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자유한국당 내 친박(친 박근혜)색이 빠질 모양새다. 신임 원내대표에 김성태 의원이 선출됐기 때문이다. 앞으로 ‘친홍(친 홍준표)’ 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원내대표는 ‘철새 대장’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탈당과 복당을 반복했다. 이번 원내대표직을 수행하며 이 같은 오명을 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원내대표에 3선 김성태(서울 강서을) 의원이 지난 12일 선출됐다. 이 가운데 비박계(비 박근혜)이자 친홍계로 분류되는 김 의원이 55표라는 표를 얻은 데에는 일부 친박계들의 표심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1차 투표 과반
홍과의 궁합은?

김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인 함진규(재선)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서 열린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거에서 전체 108표 중 절반을 넘긴 55표를 얻으며 1위를 차지해 결선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지었다. 

35표의 홍문종(4선, 의정부을)-이채익(재선) 조를 20표 차로 눌렀다. 한선교(4선, 용인병)-이주영(5선) 조는 17표를 얻는 데 그쳤다. (무효 1표)

김 원내대표의 55표를 분석해보면 바른정당 복당파 22명과 심재철 부의장 등 한국당에 잔류했던 비박계, 강효상·전희경·윤한홍 등 친홍계 의원들을 포함하면 대략 30∼40표가 된다. 


따라서 김 원내대표에게는 15∼25명의 친박 내지는 범친박 표가 더 모인 것이다. 당내 대략 60여명으로 분석되는 친박들 표가 홍문종-한선교-김성태 후보에게 각각 나뉘어진 것이란 분석이 가능해진다. 

지난해 12월16일 치러진 한국당 원내대표 선거에서는 친박계인 정우택 대표가 119표 중 66표로 당선된 바 있다. 당시 정우택 후보를 뽑은 66명의 표가 친박계 지지를 나타낸다면,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선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35표밖에 얻지 못했기 때문에 결국 나머지 30여표가 김 의원이나 한 의원에게 옮겨간 것이 된다.

문 정권 상대로 날카로운 전사 역할
탈·복당 반복 대표 철새 정치 각인

김 원내대표 당선은 ‘비박·친홍계’로 분류되는 한국당의 한계를 절감한 의원들이 변화를 선택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도로 친박당’ 타이틀로 제1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기에는 부족함이 많다는 의원들의 평가가 1차 투표서 과반의 지지를 보내 김 의원을 원내사령탑으로 탄생시켰다는 것.

홍 대표의 지원사격도 김 원내대표의 당선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홍 대표는 당내 반발을 의식하면서도 경선 초반부터 김 원내대표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우군 노릇을 해왔다. 

자신과 정치적 방향성을 같이 하는 김 원내대표가 원내사령탑이 되면서 친박 좌장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징계 여부를 결정할 의원총회 개최와 당협위원장 등 당 조직 정비에도 힘을 받게 됐다. 

홍 대표는 선거 결과 발표 직후 “오늘부터 친박은 없다”며 “제대로 된 야당을 한 번 만들어 보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친홍 대 비홍(비 홍준표)’ 대결구도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선서 친홍 측과 복당파의 지지를 받은 김-함 조가 당선됨에 따라 홍 대표에게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홍·한 의원은 ‘홍준표 사당화 방지’와 ‘계파 청산’ 등을 내세워 옛 친박계와 중립지대 의원들을 공략하며 비홍 표심 결집을 시도했지만 결국 표가 분산되면서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하고 분루를 삼켜야 했다.

중동 건설현장 
노동자 출신

여기에 김 원내대표의 정책 선명성과 야성 강화 메시지도 막판 표심 획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김 원내대표의 등장은 당내에선 인적 쇄신 동력, 정치권에선 보수통합 가능성 증가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우선 김 원내대표를 지지했던 홍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전까지 당의 인적·조직·정책 쇄신을 완성하겠다”는 약속을 지킬 기반을 마련했다. 

김 원내대표가 원내 권력을 장악함으로써 한국당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강성 야당’과 투쟁력을 내세운 김 원내대표가 당선되면서 정국 주도권을 놓고 여야 간 힘겨루기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우선 ‘강력한 대여투쟁’을 선언한 김 원내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만큼 한국당의 향후 원내 전략은 여권과 잦은 파열음을 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의 권력 지형 역시 홍 대표의 장악력이 커지는 방향으로 변화될 전망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당 내 친박 청산 작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원내대표는 당선소감을 통해 “우리는 야당이다. 잘 싸워나가는 데 너와 나가 있을 수 없다”며 “의원 각각의 의견을 용광로에 모두 녹여 문재인정권의 독주를 막아내겠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정견발표를 통해 “친박·비박 찾다가 쪽박찬 집구석인데 또 무슨 염치로 친홍·비홍이냐”며 “어떤 사당화 계파가 우려되면 앞장서서 깨겠다. 당면과제는 문재인정권과 맞서 싸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원내대표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향후 원내 관계를 고려해 미묘한 차이가 담긴 입장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은 경쟁이 아닌 생산적 관계 속에서 개혁 입법에 속도를 낼 것을 주문한 반면 야당인 국민의당은 국정 농단 세력임을 재확인한 뒤 거대 양당의 공생정치를 지양하고 혁신의 길을 갈 것을 거론했다. 

바른정당은 이번 선거서 벌어진 친홍 패권의 줄 세우기를 비판하며 민생을 살피는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당부했다.

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공전상태인 국회의 원만한 운영을 위해서는 신임 원내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김 원내대표의 취임을 계기로 산적한 민생·개혁 입법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시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의사일정과 안건 등에 대한 조속한 협의에 나서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원내 동반자로서 정쟁이 아닌, 상생과 협치를 통한 생산적인 국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철근 대변인은 “국정 농단의 책임 있는 세력으로 국민들에게 낙인찍혀 있는 현실서 혁신의 길을 잘 해나가길 바란다”며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의 정치형태를 지양하고 다당제 국회의 현실에 맞게 건전한 정당관계가 형성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국민들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많은 논의와 경쟁이 가능한 분들이 당선돼 다행스럽다”며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제1야당의 모습이 변하여 대화와 타협의 생산적인 국회, 완승도 완패도 없는 대안을 내세우는 국회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바른정당 권성주 대변인은 “국민과 민생을 살피는 정당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면서도 “대표 선출 과정에 친홍이냐 친박이냐 밖에 없었던 줄 세우기식 선거를 지켜보면서 씁쓸한 마음 금치 못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1958년 경남 진주서 출생했다. 가난했던 유년시절을 보낸 후 강남대학교 법학 학사 및 한양대학교 사회복지학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군복무를 마친 뒤 사우디아라비아 파견 건설 노동자로 일하면서 본격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날라리 이미지 
벗을 수 있을까


KT에 입사, 노동조합 간부를 역임하고 한국노총 사무총장도 지냈으며 1998년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서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 소속으로 비례대표 서울시의원에 당선돼 4년간 활동한 후 다시 한국노총 사무총장으로 복귀했다. 2003년에는 노사정위원회 노동계 대표로 나서 주5일 근무제 시행 관련 협상을 진행하기도 했다.

2008년 한나라당에 입당, 제18대 국회의원 선거 서울특별시 강서구을에 출마했으며 당시 현역이던 통합민주당의 노현송 의원을 꺾으면서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다.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서도 호남 3선 중진 출신의 김효석 의원을 누르고 당선,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서도 더불어민주당 진성준 의원을 이기며 3선의 중진 의원이 됐다.

국회에서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명절 상여금을 받지 못하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명절 떡값 신고’난을 개설하는 데 앞장섰고 정년을 60세로 늘리는 ‘고용상 연령차별 및 고령자 고용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해 국회 통과를 주도했다. 

친홍체제 더욱 강화 전망
친박계 표심 작용 분석도 

지난해 말 ‘국회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세간에 이름을 알렸다. 국정조사에 부적절한 사유서를 제출한 최순실이나 불성실하고 거만한 태도를 취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등 증인들의 불량한 태도에 호통을 쳐 국민들의 지지를 받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 당시에는 탄핵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지난 7월 최순실 일가의 은닉 재산을 몰수하기 위한 특별법 발의를 위해 열린 의원모임서 유일하게 한국당 의원으로 참여했다. 

 

그랬던 그가 2017년 5월2일 비 유승민계 의원들과 함께 또 다시 탈당해 홍 대표 지지를 선언하며 한국당으로 복당했다. 당시엔 대선 패배가 확실시되는 상황서 차기 정권 안에서 권력 지분과 지방선거 밥그릇 챙기기 위해 한국당에 백기 투항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김 원내대표는 당시 ‘정치 철새’라는 국민적 지탄을 받았다. 게다가 김 원내대표는 바른정당 창당의 이유를 ‘보수개혁’이 아닌 대선 후보를 내기위한 방편에 불가했다는 것을 직접 언급해 논란은 더욱 가중됐다.  

이 때문에 바른정당 하태경 최고위원이 한국당 원내대표에 당선된 김성태 의원에 대해 ‘대장 철새‘라고 밝혔다. 

지난 13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하 위원은 김 원내대표 선출과 관련해 “당선 이유는 (김 원내대표가) 홍준표를 비판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먹혔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놀란 것은 김성태 (원내)대표는 자기가 친홍이 아니라고 계속 부인을 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는 사실 친홍계라고 하기 어렵다”며 “홍 대표 쪽의 표를 잡기 위해 뒤로 손을 잡고 앞으로는 아닌 척 했지만 두 사람 간의 갈등도 생길 수가 있다”며 “그 두 사람이 ‘독고다이’, ‘독고다이’끼리 화합이 잘 되겠냐”고 힐난했다. 

야합? 협치? 
당분간 대치정국 

 
한때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며 국민들 사이서 ‘갓성태’로 불리던 김 원내대표의 주홍글씨는 쉽게 지워지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탄핵을 주도하며 좋은 이미지를 쌓았지만 명분 없이 복당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야당 대표라기보다는 철새 대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향후 김 대표의 첫 과제는 철새 이미지를 어떻게 불식시킬지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cmp@ilyosisa.co.kr>

 

[김성태는?]

▲경남 진주(59) ▲국립 진주기계공고 ▲강남대 법학과 ▲한양대 행정대학원 석사 ▲한국노총 사무총장 ▲국회 비정규직차별해소포럼 대표의원 ▲국회 예결위·환노위·국토위 간사 ▲새누리당 서울시당위원장 ▲국회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특위 위원장 ▲한국당 정치보복대책특위 위원장 ▲18·19·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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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