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청-국 새 가교 한병도 신임 정무수석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12.05 15:22:31
  • 호수 11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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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헌 빈자리에 긴급 투입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한병도 정무비서관이 신임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발탁됐다. 전병헌 전 수석이 뇌물수수 의혹에 휘말려 물러난 지 12일 만이다. 일단 정치권에서는 긍정적으로 보는 분위기다.
 

지난달 28일 문재인 대통령은 공석인 청와대 정무수석에 한병도 정무비서관을 승진·임명했다. 박수현 대변인은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분으로 대통령의 진심을 국회에 잘 전달할 분이며 17대 의원 경험과 정무비서관 활동서 보여준 것처럼 국회와 소통에 적임자”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술 한 병도 
못마셔 한병도?

청와대의 말을 빌리자면 결국 ‘몸이 풀린 상태의 구원투수’를 발탁한 셈이다. 청와대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을 앞두고 대국회 업무가 중요하다고 판단, 정무수석 인선을 서둘러왔으나 강기정 전 의원, 박수현 대변인 등이 줄줄이 고사하면서 적임자 찾기에 난항을 겪어왔다. 

인선의 시급성과 업무의 연속성을 최우선 고려해 새 정부 출범부터 국회와 소통업무를 맡아온 한 수석을 기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내달 2일 국회 본회의서 내년도 예산안이 자동 부의되는 등 예산안 처리를 위한 시간이 촉박한 데다 문 대통령이 내달 중국 방문 전후에 여야 대표들과 회담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한 수석이 정무비서관으로 재임하면서 여당은 물론 야당 의원들과도 격의 없이 대화를 나누는 등 친화력을 강점으로 갖고 있는 것도 또 다른 발탁 요인으로 꼽힌다. 특유의 친화력으로 대야 관계가 원만하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한 수석은 지난 6개월간 정무비서관으로 여야 의원들을 두루 접촉해왔다. 

한 수석은 “한국당 의원들을 적게 만나서 그렇지만 여당까지 합치면 지금까지 국회의원을 한 200여명은 만난 것 같다”며 “한국당 홍준표 대표도 두어 번 찾아뵀는데 저를 보면 농담도 잘한다”고 말했다. 

‘문의 선택’ 정무비서관서 승진  
대선 실무조직 ‘광흥창팀’ 핵심

특히 각종 쟁점 법안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국민의당을 의식한 호남 출신 인사의 발탁이라고 여권 관계자들은 말한다. 실제로 한 수석 발탁에 대해 국민의당은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 수석 앞에는 직면한 예산 국회와 함께 문 대통령이 강조했던 여야 대표 초청 회동,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등 현안이 산적해있다. 
 

한 수석은 “우선 예산과 법안이 국회에 산적해있다. 최근 계속 국회에 있었는데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여야 대표 회동은 다음 달 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이 예정돼있어 시기를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드러냈다.


한 수석은 언론 발표 1시간여 전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으로부터 수석 발탁 사실을 통보받았다. 

한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여소야대 상황에서 중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며 “더 소통하고 대화하는 정무수석이 되겠다. 진심을 다해 대통령을 모시고 국회와 청와대의 소통의 다리가 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야당과의 관계 개선 방안에 대해서는 “정무비서관으로 야당과 많이 소통해왔다”며 “현안이 수십 가지인데 진심을 가지고 대화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럴 가능성도 발견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가 발표한 고위 공직자 원천배제 7대 원칙 해당 여부에 대해서는 “검증했다. 제가 술을 한 병도 못 마셔서 한병도”라며 “음주로 걸릴 일이 절대 없다”고 했다.

정치권 기대
한국당만 불만

정무수석은 비서실장 산하 5개 수석실(정무·민정·사회혁신·국민소통·인사) 중 선임으로 비서실장 부재 시 대행한다. 재밌는 점은 한 수석의 나이가 수석 비서관들 중 최연소다. 현재 51세인 한 수석은 임 실장보다도 한 살 어린 최연소 수석이다. 

한 수석은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초선 의원 출신으로 2012년 대선과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 2·8 전당대회, 그리고 지난 대선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역 조직을 일군 ‘조직의 귀재’로 통한다. 

수많은 전직 의원이 거론됐음에도 문 대통령이 한 정무수석을 선택한 배경에는 ‘친문’(친 문재인) 핵심으로 꼽힐 만큼 두터운 대통령의 신뢰와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가 자리잡고 있다. 

그는 2012년 대선 캠프 조직을 맡아 문 대통령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2015년 2·8 전대서 탄탄한 조직을 지닌 박지원 의원에 맞서 문 대통령이 당 대표가 되는 데 밑거름이 됐다.  

올 대선에선 캠프 출범 전 예비조적인 '광흥창팀' 1기로 참여해 밑바닥 조직을 다졌다. 서울 마포구 광흥창역 인근에 사무실을 뒀다고 해서 붙여진 광흥창팀은 문 대통령 대선 출마 기반을 닦은 참모 그룹이다. 

멤버로는 임 실장, 한 수석,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신동호 연설비서관, 조용우 국정기록비서관, 조한기 의전비서관, 이진석 사회정책비서관, 오종식·탁현민 행정관 등이었다. 한 수석은 광흥창팀서 조직을 담당했다.
 

이번 인사로 청와대 비서실은 더 젊어지게 됐으며 임 실장의 활동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어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수석은 전대협 3기 전북 지역 조국통일위원장을 지냈다. 전대협 3기 의장을 지낸 임 실장과 30년 지기기도 하다. 


3선 출신 전정현 전 수석에 비해 ‘선수’(選數)는 부족하지만 17대에 함께 등원했던 여야 중진 의원과 격의 없이 지내는 등 ‘초선’ 이상의 무게를 지녔다. 독실한 원불교 신자로 술을 못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술을)한 병도 못해 한병도입니다’라고 스스로를 낮추면서 남다른 친화력으로 극복했다. 

정치권에선 이번 한 수석 임명에 대해 전반적으로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달 29일 한 수석은 여야 대표를 찾아 취임 인사를 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한 수석을 맞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많은 기대를 한다. 언론서도 오늘 한 신임 정무수석에 대해서 호평을 해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며 반가워했다. 이어 “별명이 이름과 똑같다고 ‘술을 한 병도 못마신다’고 말씀을 하셨다”며 “한 병도가 한 병은 마신다니까 한 병을 마시면서 국회 협치의 많은 도움을 주시기 바란다”고 높은 기대감을 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정말로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으셨다”고 운을 뗀 후 “이제 문재인정부도 6개월이 지나서 실질적인 결과를 내야 될 시점이다. 현재 정말로 중요한 예산정국, 예산의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실질적인 선거법 개정, 개헌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결론까지도 내야할 때다. 이렇게 중요한 세 가지 시간이 겹쳤다. 아재 개그는 아니지만 삼겹살이 아니라 ‘삼겹시간’”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한국당은 “전대협 비서실장에 전대협 정무수석, 청와대는 운동권 아니면 도저히 사람이 없는가”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17대 초선 출신
여야 두루 친분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한 수석을 향해 “적폐청산위원회라는 것이 행정 각 부에 있는데 그것을 우리당서 검토했는데 위법이다. 그러니까 정무수석이 역량을 발휘해달라. 칼춤도 오래 추면 국민들이 식상해 한다”고 일격을 가했다. 

그러면서 “우리 의원들 자꾸 잡아가지 마시라. 물론 혐의가 있으면 수사는 해야겠지만 갑자기 연말에 많이 몰리니 내가 당 대표인데 차도살인한다는 말도 나오니까 제가 부담스럽다”고 언급했다.

그는 “여권서 나를 도와줄 일도 없는데 차도살인한다는 말이 나오니까 내가 부담스럽다”고 야권을 향한 사정 정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한 수석은 “더 소통을 많이 하고, 제가 개인적으로 자유한국당 의원님들도 뵙고 의견도 나누고 하겠지만 저희들이 굉장히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 많은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두세 번 만나서 식사도 하고 의견을 듣겠다. 참고할 사항도 많다”며 “특히 야당이 중요한 국정의 파트너가 돼야 하고 또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저희들이 더 많이 노력하겠다. 말씀듣기 위해 자주 찾아뵙고 열심히 하겠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홍 대표는 “운동권 시절과 다르다. 나라 운영하는 것이다. 지금 임종석 비서실장이나 한병도 정무수석은 나라를 운영하는 것이다. 운동권 방식은 하면 안 된다”며 한 수석을 자극했다. 

이에 한 수석도 “운동권 방식이 어떤 방식인지 잘 모르겠지만 균형감 가지고 걱정하시지 않도록 더 진중하게 의견 많이 듣겠다”고 맞받아쳤다.

대표적 친문…운동권-초선 출신 
비서관 시절 대야 설득 담당도

한 수석은 1967년 전북 익산서 태어나 이리동중학교, 원광고등학교, 원광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원광대학교 재학 중 6월 항쟁에 참여했으며 제19대 총학생회장을 역임했다. 1989년 전대협 전북 지역 조국통일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민주화운동을 주도해 투옥되기도 했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전라북도 익산시 갑 선거구에 출마해 현역 국회의원인 새천년민주당 최재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이후 친노계로 분류됐으며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윤리특별위원회서 활동했다. 

이외에 빈곤 아이를 위한 국회의원 모임, 한국e스포츠와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 등에서도 간사로 활동했다.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통합민주당 공천서 이춘석 변호사에 밀려 탈락했다. 이후 2009년 한국-이라크 우호 재단 이사장, 노무현재단 자문위원 등을 역임, 2012년 2월부터 민주통합당서 한명숙 대표최고위원 정무특별보좌관, 당무위원을 맡기도 했다.

민주화 운동 주도
임종석 30년 지기  

지난해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전라북도 익산시 갑 선거구에 출마하려 했으나 현역 의원이었던 이춘석 후보에 밀려 익산시 을 선거구에 출마해 조배숙 국민의당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그리곤 지난 5월17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에 임명됐다.


<cmp@ilyosisa.co.kr>

 

[한병도는?]

▲1967년 전북 익산 출생
▲원광대 신문방송학과 
▲원광대 총학생회장 
▲17대 국회의원 
▲한·이라크 우호재단 이사장 
▲민주정책연구원 이사 
▲노무현재단 자문위원 
▲민주통합당 당무위원회 위원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실 정무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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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의문 해소 첫 단추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