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익빈 부익부’ 생활고 연예인 후일담

부자만 있나? 굶는 스타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방송에 나오는 연예인의 모습은 언제나 화려하다. 최근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면서 연예인의 사적 영역을 들여다보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시청자들은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연예인의 생활을 구석구석 들여다보면서 한편으로는 동경을,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부러움을 표출한다. 하지만 화려함으로 중무장한 연예인은 극소수뿐, 대다수의 연예인들은 가난에 허덕인다.
 

최근 가수나 배우 등 연예인이 수십억원 혹은 수백억원대의 건물을 샀다는 보도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또 연예인의 사생활을 예능 콘텐츠로 활용하는 프로그램이 많아지면서 고가의 집이 공개되는 일이 늘고 있다.

여기에 연예인의 빚 청산 스토리는 예능 소재로 이용될 정도로 흔해졌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70억원에 가까운 빚을 진 연예인이 채권자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방송될 정도. 5∼6개의 고정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진행자는 아내가 진 빚 17억원을 떠안아 갚고 있는 중이다. 평범한 사람은 상상도 하기 힘든 액수의 빚을 진 두 사람이지만 머지않아 모두 갚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들린다.

극과 극

스타급 연예인은 광고 계약금이 ‘억’ 소리가 날 정도로 치솟고, 고가의 유명 명품 브랜드 행사에 자주 모습을 비춘다. 미디어를 통해 드러나는 연예인의 화려한 모습에 사람들은 매료된다. 


한때 초등학생의 희망 직업 1위가 연예인일 정도로 그들에 대한 선망은 대단했다. 지금도 연예인을 꿈꾸는 아이들은 유명 연예기획사의 좁은 문을 뚫기 위해 노력한다.

‘딴따라’로 불리며 천시 받았던 과거는 말 그대로 옛말일 뿐 연예인은 부와 명예, 권력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직업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는 법.

실제 연예인들 가운데 미디어에 자주 노출돼 부를 거머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다수의 연예인들은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사라진다.

배우 10명 중 9명 한달 50만원
상위 1%가 전체 수입의 ‘절반’

지난달 28일 배우 이미지씨는 신장 쇼크로 사망한 지 2주 만에 발견됐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세상을 떠난 이씨 곁을 2주간 지킨 건 반려견이었다. 이씨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어떤 생활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진 바가 없다. 유족들은 “홀로 살던 탓에 늦게 발견됐을 뿐 언제나 밝은 모습이었다”며 “고독사란 표현은 적절치 않다”고 전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최근 작품 활동이 뜸했던 이씨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중년 여배우에게 주어지는 역할의 한계 때문에 이씨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힘겨웠던 게 아니냐는 설명이다. 


실제 엄마, 이모, 고모 등을 제외하면 중년 여배우가 할 수 있는 캐릭터 폭은 매우 좁은 게 현실이다.

지난 2015년 배우 김운하는 극심한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는 서울 성북구의 한 고시원서 사망 5일 만에 발견됐다. 같은 해 영화배우 판영진씨 역시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는 사망 전 지인에게 ‘힘들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배우의 출연료는 등급에 따라 결정된다. 특급 스타는 회당 출연료가 억대에 달하지만 조·단역의 경우는 몇십만 원에 불과하다. 한 번 등급이 정해지면 조정은 쉽지 않다. 특히 출연료 상승을 바라는 건 어렵다. 

10년 넘게 한 인기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배우는 돈을 더 달라고 하면 교체될까봐 입을 다문다고 했다.

회당 약 50만원씩 5주간 방송에 출연할 경우 받을 수 있는 돈은 250만원이지만 격주로 출연하게 되면 수입은 100만원대로 떨어진다. 의상·미용 비용까지 제하고 나면 버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을 때가 허다하다.

고정 수입이 적은 개그맨들은 돌잔치, 환갑잔치 등 행사에 뛰어든다. 현재 유명세를 누리고 있는 개그맨들은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무명 시절을 고백한다. 행사에 갔다가 행사비를 떼인 일, 돈을 못 받고 무시당한 일 등 인기 개그맨들의 예능 소재는 일부 개그맨들의 실제 상황이다.

연예계 수입 양극화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다. 배우의 경우 10명 중 9명의 월평균 소득이 52만원에 불과하다. 상위 1%가 연평균 20억원을 버는 것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액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배우로 수입을 신고한 인원은 1만5870명으로, 이들의 연평균 수입은 4200만원 정도다.

행사 뛰고 돈 떼이고
생활 어려워 자살까지

세부적으로 보면 차이는 더욱 극명하다. 수입 상위 1%인 158명은 연평균 20억800만원을 벌었다. 상위 1%가 전체 수입서 차지하는 비율은 47.3%로 50%에 육박했다. 이 수치를 상위 10%(1587명)로 확대하면 연평균 수입은 3억6700만원으로, 전체 수입의 86.8%까지 상승한다. 

반면 나머지 90%인 1만4283명은 연평균 620만원을 버는 데 그친다. 한 달 평균 50만원 수준인 셈이다.


가요계 상황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가수 수입 상위 1%인 56명이 벌어들인 돈은 평균 42억6400만원으로, 전체 수입의 52%에 해당한다. 상위 10%의 평균 수입은 7억3200만원이다. 전체 수입의 90.3%를 차지한다. 

나머지 하위 90%의 가수들은 연평균 수입이 870만원으로 나타났다. 상위 1%(82명)의 모델은 연평균 5억4400만원의 돈을 번다. 상위 10%(821명)는 연평균 수입이 8900만원 수준인데 이는 전체 수익의 78.8%에 이르는 액수다. 

그에 반해 수입이 하위 90%에 해당하는 7389명의 모델은 1년에 270만원을 번다.

수입의 남녀 격차도 불거졌다. 남자 배우의 경우 연평균 수입액은 4700만원으로 나타났다. 여자 배우는 3700만원으로 남자에 비해 1000만원 덜 번 것으로 집계됐다. 

남녀간 격차는 가요계서 더 컸다. 남자 가수는 연평균 1억1200만원의 수입을 올린 반면 여자가수는 4000만원에 그쳤다. 남자 가수가 여자 가수보다 3배 가까운 수익을 올린 셈이다.
 

2011년 시나리오 작가 최고은씨의 죽음은 문화예술계에 충격을 안겼다. 그는 생활고로 지병을 제대로 치료해 보지도 못하고 자신의 월세방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전기와 가스가 끊긴 방에서 며칠을 굶다 세상을 떠난 것. 


당시 그는 “창피하지만 며칠째 아무 것도 못 먹어서 남는 밥이랑 김치가 있으면 저희 집 문 좀 두들겨 주세요”라는 메모를 이웃집에 붙인 사실이 알려져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의 사망으로 국회는 2012년 일명 ‘최고은법’으로 불리는 예술인 복지법을 제정해 시행했다. 그러나 최 작가의 죽음 이후에도 배우 정아율, 김수진, 가수 김지훈 등이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014년에도 배우 우봉식이 극심한 생활고를 못 이기고 목을 맸다.

법 있지만…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조사한 문화예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월 100만원도 못 버는 예술인의 비율이 67%에 달했다. 50만원 이하도 25%나 됐다. 문화예술인의 절대 다수는 빈곤층에 해당한다는 뜻이다. 그로부터 3년 뒤인 2015년 조사에서도 문화예술인의 평균 연소득은 1255만원에 그쳤다. 그들의 삶은 여전히 가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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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를 내면서 지급보증 섰던 롯데건설에 보유지분 25%를 넘겼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사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사는 롯데건설로부터 지분을 일부 양도받은 것으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롯데건설인 셈이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49%)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일 만에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