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도 대입 체육특기생> 유형별 합격자 분석

  • 유준호 기자 jayscope@naver.com
  • 등록 2017.12.04 10:53:05
  • 호수 11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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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비리 후 모든 게 바뀌었다!

<한국스포츠통신>은 예체능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예실련)과 공동으로 예능과 체육 분야의 각종 사회적 문제점을 심층 취재해 보도한다. 예실련은 국정 농단의 빌미가 되었던 최순실,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시 비리와 체육계의 농단을 기점으로 현재 초중고 등 각급 학교서 예능 전공과 체육특기생으로서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학생의 학부모들을 주축으로 발족된 순수 시민단체다.
 

최근 수년 동안에 걸쳐 대학 입학의 수시모집 전형이 끝날 무렵에 어김없이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이 생겼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야구와 축구 등 체육특기생 자격을 가지고 있는 학생선수들의 대학입학 전형에 있어 수험생인 학생선수들은 물론, 학부모들과 해당 학교의 지도자, 진학 지도 교사 등의 모든 관련자들이 수시모집 전형이 끝나고 합격자 발표가 발표된 이후에 오히려 더 큰 혼란을 겪으며 불만들을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체육특기생들을 포함한 일반적인 대학입시 전형방법은 크게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으로 나누어진다. 수능 점수로만 합격의 당락을 결정하는 정시모집과는 달리 수시모집은 여러 가지의 전형방법과 항목으로 분류돼있으며 이것은 다시 학교별로도 여러 가지의 자격과 그 자격을 충족시켜야 하는 조건 등이 구분돼있다.

연세대 경우
5등급 이내만

몇 가지 공통점 중의 하나는 많은 명문대학교들의 많은 모집 학과서 수시모집 시 수능 시험서의 과목별 최저등급제가 채택돼있는 것이다. 따라서 수시모집에 의해 대학의 진학을 원하고 있는 수험생들도 수시모집 기간 이후 실시하고 있는 대입 수능시험에 응시해야만 최종적인 당락의 조건을 갖출 수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국내 최고의 명문대학교 중 하나인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사학과 같은 경우, 2016년 신입생들의 모집요강은 수시모집과 정시모집으로 구분된 가운데 수시모집은 다시 학생부 전형과 논술 전형으로 나누어져 있었다. 


그런데 수시모집의 학생부 전형이든 논술 전형이든 간에 학생들은 수능시험을 치른 후 국어와 영어, 수학과 사회 과목 등 4개 과목의 수능 등급 합계가 ‘5’ 이내에 들어야만 모집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는 필수 조건이 있다.
 

최소 한 과목서만 2등급을 받는다면 나머지 세 개 과목에서는 1등급의 점수를 수능 시험에서 내든지, 아니면 네 과목 모두 1등급을 받아야만 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한 등급 이상을 받은 학생들끼리만 다시 학생부 혹은 논술 성적으로 경쟁해 입학의 당락을 결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수능 시험 최저등급제는 SNS나 일부 여론서 명문대학교 수시모집이 강남을 비롯한 일부 경제력과 환경이 좋은 가정의 소위 ‘금수저’ 학생들만 입학시키는 제도라는 비판을 반박하는 대학들의 훌륭한 입학전형 필수 조건이다.

최저학력제
공부는 기본

모든 신입생 학생선수들을 모집하는 우리나라 대학교들의 체육특기생들의 입시전형에 있어 아직까지 수능시험의 최저 등급제까지 조건으로 하는 대학교는 없는 상황이다. 지난 4월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는 올해 중학교 3학년 선수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2021년도 대입의 체육특기자 모집서 위에서 기술한 수능시험 최저학력제(최저등급제)를 도입하겠다고 하는 양교 총장들의 공동 발표가 있었다.

아직까지는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2개의 대학교서만 도입하겠다고 하는 입시전형의 조건이다. 하지만 국내 대학 교육을 선도해가는 학교들의 우수 학생 선발을 위한 청사진이고 최근 학교 스포츠에 화두로 돼있는 ‘공부하는 운동선수 학생들의 양성’에 부합되는 방침이기에 시일이 지나면서 대부분의 대학 입시 조건으로 자리 잡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시모집 끝나고 오히려 더 큰 혼란
학교별로 자격과 충족조건 등 달라


이렇게 다양한 대학입시의 환경과 조건 아래, 최근 체육특기생들의 대학 입시 시즌을 전후하여 직간접으로 관련돼있는 당사자들로부터 당혹과 불만 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스포츠통신>은 이와 관련해 주요 대학들의 몇 가지 전형 요소와 입학 사정 절차, 체육특기생들인 학생선수들의 성적 조건, 그리고 그에 대한 문제점들에 관해 야구 종목의 예로 취재해봤다.

인원과 조건

2018년도 체육특기생들의 대입전형 중 야구의 예를 들어 보자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주요 대학들은 모집 요강서 선수별 포지션을 세분화해 적게는 7∼8명, 많게는 12∼13명 정도의 인원을 선발했다.

선발 인원은 정원에 관한 것이고 대학의 입학 정원은 관계 법규에 따른 교육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사항이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모집 단계서부터 선수들의 포지션을 세분화한다는 것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해마다 입시 시즌이 되면 체육특기생 자격의 야구선수 수험생들에게 ‘경기실적서’라는 대입 시 구비서류를 발행하고 있다. 
 

경기실적서의 항목 중에는 포지션 항목이 있는데 해당 선수의 당해 연도 시즌 공식경기 중 가장 많이 맡아 보았던 포지션을 기준으로 명시가 된다.

문제는 주요 대학들이 포지션별로 모집인원에 차별을 두어 신입생들을 선발한다는 데 있다. 

거의 모든 주요 대학들은 투수 몇 명, 포수 몇 명, 내야수 몇 명, 외야수 몇 명 등으로 명시하고 있으며, 어떤 대학은 아예 우완 투수, 좌완 투수, 사이드 암, 언더핸드 등 투수의 투구 스타일까지 명시하고 있었고, 내야수 모집서도 ‘유격수’라고 하는 포지션을 명문화한 대학도 있었다.

모집 인원의 할당에서는 투수가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외야수 같은 경우는 1∼2명을 선발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선발 원칙은 다음과 같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선수와 학부모들은 물론이고 야구계 일선에 있는 지도자들의 의견이다.

첫째, 앞으로 야구선수로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많은 선수들이 포지션의 선호도에 대해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이다. 

투수를 하면 대학 진학 기회의 문이 크기에 선수 자신의 신체조건과 재질, 플레이 스타일과는 별개로 가장 선호하는 포지션이 될 것이고, 가장 진학의 문이 작은 외야수의 경우에는 선수와 학부모들이 거세게 기피하는 현상이 일선의 고등학교는 물론, 중학교와 초등학교, 리틀야구 등, 유소년야구 팀에서부터 심화될 것이다.


둘째, 포지션 별로 세분화된 대입 형태는 또 다른 입시 비리와 부정입학의 빌미가 될 수도 있다. 관계 법령으로 엄격하게 금지돼있는 ‘사전 스카우트’ 형태로 미리 입학할 선수를 정해 놓고, 그 선수의 포지션과 스타일에 끼워 맞추어 놓은 형태로 입시요강에 포지션이나 (투수의 경우) 투구 스타일을 명시했다는 논란서 결코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지난 6월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의 2018 시즌 신인 1차 지명서 삼성라이언즈에 선택된 한양대학교 투수 최채흥은 국내 야구계에 오랜만에 출현한 좌완의 거물급 투수다. 

훌륭한 신체조건(186cm/96kg)을 바탕으로 대학 재학 시절 1학년 때부터 팀의 주전 투수로 활약하며 대통령배 우승을 차지하는 데 주역이었으며, 아마 혹은 프로 팀의 선수들까지 조합한 각종 국가대표 팀에 언제나 선발돼 국제무대서 국내 야구의 우수성을 입증했다.

그러한 최채흥도 대구상원고 재학의 고교시절에는 투수가 아닌 1루수로 활약했으며 2014년 신입생 모집서도 내야수 자격으로 한양대학교에 선발, 입학했다. 

그가 본격적인 투수로서의 훈련을 하기 시작한 때는 대학 입학 후였고, 이는 당시 그의 재질을 파악했던 한양대학교 야구부의 김한근 전 감독의 혜안과 선수 본인의 의지로서 이뤄진 일이었다.

국내 축구계의 영원한 주장 혹은 최종 수비수, 리베로(축구서 일정한 포지션이 없이 경기 상황에 맞추어 스스로 포지션과 위치를 정하는 선수를 일컬음)이라고 불리는 홍명보 감독도 동북고등학교서 고려대학교로 진학했을 때 포지션은 중앙 센터백이 아닌 미드필더였다. 


대학 입학 후 미드필더로서는 피지컬과 체력이 따라주지 않는 그를 본 감독이 축구의 통찰력과 경기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그의 장점을 살려 중앙 센터백으로 포지션을 전환했고, 그 이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홍명보가 재탄생했다.

이러한 예는 비단 야구와 축구뿐만 아니라, 농구와 배구, 핸드볼 등 단체 경기의 구기 종목서 얼마든지 예시가 가능한 훌륭한 선수들이 존재해왔고 지금도 존재한다. 

체육특기생들을 대학입시서부터 포지션별로 세분화해 선발을 한다는 것은 오랜 기간 동안 입시비리로 점철됐던 국내 체육특기생들의 대학입시서, 그런 논란을 피해 가려는 대안일지도 모른다. 

전혀 자격이 안 되는 선수들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도 될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다른 시각서 본다면 포지션별 선발은 그 자체로 스포츠의 본질을 모르거나 아예 무시하는 관료 편의주의에 의한 탁상행정의 결과물이거나 아니면 또 다른 입시 비리와 부정입학의 새로운 형태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다수 야구 관계자들의 일치된 의견이었다.

전형-자기소개서

이번 2018년 체육특기생들의 대학입시 야구 종목서 수도권의 한 명문대학에 지원했던 올해 청소년 국가대표 출신의 선수 한 명이 1차 서류전형서 탈락했다. 

그동안 청소년대표 출신이라는 것은 대학은 물론, 프로팀 선발에 있어서도 100% 합격을 보증해 주는 경력이기에 해당 선수와 부모는 큰 충격을 받았고 더구나 1차 서류 전형서의 탈락이라는 사실을 도대체 납득할 수 없어 해당 대학의 입학처에 탈락 원인을 문의했다.

비공식적인 경로로 겨우 받아냈던 답변은 1차 서류 전향의 구비서류 중 하나인 ‘자기소개서(자소서)’의 내용 부실이었다. 대학 측의 입학처 직원의 비공식적인 답변이었기 때문에 정말 해당 선수의 탈락 원인이 자기소개서의 내용 부실이었는지는 확실치가 않다. 

사실이라면 모든 체육특기생들 또한 또 다른 시각서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

대개의 일반 수험생들은 입시 시즌이 되어 자소서를 작성할 때 담임교사나 자소서를 담당하는 교사들의 지도와 도움을 얻어 완성시킨다. 그 와중에는 부모 혹은 친지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결국 자소서 자체를 처음부터 끝까지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완성시키는 학생들은 드물다. 더구나 체육특기생들의 경우에는 일반 학생들 보다 더 자소서를 작성할 수 있는 환경적 여건에 처해 있지 않다.

대부분의 담임교사는 운동에만 매달리는 자기의 제자들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현실이고, 지도교사들 또한 체육특기생들에 관한 상담과 진로, 자소서의 작성에 전문적인 견해를 갖췄다고는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해당 선수의 부모와 지도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오랜 기간 동안 필드서 선수들의 경기력을 향상 시키는 것에만 주력을 해 온 지도자들과 자식들의 경기 성적 향상에만 신경을 써왔던 부모들에게 입시전형 요소의 하나인 자소서의 작성이란 것은 생소하다 못해 전혀 그들이 처해 있는 현실과 동떨어진 사항인 것이다.

일반 학생들도 아닌 체육특기생의 운동선수들을 그 선발에 있어 자기소개서 내용부터 당락을 결정하는 요소로 작용하게 한다면 현실을 전혀 도외시한 비상식적인 처사라 할 수 있다.

재수하는 특기생

2018년도 대입 체육특기생 중 작년도 6개 대학 팀으로 지원, 모두 탈락했던 서울 소재 고등학교 출신 야구선수 한 명이 금년 서울의 명문대학교인 한양대학교에 야구 종목 체육특기생으로 합격했다.

2017년 대입 전형서도 경기도 소재 고등학교 선수가 재수한 후 건국대학교 야구 종목의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했다.

이와 관련 <한국스포츠통신>과 예실련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교육부의 대입제도과에 질의했으며 그에 대한 답변까지 얻어낸 바 있다.

▲(질의) 대학은 체육특기생을 선발 시 졸업자(재수생)를 제외하고 졸업예정자(재학생)만을 대상으로 입시요강을 정하고 평가 기준을 제시해 선발해도 대학의 자율로 허용하는가.

▲(답변) 대학입시전형기본사항에서는 고교 졸업자의 경우에도 고교 재학기간의 경기 실적 등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자격 기준을 설정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위의 질의와 답변의 내용으로 미뤄볼 때 체육특기생들도 재수나 삼수를 통한 대학 진학이 많은 주요 대학서 가능하며 실제로 작년과 올해 한양대학교와 건국대학교서 재수를 통한 체육특기생의 합격자가 나온 것이 이를 증명해준다.
 

이러한 재수를 통한 체육특기생들의 대학 진학은 이제까지 오랜 기간 동안 국내 체육특기생들의 대입 과정서 암묵적이고 비밀리에 이루어져 왔던 사전 스카우트에 의한 대학 진학의 폐단이 적어도 재수생들이 진학하고 있는 대학들에서는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야구 관계자 및 입학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따라서 고교 재학 시절의 경기 실적이 높거나 좋았던 체육특기자 중 대학 진학에 실패했거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 학생선수들은 재수를 통해 본인들이 희망하는 대학으로의 진학도 시도해봄직하다.

평가항목과 과정

해마다 대학입시가 종료되면 가장 많은 논란과 궁금증을 유발하는 입시 분야가 입학전형에 있어서 어떤 기준과 과정에 의해 어떤 경쟁으로 신입생을 선발했는가 하는 것이다. 

이는 수능 점수나 학생 성적부에서의 내신등급처럼 공개되는 점수의 기준이 없는 체육특기생들과 학부모들, 소속 팀에서 입시 지도를 해준 지도자들과 담당 교사들에게는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2018년도 대학입시서도 야구의 경우 야수로서 시즌 중 타율 4할 이상을 기록했던 많은 학생선수들이 대입 과정서 고배를 마셨다. 야구에서의 시즌 4할은 아무리 경기 수가 적은 고교야구라 할지라도 기록하기 어려운 성적이고 어쩌면 지원하는 대학서의 수치화된 경쟁 항목 중에서도 가장 경쟁력이 있는 기록일 것이다.

운동 잘한다고
공부 잘한다고 
가는 거 아니다

어떤 이유로 4할을 기록한 많은 야구 종목 체육특기생들이 지원했던 대학들 모두에서 탈락했을까.

<한국스포츠통신>과 예실련은 대입 체육특기생들의 합격자 발표가 끝난 직후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대학교 중의 하나인 고려대학교의 ‘인재발굴단’을 방문, 고려대학교의 2018년도 체육특기자 전형에 대한 입학과정 중 평가 항목에 관한 자료를 열람했다.

인재발굴단은 해마다 신입생 선발을 위한 입학전형을 전담하는 학내 부서다.

인재발굴단 관계자에 따르면 입학전형의 평가 항목과 그 기준은 최대한 객관적으로 최고의 선수들을 선발하기 위해 거의 해마다 변경되는 중이고 차기 연도 진학 희망자들에게 (변경으로 인한) 혼란을 막기 위해 평가 항목의 세부 자료는 공개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평가 항목의 가장 큰 변경 이유 중의 하나로, 해마다 정해 놓은 평가 항목과 규정 등을 피해가며 예상치 못한 편법 등을 통해 입학하는 체육특기자들의 사례가 교육부 등의 관련 부처에 보고되기 때문에 그러한 사례를 방지하기 위해 평가 항목의 잦은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인재발굴단서 제공한 2018년도 고려대학교 대입 과정의 체육특기생 평가 항목에 따르면 대략 10가지의 항목별로 점수를 부여한 뒤 그 총합으로 지원자들의 성적을 파악한다.

주요한 항목으로 첫째, 전국대회서의 소속 팀 성적으로서 우승을 했던 팀에서 일정 경기 이상을 출장한 선수에겐 만점을 부여 받았다. 

둘째, 전국대회서 개인상을 수상한 선수 또한 만점을 부여 받았다. 셋째, 국가대표(혹은 청소년대표) 경력자들도 만점을 부여 받았다.

2018년도 체육특기생들의 대학 진학과 관련해 합격자 발표 이후 논란이 증폭되는 주요 부문을 알아봤다. 

<한국스포츠통신>과 예실련은 공동으로 현재 대학입시의 전 분야에 걸친 주요 사항들을 심층적으로 취재하고 있으며 본 기사와 관련한 후속 기사도 연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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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