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삼국비사 (58) 전투

  • 황천우 작가 shs@ilyosisa.co.kr
  • 등록 2017.11.13 10:27:57
  • 호수 114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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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백과 유신의 첫 조우

소설가 황천우는 우리의 현실이 삼국시대 당시와 조금도 다르지 않음을 간파하고 북한과 중국에 의해 우리 영토가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런 차원에서 역사소설 <삼국비사>를 집필했다. <삼국비사>를 통해 고구려의 기개, 백제의 흥기와 타락, 신라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파헤치며 진정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바, 즉 통합의 본질을 찾고자 시도했다. <삼국비사> 속 인물의 담대함과 잔인함, 기교는 중국의 <삼국지>를 능가할 정도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우리 뿌리에 대해 심도 있는 성찰과 아울러 진실을 추구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당나라가 고구려 침공에 대한 세세한 계획을 세우며 신라에 병력을 출정시켜 고구려와의 경계 지역을 공략하도록 지시를 내렸다.

그에 따라 선덕여왕은 신라군으로 하여금 서북쪽 국경에 위치해 있던 고구려의 수구성(水口城,)으로 군사를 이동시켰다.

우여곡절

주력군이 당나라와의 전쟁 준비로 바삐 움직이고 있는 중에 기습공격을 감행하자 고구려군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연개소문의 입장은 그렇지 않았다.


고구려와 신라, 물론 백제도 그렇지만 세 국가 사이에 영토 문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한 민족이니만큼 잠시 우여곡절이 있을 수 있으나 언제인가는 하나로 통합되고 그런 차원에서 이민족인 당나라와 전쟁을 불사하고 있는 입장이라 그다지 크게 개의치 않고 당과의 일전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한편 소식을 접한 의자왕이 성충으로 하여금 군사들을 거느리게 하여 지난 전투의 복수를 위해 대야성 위쪽에 위치한 신라의 영토로 진군시켰다. 

그곳에서 성충은 힘들이지 않고 일곱 개의 성을 취하고 다시 신라의 주요 거점인 매포리성(경남 거창)을 취하기 위해 이동하기 시작했다.

진군을 서두르던 성충이 매포리성이 멀리 바라보이는 지점에서 멈추었다.

“왜 멈추시는지요. 그냥 기세를 몰아 쓸어버리지요.” 

다시 중앙군으로 돌아와 성충의 부장으로 출전한 계백이 다가섰다. 


“저기 저 깃발을 보게나.”

계백이 매포리 성에서 펄럭이는 깃발을 바라보았다. 

‘上將軍 金庾信(상장군 김유신)’이란 글자가 희미하게 들어왔다.

“김유신이라면 지금쯤 고구려를 공격하고 있어야 하지 않습니까?”“정석대로라면 당연히 그리하고 있어야지. 그러나 우리 백제가 틈을 이용하여 침범하였는데 고구려에 매달려 있을 수 있겠는가?”

“그럴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계백이 말을 받으며 미간을 찡그렸다.

“이곳에서 잠시 적의 동태를 살피며 진군하도록 하세나.”

가타부타 대답도 없이 매포리성을 바라보던 계백이 성충에게 고개를 돌렸다.

“소장에게 청이 있습니다.”

“말해 보게.”

“여기서 적의 동태를 살필 일이 아니라 소장이 직접 적진으로 나아가 가까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성충이 계백과 매포리성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아니네. 자네를 보낼 게 아니라 내 직접 가보겠네.”

“하오면 제가 장군기를 들고 곁에 서겠습니다.”

“그래주겠는가.”

성충이 수하들에게 진지를 구축하라 지시하고 계백만 대동하고 말에 박차를 가했다. 

성 위 망루에 있던 신라군들이 경계의 눈초리로 둘이 다가오는 모습을 주시했다.

“백제의 성충 대장군께서 신라의 김유신 장군을 만나고자 오셨다. 김유신 상장군은 나서시오.”


계백의 힘 찬 소리가 이어지자 잠시 후 김유신이 모습을 드러냈다.

“내가 신라의 김유신이오만 그대가 성충 장군이오?”

“그렇소, 내가 백제의 성충이오.”

성충이 맞는지 확인이라도 하듯 김유신이 뚫어져라 살펴보았다.

“그런데 무슨 일로 이곳까지 납시었소?”

“귀국에서 탈취한 우리 성을 찾고자 출정하였소.”

“우리 성이라.”

“당연히 우리 성이오.”

“그렇다면 장군은 대야성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지금 장군이 대야성을 거론하는 거요?”

“아니라고 할 수 없는 노릇 아닙니까?”

성충이 가만히 고개를 돌려 백제 진영을 바라보았다.

진지를 구축하는 병사들의 빠른 움직임이 감지되었다.

백제 성충, 신라 매포리성 공격
활시위 든 계백…반격 나선 유신

“대야성을 우리가 취했다 생각하십니까?”

유신이 가벼이 신음을 내뱉었다.

“여하튼 백제군이 정벌하지 않았습니까?”

“그를 우리의 전적(戰績)으로 생각하신다면 고맙소. 하오나 대야성은 귀 성주의 잘못으로 신라의 신하들에 의해 우리에게 넘겨진 사실을 장군은 모른다 할 수 없소.”

순간 유신의 표정이 어둡게 변해갔다.

“우리의 실책이 있었음을 내 인정하겠소. 그러나 지금 귀국의 침공은 이해할 수 없소.”

“마찬가지요. 우리 역시 귀국의 침공행태를 이해할 수 없는 바요.”

“무슨 소리요?”

유신이 목소리를 높였다.

“귀국은 항상 전면에서 일처리하지 않고 얕은 수를 써서 동족을 해하니 그게 문제요.”

“얕은 수라니!”

“우리 백제에게도 그랬지만 지금 고구려가 한창 이민족인 당나라와 전쟁을 서두는 중에 우리 민족인 고구려를 침범하지 않았소.”

“그야…….”

“더 이상 길게 말하지 않겠소. 어차피 우리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소. 그러나 귀국이 계속 고구려를 침공한다면 우리는 같은 민족으로서 귀국을 좌시하지 않겠소.”

“무슨 의미요?”

“장군에게 말미를 주겠소. 고구려 변경에서 신라군을 철수시키시오. 그러지 않을 경우 우리는 고구려와의 동맹에 따라 귀국을 초토화시키는 데 전력을 쏟겠소.”

성충의 일갈에 유신의 표정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유신 곁에서 시종일관 대화를 지켜보던, 유신의 부장 정도로 보이는 병사가 앞으로 나섰다.

“성충아! 아니 버러지만도 못한 놈아. 네가 감히 신라의 김유신 상장군께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게냐!”  

계백이 가만히 그 말을 되새겨보았다.

성충 장군의 이름을 곤충의 성체에 비교하여 희롱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네 이놈!”

계백이 고함과 함께 등에 걸려 있는 활을 뽑아 들어 시위를 당겼다.

활에서 떠난 화살이 바람을 가르며 곧바로 방금 소리친 신라 병사를 향해 날아갔다. 

미처 화살이 날아오리라 생각하지 못하고 맥을 놓고 있던 병사의 입에서 ‘어어’ 소리가 이어졌다.

순간 병사의 목에서 검붉은 피가 흘렀고 유신을 비롯한 신라군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장군, 이만 물러서시지요!”

계백이 성충에게 급히 신라의 공격 사정권에서 물러설 것을 주문하자 성충이 미동도 않고 김유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주시했다.

“장군!”

“아니야, 좀 더 관망한 연후에 돌아가세.”

성충의 차분한 소리에 계백의 손이 허리에 있는 칼을 잡았다.

여차하면 뽑아들 기세였다.

그를 기회로 아니 신라의 병사가 당한 사실을 확인한 신라 병사들이 급히 활을 조준하기 시작했다.

“그만 두거라!”

비명 소리

막 시위를 당기려던 신라 병사들이 유신의 담담한 표정을 의아하다는 듯 주시했다.

“모두 활을 거두어라!”

“상장군, 저 놈들을 그냥 보내자는 말씀이십니까?”

한 병사가 아닌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소리를 높였다.

“활을 거두라 하지 않았느냐!”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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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