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탕주의’에 푹 빠진 대한민국 ① ‘한탕주의 공화국’ 자화상

‘권력’으로만 만족 못해?

어느 분야 못지않게 한탕주의가 판치는 곳이 바로 정치권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라는 것이 정치권력과 함께 교묘히 맞물려 가기 때문에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곳이 정치권이다. 최근 경제가 갈수록 어렵다 보니 정치권력을 이용해 부정적으로 돈을 모으는 정치인들이 하나 둘 경찰에 적발되면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그동안 정계에 있었던 대표적인 정치인들의 한탕주의 사례를 들춰봤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불황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한탕주의로 일확천금을 노리는 부도덕과 부조리가 만연하고 있다. 정치인과 경제인들이 정상적, 도덕적으로 나라 살림살이를 챙겨왔더라면 사회가 이렇게 혼란과 불균형으로 혼탁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부·재계 고위층들은 피땀 없이 부를 누리게 됨에 따라 국민경제가 곤두박질쳐 서민이나 노동계층의 불만, 불신이 팽배하면서 도박과 도둑이 난무하는 한탕주의가 판을 치게 되었다.


사례1 전두환 전 대통령 한탕주의
한국 정치에서 ‘비자금’에 대해 말할 때 대표적인 인물로 떠오르는 사람이 바로 전두환ㆍ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특히 전 전 대통령 치하의 제5공화국은 대규모 권력형 금융 비리사건으로 시작됐다. 그 당시 어마어마한 검은 비자금들이 나돌면서 자신의 배만 채우겠다는  한탕주의에 빠진 전 전 대통령의 대표적인 모습이다.
지난 1982년 전두환 정부는 전화교환설비를 새 기종으로 교체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당시 기술 수준으로 봐도 충분히 기계식 교환기에서 전자식 교환기로 바로 교체가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일단 반전자식 교환기로 교체한 다음 전자식 교환기로 바꿨다. 그 결과 교환기는 실제 필요한 것보다 2배나 많이 공급돼야 했고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강한 의혹이 제기됐다. 이 의혹은 전 전 대통령이 퇴임하고 나서 지난 1988년 제6공화국인 노태우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 야당의원에 의해 밝혀졌다.
전두환 정부 당시 삼성과 금성 같은 대기업들로부터 전화 교환기를 구매하면서 기종에 따라 회선 당 1백40달러~69달러씩을 비싸게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낭비된 국민 세금은 지난 1982~1988년 동안 무려 6천2백억원이 넘었고, 이중 상당한 금액의 돈이 당시 권력층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기계식 교환기에서 전자식 교환기로 곧바로 교체하지 않고 중간에 반전자식 교환기를 설치한 것은 전두환 비자금을 만들기 위한 수작이었던 것이다.

사례2 노태우 전 대통령 한탕주의
전직 대통령들의 이러한 비자금을 통한 한탕주의는 전두환 정권에 이어 노태우 정권에서도 똑같이 이어졌다.  제6공화국 시절이었던 지난 1990년 10월30일 대검 중앙수사부는 서울 강남구 수서ㆍ대치 택지개발지구 주택 건설을 맡은 한보가 택지 분양과 관련해 로비자금을 뿌리고 당시 여당인 민정당의 이태섭 의원과 장병조 청와대 문화체육담당비서관 등이 한보를 위해 서울시에 외압을 넣은 사실을 포착했다.
검찰 수사 결과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은 민정당 이태섭 의원과 평민당 이원배 의원에게 각각 2억원, 평민당 김태식 의원과 민정당 김동주 의원에게는 거액의 로비자금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장 비서관에게도 9차례에 걸쳐 2억 6천만원이 건네진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정태수 회장은 수서 택지분양 특혜 의혹 사건이 터지면서 구속됐고, 구속된 지 5개월 만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고 1995년 8월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당시 정 회장은 풀려난 지 석 달 뒤인 1995년 11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수사 과정에서 수서사건과 관련해 1백억원을 노 전 대통령에게 준 사실이 밝혀지면서 다시 구속됐다. 정 회장은 1997년 2월 한보특혜대출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이 외에도 막대한 로비자금이 당시 권력층에 흘러 들어갔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당시 검찰 수사는 꼬리 자르기로 일관했다.

사례3 민주당 정대철 전 대표 한탕주의
한참 잘 나가던 시절, 돈을 만지거나 받은 혐의로 법의 심판대에 오른 정치인은 이외에도 많다. ‘떡을 만지면 떡고물이 손에 묻기 마련’이라는 이후락 전 안기부장의 말에서 보듯 각 정권의 실세 주변에는 늘 돈의 그림자가 떠나지 않았다. 민주당 정대철 전 대표도 예외는 아니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부정부패사범을 향한 검찰의 칼끝은 매서웠다. 2003년 굿모닝시티 분양비리 사건을 수사해 윤창열 대표 등 관련자 30여명을 기소했다.
조사 결과 윤 대표는 2001년 8월부터 지난 6월까지 자기 자본금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고리 사채나 금융기관 대출금 차입에 의존, 사업을 개시해 피해자 1천2백9명으로부터 분양대금 3천7백33억원을 받아 가로챘다.
윤 대표는 이 과정에서 회사자금 1백69억원을 개인 채무금 변제, 개인명의 투자, 가족 주택 구입 등의 명목으로 횡령했으며 (주)한양 인수 및 다단계판매회사 설립 등 쇼핑몰 사업 외에 수백억원을 임의로 유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윤 대표는 당시 사업 추진을 위해 서울시와 중구청 등에 로비,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탁병오, 서울시의정회 사무총장 김인동씨 등 고위 공무원에게 수천만원대의 금품을 뿌렸다. 또 이 과정에서 민주당 정대철 전 대표는 윤대표에게서 건축 인허가 명목으로 4억원의 뇌물을 받는 등 20억여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 6년에 추징금 4억원을 선고 받았다.

사례4‘6공의 황태자’박철언 한탕주의
한국 정치사에서 권력을 통한 한탕주의에 빠진 정치인사는 이뿐만이 아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YS)정권 시절 정치권 사정의 첫출발인 1993년 슬롯머신 사건에 연루돼 구속된 ‘6공의 황태자’ 박철언 전 자민련 의원이 또 대표적인 인사다.
YS 정권 초기 당시 슬롯머신계의 대부인 정덕진, 정덕일 형제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는 홍준표 검사는 정씨 형제를 선처해주는 대가로 많은 단서를 얻어냈고(유죄거래협상, plea bargaining), 이를 근거로 박철언 전 의원과 당시 대전고검장이던 이건개 등 여러 고위인사를 체포하고 처벌했다.
정씨 형제는 1980년대 초부터 슬롯머신 사업에 뛰어들어 막대한 부를 쌓았고, 정계 권력 실세들과 법조계에 다각적 로비를 펼쳤다. 당시 수사 결과를 통해 이들이 제5공과 제6공화국 권력층의 정치자금원 중의 하나였음을 알 수 있었다. 3당합당으로 집권한 YS입장에서는 ‘5공, 6공 청산’이라는 이미지 메이킹도 하고 정치적 걸림돌인 박철언 전 의원을 제거할 수도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이다.
박 전 의원은 정씨 형제로부터 당시 6억원을 받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하고 1년 6개월 복역한 후 사면복권 됐다.
박 전의원은 구속 직전 “새벽이 왔다면서 닭의 목은 왜 비트는지 모르겠다”며 YS에게 불만을 터뜨렸지만 그가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실세 중의 실세로 정치자금은 물론, 공천과 인사에도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슬롯머신 업자인 정덕진 형제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았다는 게 당시 정치권의 일반적인 인식이기도했다.

전두환 정권 당시 전화교환설비 교체비 6천억 사건
한보그룹 특혜분양 사건과 굿모닝시티 분양비리 사건


사례5 이용재 전 대변인 한탕주의
최근에는 ㈜부산자원에 거액의 대출을 알선해 주고 20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이용재(56) 전 자유선진당 대변인이 ㅈ저축은행 회장과의 개인적 친분을 이용, 담보 능력을 넘어서는 무리한 대출을 성사시켜 돈을 챙긴 일이 벌어졌다.
이 전 대변인은 이 과정에서 박모(48ㆍ구속) 부산자원 대표의 변제능력을 부풀려 말하면서 저축은행 회장에게 대출을 종용하고, 대출 현장에서 알선 대가를 챙긴 것으로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검찰 수사관 출신인 이 전 대변인은 청와대 사정 담당관으로 근무하던 1993년 ㅈ저축은행 유모 회장과 처음 만났다. 둘을 연결해 준 이는 동화은행 신모 전무로, 당시 안영모 행장이 비자금을 만들어 정치권 로비를 벌인 동화은행 사건으로 처벌받은 인물이다. 신 전무는 1995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8백억원 가량을 관리해 준 의혹을 받아 다시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검찰은 또 2002년 당시 한나라당 김영일 사무총장이 이 전 대변인을 박 대표에게 소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전 사무총장은 이듬해 대선자금 수사 때 6백억원대의 불법 자금을 모금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양쪽을 알게 된 이 전 대변인은 서울시 공무원교육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2004년 3월 ㅈ저축은행 유모 회장에게 박 대표를 소개했다. 그 뒤 6월 유 회장을 찾아가 부산 녹산공단에 폐기물처리장을 건설 중이던 부산자원에 4백억원의 담보대출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부산자원이 토지공사에서 사들인 부지의 감정가는 240억원에 불과해 이를 담보로 4백억원을 빌리는 것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씨는 유 회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대출을 성사시켰다. 이씨는 이 과정에서 박 대표를 정ㆍ관계에 두루 인맥을 뻗치고 있는 자산가로 소개하며 대출을 신속히 집행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수감 중인 진승현씨가 석방되면 박 대표는 2천억원을 받을 사람”이라며 유 회장을 설득했고, 또 “박 대표가 DJ 정권 때 동교동계 실세들을 전부 주무른 사람”이라며 “노무현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의 아들”이라고 내세웠다. 박 대표는 DJ 정부 시절이던 2000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이른바 ‘진승현 게이트’에 연루돼 사법처리를 받은 바 있다.
이씨는 “박 대표가 경기도 포천에 땅 2백만평을 가지고 있고, 여의도와 강남에 빌딩이 한 채씩 있다”고 말한 뒤 대출에 문제가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그러나 이씨는 당시 박 대표의 사업내용이나 재산상황에 대한 정보를 거의 갖고 있지 않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이씨가 박 대표의 대출금 수령 현장에 동석해 대출금 일부를 곧바로 챙겼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같은 해 7월 박 대표가 ㅈ저축은행 사무실에서 대출금 2백70억원을 받을 때 함께 했던 이씨가 수표가 든 봉투에서 20억원을 꺼내 대출알선 대가로 자신의 윗옷 주머니에 넣고, 바로 20억원을 더 꺼내 유 회장에게 대출성사의 대가로 건넸다는 것이다. 이씨는 지난달 17일 소환조사를 받은 뒤 자유선진당 대변인직을 사임했다.

 ‘조동만 비자금’ 연루 정치인 줄줄이
김현철 20억원 받은 혐의로 구속

2004년 4월, 조동만 비자금 사건으로 사회가 시끄러웠다. 조동만 비자금 사건은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이 이동통신 회사 지분을 매각한 뒤 받은 1천9백억원이 넘는 막대한 돈으로 전·현직 정치인들에게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건넨 사건으로 과거 황태자로 불렸던 김현철씨가 20억원을 받아 구속됐다. 이 사건으로 그는 그동안 정치활동을 포기하게 됐던 것이다.
그러나 검찰 수사는 조동만 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정치인들에게 대부분 면죄부를 주는 것으로 끝났다. 공소시효를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내린 것.
당시 김한길 열린우리당 의원과 김중권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돈을 받은 시점이 2000년 3월과 2001년 5월이다 보니 정치자금법 공소시효인 3년이 지났고, 수사무마청탁과 함께 1998년 2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유종근 전 전북도지사 역시 알선수재 공소시효 5년이 넘어 기소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다만 이원형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에 대해서는 2002년 공기업 관련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 결정을 내렸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조 씨가 이들에게 건넨 돈 이외에도 수억원의 비자금을 추가로 확인했지만 사용처는 사실상 밝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말 안타까운 것은 이 사건으로 우리 사회의 깊게 뿌리 박힌 정경유착의 고리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된 것이었다. 부채로 허덕이던 부실기업의 주식을 시세보다 두 배 가량 높은 가격에 팔아, 엄청난 차익이 챙긴 것도 그렇거니와, 그 돈을 정치권에 뿌리면서, 구조조정이라는 고비를 넘기며 살아남은 기업주의 모습은 여전히 우리 사회가 건강하지 못하다는 것은 반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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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