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나홀로 대박’ 오너들 -손동창 퍼시스 회장

마르지 않는 쏠쏠한 종자돈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대주주 오너 일가에 회사 차원서 고배당을 일삼는 ‘반칙’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고배당 논란이 재연됐다. 변칙적으로 자행되는 ‘오너 곳간 채우기’는 좀처럼 멈춰지지 않고 있다. 어디서부터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기획으로 고배당 논란에 휘말린 오너 일가를 짚어봤다.
 

사무용가구 업체인 퍼시스가 수년 간 거액의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통해 오너 일가는 수십억대에 달하는 쏠쏠한 수익을 남겼다. 향후 경영권 승계 작업에 투입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안정적인 수입

2016회계연도 사업보고서 분석결과 퍼시스는 주주들에게 66억1800만원의 배당금을 건넨 것으로 나타났다. 1주당 배당금이 최근 3년간 동일했던 관계로 배당금총액에는 별다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배당성향’ 변동 폭도 그리 크지 않았다. 2014년 26.84%였던 퍼시스의 배당성향은 이듬해 22.23%로 떨어졌다가 지난해 27.18%로 소폭 반등했다.

배당성향이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총액을 뜻한다는 점에서 당기순이익의 등락이 배당성향에 영향을 줬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2014년 247억원이던 퍼시스의 당기순이익은 이듬해 299억원으로 올랐다가 지난해 231억원으로 내려 앉았다. 


배당성향에 근거하면 상장사인 퍼시스의 배당 규모는 그리 문제될만한 수준은 아니다. 통상 국내 상장사 배당성향은 10∼20%대, 비상장사는 30∼50%대에 몰려 있다. 이는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회사의 이익을 주주들에게 환원한다는 배당의 기본 취지를 이해하면 적극적인 배당정책은 오히려 박수 받을 만한 일이다. 경쟁사인 한샘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15.6%였다. 

게다가 퍼시스는 매년 순이익이 착실히 쌓인 덕분에 안정적인 수준의 이익잉여금을 보유한 상태였다. 2014년 3305억원이던 이익잉여금은 2015년 3542억원 지난해 3709억원까지 불어났다. 즉, 배당규모를 지금보다 높여도 회사 재정에는 크게 무리가 없던 셈이다.

다만 배당의 수혜가 오너 일가에 집중된다는 점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 지난해 말 기준 퍼시스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총합은 51.51%(592만3541주)에 달한다. 

이 가운데 ‘시디즈’가 전체 지분 가운데 30.75%(353만5809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등재돼있고 지분율 16.73%(192만3556주)를 기록한 손동창 퍼시스그룹 회장이 2대주주에 이름을 올린 상태. 

연 수십억씩 입금되는 배당금
경영권 장악하고 배당금 척척

손 회장의 부인 장미자씨(0.64%, 7만3600주), 장남 태희씨(0.56%, 6만4400주), 장녀 희령씨(0.56, 6만4400주) 역시 상당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지분율을 기반으로 오너 일가는 적지 않은 배당금을 수령해왔다. 손 회장의 경우 지난해 13억4648만원의 배당금을 받았고, 장씨는 5152만원, 태희씨와 희령씨는 각각 4508만원을 수령했다. 
 

최근 3년으로 범위를 확장하면 오너 일가서 받은 배당금만 45억원에 육박한다. 그사이 오너일가 지분율은 변동이 없었다. 반면 전체주주수의 99.42%(1173명)를 차지하는 소액주주들의 지분율 총합은 11.74%(135만322주)에 불과하다. 손 회장이 받은 배당금의 1/3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퍼시스의 최대주주인 시디즈서도 오너 일가는 배당금을 받고 있다. 최근 3년간 감사보고서 분석 결과 시디즈는 매년 3억2125만원을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지급해왔다. 

이 가운데 8할 이상은 오너 일가 몫이었다. 손 회장(80.51%, 26만8660주)과 태희씨(0.78%, 2591주)의 지분 총합이 81.3%에 이르는 까닭이다. 

적극적인 배당을 실시하는 이유를 두고 2세 승계과정서 활용될 상속세 마련 또는 손 회장 퇴임 이후 노후자금 마련 차원이라는 목소리도 들린다. 실제로 지난 4월 시디즈가 보유했던 계열사 ‘팀스’ 지분 40.58%는 또 다른 계열사 ‘일룸’으로 넘어갔다. 일룸은 손 회장의 장남인 태희씨가 최대주주인 회사다.  

쌓이는 곳간

꾸준히 배당이 이뤄지는 것과 반대로 직원 급여는 경쟁사에 비해 뒤떨어지는 수준이다. 지난 8월14일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퍼시스의 올해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634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급여는 사무용 가구업계 1위라는 위상을 감안하면 크게 뒤떨어진다.

국내 가구업계 1위 한샘(2438만원)은 물론이고 경쟁사인 ‘코아스’(1800만원)와 비교해도 낮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퍼시스-시디즈 관계는?

퍼시스그룹을 지배하는 회사는 시디즈다. 시디즈는 2007년 일룸서 물적분할을 통해 설립된 회사다. 시디즈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실질적 오너 회사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100%에 가까운 지분이 오너 일가 및 밀접한 관계인 사람이 가지고 있다. 최대주주는 80.51%의 지분을 가진 손 회장이다. 2대주주는 14.98%로 김영철 명예회장이다. 


손 회장과 김 명예회장은 한샘을 공동창업했으며 이후 손 회장이 퍼시스그룹을 창업하면서 각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현재까지 지분관계로 엮여있다. 결국 시디즈는 오너가 80% 이상 지분을 가지고 있는 개인회사로 볼 수 있다. 나머지 지분도 오너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우호 지분이다.

현재 시디즈가 가지고 있는 지분은 30%를 웃돈다. 그새 손 회장의 지분은 16% 수준으로 낮아졌지만 손 회장이 시디즈를 통해 퍼시스를 지배하는 구조인 만큼 그룹사 장악에 문제는 없다. 결과적으로 손 회장은 시디즈를 통해 퍼시스그룹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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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