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히면 병 된다’ 추석 피로 푸는 법 15

열흘간 쌓인 스트레스 어떻게 풀어야 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최대의 명절 추석이 지나고 매번 우리에게 남는 것은 명절 스트레스와 피로다. 유래 없이 길었던 이번 추석연휴였기 때문에 더욱 더 걱정되는 부분이다. 다시 현실로 돌아가 파이팅 넘치는 삶을 살기위해 꼭 필요한 명절 스트레스 해소와 피로풀기. 그 방법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일요시사>서 알아봤다.
 

과거 대표적인 명절 스트레스 해소법은 ‘쇼핑’과 ‘여행’이었다. 쇼핑을 통해 돈을 펑펑 쓰고 여행을 떠나 모든 것을 잊으려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색다른 스트레스 해소법들이 등장해 이목을 끈다.

여러 가지 
치료법 공개

▲페이퍼 커팅 = 작은 커터칼 하나로 종이를 자르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고대 중국에서 장식용으로 만들기 시작했다고 알려진 페이퍼 커팅은 세계 각국의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 아래 나라마다 독특한 양식으로 발전했다. 

결혼 서약서 등 다양한 문서에 페이퍼 커팅을 사용했던 유대인들의 문화는 오늘 날 이스라엘 문화로까지 이어지고 있고 멕시코에선 ‘파펠 피카도(Papel Picado)’라는 이름의 종이 장식이 전통 민속 예술로 계승돼왔다. 우리나라에서는 비교적 최근에서야 소개됐다. 

이 페이퍼 커팅 방법은 간단하다. 관련 사이트나 페이퍼 커팅북에 있는 도안을 칼로 자르기만 하면 된다. 고가의 재료나 정교한 손재주가 없어도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누구든 즐길 수 있다. 

종이를 오리며 주변의 작은 조각들을 떼어낼 때의 쾌감, 자신도 모르게 몰입할 수 있다는 페이퍼 커팅의 매력 때문에 한 번 그 즐거움에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다. 

▲필사책 = ‘필사’란 ‘베끼어 쓴다’라는 뜻. 책의 의미를 되새기고 파악하기 위해서 내용을 옮겨적는 것을 말한다. 좋아하는 작가나 좋은 글귀 등을 자신만의 글씨체와 호흡으로 따라쓰면 된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조각 난 멘탈을 다독여줄 수 있는 스트레스 해소법으로 각광 받고 있다. 

필사는 이전에는 시인이나 소설 작가들이 글을 좀 더 빠르고 수월하게 쓰기 위한 수단으로 쓰였는데 최근에는 필사책이나 좋아하는 책 등으로 필사를 하며 복잡한 생각, 어지러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컬러링 북 = ‘성인용 색칠공부’라는 으로 알려진 컬러링 북은 인쇄된 도안을 색깔펜으로 칠해주기만 하면 되는데 심신 안정의 효과가 있다. 컬러링 북이 인기를 얻으면서 다양한 도안의 컬러링 북이 등장하고 있다. 

귀여운 캐릭터나 만화부터 멋있는 건축물, 꽃이나 자연, 예술 작품에 이르기까지 많은 도안이 있으니 취향대로 슥슥 칠하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 

쇼핑·여행 옛말…해소법 무궁무진
‘해소방’ 야구배트 휠 정도로 인기

▲대낮 나이트 = 주부들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대낮에 문을 여는 나이트가 있다. 대낮 나이트는 자녀들이 유치원과 학교를 가는 낮에 카페를 대여해 춤추고 수다를 떨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모임이다. 

같은 동네에 사는 주부들이 모여 공감대도 형성하고 스트레스와 친목도모도 할 수 있어 점차 늘어가는 추세다.

▲스트레스 해소방 = 스트레스 해소를 내세워 물건들을 부수는 ‘스트레스 해소방’이 인터넷 커뮤니티서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스트레스 해소방을 찾는 고객들은 안전모를 비롯한 안전복과 야구배트, 망치 등을 제공받는다. 

이들은 직원의 안내에 따라 방으로 입장해 지정된 시간동안 금액별로 차등 제공하는 도자기, 폐 전자제품 등을 망치 등을 이용해 부수고 던질 수 있으며 방에 비치된 타이어와 마네킹 등을 때릴 수 있다. 

방문 고객들은 안전을 이유로 방에 입장하기에 앞서 안전 관련한 서약서를 작성하며 설치된 CCTV를 통해 안전에 해가 될 것으로 추측되는 행위들에 대해서는 제지를 받게 된다. 최근 개점한 한 스트레스 해소방은 “오픈 이틀 만에 철제 야구배트가 휠 정도로 많은 고객이 찾았다”며 그 인기를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웃음치료 = 웃음으로 삶을 더 윤기 있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웃음 테크 등이 등장하더니 최근에는 웃음 건강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더욱 각박해지고 웃음을 잃어가는 우울한 사회에 대한 반작용으로 시작된 웃음 바람이 건강관리 분야에도 접목되기 시작했다. 

힐링과 휴식
놀아야 풀린다

삶이 무거울수록 더욱 필요한 것이 웃음이다. 오늘날 웃음은 과학적이며 체계적으로 연구되어 그 가치가 인정되고 있다. 특히 요즘은 웃음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웃음의 효능으로는 엔돌핀의 생성과 면역력 증가로 인한 병의 치료에 도움을 주는 것 등이 있다. 또한 웃음은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어 회사나 학교서의 인간관계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울음치료 = 울고 싶을 때 마음껏 울어 몸과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울음 요법’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일본에는 ‘울음 치료과’가 있는 병원도 생겨났다. 환자에게 슬픈 영화를 보여주고 눈물을 흘리게 유도한다. 

실컷 울고 난 환자들은 혈액순환이 잘돼 몸이 나른하고 개운하다. 치료 효과가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서도 최근 눈물 치료가 주목 받고 있다. 암 대체의학 치료 전문 대암클리닉 이병욱 박사는 메스를 내려놓고 환자들에게 눈물 치료를 하고 있다. 그는 “울지 않으면 장기가 대신 운다. 울어야 산다”고 눈물을 강조한다.

▲마음 챙김 명상법 = 수면 클리닉과 스트레스 클리닉서 마음 챙김 명상법이 인기를 끌고 있다. 마음 챙김을 제대로 하면 수면과 스트레스뿐 아니라 통증이나 외로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속속 밝혀지고 있다. 

마음 챙김을 한마디로 설명하면 “현재의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기는 하지만 이런저런 비판적인 생각은 하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마음 챙김의 역사는 비교적 오래됐다. 

최근에는 매사추세츠대학의 존 카밧 진이라는 교수가 1994년에 쓴 책 <Wherever you go, there you are>, 1995년 베트남 승려인 틱 낫한(Thich Nhat Hanh)이 쓴 책 <Living Buddha, Living Christ>서 마음 챙김에 대한 자세한 기술로 불이 붙은 후 이제는 마음 챙김이란 주제가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매운 음식 먹기 = 스트레스가 폭식을 유발한다고들 한다.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음식 섭취가 스트레스 완화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적지 않다. 매운맛은 우리 몸의 교감신경(신체가 위급할 때 대처하는 신경계)을 활성화해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한다. 

매운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푸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실제로 과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됐다. 매운맛은 뇌에서 엔도르핀이라는 호르몬을 분비시킨다. 엔도르핀은 통증을 완화하고 행복감을 느끼게 해 스트레스를 줄여준다. 

이외에도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을 소량 먹으면 위염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증식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땀 흘리며…
건강까지 챙겨

▲생선과 따뜻한 우유 = 생선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조절하고 우울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생선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포함돼있어 스트레스 호르몬을 조절하고 우울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생선은 가능한 쪄서 먹는 것이 좋고 구울 때에도 기름을 소량만 사용하는 것이 건강을 위해서도 좋다.  따뜻한 우유는 불면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따뜻한 우유에는 신경을 안정시켜주는 트립토판이라는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에 불면증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찬 우유는 오히려 소화기관에 부담을 줄 수 있으니 자제하는 것이 좋다.
 

▲저지방 요거트, 카레 = 스트레스 해소에 좋은 음식은 저지방 요거트와 카레다. 저지방 요거트에는 우리 몸을 기분 좋게 해주는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할 때 필요한 칼슘 및 단백질이 풍부하다. 카레는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뇌 부분을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카레가 가지고 있는 커큐민 성분은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뇌 부분을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야채를 많이 넣어서 먹으면 더욱 좋고 시금치를 넣게 되면 그 안에 있는 마그네슘이 두통을 완화시켜주는 기능을 한다.

▲실내 익스트림 스포츠 = 익스트림 실내 스포츠가 떠오르고 있다. 사람은 높은 곳을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올라갔을 때 성취감을 느낀다. 근육 전체를 사용해야 하는 실내 클라이밍이 직장인 사이서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실내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먹으면서…“웃고 울자”
과학적으로 효과 입증

‘비블럭 어반 클라이밍’ 등 실내 클라이밍장들은 익스트림 스포츠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자 하는 대중으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다. 산악 등지와 달리 인공시설물을 활용한 공간으로 안전하고 특별한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아 손쉽게 즐길 수 있다.

특히 스포츠 클라이밍은 균형발달, 체력은 물론 정신력, 인내심 등도 길러 준다. 힘든 것과 비례해 성취감도 커진다. 

▲VR = 첨단 과학 및 기술이 발달한 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VR(Virtual Reality)이란 단어는 친숙한 단어로 들려온다. VR산업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으며 남녀노소를 불구하고 다양하고 두터운 고객층이 확보돼있기에 VR 분야는 사업의 큰 장점이자 매력이다. 

얼굴을 때리는 바람까지 그대로 재현한 VR 롤러코스터를 타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무에타이 = 스트레스 해소도 되면서 체력도 키우고 재미도 있는 직킥복싱 무에타이를 추천한다. 요즘 격투기에 대한 정보가 많아지면서 흥미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킥복싱 무에타이는 남녀를 가리지 않는 운동이다. 

평소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할 적당한 방법이 없던여자들이 더 큰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한다. 복싱 동작과 킥동작으로 타격 동작을 반복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리고 운동에 집중하면 다른 생각 없이 머리와 마음을 가라앉히는 효과까지 볼 수 있다.

▲클레이 사격 = 클레이 사격은 공중으로 날아가는 표적을 산탄총으로 쏘아 맞히는 스포츠다. 표적으로 사용되는 클레이 피전은 흙으로 빚어서 구워 만든 것으로 지름 11㎝ 크기의 원반형 모양이다. 

클레이 사격에 사용되는 산탄총은 흔히 말하는 샷건(shotgun)의 한 종류다. 이름 그대로 실탄을 발사하면 ‘수많은 탄알이 흩어져’ 날아가게끔 만들어진 총이다. 사격 특유의 쾌감을 잘 살린 클레이 사격은 주말이면 1500여명의 시민들이 찾는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올림픽 경기 중계 보는 것보다 실제 하는 클레이 사격은 정말 시원하고 통쾌하다. 클레이 사격장은 스트레스 해소에 적격이다.

최장 10일까지 휴일이 이어지는 올해 추석연휴는 무엇보다 스트레스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 몸과 마음이 건강한 명절을 보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기혼자는 기혼자대로 미혼자는 미혼자대로 취업준비생은 취업준비생대로 추석 연휴는 각종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한만큼 서로를 안아주는 가족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여유로운 시간을 충분히 즐겨야 하는 연휴에 가족이라는 이유로 구속하거나 간섭하기 보다는 서로간의 예의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명절에 음식을 준비하고 치우는 것은 물론 집안일에 대한 부담과 함께 아이가 없는 경우에는 친척들의 임신에 대한 관심도 기혼여성들에게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며 “이런 경우 남편이 아내와 함께 궂은일을 함께 하고 다독여 주는 것이 정신적인 부담을 줄여준다”고 말했다.

아울러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도 각자 갖고 있는 근심과 걱정을 더욱 키우는 설교의 시간이 길어져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가정의학과 교수는 “미혼자가 가장 싫어하는 명절 잔소리 1위는 결혼 성화인데 처녀, 총각들에게 보내는 과한 조언은 때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유발하니 피하도록 하자”며 “취업을 하기 싫어서가 아니라 열심히 준비하고 최선을 다하는 친척들에게도 충고보다는 따뜻한 격려를 해줘야 명절 스트레스를 피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충고보다 격려
전문적 치료도

이어 “명절이 지나고 원인 모를 두통과 메스꺼움, 두근거림, 불면 등으로 고새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며 “유례없이 긴 이번 추석에는 스트레스 없이 몸과 마음이 건강한 명절을 보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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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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