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②> 역술인 백운비가 본 ‘김정은 전쟁운’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9.26 09:00:20
  • 호수 11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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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좋아 보이지만 내년부터 무너진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반도는 북한의 이번 6차 핵실험으로 인해 꽁꽁 얼어붙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에 대한 유류 공급 제한 등 강력한 대북 제재를 결의했다. 문제의 원흉은 김 위원장이다. <일요시사>는 백운비 역리원 원장에게 김 위원장의 올해 운세를 물었다.
 

북한이 지난달 29일 중거리급 이상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일본 상공을 넘어 북태평양에 떨어뜨렸다. 북한은 이날 오전 5시57분경 평양시 순안 일대서 불상 탄도미사일 1발을 동쪽 방향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으로 발사했다. 

자파인수
자업자득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비행거리는 약 2700여㎞, 최고고도는 약 550여㎞로 판단되며 추가 정보는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발표했다. 우리 군 기준으로 1000∼3000㎞의 미사일은 중거리탄도미사일(MRBM)으로 분류되지만 비행거리가 2700㎞에 달한다면 이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급으로 볼 수 있다.

이어 지난 3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서 인공 지진파가 감지됐다. 길주군 풍계리는 북한 핵실험장이 위치해 있는 만큼 6차 핵실험으로 인한 지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12시29분쯤 북한 풍계리 일대서 규모 5.7의 인공 지진파를 감지됐다. 

합참은 전군에 대북 감시·경계태세 격상 지시를 하달하고 한미 공조 하에 북한군 동향을 감시 중이다. 

한반도 정세는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으로 급격히 냉각됐다. 또 국제사회에선 김 위원장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백운비 역리원 원장은 ‘김 위원장’의 운세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자파인수(自破因囚), 자업자득(自業自得)격”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행한 것이 오히려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형틀 속에 갇히게 만드는 형상이라는 의미다.

백 원장은 “사실 올해까지는 운이 좋아 보인다. 하지만 내년 부터는 운이 서서히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의 이번 도발로 북한은 국제 사회의 강도 높은 비난과 제재를 받게 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에 대한 유류 공급을 30% 가량 차단하고 북한산 섬유 제품 수입도 금지하는 내용의 대북제재를 마련했다. 
 

북한의 지난 3일 6차 핵실험 이후 결의안 도출에 매달렸던 안보리는 유엔본부서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새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 2375호 채택은 북한의 6차 핵실험 9일 만이었다. 이른바 ‘북한 정권의 생명줄’로 여겨지는 유류가 유엔 제재대상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사일·핵 도발로 한반도 긴장 고조
미국과 격앙… 국제 사회 고립 위기 

이번 결의는 우선, 북한의 핵실험 등 도발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폐기와 추가 도발 중단을 촉구했다. 대북 원유수출은 기존 추산치인 연 400만 배럴을 초과해서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다만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서 건별로 사전 승인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추가 수출 길을 열어뒀다.

연 450만 배럴로 추산되는 북한에 대한 정유제품 수출도 대폭 축소된 200만배럴로 상한을 정했다. 원유와 관련해선 천연가스에 섞여 나오는 휘발성 액체 탄화수소 '콘덴세이트'와 액화천연가스 LNG의 대북 수출은 전면 금지했다.

원유와 석유 정제품 등을 포함한 전체 유류 제한은 기존보다 30%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유엔 외교가와 관련 전문가들의 추산이다.

기존 결의서 수출이 전면 금지된 석탄과 함께 북한의 주요 외화 수입원 가운데 하나로 꼽혀온 직물, 의류 중간제품, 완제품 등 섬유 수출이 전면 금지됐다. 해외에 진출한 북한 노동자와 관련해 안보리 산하 대북 제재위서 건별로 사전 허가를 하지 않는 한 신규 고용도 금지했다.

최고 존엄
운 어떨까

기존에 이미 고용된 북한 노동자도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신규 고용허가를 내주지 않도록 했다. 다만, 결의 채택 이전에 이미 서면으로 고용계약이 이뤄진 경우는 고용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북한은 현재 전 세계 40여개국에 최소 5만명 이상의 노동자를 송출해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섬유 수출 차단과 해외노동자 송출 제한을 통해 각각 연 8억달러와 2억달러 등 총 10억달러, 1조1350억원의 차단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금수품목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에 대해서는 유엔 회원국이 공해상서 선박 국적국의 동의 하에 검색하도록 촉구했다.
 

박영식 북한 인민무력상 등 개인 1명과 노동당 중앙군사위,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등 3개 핵심 기관이 해외 자산 동결과 여행금지 등 신규 제재 대상에 올랐다. 애초 결의 초안에는 북한의 김 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도 제재 대상에 올랐지만 최종 결의에선 빠졌다. 

금융 분야 제재로는 북한과의 합작 사업체를 설립, 유지, 운영하는 것을 전면 금지했다. 기존의 합작 사업체도 120일 이내에 폐쇄하도록 했다.

백 원장이 언급한 것처럼 김 위원장은 현재 자업자득(自業自得)에 빠졌다. 백 원장은 “이번 도발로 국제 사회서 북한이 핵보유국 위상을 공고히 했다”며 “반면 취한만큼 반드시 잃을 수 밖에 없다. 건강, 신변 등을 위협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 건강이 “태어날 때부터 건강운이 안 좋았다”며 “더욱 안 좋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실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4년 9월 김 위원장은 물혹 제거수술을 했다. 당시 국회 정보위원회의 비공개 국정감사서 여야 간사들이 국감 후 브리핑서 국정원이 파악한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그해 5월 김 위원장은 왼쪽 발목 복사뼈에 물혹이 생겼다. 발목이 붓고 통증이 심해지자 9월 초∼10월 초 유럽의 전문의를 북한으로 초청해 진단을 받았다. 진단 결과 족근관증후군(Tarsal tunnel syndrome)이었다.

족근관 증후군은 발목에서 발 쪽으로 내려가는 신경이 과체중이나 운동 과다로 눌리면서 통증을 느끼는 증상이다. 

김 위원장은 이들로부터 수술을 받고, 현재는 의료용 지팡이를 짚고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국정원은 그러나 “이미 후유증이 있고, 김 위원장이 고도비만에다 지나칠 정도의 흡연으로 재발 가능성이 있는 고질병”이라고 보고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 의료진 일부를 유럽으로 보내 치료기술을 배우도록 했다.

혹시 도발은…
앞으로 심상찮다

국정원이 2016년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국정감사에선 김 위원장이 지난 4년 사이 몸무게가 40kg 넘게 늘고, 건강에도 계속 문제가 있다고 보고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불면증에 걸려서 잠을 잘 못 자고, 폭식과 폭음으로 성인병에 걸릴 가능성도 크다고 국정원은 분석했다. 

올해 1월에는 김 위원장이 절뚝거리며 걷는 모습도 포착됐다.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영상에는 그가 다리를 저는 모습이 나온다. 특히 계단을 오를 때 심하게 절뚝거리며 걷는 모습이다. 

백 원장은 김 위원장 신변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더불어 북한 사회 내부의 분열을 예고했다. 

그는 “김 위원장 운은 겨울에 가장 나쁘다. 음력 10∼12월 북한 사회에 큰 일이 일어날 것이다. (김 위원장)신변에도 이상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신변에 위험을 느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정원은 현제 김정은 체제가 매우 불안정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민들의 민생고가 집단 항의로 나타날 정도로 심각하고 엘리트 집단서도 미래에 대한 회의감이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 일부 지역에 수도와 전기가 끊겨 인민들이 시당위원회에 몰려가 집단 항의하는 사례가 있었다. 또 엘리트들은 체제에 대한 회의감이 크고 북한의 미래에 희망이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례없는 강도 높은 제재 
북 체제 이대로 무너질까 

이와 함께 국정원은 ▲북한의 통치자금 고갈 증언 ▲해외공관 폐쇄 ▲입국한 탈북민 규모 작년 대비 20% 증가 등을 보고했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지난달 초부터 2억원 상당 고급승용차를 비롯해 레저용 헬기, 최고급 말과 애완견 등을 지속적으로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들어 공개 처형한 인원이 지난달까지 64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김 위원장의 공포정치도 심각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김정은 집권 5년간 전대미문의 폭정으로 김정은·엘리트·주민의 3자간 결속이 약화하고 민심이반이 심각한 상태”라며 “정권의 불안정성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국정원은 또 “올 3월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 이후 북한의 외화수입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억달러 정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핵·경제 병진노선을 고수할 경우 체제 균열이 가속화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최근 신변 불안으로 외부행사의 일정과 장소를 갑자기 바꾸는가 하면 폭발물·독극물 탐지장비를 해외서 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 사나흘씩 밤을 새워 술 파티를 하는 등 무절제한 생활을 계속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한미 양국의 참수작전(유사시 북한 최고지도부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작전)과 공격목표 시설, 미국의 전략폭격기 파괴력 및 특수부대 규모 파악도 지시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건강 악화에 
신변 위협까지

반면 김 위원장의 친형인 김정철은 권력서 철저히 소외된 채 감시를 받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김정철이 술에 취하면 헛것이 보이고 호텔서 술병을 깨고 행패를 부리는 등 정신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했다. 지난해 겨울에는 동생인 김 위원장에게 “제구실도 못하는 나를 한 품에 안아 보살펴 주는 크나큰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감사편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최근 간부의 사소한 실수도 수시로 처벌하는 등 권력남용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최근엔 공개 활동이 없어 신병 치료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cmp@ilyosisa.co.kr>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역학에 대한 그의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학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 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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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