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②> 역술인 백운비가 본 ‘김정은 전쟁운’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9.26 09:00:20
  • 호수 1133호
  • 댓글 0개

“당장 좋아 보이지만 내년부터 무너진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한반도는 북한의 이번 6차 핵실험으로 인해 꽁꽁 얼어붙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에 대한 유류 공급 제한 등 강력한 대북 제재를 결의했다. 문제의 원흉은 김 위원장이다. <일요시사>는 백운비 역리원 원장에게 김 위원장의 올해 운세를 물었다.
 

북한이 지난달 29일 중거리급 이상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일본 상공을 넘어 북태평양에 떨어뜨렸다. 북한은 이날 오전 5시57분경 평양시 순안 일대서 불상 탄도미사일 1발을 동쪽 방향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으로 발사했다. 

자파인수
자업자득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비행거리는 약 2700여㎞, 최고고도는 약 550여㎞로 판단되며 추가 정보는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발표했다. 우리 군 기준으로 1000∼3000㎞의 미사일은 중거리탄도미사일(MRBM)으로 분류되지만 비행거리가 2700㎞에 달한다면 이는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급으로 볼 수 있다.

이어 지난 3일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서 인공 지진파가 감지됐다. 길주군 풍계리는 북한 핵실험장이 위치해 있는 만큼 6차 핵실험으로 인한 지진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날 12시29분쯤 북한 풍계리 일대서 규모 5.7의 인공 지진파를 감지됐다. 

합참은 전군에 대북 감시·경계태세 격상 지시를 하달하고 한미 공조 하에 북한군 동향을 감시 중이다. 


한반도 정세는 연이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핵실험으로 급격히 냉각됐다. 또 국제사회에선 김 위원장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백운비 역리원 원장은 ‘김 위원장’의 운세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백 원장은 “자파인수(自破因囚), 자업자득(自業自得)격”이라고 말했다. 자신이 행한 것이 오히려 스스로를 망가뜨리고 형틀 속에 갇히게 만드는 형상이라는 의미다.

백 원장은 “사실 올해까지는 운이 좋아 보인다. 하지만 내년 부터는 운이 서서히 무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위원장의 이번 도발로 북한은 국제 사회의 강도 높은 비난과 제재를 받게 됐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에 대한 유류 공급을 30% 가량 차단하고 북한산 섬유 제품 수입도 금지하는 내용의 대북제재를 마련했다. 
 

북한의 지난 3일 6차 핵실험 이후 결의안 도출에 매달렸던 안보리는 유엔본부서 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새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결의 2375호 채택은 북한의 6차 핵실험 9일 만이었다. 이른바 ‘북한 정권의 생명줄’로 여겨지는 유류가 유엔 제재대상에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사일·핵 도발로 한반도 긴장 고조
미국과 격앙… 국제 사회 고립 위기 

이번 결의는 우선, 북한의 핵실험 등 도발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폐기와 추가 도발 중단을 촉구했다. 대북 원유수출은 기존 추산치인 연 400만 배럴을 초과해서 수출하지 못하도록 했다. 


다만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서 건별로 사전 승인하는 경우에는 예외로 추가 수출 길을 열어뒀다.

연 450만 배럴로 추산되는 북한에 대한 정유제품 수출도 대폭 축소된 200만배럴로 상한을 정했다. 원유와 관련해선 천연가스에 섞여 나오는 휘발성 액체 탄화수소 '콘덴세이트'와 액화천연가스 LNG의 대북 수출은 전면 금지했다.

원유와 석유 정제품 등을 포함한 전체 유류 제한은 기존보다 30% 정도 줄어들 것이라는 것이 유엔 외교가와 관련 전문가들의 추산이다.

기존 결의서 수출이 전면 금지된 석탄과 함께 북한의 주요 외화 수입원 가운데 하나로 꼽혀온 직물, 의류 중간제품, 완제품 등 섬유 수출이 전면 금지됐다. 해외에 진출한 북한 노동자와 관련해 안보리 산하 대북 제재위서 건별로 사전 허가를 하지 않는 한 신규 고용도 금지했다.

최고 존엄
운 어떨까

기존에 이미 고용된 북한 노동자도 계약 기간이 만료되면 신규 고용허가를 내주지 않도록 했다. 다만, 결의 채택 이전에 이미 서면으로 고용계약이 이뤄진 경우는 고용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북한은 현재 전 세계 40여개국에 최소 5만명 이상의 노동자를 송출해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섬유 수출 차단과 해외노동자 송출 제한을 통해 각각 연 8억달러와 2억달러 등 총 10억달러, 1조1350억원의 차단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금수품목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북한 선박에 대해서는 유엔 회원국이 공해상서 선박 국적국의 동의 하에 검색하도록 촉구했다.
 

박영식 북한 인민무력상 등 개인 1명과 노동당 중앙군사위,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등 3개 핵심 기관이 해외 자산 동결과 여행금지 등 신규 제재 대상에 올랐다. 애초 결의 초안에는 북한의 김 위원장과 여동생 김여정도 제재 대상에 올랐지만 최종 결의에선 빠졌다. 

금융 분야 제재로는 북한과의 합작 사업체를 설립, 유지, 운영하는 것을 전면 금지했다. 기존의 합작 사업체도 120일 이내에 폐쇄하도록 했다.

백 원장이 언급한 것처럼 김 위원장은 현재 자업자득(自業自得)에 빠졌다. 백 원장은 “이번 도발로 국제 사회서 북한이 핵보유국 위상을 공고히 했다”며 “반면 취한만큼 반드시 잃을 수 밖에 없다. 건강, 신변 등을 위협 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 건강이 “태어날 때부터 건강운이 안 좋았다”며 “더욱 안 좋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사실 김 위원장 건강 이상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4년 9월 김 위원장은 물혹 제거수술을 했다. 당시 국회 정보위원회의 비공개 국정감사서 여야 간사들이 국감 후 브리핑서 국정원이 파악한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를 전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그해 5월 김 위원장은 왼쪽 발목 복사뼈에 물혹이 생겼다. 발목이 붓고 통증이 심해지자 9월 초∼10월 초 유럽의 전문의를 북한으로 초청해 진단을 받았다. 진단 결과 족근관증후군(Tarsal tunnel syndrome)이었다.

족근관 증후군은 발목에서 발 쪽으로 내려가는 신경이 과체중이나 운동 과다로 눌리면서 통증을 느끼는 증상이다. 

김 위원장은 이들로부터 수술을 받고, 현재는 의료용 지팡이를 짚고 공개석상에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국정원은 그러나 “이미 후유증이 있고, 김 위원장이 고도비만에다 지나칠 정도의 흡연으로 재발 가능성이 있는 고질병”이라고 보고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 의료진 일부를 유럽으로 보내 치료기술을 배우도록 했다.

혹시 도발은…
앞으로 심상찮다

국정원이 2016년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국정감사에선 김 위원장이 지난 4년 사이 몸무게가 40kg 넘게 늘고, 건강에도 계속 문제가 있다고 보고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이 불면증에 걸려서 잠을 잘 못 자고, 폭식과 폭음으로 성인병에 걸릴 가능성도 크다고 국정원은 분석했다. 


올해 1월에는 김 위원장이 절뚝거리며 걷는 모습도 포착됐다.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 영상에는 그가 다리를 저는 모습이 나온다. 특히 계단을 오를 때 심하게 절뚝거리며 걷는 모습이다. 

백 원장은 김 위원장 신변에도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더불어 북한 사회 내부의 분열을 예고했다. 

그는 “김 위원장 운은 겨울에 가장 나쁘다. 음력 10∼12월 북한 사회에 큰 일이 일어날 것이다. (김 위원장)신변에도 이상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신변에 위험을 느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정원은 현제 김정은 체제가 매우 불안정해 벼랑 끝에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민들의 민생고가 집단 항의로 나타날 정도로 심각하고 엘리트 집단서도 미래에 대한 회의감이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보위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북한 일부 지역에 수도와 전기가 끊겨 인민들이 시당위원회에 몰려가 집단 항의하는 사례가 있었다. 또 엘리트들은 체제에 대한 회의감이 크고 북한의 미래에 희망이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례없는 강도 높은 제재 
북 체제 이대로 무너질까 

이와 함께 국정원은 ▲북한의 통치자금 고갈 증언 ▲해외공관 폐쇄 ▲입국한 탈북민 규모 작년 대비 20% 증가 등을 보고했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지난달 초부터 2억원 상당 고급승용차를 비롯해 레저용 헬기, 최고급 말과 애완견 등을 지속적으로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들어 공개 처형한 인원이 지난달까지 64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는 등 김 위원장의 공포정치도 심각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김정은 집권 5년간 전대미문의 폭정으로 김정은·엘리트·주민의 3자간 결속이 약화하고 민심이반이 심각한 상태”라며 “정권의 불안정성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국정원은 또 “올 3월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 이후 북한의 외화수입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억달러 정도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핵·경제 병진노선을 고수할 경우 체제 균열이 가속화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최근 신변 불안으로 외부행사의 일정과 장소를 갑자기 바꾸는가 하면 폭발물·독극물 탐지장비를 해외서 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또 사나흘씩 밤을 새워 술 파티를 하는 등 무절제한 생활을 계속해 심혈관질환 고위험군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한미 양국의 참수작전(유사시 북한 최고지도부를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작전)과 공격목표 시설, 미국의 전략폭격기 파괴력 및 특수부대 규모 파악도 지시했다고 국정원은 보고했다.

건강 악화에 
신변 위협까지

반면 김 위원장의 친형인 김정철은 권력서 철저히 소외된 채 감시를 받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새누리당 간사인 이완영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김정철이 술에 취하면 헛것이 보이고 호텔서 술병을 깨고 행패를 부리는 등 정신불안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했다. 지난해 겨울에는 동생인 김 위원장에게 “제구실도 못하는 나를 한 품에 안아 보살펴 주는 크나큰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감사편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최근 간부의 사소한 실수도 수시로 처벌하는 등 권력남용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최근엔 공개 활동이 없어 신병 치료 중이거나 임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cmp@ilyosisa.co.kr>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역학에 대한 그의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학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 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