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⑧ 특별대담> 보수 리더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9.25 10:30:05
  • 호수 11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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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 대통령? 협치 가장한 ‘쇼통’”

[일요시사 정치팀] 민족 대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그간의 안부를 묻는 뜻깊은 시간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이번 한가위를 마냥 즐거운 마음으로 맞이할 수만은 없다. 

잇따른 북한의 도발, 그로인해 꼬여버린 미·중과의 관계는 물론 국내 문제들까지, 도처에 풀어야할 숙제들이 산적해 있는 실정이다. <일요시사>는 견제와 균형의 기수라 할 수 있는 제1야당 원내대표를 직접 만나 그 해답을 들어봤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에게 지난 2016년이 상실의 해였다면, 2017년은 심기일전의 해다.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로 촉발된 분당과 대선 패배. 반 토막난 정당 지지율은 과거의 영광을 무색하게 만들 정도였다.

그랬던 한국당이 뼈를 깎는 노력 끝에 2017년 반전의 모멘텀을 만들었다. 신인 정치인을 육성하기 위한 정치대학원은 큰 호응을 얻으며 젊은 지지층이 취약하다는 약점을 보완했다. 강점이던 안보 분야는 과거 여당이던 시절보다 더욱 적극적인 의원 외교로 풀어가고 있다. 정당 지지율도 완연한 회복새를 보이는 상태다.

이렇듯 당이 정상궤도를 회복할 수 있었던 데는 안방마님이라 할 수 있는 정우택 원내대표의 공이 적지 않다. 자칫 계파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친박(친 박근혜)계와 친홍(친 홍준표)계의 중심서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여당과의 협상에선 밀리지 않는 굳건함을 선보였다. “꿈이 있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는 좌우명처럼 정 원내대표는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다음은 정 원내대표와 일문일답.


- 원내대표 신분으로는 첫 추석입니다.
▲우선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인 한가위를 맞아 국민여러분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올해는 다사다난한 한 해였습니다. 장기간의 내수침체와 북핵 안보위기로 국민들께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계십니다. 특히 일자리 문제, 살충제 계란 파동 등 민생 문제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계속되는 북핵 안보위기로 든든한 안보를 유지해주길 바라는 국민들의 바람이 어긋났습니다. 우리당은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 연휴기간에도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방침입니다. 아울러 각 지역구, 민생 현장서 국민들과 함께하는 명절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 내년 6·13 지방선거가 있습니다. 출정을 앞두고 당을 대표해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문재인정부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인 이번 지방선거서 일방적인 독선·독주식 국정운영에 경각심을 줄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야권이 분열된 상태서 선거가 시작된다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대로 우리 자유민주주와 시장경제를 수호해온 보수가 침몰해 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보수진영과 국민들 사이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안보무능, 안보불감, 포퓰리즘 정책, 공영방송 장악시도 등 문재인정권의 일방적인 독선·독주를 막을 수 있는 길은 보수 야당의 결집을 통한 보수 우파의 대통합입니다.

- 보수대통합 성사 가능성, 어떻게 보십니까.
▲잠시 당을 탈당했던 의원들도 보수대통합에 대해 많은 생각과 고민이 있으실 것으로 사료됩니다. 전 여건이 성숙되면 그분들이 조만간 우리당으로 모이리라 기대합니다. 문재인정부가 지지여론을 등에 업고 멈출 줄 모르는 일방독주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대한민국 안보를 걱정하고 무분별한 퍼주기식 복지 포퓰리즘에 제동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을 모두 알고 계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취임 첫 추석 “안보·민생 최우선”
중도-우파 대동단결 “승산 있다!”


문재인정부의 독선과 독주를 막기 위해서는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대통합, 더 나아가 ‘중도-우파 정치세력의 대동단결’이 반드시 이뤄져야 합니다.

만약 그러한 대통합이 힘들다면, 최소한 수도권서만이라도 야3당이 단일 후보를 내면 좋겠다는 의견을 화두로 던진 바 있습니다. 여건이 갖춰지면 중도-우파 정치세력의 성숙한 성찰이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 당 정치대학원서 인재 육성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요?
▲지난달 정원의 2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렸습니다. 우리당을 통해 정치에 입문하고자 하는 분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이지요. 특히 고무적인 사실은 지원자 중 20∼40세가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는 점입니다. 최근 여러 혁신을 통해 당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는데 젊은 층의 지지로 당이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아직 문재인정부에 대한 임기 초의 기대감이 남아 있지만 지방선거까지는 아직 10개월 이상 남아있는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 전망됩니다.

-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과 서청원·최경환 의원의 출당 문제로 당이 시끄러웠습니다. 실제 당원들 중 많은 수가 박 전 대통령 출당을 ‘부관참시’라며 불만을 토로했는데요.
▲출당은 박 전 대통령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혁신위서 박 전 대통령 출당권고를 제안했지만 최고위에선 1심 판결도 나오지 않은 상황서 더 이상의 언급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혁신안을 두고 당내 구성원들 간의 적절한 논의를 거쳐 지혜롭게 해결해야할 때입니다. 종국적으로는 우리당의 비전을 국민들께 제시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생각입니다.

- 당원들 중 일부는 박 전 대통령 출당을 두고 홍준표 대표가 자신의 대권가도를 위해 전횡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는데요. 원내대표님 생각은?
▲우리당이 지난 20대 총선 이후 계파갈등으로 인한 분당사태로 당원과 국민들에게 깊은 상처와 아픔을 주었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러한 상처와 아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국당은 뼈아픈 혁신과 개혁을 진행했고 그 결과 지금의 한국당이 자리잡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계파갈등은 더 이상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습니다. 계파갈등으로 한국당이 얼마나 많은 신뢰를 잃었는지 잊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야 비로써 적통보수정당으로서 제자리를 찾아가는 상황서 또 다시 계파갈등이 재연된다면 더 이상 당원과 국민들의 신뢰를 받기는 요원해질 것입니다. 당원과 국민들께서도 한국당에 대한 포용과 화합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통합을 위해 ‘선당후사’의 마음을 가져주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 지금까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평가해주신다면?
▲협치의 모습이 아닌 소통을 가장한 ‘쇼(Show)통’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문재인정부와 여당의 일방적인 독선과 독단으로 인해 협치가 깨지고 작금의 정치상황을 어렵게 만들어놓았습니다. 그런데 문재인정부와 여당은 지금의 난국을 국회와 야당의 잘못으로 치부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어불성설’이고 ‘적반하장’입니다.

현재 국회 상황은 문 대통령의 독단적 국정운영과 오만한 자세로 꽉 막혔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만약 문 대통령이 지금처럼 일방적인 국정운영을 한다면 결코 협력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이 자리를 빌려 분명히 밝힙니다. 

진정한 협치를 위해 문 대통령과 여당은 야당을 압박하는 정치공세에만 매달리지 말고 ‘결자해지’의 자세로 진정한 소통에 나서야 할 것입니다.

-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과반을 넘기며 고공행진 중이지만 최근 하락세가 뚜렷합니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진단하시나요?
▲국민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이미지 정치, 쇼통이 높은 지지율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역대 대통령에게 볼 수 없었던 모습을 보여줬죠. 양복 자켓을 스스로 벗는다든지, 국민들과 셀카를 찍는 것, 국가유공자들과 얼싸안는 모습 등 탈권위적인 모습들이 국민들의 감성을 자극하고 많은 기대를 갖게 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시적 성과 없이 단순한 감성정치만으로 일군 지지율은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문재인정부의 국정운영 행태는 보여주기식 쇼(SHOW)통이고 안보 문제는 먹통, 야당과는 불통이었습니다. 

쇼통, 먹통, 불통이었고 장밋빛 환상만 보여주는 포퓰리즘 정책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졸속 원전 중단,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문재인 케어 등은 국민과의 소통을 거치지 않은 대표적인 쇼통 정책입니다.

지금과 같은 일방통행식 독주 앞에 문 대통령이 말하는 ‘협치’는 국민들을 호도하는 ‘도구’로 전락했습니다. 지금처럼 독선·독단적인 국정운영이 계속된다면, 지금의 지지율은 ‘모래위의 성’처럼 순식간에 사라질 것입니다.

- 문 대통령의 인선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한마디로 보은인사, 나홀로인사, 코드인사를 3대 기준으로 한 ‘보나코 인사’입니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지금까지 이루어진 문재인정부의 인사는 만사(萬事)가 아니라 망사(亡事)가 됐습니다.

고위공직자 5대 인사배제원칙은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부터 강조해 왔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5대 배제원칙은 ‘게 눈 감추듯’ 사라졌고, 오히려 배제 원칙이 아닌 임명원칙이 됐습니다. 국민들께서도 인사청문회를 지켜보셨으니 아실 것입니다. 

“문통 하루빨리 현실감각 회복해야”
정부 대북노선 지적…“왕따 된다”


과연 후보 자격조차 있는지, 사전검증이 이루어졌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수많은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개혁과 적폐청산을 명분으로 삼아 정부와 코드가 맞는 보은 인사만 단행한 셈입니다.

- 최근 변화가 감지되긴 하지만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모습입니다. 대표적인 게 ‘국제기구를 통한 800만달러(약 90억원) 대북 인도지원 검토’인데요.
▲북한 핵실험 제재를 골자로 한 UN안보리 결의 이틀 만에 또 이런 발표가 나왔습니다. 핵무장한 북한을 어떻게 하려고 이런 시그널을 보내는 것인지 이 정부의 ‘오락가락’ ‘좌충우돌’ 안보정책에 개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인도적 차원의 대북지원에 대해서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결속해 북한에 대해 명확한 의사를 표시하는 와중에 우리나라만 대북 제제를 느슨하게 만들 수 있는 행동을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지 한 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문제입니다. 국제사회서 소위 ‘왕따’가 되는 게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습니다.

- 몇몇 진보 성향의 매체들은 ‘코리아 패싱’ ‘문재인 패싱’의 실체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코리아 패싱’ ‘문재인 패싱’은 그냥 나온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동안 문재인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실험과 군사적 도발 위협에는 눈감은 채 대화론을 강조하는 등 ‘대화 구걸’에 매달렸습니다.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죠.

후보 시절, 국민들이 가장 불안해했던 부분이 바로 안보 분야 아니겠습니까? 북한의 핵무장이 눈앞에 닥쳐왔는데도 문재인정부는 아직도 환상적 통일관과 그릇된 대북관, 자주파적 동맹관에 빠져 있습니다. 또 문 대통령은 그런 생각만 가진 사람들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 대한민국이 대북 주도권을 잡기 위해 어떻게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문재인정부의 ‘아마추어리즘적 안보 무능’을 더 이상 보고 있을 수 없어 한국당서 직접 나설 계획입니다. 한국당은 우리 국민을 지킨다는 각오로 ‘전술핵 재배치 1000만명 서명운동’과 ‘전술핵 재배치 외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만 봐도 국민의 68% 이상이 전술핵 배치를 찬성하고 있습니다. 이미 한국당은 미국에게 안정된 핵 균형 질서를 새로 만들어야 할 필요성을 전달한 상황입니다. 앞으로도 한국당은 안보정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나가겠습니다.

- 10월 남북회담 추진설이 제기됐습니다.
▲문재인정부가 북한의 끝없는 도발에도 대화에만 목을 매는 게 황당하고 애처로울 지경입니다. 전세계는 북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대북제재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 엇박자를 내고 있는 것이죠. 국제사회와 함께 제재와 압박을 밀고 나가야 함에도 우리나라만 지금 대화를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국제사회서 볼 때 이는 ‘대한민국이 북한에 대한 인식을 잘못하고 있다’는 그릇된 시그널을 줄 수 있습니다. 자칫 대북제재 국면서 대한민국을 제외하고 가는 ‘코리아 패싱’ ‘문재인 패싱’이 더 심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한국이 한반도 논의에 있어 아웃사이더로 전락하는 것이죠. 문 대통령은 하루빨리 현실감각을 회복하길 바랍니다.

- 추석을 맞아 독자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북핵 위험에 따른 안보와 안전 문제, 그리고 경제 활성화, 정치개혁 등 산적한 현안들이 많습니다.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다 함께 노력해야만 이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어려운 민생 속에서도 많은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신 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도 한국당 원내대표로서 안보를 최우선으로, 침체된 경제를 살려 올바른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데 지혜와 열정을 바치겠습니다. 안전하고 행복한 귀성·귀경길 되시길 바랍니다.


대담 = 최민이 편집국장
정리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정우택은?]

▲부산 출생
▲하와이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제7대 해양수산부 장관
▲제32대 충북도지사
▲15·16·19·20대 국회의원
▲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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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11월 국회 막전막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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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9월 정기국회 첫날부터 한복과 상복으로 기싸움을 벌이던 여의도 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12월 정기국회 종료까지 겨우 한 달 남았지만 여야 간의 파열음은 여전하다. 더불어민주당은 개혁 추진 동력을 얻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질세라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거대 여당의 폭주에 맞서겠다며 맞불을 놨다. 고성과 퇴장이 난무하던 이재명정부 첫 국정감사(이하 국감)가 종합감사만 남긴 채 막바지에 돌입했다. 수많은 안건 속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언급된 건 김현지·조희대 두 사람의 이름이다. 여전히 베일에 싸인 김현지 제1대통령실 부속실장과 사퇴 압박에도 꼿꼿하게 버티는 조희대 대법원장을 둘러싼 국감 후폭풍이 이어질 전망이다. 김현지 조희대 오는 6일 열리는 국회 운영위원회가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한 종합감사에 김 실장 이름을 증인으로 올렸지만 끝내 불발됐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김 실장을 증인으로 불러 모든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감사가 아닌 정치공세”라며 이를 거부했다. 민주당은 김 실장이 국감 당일 오전 또는 오후 1시까지만 출석할 수 있다고 밝혔고 ‘반반 출석’ 논란을 키웠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은 “김현지 증인 출석을 놓고 민주당이 내놓은 안은 오전 출석, 오후 불출석이라고 하는데 국감이 치킨인가? 반반 출석하게”라며 “김 실장 한 사람을 지키려고 하니 이런 코미디가 나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이 ‘김현지 흔들기’에 나서자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을 도마 위에 올렸다. 민주당은 “국감이 끝난 이후 사법개혁을 처리하겠다”며 조 대법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정할 수 있는 데드라인을 그어줬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번 사법개혁안은 제왕적 대법원장의 전횡을 막고 재판의 민주적 절차를 강화하기 위한 사법정상화법이다. 사법 독립성과 책임성을 두텁게 하고 국민의 공정한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사법부 장악 논란을 사전에 잠재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은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은 “대법원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 요구를 외면할 경우 탄핵을 포함한 모든 법적·정치적 수단을 강력히 추진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두 사람의 이름은 오는 12월 정기국회를 마치고 해를 넘겨서도 호명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 모두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를 겨냥해 상대편의 아킬레스건을 물고 늘어지겠다는 전략이다. 한 야권 관계자는 “김건희 특검이 12월까지 갈 것으로 봤는데 조희대라는 새로운 공격 포인트가 생겼다. 민주당이 쉽게 놔주지 않을 것”이라며 “‘내란 세트’로 묶어서 지방선거까지 끌고 가겠다는 심산이다. 내란이라는 키워드만큼 국민의힘을 공격하기 좋은 소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반면에 민주당은 부동산 실책이 뼈아프다. 그걸 덮기 위해 조 대법원장을 계속해서 끌어들일 것”이라며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추경호 의원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면 이제 그쪽을 노리지 않겠나? 여아가 머리채만 안 잡았지, 아마 역대급 국회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야 ‘사이좋게’ 하나씩 쥔 약점 특검 앞 권성동·추경호 운명은? 추 의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의 계엄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로 첫 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당시 원내대표였던 추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함으로써 고의로 표결을 방해했는지를 들여다볼 예정이다. 이날 추 의원은 조은석 내란특검에서 진행되는 1차 피의자 소환조사에 응해 “무도한 정치 탄압”이라며 “당당하게 특검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 수감 중인 권성동 전 원내대표의 첫 재판은 오는 3일로 예정돼있다. 권 전 원내대표는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처럼 각종 악재가 국민의힘을 단단히 휘감자 부동산으로 한차례 휘청한 민주당이 반사이익 효과를 볼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여론조사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의 대질이 오는 8일 예정돼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 판까지 흔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5일부터 시작되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놓고 긴장감이 고조된다. 이정부 출범 후 첫 예산 심사로 국민의힘은 지역사랑 상품권 등 이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지역 화폐를 겨냥해 맹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두 차례에 걸쳐 민주당 주도로 추경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민의힘이 크게 반발했고, 지난 8월 정부 예산안이 공개되면서 본격적으로 ‘이재명식 포퓰리즘’ 프레임 굳히기에 나섰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5일 있을 예산안 공청회를 시작으로 6∼7일 이틀간 종합정책질의를 실시할 예정이다. 10~11일에는 경제부처, 12∼13일에는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가 진행되고 17일에는 소위원회 예산안의 감·증액을 심사하는 예산안조정소위가 가동된다. 각 소위의 논의를 거친 예산안은 전체회의 의결을 통해 본회의에 상정된다. 예산안 국회 본회의 처리 법정 시한은 매년 12월2일이지만 늘 그렇듯 여야의 예산 샅바싸움으로 해당 날짜를 넘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728조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에 견줬을 때 8.1% 늘어난 규모다. 이 대통령은 초혁신 경제 분야 등에 큰 폭으로 투자해 경제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예산안이 의결되던 날 이 대통령은 “지금은 어느 때보다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씨앗을 빌려서라도 뿌려서 농사를 준비하는 게 상식이고 순리”라고 말했다. 역대급 규모 쩐의 전쟁 이어 “현재 우리 경제는 신기술 주도의 산업 경제 혁신, 그리고 외풍에 취약한 수출 의존형 경제의 개선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며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는 내년도 예산안은 이런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경제 대혁신을 통해 회복과 성장을 이끌어내기 위한 마중물”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AI 투자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AI 3대 강국을 강조한 만큼 예산 역시 이에 맞춰 전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10조1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자동차·조선, 반도체 등 주요 산업에 AI를 접목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용 AI 모델 등 ‘피지컬 AI’ 분야에도 집중 투자를 예고했다.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은 지난해보다 19.3% 증가한 35조3000억원이다. 역대 규모인 이번 예산 중 10조6000억원이 AI·바이오·콘텐츠·방산·에너지·제조 등 6대 첨단산업의 핵심 기술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투입된다. 이 중에서도 국민의힘은 26조2000억원으로 책정된 ‘민생경제 회복과 사회연대경제 기반 구축’ 부문을 눈여겨보고 있다. 정부는 24조원 규모로 지역사랑상품권 발행을 지원하고 지역별 여건을 고려해 국비 보조율을 상향 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민주당은 24조원은 총 발행되는 상품권의 액면가이며 이 중 3~7%를 예산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예산은 4000억원으로 도합 4조5000억원 규모로 책정됐다. 또 정부는 연 매출 1억400만원 미만인 소상공인 230만개 사에 경영안정 바우처 25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예산안이 발표되자 국민의힘은 곧바로 ‘국민 부담 가중 청구서’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정부 예산이 올해보다 8.1% 늘어난 728조원 규모로 편성됐다. 조세감면까지 포함하면 실질 지출은 무려 808조5000억원에 달한다”며 “내년도 국가채무는 1415조원, 2029년에는 무려 1789조 원으로 폭증할 전망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49.1%에서 내년 51.6%, 2029년에는 58%까지 치솟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문재인정부 5년 동안 국가채무 비율이 33.9%에서 46.8%로 뛰어올랐는데 이정부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나랏빚을 통제하기는커녕, 폭발 직전까지 끌어올릴 심산”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거짓 선동”이라며 민생 최우선에 초점을 맞췄다고 반박했다. ‘올려’ ‘내려’ 본회의 난타전 쟁점 법안 처리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민주당은 사법개혁을 위한 법 왜곡죄를, 국민의힘은 이정부의 부동산을 겨냥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폐지를 밀어붙이고 있다. 앞서 민주당과 혁신당은 각각 법 왜곡죄를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판·검사가 증거를 조작하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등 잘못된 사실관계에 법을 적용해 기소나 유죄 판결을 내리는 경우 처벌토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재 법 왜곡죄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소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지난달 28일 국정감사 대책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사법개혁안에 대해 “이번달 까지 (입법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백혜련 사법개혁특별위원장도 MBC 라디오를 통해 “특위에서 낸 5대 개혁안은 상당한 공감대가 이미 이뤄져 있다”며 “당내, 국민적으로 그리고 법원과도 대법관 증원 문제 빼고는 의사소통이 이뤄졌다. 법사위 논의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면 이번 정기국회 내 충분히 처리 가능하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개혁 골든타임을 절대로 실기하지 않고 연내에 반드시 마무리 짓겠다”며 힘을 실었다. 헌법 제84조이자 형사소송법 개정안인 ‘대통령 재판중지법’에도 군불을 땠다. 법사위 국감에서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이 “이 대통령 파기환송심은 다시 기일을 잡아 (재개)할 수 있느냐” 고 물은 데 대해 김대웅 서울고등법원장이 “이론적으로는 그렇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한 것이 도화선이 됐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에 발생한 범죄로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한다. 당시 사법 리스크 족쇄를 풀지 못한 이재명 대표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대통령의 불소추특권’ 조항을 놓고 여러 갈래의 해석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법안이 당론은 아니라면서도 향후 사법부의 행동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 박상혁 의원은 YTN 라디오를 통해 “많은 국민이 지난 국감에서 서울고등법원장의 발언을 보고 깜짝 놀라셨을 것”이라며 “벌써 몇 달째 계류 중인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국민이 만들어주신 대통령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사법개혁? 부동산? 마음은 지선 노발대발 ‘쇼츠각’ 잡는 의원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킨다면 국민의힘은 막아낼 도리가 없다. 대신 국민의힘은 부동산 규제를 파고들면서 이정부의 가장 아픈 곳을 찔렀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이하 재초환) 폐지 법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재건축 활성화의 핵심인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얻은 초과이익에 부담금을 부담하는 규제다. 앞서 민주당은 재초환 폐지 가능성을 언급했다가 “당 차원의 결정은 아니”라며 입장을 선회했다.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후 예상보다 후폭풍이 크자 신중론을 내세운 것이다. 여당의 갈지자 부동산 행보가 오히려 시장 혼란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국민의힘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국민적 비난과 여론의 뭇매로 궁지에 몰리자 이제야 국민의힘이 줄곧 주장해 온 재초환 폐지를 검토하겠다고 한다”며 “이미 김은혜 의원이 법안을 발의해 놨다. 정기국회에서 재초환 폐지 법안을 여야 합의로 신속 처리하자”고 말했다. 하지만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국감에서 재초환 유지 방향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여야 간 이견만 커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이연희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재초환 폐지는 투기 광풍을 불러올 조치기 때문에 결코 안 된다.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김 장관은 “공감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민주당은 재초환 폐지를 정기국회 내 처리하자는 국민의힙 요구에 대해 “원내 중심의 대화를 기대한다”며 협상의 여지를 열어뒀다. 다만 더 이상 부동산 문제로 자책골을 넣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강한 만큼 국민 여론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여당인 민주당이 언제까지나 ‘신중하게’ 입장을 보류할 수 없다는 점이다. 부동산 시장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지만 “국민의힘 페이스에 말려들어가서는 안 된다”는 기류가 흐르는 만큼 돌파구를 모색해야 한다.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여야의 강대강 대치는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달 26일 국회가 이례적으로 국감 도중 본회의를 열고 비쟁점 민생 법안 70여건을 일괄 처리하면서 협치의 물꼬가 트이나 싶었지만 또다시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는 형국이다. 앞서 민주당은 APEC 주간을 앞두고 국민의힘을 향해 “무정쟁 주간을 갖자”고 제안했으나 국민의힘은 “경제 참사·부동산 참사를 덮기 위한 침묵 강요이자 정치적 물타기”라고 오히려 비판 수위를 높였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이정부와 민주당이 독선과 독재를 멈추고 정치를 회복시키면 정쟁은 없어진다”고 훈수했다. 손 내밀어도 고개만 팽 한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인 민주당은 정부의 외교 성과를 띄우고 야당인 국민의힘은 야당으로서 잘한 것과 아쉬운 것을 구분해 견제해야 하는데 지금 의원 한 명 한 명이 국회를 자기 정치의 장으로 쓰고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 영향이 크다. 선거를 앞뒀는데 어떤 정당이든 서로 의견을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회의감을 내비쳤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