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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천우의 시사펀치> 통일을 지우자
  • 황천우 소설가
  • 승인 2017.09.11 11:02
  • 호수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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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은 대륙간탄도로켓(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을 성공적으로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시험 측정 결과 총폭발 위력, 분열 대 융합 위력비를 비롯한 핵 전투부의 위력 지표, 2단열 핵무기로서의 질적 수준을 반영하는 모든 물리적 지표들이 설계값에 충분히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확증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다만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핵실험의 폭발위력만 놓고 본다면 완전한 수소탄 실험에 못 미쳤을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발표 내용이 사실이라면 문제는 상당히 심각하다. 수소탄의 경우 원자폭탄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그 위력이 강력하고, 만에 하나 그 폭탄이 한반도 어느 곳에서라도 터지게 된다면 남한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가 절단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왜 북한은 남한과 국제 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자꾸 외통수로 나가느냐에 대한 의문이 든다. 

그에 대해 북한 지도부의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 또는 국제 사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라는 등 여러 이유를 들지만 필자는 우선적으로 남한의 대북 정책 때문에 그리 행동할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한다.

왜 그런지 우리가 틈만 나면 언급하는 통일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살펴보자. 통일이란 말 그대로 남과 북으로 갈려 있는 우리 영토와 민족이 하나가 되는 일을 의미한다. 그런데 통일의 주체로 우리는 언제나 남한을 기정사실화했다.

이제 역지사지로 북한 입장서 이 말의 의미를 되새겨보자. 정말로 통일이 된다면 북한은 그로 인해 어떤 결과를 맞이하게 되는 걸까. 당연하게도 북한의 지배 계층은 그 존재가 사라지게 된다.

이 대목서 자승자박(自繩自縛)이란 고사 성어가 떠오른다. 말 그대로 자신이 만든 줄로 제 몸을 스스로 묶는다는 뜻으로, 자기가 한 말과 행동에 자신이 구속돼 어려움을 겪는 것을 이른다.

돌이켜보면 우리가 통일에 정성을 들이고 열을 올리면 북한은 더욱 더 긴장 상태로 전환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순간까지 통일에 대한 열망을 누그러트리지 않고 있다. 

북한의 입장은 조금도 헤아리지 않고 말이다. 그러니 남한의 통일 정책 이면에 가린 그 의미를 헤아리며 북한은 자꾸 무리수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해야 옳을까. 아쉽지만 세월의 흐름에 맡기는 방법밖에 없다. 통일이 지금 이 시점 절대 서둘러서 될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북한을 한 국가로 인정하면서 인위적이 아닌 순리적 차원으로 접근할 일이다.

그 과정에 북한은 두 개의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성공이냐 붕괴냐다. 북한 정권이 독자적으로 성공한다면 두 개의 대한민국이 자연스럽게 서로 공존의 길로 나갈 기회가 찾아들 것이다. 

그리고 북한이 내부 분열로 붕괴된다면 그때 가서 흡수 통일하는 방식을 선택함이 옳다.

그런 차원서 지금부터라도 통일을 지우자는 이야기다. 북한으로서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통일에 대한 환상은 지워버리고 통일이란 용어가 들어간 모든 기구 역시 지워버리자는 이야기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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