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다시 들어간 원세훈 전 국정원장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9.04 11:06:14
  • 호수 1130호
  • 댓글 0개

이제 칼끝은 MB로 향한다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또 구속됐다. 법원은 국정원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서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2심과 마찬가지로 국정원법·공직선거법 위반 모두 유죄를 인정했다. 국정원 댓글 사건이 4년간 공판 끝에 드디어 ‘막장’이 보이고 있다. 대법원 상고심만 남았다.
 

국가정보원 ‘댓글부대’를 조직해 2012년 대선과 총선에 개입하고, 이명박정부의 주요 정책에 대한 여론전을 벌인 혐의(국가정보원법·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댓글부대 조직
대선·총선 개입

국정원 댓글 사건은 지난 2012년 18대 대선 과정서 국정원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개입된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당시 민주당(더불어민주당)은 12월11일 국정원의 직원이 서울 강남구 역삼동 오피스텔서 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야당 후보인 문재인에 대한 비방글을 올리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이에 민주당 당원과 기자들은 국정원 직원이라고 추정되는 해당 직원의 오피스텔을 방문해 사실 여부를 확인한다고 언론에 발표했다.

20여명의 인원이 오피스텔 복도 앞을 점거하게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 측은 현직 국가정보원 직원이 정치 현안과 관련된 내용을 게시하는 것은 불법선거라며, 사실 확인을 위해 해당 오피스텔을 방문했다. 


하지만 국정원이라고 추정되는 여성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경찰 또한 정식 수색영장이 없는 상태인 만큼 강제 집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민주당은 공직선거법 위반이면 현행범에 해당되므로, 즉시 문을 열게 해 사실 확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해당 국정원 직원은 민주당이 자신을 감금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문을 열지 않았다.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직원이 문을 열어주지 않아 조사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밤 사이 인터넷 매체를 통해 일명 국정원 댓글녀 혹은 국정원 댓글 알바라는 내용이 화제가 됐다. 국정원 대변인은 12일 새벽, 기자와 당원이 지키고 있던 오피스텔 복도서 “국정원 직원 개인 컴퓨터 등에 대해 이르면 12일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이 입장 발표 후 댓글 알바로 의심받은 국정원 직원은 “정치 중립을 지키고 있으며 대선 관련 댓글을 단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구속, 석방…4년8개월 끝 결국 구속
파기환송심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

다음날 서울 수서경찰서는 해당 인물이 사용한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임의 제출하게 했다. 일주일 뒤 수서 경찰서는 댓글 알바 논란에 휩싸인 해당 국정원 직원을 소환조사했다. 


경찰청은 하드디스크 분석 결과 대선후보에 관련된 글의 작성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고 중간발표를 했다. 여론은 봐주기 수사 등 의혹을 내세우며 경찰을 비판하고 나섰다.

IT전문가나 네티즌들은 웹캐시 등 댓글 증거를 확보하며 인터넷에 공개하는 한편, 경찰 측에 해명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조사 당국은 댓글이 올라온 것으로 알려진 6개 포털사이트와 32개 언론사에 통신자료 내역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 2013년 1월3일 수사당국은 국정원 직원이 99회 걸쳐 대선에 관련한 댓글을 작성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국정원 직원을 재소환하며, 조사당국은 기존 중간 브리핑과 달리 해당 국정원 직원이 정치성향 댓글 49개를 달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그냥 세봐도 100개는 넘는다”며 경찰의 부실수사를 비판했다.

부실수사 의혹이 거세지면서 민주당은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고발했다. 국정원은 이에 맞서 민주당에 제보한 전직 국정원 직원인 김씨와 현직 직원인 정씨를 직무상 기밀누설에 따른 국가정보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2월20일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는 수사에 착수했다.

4월1일 민주당은 원 전 원장이 국가정보원을 이용해 국내 정치 관여 및 직권남용 등 국가정보원법을 위반한 혐의로 고발했다. 18일 수서 경찰서는 국정원 직원 김씨 외 3명을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원 전 원장을 수사할 특별수사팀도 만들었다. 하지만 수사에 진척은 없었다. 이에 당시 수서 경찰서 수사과장으로 근무했던 권은희 국민의당 의원은 “국정원 수사에 윗선이 개입됐다”고 내부고발을 했다. 불이 발등에 떨어진 검찰과 경찰은 이종면 전 국정원 3차장을 시작으로 국정원에 대한 압수수색을 발표했다.

모르쇠 일관
판결에 반발

당시 특별수사팀은 대검찰청에 공직선거법과 국정원법 위반 혐의로 모두 적용해 원 전 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는 중간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이를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했으나 법무부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법리를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검찰과 법무부가 원 전 원장에 대한 구속 여부를 놓고 의견충돌을 벌인 것이다. 

이후 채 검찰총장은 혼외자식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퇴했으며 팀별수사팀은 외압을 받는다.

국정원은 지속적으로 댓글 개입에 대해 대북 심리전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대선에 관련된 것이 1281회, 정치 관련은 435회, 대북심리전인 북한과 종북에 대한 것은 143회에 불과했다.


7월1일 여당과 야당은 7월2일부터 45일로 계획된 국정원의 국정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부분은 대선 개입 의혹 일체, 전현직 직원의 비밀누설문제, 국정원 여직원(감금 주장)에 대한 인권침해 의혹이다. 

하지만 특별위원의 선정을 앞두고 여당과 야당이 갈등하며 15일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시간만 보냈다. 이와 비슷한 시기 ‘NLL 논란’이 불거진다. 하지만 민심은 국정원 사태에 대한 물타기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여론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검찰은 10월17일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 4명의 자택을 압수수색하고, 이 가운데 3명을 긴급 체포했다. 이들이 트위터 및 SNS 상에서 활동한 심리전단 5팀 소속이라는 게 밝혀진 것이다. 

검찰은 곧바로 원 전 원장의 공소장을 변경하고 추가 기소했다. 검찰 특별수사팀은 이번 사건을 ‘선거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중범죄’라고 규정했다. 검찰 수사로 국정원의 정치와 대선 개입 의혹이 초유의 국기문란 사건이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재판이 시작된 지 1년1개월 만인 2014년 7월14일 검찰은 원 전 원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서 징역 4년, 자격정지 4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같은 해 9월11일 서울중앙지법은 원 전 원장에 대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3년을 선고했다.

당시 판결에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원 전 원장이 심리전단 직원들에게 ‘선거운동’을 하도록 지시했다는 것이 검찰의 주요 공소내용. 법원은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한 사실이 입증되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행위자의 목적성, 능동성, 계획성이 확인돼야 한다고 밝혔다. 


원 전 원장의 혐의를 입증하기에는 검찰의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 때문에 국정원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됐다.

그러나 2015년 2월 2심에선 원 전 원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까지 적용해 징역 3년의 실형과 자격정지 3년을 선고하며 법정 구속시켰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출한 증거 가운데 트위터 계정 716개를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사용한 것으로 인정했다. 트윗한 갯수도 27만4800회에 달한다고 재판부는 판단했다.

원심이 175개 계정 및 트윗·리트윗 글 11만여건만 증거로 인정한 것과 비교하면 채택된 증거가 훨씬 늘어난 셈이다. 재판부는 이런 증거들을 근거로 원 전 원장이 정치개입을 지시해 국정원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을 뿐만 아니라 선거에 개입한 혐의에 대해서도 유죄로 결론냈다. 

그러나 운명은 또 엇갈렸다. 대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핵심 증거의 증거능력을 다시 판단하라며 파기 환송 판결을 내렸다. 판결 직후 원 전 원장은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져 석방됐다.

그로부터 2년 뒤 2017년 8월 원 전 원장은 또 다시 구속되는 처지에 놓였다. 서울고법 형사7부는 지난달 30일, 원 전 원장에 대한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서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2심과 마찬가지로 국정원법·공직선거법 위반 모두 유죄를 인정했다.

우선 국정원법 위반 혐의에 대해 재판부는 원 전 원장이 특정 정당 및 정치인에 대한 찬반 의견을 유포한 혐의가 인정됐다고 봤다. 국정원 직원들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국정원법을 위반했다는 것.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한 사이버 활동은 특정 정치세력을 지지하고 반대하는 것으로서 개인과 정당의 정치활동의 자유, 의사 표현의 자유 등 헌법과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현직 대통령은 공무원으로서의 지위와 정치인의 지위를 겸하기 때문에 현직 대통령 지지를 옹호하는 내용의 사이버 활동은 특정 정치인인 대통령과 소속 여당에 대한 지지 행위로 정치관여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국정원 조직을 동원해 선거에 개입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당선을 돕기 위해 대선에 개입했다는 것이다.

2012 서막
2017 막장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 등 대선 후보자들의 출마 선언일 이후 국정원의 사이버 활동은 18대 대선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의 당선을 도모하거나 문재인·이정희·안철수 후보자의 낙선을 도모하는 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선거운동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 전 원장이 전 부서장 회의서 ‘야당 승리하면 국정원 없어진다’는 취지로 발언해 사실상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활동할 것을 국정원 전체에 지시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재판부는 대법원이 증거능력을 문제 삼았던 이메일 첨부파일에 대한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봤다. 그러나 나머지 증거물로도 원 전 원장의 유죄가 입증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정원 심리전단 직원들이 작성한 트윗 28만8000여건,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서 게시글에 찬성·반대 클릭한 행위 1200건, 기타 인터넷 게시글 및 댓글 2027회가 정치관여 행위에 해당된다고 인정했다.

또 재판부는 심리전단 직원들이 작성하는 게시물이나 댓글 등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다는 원 전 원장의 주장을 일축했다. 구체적인 지시를 직접 직원 한 명 한 명에게 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간부급에게 지시를 내리거나 활동 내역을 보고 받았다는 점에서 순차적 공모(공동정범) 관계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반면 원 전 원장 측은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 전 원장의 변호인 배호근 변호사는 지난달 30일 파기환송심 선고 직후 취재진과 만나 “재판부 판결에 수긍할 수 없다. 상고해 대법원 판결을 받아보겠다”고 말했다.

국정원 중립의무 외면
정치 사안 개입 인정

배 변호사는 “(재판부가) 일방적으로 검찰의 주장만을 수용했다”며 “변호인이 제출한 여러 가지 증거와 법리에 따른 이야기는 전혀 감안이 안 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한 재판부의 양형 이유에 대해서도 “파기환송 전보다 심하게 올라갔다. (재판부의) 주관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며 “이런 부분들을 검토해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되면 (판결이) 적정하게 바로 잡힐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 전 원장은 1951년 경상북도 영주서 태어났다. 할아버지는 경기도 개성군 출신의 의사이자 재력가로 경상북도 영덕군으로 내려왔다가 다시 선대의 고향인 영주군 풍기읍에 정착했다. 아버지 대에 다시 서울특별시 영등포구로 이주했다.

1967년 서울 중앙중학교, 1970년 2월 서울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70년 3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행정학과에 진학했으며, 1973년 10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재학 중에 제14회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이후 서울대 법대 행정학과 야간반으로 전과해 낮에는 서울특별시청서 주로 근무했다. 군대는 보충역 판정을 받아 사실상 면제됐다.

서울시청서 계속 일하다가 2003년 서울시청 경영기획실장을 거쳐 그해 10월 30일 차관급인 서울특별시 행정제1부시장이 됐다. 

행정1부시장 시절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 시장이던 시절 청계천 복원과 중앙버스전용차로 도입 등 중요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인사, 재정 등 안살림을 꼼꼼하게 챙겨 신임을 얻었다. 2006년 6월 이 전 대통령의 시장 퇴임 때까지 임기 4년을 지근거리서 보좌했다.

그 후 2007년 초에는 이 전 대통령의 대통령 예비후보 상근특보로 발탁됐다. 이 전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선후보로 결정되자 대통령후보 특보가 됐다. 이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2008년 2월 행정안전부장관으로 영전했다.

그리고 2009년 2월, 전임 김성호 원장의 뒤를 이어 국가정보원장으로 발탁됐다. 이때 야당에선 정실인사 혹은 그의 전문성에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가 국가정보 분야와 거리가 먼 지방행정분야서 일해온 관료 출신이었기 때문이다.

즉각 상고 의사
대법 판결 주목

국가정보원장 항목을 참조하면 알 수 있듯이 중앙정보부 시절부터 중정부장-안기부장-국정원장은 군, 검찰 아니면 외교관 출신이 맡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는 약 4년 넘게 국정원장으로 재직하면서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적극 주도한 의혹을 사고 있다.
 

<cmp@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세훈 사건 일지

▲2012년 

-12월11일 : 경찰·선관위·민주당, 국정원 여직원 김씨 댓글 현장 적발
-12월12일 : 민주당,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김씨 고소
-12월16일 : 경찰 “지지·비방 발견 안 돼”중간수사 발표
-12월19일 : 박근혜 대선 승리

▲2013년 

-2월3일 : 경찰, 관할 권은희 수사과장 전보조치-
3월18일 : 민주당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국정원 내부문건 공개
-4월1일 : 민주당, 국가정보원법·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원세훈 등 고발
-4월18일 :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정치개입 의혹 사건 특별수사팀 구성
-4월30일 : 검찰, 국정원 압수수색 
-6월14일 : 검찰, 원세훈 등 불구속 기소 
-9월6일 :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아들 보도
-9월13일 : 채동욱 총장 사의
-10월18일 : 검찰, 윤석열 특별수사팀장 직무배제
-11월11일 : 수사외압 의혹 조영곤 서울중앙지검장 사의

▲2014년 

-7월14일 : 검찰, 1심 재판부에 원세훈 징역 4년 구형
-9월11일 : 1심, 원세훈에 징역 2년6월에 자격정지 3년, 집행유예 4년 선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는 무죄 판단 
-9월15일 : 원세훈, 유죄 판결 불복 항소
-12월29일 : 검찰, 항소심 재판부에 원세훈 징역 4년 구형

▲2015년 

-2월9일 : 2심, 원세훈에 징역 3년·자격정지 3년 선고 및 법정구속. 국정원법·선거법 위반 모두 유죄 인정 
-2월12일 : 원세훈, 대법원에 상고 
-7월16일 : 대법원 전원합의체, 원세훈 사건 파기환송
-10월6일 : 법원, 원세훈에 보석 허가

▲2017년 

-5월9일 : 문재인 대선 승리
-7월24일 : 파기환송심 결심. 검찰, 원세훈에 징역 4년·자격정지 4년 구형
-8월14일 : 국정원 개혁발전위, 민간인 댓글부대 관계자 30명 검찰에 수사 의뢰
-8월28일 : 법원, 원세훈 사건 변론재개 불허 및 선고 생중계 불허
-8월30일 : 파기환송심, 원세훈에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 선고 및 법정구속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