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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도 덮친’ 국정 농단 그림자 내막1조 커넥션에 최순실 아른아른
  • 신승훈 기자
  • 승인 2017.09.06 15:08
  • 호수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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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거제에 국정 농단의 그림자가 덮쳤다. 현대산업개발과 거제시의 ‘1조-70억 짬짜미’ 논란에 최순실씨가 언급된 것. 지역 정가에선 ‘최순실-박창민-권민호’ 3인방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요시사>는 현재 진행형인 거제시 짬짜미 논란의 전후를 살펴봤다. 
 

▲현대산업개발

우선 거제와 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의 관계는 2005년 시작됐다. 거제 장승포(옥포) 하수관거정비공사 사업(2005년 8월1일∼2008년 4월30일)을 현산이 맡으면서부터다. 해당 공사에 비리가 드러나면서 현산 직원 등 9명이 배임수재 및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된다. 

1조-70억 짬짜미

이때부터 현산에 대한 거제시의 맹공이 시작된다. 2009년 9월10일 부정당업자 제한처분을 가한다. 이로써 현산은 지방계약법 제31조에 의거해 5개월간 입찰참가 자격제한을 받는다. 해당 제한으로 현산이 주장한 수주손실액은 약 1조2629억에 이른다.

이듬해 현산은 행정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을 진행한다. 현산은 1심서 승소했지만 2심 법정은 거제시 손을 들어줬다. 발에 불이 떨어진 현산은 2013년 4월1일 거제시에 ‘현대산업개발 입찰참가제한 재심의 신청’을 진행한다.

이는 ‘1조-70억 짬짜미’의 시발점이 됐다. 현산은 2013년 5월4일 장승포·망산 공원개발에 참여할 뜻을 밝히면서 지역 여론 반전을 꾀했다. 이틀 뒤 당시 현산 박창민 대표는 ‘향후 지역발전과 새로운 관광개발 콘텐츠 개발 등 주민숙원사업에 대한 지원’(70억 상당)을 약속한다. 

이후 4차례 계약심의회 회의가 열린 뒤 2013년 6월4일 거제시는 현산에 행정처분 변경을 통보한다. 입찰제한을 5개월서 1개월로 줄여준 것. 사흘 뒤 현산은 대법원 상고를 취하하면서 ‘1조-70억 짬짜미’는 완성됐다. 

거제시민단체는 현산이 제시한 70억을 뇌물로 보고 감사원에 의뢰 및 대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피고발인은 권민호 거제시장, 현산 정몽규 회장, 박창민 대표 등 3인이다. 하지만 검찰은 이들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최순실씨 <사진=사진공동취재단>

경감처분이 공론화 과정을 거쳤고, 현산의 제안이 자발적이며 대가성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거제 한 변호사는 “공개적인 뇌물은 뇌물이 아니라는 것으로 대법원 판례에 반한다”며 “대부분의 뇌물 제안이 자발적이란 점도 검찰이 간과했다”고 전했다. 

이어 “권 시장이 ‘사회공헌약속’을 대가로 경감처분 했고, 거제시의회는 ‘현산이 조건을 제시한 것을 거제시가 받아들인 것’이라 결론지었다”며 “검찰 무혐의 처분은 상식과 법리에 반하고 판례와 증거에 배치된다”고 분석했다.  

해당 고발 건에 검찰은 피의자 조사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즉 피의자 측 참고인조사와 자료만을 토대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 셈이다. 

검찰의 처분을 차치하더라도 지역 정가에선 해당 행정처분을 두고 ‘박창민-권민호’ 두 사람의 물밑 접촉 가능성을 제기했다. 거제시의 경감처분 직후 거제시의회는 지역 여론을 의식해 해당 처분에 대한 행정사무조사특위를 구성했다.

현재는 비공개 처리된 시의회가 발표한 보고서(행정처분 재심의 처분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결과보고서) 주요일지를 보면 ‘2013년 3월 중순/현산 입찰참가제한 재심의 신청 사전검토’라는 내용이 나온다. 
 

▲권민호 거제시장

현산의 재심의 신청서 접수가 같은 해 4월15일인 점을 볼 때 접수 한 달 전 현산과 거제시의 교감 가능성이 나온다. 

또, 신청서 결재 사본을 보면 신청서 접수 날짜와 함께 권 시장이 ‘선결’이란 결재 방식을 취한 것을 알 수 있다. 선결은 최종결재자가 중간결재자 보다 먼저 결재해 결재완료를 취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에 거제지역 한 언론인은 “선결로 인해 결재라인에 있던 공무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신청서를 받아줄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고 지적했다.  

최순실-박창민-권민호 수상한 고리 
박근혜 저도 휴가도 무관치 않다?

그렇다면 왜 지역정가에선 1조-70억 짬짜미 사건을 두고 최순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일까. 이는 ‘최순실-박창민’ 두 사람의 관계서 시작된다. 

지난달 14일 박창민 대우건설 전 사장은 자진사퇴했다.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자신에 대한 ‘낙하산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앞서 ‘국정 농단 사건’을 맡은 박영수 특검팀은 이상화 전 KEB하나은행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입수했다. 여기서 특검팀은 지난해 7월 이 전 본부장이 최순실씨에게 박창민 전 사장을 대우건설 사장에 추천한 사실을 확인했다. 

박 전 사장의 이력을 보면 2011년 3월 현산 대표를 지낸 뒤 2014년 12월 상임고문으로 물러났다. 이후 지난해 8월 대우건설 사장으로 영전했다. 

박 전 사장 영전에 최씨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해서 1조-70억 짬짜미에 최씨가 직접적으로 관여했다고 보긴 어렵다는 것이 지역정가의 중론이다. ‘최순실-권민호’ 두 사람의 관계가 언론을 통해 드러나지도 않았다. 
 

▲박창민 전 대우건설 사장

다만, 지역 언론은 최씨의 거제 방문 시점과 1조-70억 짬짜미 시점을 연결시켜 두 사람의 관계를 짚었다. 앞서 최씨는 2013년 7월 거제도 내 저도서 박 전 대통령이 휴가를 보낼 당시 동행한 의혹을 받았다. 

당시 지난해 10월 <시사IN> 주진우 기자는 페이스북에 ‘최순실 가카는 여름휴가를 거제도에서 보냈다’는 글을 올렸다. 주 기자는 “최씨는 거제 드비치골프장서 공을 치고, 대명콘도서 제일 좋은 방을 숙소로 잡았다. 공무원으로부터 성대한 대접도 받았다”고 폭로했다. 

단 그는 “최씨가 그곳서 잠을 잤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거제지역 한 언론인도 당시 상황을 올 봄 페이스북을 통해 전했다. 해당 내용은 풍문을 전제로 ‘최씨가 당시 박 대통령 휴가에 동행해 청해대(저도)에 머물 수 없어 오픈한 지 얼마 안 된 숙박시설에 묵고 지역 유력 인사로부터 편의를 제공받았다’는 내용이다.

최씨가 거제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진 당시(2013년 7월)는 비선 실세 최씨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지기 전 시점이다. 

이를 두고 거제 한 지역 언론은 ‘결국 그 누군가는 이미 4개월 전(2013년 3월)에 최씨의 존재를 알았고, 경우에 따라서 그 누군가가 그녀를 봤을 수도 있었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즉, 거제시의 현산에 대한 경감처분이 있던 당시 비선 실세였던 최씨가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을 언급한 셈이다.  

비선 실세가…

현재 현산이 거제시에 약속했던 70억원의 사회공헌은 4년이 지나도록 이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거제시 의회는 ‘현산의 70억 사회공헌 약속 이행촉구 및 구체적인 내용과 방법 등에 대한 협의요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시의회는 “의지만 있다면 방법은 얼마든지 있는데도 미루는 것은 의지가 없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거제시민을 기만하는 행위를 더는 지켜볼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권 시장은 “그땐 (뇌물)받는다고 난리더니 이제는 안 받는다고 난리”라며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shs@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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