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이기는 여행 ③단양 고수동굴

바위산이 숨겨놓은 천연 냉장고

단양은 오래 사랑 받아온 관광지와 새롭게 선보이는 여행지가 공존한다. 역사, 자연, 문화, 레포츠, 환경, 미식 등 여행 테마도 다양하다. 냉장고 속에 들어앉은 듯 시원하게 신비로운 세상을 체험하는 고수동굴, 짜릿한 패러글라이딩 체험과 멋진 사진을 찍기 좋은 ‘카페 산’, 구석기시대 유물을 모아놓은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사용하지 않는 터널이 예술 공간으로 변신한 수양개빛터널, 단양을 굽어보는 만천하스카이워크와 짚라인, 물과 바위가 아름답게 어우러진 선암계곡 등 매력적인 볼거리가 가득하다.
 

단양 고수동굴(천연기념물 256호)은 그 이름을 동굴이 있는 단양읍 고수리서 따왔다. 1976년에 문을 연 동굴은, 지난 2015년 인공 구조물을 철거하고 조명을 교체하는 등 대대적인 공사를 거쳐 2016년 8월 재개장했다. 

방문객센터 1층 매표소를 지나면 석회동굴의 생성 과정, 동굴 생성물, 동굴 속 생물 등을 전시한 공간이 있다. 

종유석이 왜 일정한 크기로 자라는지 스포이트로 액체를 떨어뜨려 실험하거나 종유석 단면을 돋보기로 관찰하고, 고수동굴 홍보 영화 보기, 캐릭터에 색칠해 스크린에 띄우기 등 체험 코너도 인상적이다. 방문객센터 밖으로 나오면 동굴 입구에 오르는 계단이 있다.
 

드디어 동굴 탐험을 시작하는 순간, 시원한 공기에 기분이 상쾌하다. 동굴 속은 평균기온 15~17℃로 처음에는 서늘한 듯한데, 탐험하느라 걷고 계단을 오르내리다 보면 활동하기에 딱 맞다. 

이국적인 분위기


총 길이 1395m 중 940m 구간을 개방해 왕복 1.9km 탐방에 40분쯤 걸린다. 계단 구간이 여러 번 있지만, 예닐곱 살 이상이면 걸을 만하다. 
 

고수동굴은 약 200만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단양은 석회암 지대가 발달해 있다. 석회암은 탄산칼슘이 주성분인 퇴적암으로, 이산화탄소를 함유한 지하수가 석회암 지대에 흘러들면 탄산칼슘을 녹여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석회굴이 만들어진다. 

단양에는 고수동굴, 천동동굴, 온달동굴, 노동동굴 등 석회굴이 네 개나 된다. 동굴 천장에서 탄산칼슘이 용해된 지하수가 떨어지는 지점에 종유석이, 바닥에 석순이 생긴다. 오랜 시간이 지나 종유석은 점점 아래로, 석순은 위로 자라 연결된 기둥이 석주다. 고수동굴에서는 종유석과 석순, 석주를 가까이 관찰할 수 있다. 
 

종유석이나 석순 등은 수천수만년을 거쳐 생기고, 지금도 아주 느린 속도로 자란다. 고수동굴 내부에는 모양이 독특한 것마다 마리아상, 만물상, 천당못, 천지창조, 사랑바위, 사자바위, 인어바위 등 이름을 붙여놨다. 

사자바위와 인어바위를 주인공 삼아 동굴 이야기도 만들었는데, 탐방 구간 반환점에 있는 사랑바위를 사자바위와 인어바위의 사랑이 맺어지는 상징으로 삼은 것이다. 

사랑바위는 종유석과 석순이 손가락 한 뼘 간격으로 만나기 직전인 모습이다. 굳이 이름을 찾아보지 않아도 쏟아지는 폭포, 흔들리는 커튼, 밤하늘의 오로라를 보는 듯 황홀하고 웅장한 모양이 가득하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주요 포인트마다 안내원이 있어 설명과 안내를 해준다. 시간이 빚어낸 환상적인 동굴과 자연이 만든 천연 냉장고를 뒤로하고 밖에 나오니 30℃가 넘는 불볕더위가 기다린다. 


오랜 관광지와 새로운 여행지가 공존
역사·자연·레포츠 등 다양한 여행테마

단양 도담삼봉(명승 44호)은 남한강 상류에 있는 바위산 세 개로, 단양팔경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도담삼봉에는 재미난 얘기가 전해온다. 강원도 정선의 삼봉산이 홍수에 떠내려와 도담삼봉이 되었는데, 정선현은 삼봉에 대한 세금을 단양현에 요구했다. 

이에 소년 정도전이 “원치도 않은 삼봉이 떠내려오는 바람에 물길을 막아 단양에 피해가 막심하니 도로 가져가시오”라고 해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얘기다. 정도전은 호를 삼봉이라 붙일 정도로 도담삼봉을 아꼈고, 퇴계 이황은 도담삼봉의 아름다운 풍광을 시로 읊었다. 
 

요즘 젊은 여행자들 사이에 단양 여행의 키워드는 패러글라이딩과 ‘카페 산’이다. 주말이면 하늘이 울긋불긋 물들 만큼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이가 많다. 두산과 양방산에 활공장이 있으며, 두산 쪽은 정상 부근 지대가 넓어 활공장이 세 개나 된다.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에 문을 연 카페 산은 패러글라이더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알려졌는데, 요즘은 경치를 즐기고 사진을 찍으려고 찾는 이들이 더 많다. 해발 600m에 위치해 가슴이 뻥 뚫리는 전망이 일품이다. 직접 패러글라이딩을 해도 좋고, 남들이 하는 걸 구경하면서 대리 만족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국내 최대 민물고기 생태관 다누리아쿠아리움은 국내외 민물고기 187종, 2만 2000여마리가 있는 곳이다. 단양팔경을 테마로 수조 배경을 꾸며 볼거리가 있고, 아쿠아리움 밖 쏘가리 조형물은 단양 여행 인증 사진을 촬영하는 곳으로 인기다. 

한낮의 더위를 피하기 위해 선암계곡으로 향한다. 상선암, 중선암, 하선암 세 구간으로 된 선암계곡은 월악산서 남한강으로 이어지는 물줄기다. 넓고 큰 바위가 발달해 돗자리를 깔거나 계곡물에 발 담그고 더위를 잊기 좋다. 물놀이하기에는 하선암 쪽이 안전하다. 
 

지난 7월13일에 개장한 만천하스카이워크는 단양읍을 굽어보는 언덕에 120m 철골을 올리고 세운 유리 전망대다. 나선형 통로를 따라 올라가면 단양읍, 상진철교와 상진대교, 남한강 물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만천하스카이워크 앞은 자리가 협소해, 차량을 아래쪽 주차장에 두고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올라갈 때는 셔틀버스를 타고, 내려올 때는 짚라인을 체험해도 좋다.
 

단양 수양개 유적(사적 398호)은 1980 년 충주댐 수몰 지역 지표 조사 도중에 발굴됐다. 이때 출토된 중기 구석기시대부터 원삼국시대까지 유물을 모아놓은 곳이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이다. 

수양개는 ‘수양버들이 자라는 갯가(강가)’라는 뜻으로, 전시관에는 슴베찌르개와 좀돌날몸돌 등 구석기시대 문화를 보여주는 석기 유물이 많다. 

운치 있는 바다 산책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뒷마당에 옛 중앙선이 지나던 터널이 있다. 최근 버려진 터널에 최첨단 미디어 아트를 도입한 수양개빛터널을 개장했다. 터널을 지나 전시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수만 개 장미 일루미네이션과 LED 전구로 꾸민 비밀의 정원도 아름답다.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바로 옆에 자리한 이끼터널은 도로 양쪽 벽에 이끼가 가득해 낭만적인 사진을 찍기 좋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단양 도담삼봉→단양 고수동굴→카페 산→만천하스카이워크→수양개선사유적전시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단양 도담삼봉→단양 고수동굴→선암계곡→수양개선사유적전시관→수양개빛터널 
[둘째 날] 카페 산&패러글라이딩→다누리아쿠아리움→만천하스카이워크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단양군 문화관광 http://tour.dy21.net/home
- 고수동굴 http://www.gosucave.co.kr 
- 도담삼봉(단양관광관리공단) 
http://www.dytmc.or.kr   
- 카페 산 
http://cafesanndy.modoo.at
- 다누리아쿠아리움 http://www.danuri.go.kr/aqua 
-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http://suyanggae.go.kr


문의 전화
- 단양군청 문화관광과 043)420-2555~6
- 단양관광안내소 043)422-1146
- 고수동굴 043)422-3072
- 도담삼봉 043)420-3544 
- 카페 산 010-4130-9094
- 다누리아쿠아리움 043)423-4235 
- 만천하스카이워크 043)421-0015
-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043)423-8502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단양, 동서울버스터미널서 하루 12회(07:00〜18:00)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단양시외버스공용터미널 다누리센터 앞에서 고수동굴행 군내버스 하루 13회(07:10~20:00) 운행, 3분 소요. 도보 이동 시 약 15분 소요. 
* 문의: 동서울버스터미널 1688-5979, http://www.ti21.co.kr 단양시외버스공용터미널 043)421-8800 
[기차] 청량리역-단양역, 무궁화호·새마을호 하루 9회(06:40~ 21:13) 운행, 약 2시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http://www.letskorail.com 단양역 043)422-7788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북단양 IC→적성로 따라 1.15km→평동사거리서 우회전→각시봉터널→우덕사거리서 좌회전→단양산업단지2로 따라 3km→하괴삼거리서 좌회전→삼봉로→단양 읍내→별곡사거리서 좌회전→고수대교→고수동굴 주차장 

숙박 정보
- 게스트하우스 리오127: 단양읍 수변로, 043)421-5600, http://rio127.dubuplus.com
- 카르페디엠: 단양읍 다리안로, 043)421-2155, http://www.carpediem-resortel.co.kr
- 단양관광호텔: 단양읍 삼봉로, 043)423-7070, http://www.danyanghotel.com 
- 소선암자연휴양림: 단성면 대잠2길, 043)422-7839, 
https://sof.cbhuyang.go.kr  

식당 정보
- 달동네원조마늘순대(마늘순대): 단양읍 도전5길, 043)423-0644
- 단양흑마늘닭강정(닭강정): 단양읍 도전4길, 043)422-2758
- 전원회관(마늘떡갈비·마늘솥밥): 단양읍 중앙1로, 043)423-3131 
- 단양마늘만두(마늘만두): 단양읍 도전4길, 043)423-0955 
- 돌집식당(마늘정식): 단양읍 중앙2로, 043)422-2842

주변 볼거리
온달관광지(온달동굴, 온달산성, 드라마촬영장), 구인사, 천동동굴, 구담봉, 옥순봉, 소선암자연휴양림, 다리안관광지, 방곡도예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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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