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부위 노리는’ 초소형 몰래카메라의 세계

  • 김태일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8.21 10:16:44
  • 호수 11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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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르게 찍히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몰래카메라'(이하 몰카) 범죄 해결을 위해 대통령까지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몰카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와 피해자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0년 사이 몰카 범죄는 12배 이상 늘어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로 몰카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는 여성들은 일상 공간서조차 마음 편히 지낼 수 없다. 몰래 카메라의 종류와 범죄사례를 통해 몰카 공화국이 된 대한민국의 현실을 들여다본다.
 

대한민국이 몰카 범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옷차림이 얇아지는 여름철에 더 기승을 부린다. 육안으로 식별이 어려운 초소형 카메라까지 등장하면서 몰카 범죄는 날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지능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구멍도 안 보여

공중화장실 문을 보면 수 없이 많이 뚫린 정체불명의 구멍들은 몰카의 흔적일 확률이 높다.  한 네티즌은 “실제로 펜으로 구멍을 톡톡 쳤더니 렌즈 깨지는 소리가 들린 적이 있었다”고 SNS를 통해 밝히기도 했다. 그밖에 도서관(책상 아래서 촬영), 치마 속(버스, 지하철 등), 옆집, 자취방, 숙박업소가 밀집된 모텔촌 등도 위험의 대상이 된다.

카메라의 종류도 다양한데 안경, 펜, 시계, 라이터, 단춧구멍, 옷걸이 등은 숙박업소 혹은 가정집에 설치될 위험이 높다. 또한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 명함을 주면서 촬영하는 명함지갑, 물을 마시며 촬영할 수 있는 텀블러 뚜껑 카메라도 있다.  

지난달 평소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던 교사가 학원 버스, 계단,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몰카를 찍다가 발각되는 사건이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교사의 저장 하드에 무려 400개의 영상이 있었다. 


지난 3월에는 걸그룹 ‘여자친구’의 팬사인회서 이 그룹 멤버 예린이 자신을 ‘안경 캠코더’로 찍는 남성을 찾아내 논란이 됐다. 또 최근 SNS에서는 ‘안경 캠코더’를 이용한 한 음식점 고발 프로그램의 ‘몰래 촬영법’이 도마에 올랐다.

유명 핫도그 체인점의 아르바이트생이라고 밝힌 한 트위터 사용자가 “(음식점 고발 프로그램 관계자가) 우리 가게에 몰카 안경을 끼고 찾아온 듯하다”는 글을 썼고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씨는 본인의 페이스북서 “억지로 걸려고 하면 또 안 걸릴 게 없는 게 이놈의 음식업”이라며 요식업자들을 위해 ‘몰카 안경’의 특징을 자세히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 

온라인에선 온갖 종류의 초소형카메라를 손쉽게 살 수 있다. 옷걸이, 탁상시계, 액자, 화재경보기, 벽 스위치 등으로 위장해 실내에 부착하는 제품도 있고, 담배 케이스, 블루투스 이어폰 등 휴대용 제품도 꾸준히 새롭게 나온다.

가격은 기능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40만원을 넘지 않고, 구매에는 제약도 주의사항도 따라붙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서 초소형 몰래카메라 제품이 인기 생활용품 부문 1위 제품으로 올라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달 31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쿠팡 판매 1위 몰카 제품 올라옴’ 등의 제목으로 쿠팡 생활용품 부문 인기 제품에 몰카가 올라왔다는 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은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졌고 이를 접한 네티즌들의 항의글이 쿠팡 고객센터에 넘쳐났다. 

 

2015년 발생한 워터파크 몰카 사건으로 초소형 몰래카메라 범죄의 심각성이 대두되자 그해 11월에는 조정식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초소형 카메라 판매를 허가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단속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19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지되면서 사실상 초소형 몰래 카메라의 판매를 규제할 방법이 없어 시중서도 버젓이 초소형 몰래카메라가 판매되고 있는 것. 


몰카 논란이 일었던 2015년 당시에도 인터넷 쇼핑몰 여러 곳이 초소형 몰래카메라를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여론의 거센 질타가 쏟아졌다. 

몰카 범죄 10년새 12배 이상 증가
갈수록 교묘하고 지능적으로 진화 

당시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켓몬스터(이하 티몬)는 초소형 몰래카메라 판매로 비난 여론이 들끓자 공식 SNS를 통해 초소형 몰래카메라를 판매한 것에 대해 사과한 뒤 더 이상 초소형 몰래카메라 제품류는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년이 지난 지금 티몬서 ‘히든캠’ ‘몰래카메라’ ‘몰카’ 등의 제품을 검색해도 초소형 몰래카메라 제품 판매는 검색되지 않는다. 티몬 외에도 위메프, 11번가, 지마켓 등에서 ‘몰래카메라’를 검색하면 ‘초소형 몰래카메라’ 대신 ‘몰래카메라 검사기’가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쿠팡을 포함해 일부 대형 온라인 쇼핑몰에선 여전히 안경, 라이터, 보조 배터리, 볼펜, 손목시계 등으로 위장된 초소형 몰래카메라가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초소형 카메라 등 디지털기기를 사용한 몰래카메라 범죄가 계속 늘어나면서 사내 화장실, 탈의실, 공중화장실, 대중교통 등 일상생활 곳곳서 누구든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여성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한 처벌 강화와 피해자 보호를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온라인을 통해 순식간에 퍼지고 당사자에게 큰 피해를 주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이 필수”라며 “신고가 들어오면 심의에만 한 달이 걸린다고 하니 이래선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몰카 영상물을 유통하는 사이트에 대해서는 규제를 강화하고, 영상물 유포자에게 기록물 삭제 비용을 부과하는 등 전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며 “피해자들의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치유하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마련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내 포털사이트서 음란물을 실시간으로 감지해서 자동으로 차단해주는 AI(인공지능) 기술이 개발됐다는 기사를 본 적 있다”며 “98%의 적중률을 보였다는데 이런 신기술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도 언급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초소형 몰래카메라를 이용한 범죄는 2006년 523건이 발생한 것과 비교해 2015년 7623건이 발생해 10년 새 1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통계적으로 파악이 안 되는 부분이 있어 실제로는 더 많을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제도의 변화보다도 마음가짐의 변화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을 동등한 인격으로 보는 것이 아닌 관음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현실이 바뀌지 않는 한 몰카의 위협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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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를 내면서 지급보증 섰던 롯데건설에 보유지분 25%를 넘겼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사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사는 롯데건설로부터 지분을 일부 양도받은 것으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롯데건설인 셈이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49%)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