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이기는 여행 ①송도국제도시

해수 공원서 만끽하는 도심 바캉스

해질 무렵, 인천 송도국제도시 풍경은 운치 있다. 센트럴파크에 불이 하나둘 켜지면 도시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굳이 먼 곳까지 발품을 팔지 않아도 송도국제도시서 도심 바캉스를 즐길 수 있다. 해풍이 불고, 보트가 떠다니고, 물길과 어우러진 카페 거리는 여름 휴식을 돕는다. 
 

‘송도국제도시’는 인천시 연수구 해안에 모래를 쌓고 다져서 만들었다. 여의도 넓이의 17배쯤 되는 간척지에 빌딩 숲이 들어서 이국적인 분위기가 난다. 지하철로 빠르게 연결되는 것도 반갑다. 도시의 허파이자 여행의 랜드마크는 ‘센트럴파크’다. 수년 전만 해도 황량하던 간척지는 센트럴파크가 활기를 띠며 분주해졌다. 

이국적인 분위기

공원 산책이나 수상 레포츠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아이들이 뛰노는 예능 프로그램도 한몫했다. 센트럴파크를 가르는 수로는 길이 1.8km, 최대 폭 110m에 이른다. 공원 주변으로 빌딩 숲이 에워싸고, 한쪽에는 현대 조형물과 한옥 호텔 등 단아한 건축물이 채워졌다. 
 

센트럴파크에는 국내 최초로 바닷물을 활용해 수로를 만든 해수 공원이 있다. 주말이면 수로를 빼곡하게 메운 아마추어 뱃사공을 만날 수 있다. 빌딩 숲을 병풍 삼아 보트를 타고 노를 저으며 더위를 피하는 도시인의 이채로운 풍경이 펼쳐진다. 
 

센트럴파크를 찾은 가족과 연인에게 수상 레포츠는 단골 코스다. 이스트보트하우스(동쪽 선착장)에서는 미니 보트와 카약이 뜨고, 웨스트보트하우스(서쪽 선착장)에선 유람선과 수상 택시가 출발한다. 

미니 보트와 카약을 타면 토끼를 키우는 토끼섬에 들를 수 있고, 연인의 약속을 기리는 연인섬도 볼 수 있다. 수로 주변으로 조깅하는 사람들, 자전거 타는 아이들이 카약만큼 느리게 흘러간다. 카약과 보트는 30~40분 빌리는 데 2만5000~3만5000원 선. 이스트보트하우스 앞에는 무료 해수 족욕탕이 있다. 
 

센트럴파크 주변에는 잔디밭과 숲 사이로 산책로가 이어진다. 수상 레포츠를 즐기지 않아도 산책 코스를 한 바퀴 도는 길이 탐스럽다. 사슴농장 같은 소소한 볼거리도 있다. 인적이 뜸한 웨스트보트하우스 방향이 한결 오붓한 산책이 가능하다. 곳곳에 들어선 조각상은 공원 산책의 품격을 높인다. 산책로를 걷다 보면 지구촌의 얼굴, 관악기, 오줌싸개, 고래 등을 테마로 한 공공 미술 작품과 마주친다. 

트라이볼은 송도국제도시서 가장 특색 있는 현대건축물이다. 사발 세 개 모양 복합 전시관 건물이 연못 위에 위치해, 커다란 그릇이 물 위에 떠 있는 듯하다. 트라이볼 인근의 아치형 다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송도국제도시의 야경은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연수구 해안에 모래 쌓아 만든 도시
수상 레포츠 즐길 수 있는 센트럴파크

곡선미가 도드라진 건물과 다리가 어느 때보다 아름답게 투영된다. 트라이볼 옆 컴팩스마트시티는 인천의 역사와 미래상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전시 공간이다.
 

현대건축물과 어우러진 한옥은 송도국제도시의 면모를 풍성하게 만드는 오브제다. 한옥 호텔 경원재는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된 고풍스러운 숙소다. 장인의 손길이 서린 담장과 대문, 마당을 구경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넉넉해진다. 경원재 옆으로 각종 음식점이 들어선 송도한옥마을이 조성됐다. 
 

센트럴파크 인근에 자리한 휴식 공간은 송도국제도시 여름 나들이를 부추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청사인 G타워 뒤쪽으로 연결되는 커낼워크는 중앙 수로와 카페, 쇼핑 공간이 어우러진 스트리트 몰이다. 

사계절을 테마로 조성된 유럽풍 거리에 분수가 솟고, 카페와 아기자기한 상점이 들어섰다. 본격적인 쇼핑은 테크노파크역과 연결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송도점에서 무르익는다. 인천 최초의 프리미엄 아웃렛으로 다양한 상점과 하늘공원 등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송도국제도시에선 바다 구경을 놓칠 수 없다. 인천대교전망대 오션스코프는 컨테이너 세 개로 제작된 건축물이다. 컨테이너는 각각 서해와 인천대교, 서쪽 하늘을 상징한다. 전망대 계단에 오르면 간척지 너머 멀리 인천 앞바다가 보인다. 

좀 더 호젓하고 완연한 바다 산책을 위해서는 솔찬공원으로 향한다. 인천대학교 뒤쪽에 있는 솔찬공원은 바닷가를 따라 늘어선 데크 길이 멋지다. 풍차 모양 건물과 바닷가 그네도 운치를 더한다. 인천대학교 캠퍼스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를 촬영한 뒤 중국 관광객에게 인기다. 솔찬공원은 캠퍼스와 바다를 사이에 두고 고즈넉하게 자리한다. 
 

도시의 미래 풍경서 벗어나 인천의 옛 모습을 만나는 것도 흥미롭다. 간척지 다리 건너 원조 송도 땅에 들어선 인천시립박물관은 1946년 국내서 처음 개관한 공립 박물관이다. 인천 일대에서 출토된 토기와 유적, 인천 개항기의 생활물품 등 근대사와 관련된 유물을 전시한다. 
 

송도국제도시서 인천의 근대사가 담긴 개항장거리까지 시티 투어 버스가 오간다. 개항장거리는 개항 당시 건물을 이용한 박물관과 오래된 일본식 가옥이 발길을 붙드는 곳이다. 1880년대 세워진 은행은 인천개항박물관이 됐다. 

운치 있는 바다 산책

예술 창작 공간이자 신개념 거리 미술관인 인천아트플랫폼은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건물과 창고를 전시 공간으로 사용한다. 아기자기한 카페가 들어선 일본풍 거리서 차이나타운까지 걷는 길은 시공을 뛰어넘는 여름 휴식을 선사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트라이볼→커낼워크→솔찬공원→인천시립박물관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송도국제도시 센트럴파크→트라이볼→웨스트보트하우스→커낼워크→솔찬공원→현대프리미엄아울렛 
[둘째 날] 인천시립박물관→개항장거리→월미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인천투어 http://itour.incheon.go.kr 
- 코마린(센트럴파크 수상 레저) 
http://www.코마린.com
- 인천시립박물관 http://museum.incheon.go.kr

문의 전화
- 인천종합관광안내소(센트럴파크) 032)832-3031
- 인천시청 관광과 032)440-4044
- 코마린 070-4189-4609
- 컴팩스마트시티 032)850-6000
- 인천시립박물관 032)440-6750<여행 정보>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인천지하철 1호선 센트럴파크역(05:30~12:00) 하차.
* 문의 : 센트럴파크역 032)451-3187 인천교통공사 http://www.ictr.or.kr 

자가운전
서해안고속도로 목감 IC→인천대교 방향 월곶 JC 경유→송도신도시 방향 좌회전→송도국제도시 

숙박 정보
- 호텔 뷰(굿스테이) : 연수구 대암로, 032)832-1500 
- 경원재앰배서더 인천 : 연수구 테크노파크로, 032)729-1101, http://www.gyeongwonjae.com
- 오크우드프리미어 인천 : 연수구 컨벤시아대로, 032)726-2000, http://www.oakwoodpremier.co.kr 

식당 정보
- 한양 송도한옥마을점(한우구이·한우불고기): 연수구 테크노파크로, 032)834-6543, http://www.entas.co.kr
- 중국성(중화요리): 중구 차이나타운로, 032)762-1677 
- 큰손집삼치(삼치구이): 중구 우현로67번길, 032)766-2994

주변 볼거리
배다리헌책방거리, 월미도, 인천상륙작전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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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