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하나회’ 독사파 실체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7.31 10:14:05
  • 호수 112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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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요직에 앉아 안보 쥐락펴락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대한민국 국방·안보를 소위 ‘독사파’(獨士派)가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드 배치 보고누락 사태에 독사파가 관여됐다는 의혹에 이어, 최근 방산비리 관련 조사를 받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독사파가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과연 독사파는 무엇이기에 국방·안보 분야 곳곳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일까.
 

‘문민정부’를 내건 김영삼정부는 지난 1992년, 출범과 함께 지난 군부독재정권 때 쌓인 적폐를 걷어내겠다고 선언했다. 그 일성이 바로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 해체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호를 받던 하나회는 군 인사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군부독재의 심장부 역할을 해왔다. 

사드에도?

하나회는 12·12 쿠데타와 5·18 광주민주화항쟁을 무력으로 진압하는 데 앞장선 사조직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하나회를 숙청함으로써 문민정부의 시작을 알린 셈이다.

23년이 지난 2016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청문회를 계기로 또 하나의 군 사조직이 알려졌다. ‘이름은 서로 알고 지내자’라는 뜻의 알자회는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청문회 때 언급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당시 우 전 수석에게 “알자회가 살아나고 있는데 우병우와 안봉근이 다 봐주고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알자회의 배후로 우 전 수석을 지목한 것이다. 당시 우 전 수석은 해당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하나회는 주로 고위 장성급 내지 정치인 출신이었던데 반해 알자회는 초급 위관장교 내지 영관급 장교로 구성됐다. 이 때문에 진급에 다소 불이익을 받아 인사를 좌우할 고위급에 미치지 못했거나 일부 예편해 조직이 해체됐다는 주장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2016년 알자회가 살아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사람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알자회의 이름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이하 사드) 발사대 추가반입 보고누락 파문 때 다시 한번 수면 위로 올랐다.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지난달 1일 국회 정책조정회의서 “육사 34기부터 43기에 달하는 100여명의 사람들로 이뤄진 군 사조직 알자회가 일부 특정 직위나 자리를 독점했다”고 밝혔다.

이어 홍 의원은 또 하나의 군 사조직의 이름을 거론했다. 바로 ‘독사파’였다. 독사파는 육군사관학교 생도 중 독일 유학파 출신들이 모여 만든 조직이다. 이는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이 주도한 조직으로 알려졌다.
 

독사파는 육사 24기 생도를 포함해 총 55명으로 구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 인물로는 김 전 실장을 비롯,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 유보선 차관, 하정열 전 3군 부사령관, 류제승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등이 꼽힌다.

홍 의원은 지난달 2일 CBS와 인터뷰서 ‘사드 보고라인에 배치된 김 전 실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독사파인가’라는 질문에 “지금 일부 몇몇 확인된 분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 전 실장이 실제 보고누락을 지시했는지는 모르지만, 이를 주도했던 사람들은 대개 김 전 실장과 다 연관이 있는 분들”이라며 “김 전 실장이 지난달(5월)21일 그만뒀고 사드 보고가 (5월)26일에 이뤄졌는데 당시 국방부가 김 전 실장의 영향력 아래에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알자회에 대해서도 그는 “김 전 실장 인맥과 알자회를 중심으로 육사 내의 특정인이 중심이 된 몇몇 사조직이 결탁돼 군내 여러 사안이 좌지우지된 것이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군내서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나회→알자회→독사파 이어온 적폐
군도 모자라 KAI까지…수사 결과는?

독사파가 군 보고라인뿐 아니라 방위산업을 담당하는 기업에까지 뻗어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외이사에 독사파인 김태영 전 국방부장관이 선임돼 활동해왔다는 것이다.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김 전 장관은 지난 3월24일 취임해 지금까지 KAI 사외이사로 등록돼있다.

육사 29기인 김 전 장관은 김 전 실장의 육사 1년 후배로 독사파 중에서도 핵심 인물로 꼽힌다. 육사 2년 차였던 지난 1970년 독일로 유학을 떠난 김 전 장관은 그곳서 3년간 수학했다.

두 사람 간에는 상당 부분 접점이 존재한다. 김 전 실장은 김 전 장관보다 1년 앞서 1969년 독일로 건너가 둘의 유학 시점이 겹친다. 2010년 발생한 연평도 포격 사건으로 김 전 장관이 국방부장관서 물러난 후 그 자리를 이어받은 사람이 김 전 실장이다. 실제 두 사람은 군에서 ‘막역지우’로 알려져 있다.

김 전 장관을 KAI에 들어갈 수 있게 한 것도 김 전 실장의 힘이라는 얘기가 있다. 2011년 국방부장관으로 있을 때 김 전 실장은 물러난 김 전 장관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서 열린 국제국방대화에 특사로 파견했다. 당시 김 전 장관은 KAI가 개발한 T-50의 첫 해외 수출을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하성용 전 사장 등 KAI 경영진은 방산비리 문제로 수사 대상에 올라있는 상태다. 검찰은 KAI 경영진이 용역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항공기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업체들에 일감을 몰아주고 리베이트를 받는 등의 방식으로 뒷돈을 수수한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 사건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지난 14일 KAI 본사와 서울사무소를 한 차례 압수수색한 데 이어 지난 18일 KAI의 협력업체 5곳을 압수수색했다. 또 지난 26일에는 KAI 본사 개발본부 등 5∼6곳에 대해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장관 책임론

이에 김 전 장관에 대한 책임론이 대두되고 있다. 사외이사로서 KAI 경영진을 견제해야 함에도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추가로 지난 2015년 KAI가 대한항공을 누르고 수주한 KF-X 사업에도 김 전 실장을 주축으로 한 독사파가 연관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파장을 낳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성용 연임의 비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하성용 전 KAI 사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오래전부터 친분을 과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하 전 사장은 박 전 대통령과 첫 식사자리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하 전 사장은 자신의 어머니가 박 전 대통령의 먼 친척뻘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후에도 하 전 사장은 주변에 박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하고 KAI 사장으로 취임한 하 전 사장은 지난해 5월 연임에 성공해 이전 정권의 비호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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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