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면 더 볼만한 풍경·소리 ⑤창덕궁 후원서 수성동계곡

도심 우중 산책의 완벽한 코스

차분하게 깊어진 궁궐의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비가 오면 줄어드는 발길 덕분에 궁궐의 고즈넉함이 더해지기도 한다. 도심에 자리한 궁궐을 홀로 거니는 것, 상상 이상의 즐거움이다.
 

비는 산수풍경을 그리는 붓이다. 장대비로 계곡물을 그리고, 궁궐 낙숫물은 단단한 돌에 홈을 파낸다. 빗물은 초목의 갈증을 해소하고, 차갑게 열린 하늘 아래 포근한 흙냄새를 풍긴다. 

도심에 내리는 비는 빼곡한 공간에 여백을 만들어 청량한 빗소리로 그 풍경을 채운다. 34만490㎡(10만3000여평)에 달하는 창덕궁 후원의 자연은 그렇게 깨어난다. 비 오는 날 창덕궁을 걷고 싶은 것도 그 때문이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은 주변 지형과 어우러진 가장 한국적인 궁궐이다. 정문인 돈화문을 지나 오른쪽으로 꺾으면 이내 금천교와 만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금천교는 1411년(태종 11) 박자청이 축조했는데 궁궐에 남은 돌다리 중 가장 오래됐다. 궁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을 흐르는 물에 씻어 바르게 하길 바라는 뜻으로 세웠다. 요즘 금천교 아래 물길에는 초여름이 흐른다.
 


창덕궁서 정치의 중심이 된 곳이 인정전과 선정전, 희정당이다. 인정문을 통과하면 ‘어진 정치를 펼치다’라는 뜻의 인정전(仁政殿)이 모습을 드러낸다. 중앙에 우뚝 솟은 중층 건물이다. 비 오는 날 인정전 앞 넓은 마당에 깔린 박석은 물을 머금어 세월의 흔적을 드러낸다. 인정전을 향해 일렬로 세운 품계석에 서면 조선 시대 양반이 된 기분이다.
 

헌종의 사랑 이야기가 스며들었고, 마지막 황실 가족의 생활공간으로 쓰인 낙선재 일원의 아름다움을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단청하지 않은 소박한 모습, 경사진 터와 계단에 심은 꽃나무, 돌로 쌓은 단아한 굴뚝이 눈길을 끈다. 

‘창덕궁 달빛기행’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낮에 공개되지 않은 낙선재 후원에도 가볼 수 있다. 상량정의 대금 연주가 빗소리와 함께 궁궐에 울려 퍼진다.

비 오는 날 창덕궁의 매력은 후원을 거닐며 배가된다. 조선 왕실의 정원인 창덕궁 후원은 중국의 이허위안(頤和園), 일본의 가쓰라리큐(桂離宮)와 함께 아시아 3대 정원으로 꼽힌다. 후원이 조성되기 시작한 1406년부터 600년 이상 나무에 전지가위 한 번 대지 않고, 제 속성대로 자라게 두었다.
 

도심서 300년 넘은 고목이 70그루 이상 숨 쉴 수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단비가 내리는 날, 후원으로 걸어갔다. 갈참나무와 때죽나무, 단풍나무, 팥배나무, 소나무, 산벚나무가 일제히 비를 반긴다. 톡톡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좋다. 도심 온도와 평균 7℃ 차이가 난다니 원시림에 들어선 것 같다.
 

제일 먼저 닿는 곳이 부용지다. 부용정이 물 위에 반쯤 뜬 채로 있고, 맞은편에 주합루가 연못을 지키 듯 섰다. 동쪽의 영화당에 앉아서 부용지를 바라본다. 왕의 휴식처이자 과거를 치른 이곳은 이제 누구나 쉴 수 있는 공간이 됐다. 

비가 내리면 흙내가 코끝을 자극한다. 존덕정 일원도 감탄을 자아낸다. 존덕정에서 옥류천으로 가는 산마루턱을 열심히 걸으면 소요암을 만난다. 후원의 마지막 영역이자 가장 깊숙한 곳이다. 소요암 아래 너럭바위에 홈을 파서 물길을 돌려 작은 폭포를 만들었는데 비가 오면 더 운치 있다.
 


조선시대에 왕이 농업을 장려하기 위해 농사짓는 것을 ‘친경’이라 하는데 창덕궁서 해마다 이를 재현한다. 옥류천 일원의 청의정 주변에 작은 논을 만들어 모내기하고, 가을에 수확한 곡식을 나눠준다.

주변과 어우러진 가장 한국적인 궁궐
조선 선비들이 시를 읊조리던 계곡

비가 많이 온 다음 날이면 인왕산 수성동 계곡으로 발길을 옮기자. 수성동 계곡은 흐르는 물소리가 경복궁까지 들릴 정도로 크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도심 우중 산책의 완벽한 코스다. 

안평대군과 조선 시대 선비들은 계곡의 우렁찬 물소리를 장단 삼아 시를 읊조렸다. 추사 김정희는 ‘수성동 우중에 폭포를 구경하다(水聲洞雨中觀瀑)’라는 시를 남겼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요즘, 계곡은 물이 말라 텅 비었다. 한여름 장맛비가 내리면 인왕산 자락 수성동 계곡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바위 틈을 비집고 콸콸 흘러내리는 풍광이 오래도록 기억된다. 겸재 정선은 이곳 장동(壯洞) 일대를 여덟 폭 진경산수로 담아 ‘장동팔경첩’을 그렸는데 수성동 풍경이 그중 한 폭이다.

이 아름다운 풍경은 한때 아파트 콘크리트 아래 있었다. 1971년 옥인시범아파트를 지었기 때문. 2008년 아파트 철거가 시작되고 2012년 지금의 모습을 되찾았다. 

냇가에 돌덩이를 들추고 숨은 생명을 찾아내듯이 비는 멈춘 듯한 풍경을 움직인다. 가랑비에도 수성동 계곡과 기린교 아래에서 버들치가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계곡에 오르는 길은 볼거리가 있어 힘들지 않다. 걷다 보면 파스텔톤 우산에 쓴 시가 눈에 들어온다. 종로구 누상동 9번지, ‘윤동주 하숙집 터’다. 1941년 연희전문학교(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윤동주 시인은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하숙했는데, 이곳 수성동 계곡 바로 아래다. 

‘별 헤는 밤’ ‘자화상’ ‘또 다른 고향’ 등을 이 시기에 썼다. 집 담벼락엔 1970년대 누상동 풍경을 담은 그림이 걸렸다. 현재 하숙집의 원형은 없지만, 계곡을 따라 인왕산에 오르면 윤동주문학관에서 시인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1938년 조선 후기 문신 윤덕영이 딸을 위해 지은 2층 벽돌집도 눈에 띈다. 화가 박노수가 1973년 이 집을 인수해 살다가 2011년 종로구에 자신의 작품과 함께 기증해 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이 됐다.
 

수성동 계곡이 있는 서촌은 골목마다 남은 옛 정취와 감각이 돋보이는 갤러리와 카페가 공존한다. 그래서인지 서촌은 단골 데이트 코스이자 주말 나들이 장소가 됐다. 통의동 골목에 위치한 대림미술관은 서촌의 대표 미술관이다. 

1997년 대전서 한국 최초 사진 전문 미술관으로 출발해 지금은 현대미술 전반으로 전시 영역을 확대했다. 미술관의 공간도 전시와 일맥상통한다. 1967년에 지은 주택을 건축가 뱅상 코르뉴가 리모델링, 대림미술관 간판을 달았다. 


코르뉴의 이력을 살피지 않아도 대림미술관이 바로미터다. 특히 비 오는 날 미술관 산책과 카페 ‘미술관옆집’서 마시는 커피 한잔은 더할 나위 없는 낭만이다.
 

경복궁 서문 영추문을 지나 건너편으로 여관 하나가 있다. 1930년대에 문 열어 80여 년간 수많은 사람이 밤을 보낸 통의동 보안여관이다. 이곳은 무작정 상경해 장기 투숙하던 예술가들의 보금자리였다. 지금은 전시를 겸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운영된다. 

다양한 볼거리

이밖에도 서울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으로 알려진 대오서점은 60여년 세월을 털고 카페로 변모했다. 근처에 엽전 도시락으로 유명한 통인시장은 저렴한 값으로 한 끼를 책임진다. 우산을 쓰고 숨바꼭질하듯 서촌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창덕궁→창덕궁 후원→대림미술관과 인근 갤러리→통의동 보안여관→통인시장→대오서점→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수성동 계곡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인사동→종묘→창덕궁→창덕궁 후원→창경궁 
[둘째 날] 경복궁역→경복궁→대림미술관과 인근 갤러리→통의동 보안여관→통인시장→대오서점→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수성동 계곡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종로엔 다 있다(종로구청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tour.jongno.go.kr
- 창덕궁 http://www.cdg.go.kr
- 통의동 보안여관 http://www.boan1942.com
- 통인시장 http://tonginmarket.modoo.at
- 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종로문화재단) http://www.jfac.or.kr

문의 전화
- 종로구청 관광체육과 02)2148-1852
- 통인시장 02)722-0911
- 창덕궁 02)3668-2300
- 창덕궁 달빛기행(한국문화재재단) 02)2270-1233
- 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 02)2148-4171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서 도보 5분. 1·3·5호선 종로3가역 6번 출구서 도보 10분. 
* 문의: 서울메트로 1577-1234, 
http://www. seoulmetro.co.kr 
[버스] 109·151·162·171번 간선버스나 702번 지선버스, 창덕궁·서울돈화문국악당 정류장 하차. 
* 문의: 서울시교통정보센터 
http://topis. seoul.go.kr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한남 IC→한남대교→남산1호터널→삼일대로→안국역서 창덕궁 방면 우회전→율곡로→창덕궁삼거리

숙박 정보
- 노블호텔: 종로구 율곡로6길, 02)742-4025
- 호텔더디자이너스 종로: 종로구 수표로, 02)2267-7474
- 센터마크호텔: 종로구 인사동5길, 02)731-1000
- 이비스앰배서더 인사동: 종로구 삼일대로30길, 02)6730-1101 

식당 정보
- 밥+(곤드레밥·소고기부추덮밥): 종로구 옥인길, 02)725-1253
- 메밀꽃필무렵(메밀칼국수·메밀부침): 종로구 효자로, 02)734-0367
- 엘라디(프랑스 가정식): 종로구 필운대로, 02)6677-0434 

주변 볼거리
경복궁, 종묘, 대림미술관, 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 통인시장, 보안여관, 대오서점, 통의동 백송터 등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