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면 더 볼만한 풍경·소리 ⑤창덕궁 후원서 수성동계곡

도심 우중 산책의 완벽한 코스

차분하게 깊어진 궁궐의 색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비가 오면 줄어드는 발길 덕분에 궁궐의 고즈넉함이 더해지기도 한다. 도심에 자리한 궁궐을 홀로 거니는 것, 상상 이상의 즐거움이다.
 

비는 산수풍경을 그리는 붓이다. 장대비로 계곡물을 그리고, 궁궐 낙숫물은 단단한 돌에 홈을 파낸다. 빗물은 초목의 갈증을 해소하고, 차갑게 열린 하늘 아래 포근한 흙냄새를 풍긴다. 

도심에 내리는 비는 빼곡한 공간에 여백을 만들어 청량한 빗소리로 그 풍경을 채운다. 34만490㎡(10만3000여평)에 달하는 창덕궁 후원의 자연은 그렇게 깨어난다. 비 오는 날 창덕궁을 걷고 싶은 것도 그 때문이다.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은 주변 지형과 어우러진 가장 한국적인 궁궐이다. 정문인 돈화문을 지나 오른쪽으로 꺾으면 이내 금천교와 만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금천교는 1411년(태종 11) 박자청이 축조했는데 궁궐에 남은 돌다리 중 가장 오래됐다. 궁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을 흐르는 물에 씻어 바르게 하길 바라는 뜻으로 세웠다. 요즘 금천교 아래 물길에는 초여름이 흐른다.
 


창덕궁서 정치의 중심이 된 곳이 인정전과 선정전, 희정당이다. 인정문을 통과하면 ‘어진 정치를 펼치다’라는 뜻의 인정전(仁政殿)이 모습을 드러낸다. 중앙에 우뚝 솟은 중층 건물이다. 비 오는 날 인정전 앞 넓은 마당에 깔린 박석은 물을 머금어 세월의 흔적을 드러낸다. 인정전을 향해 일렬로 세운 품계석에 서면 조선 시대 양반이 된 기분이다.
 

헌종의 사랑 이야기가 스며들었고, 마지막 황실 가족의 생활공간으로 쓰인 낙선재 일원의 아름다움을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단청하지 않은 소박한 모습, 경사진 터와 계단에 심은 꽃나무, 돌로 쌓은 단아한 굴뚝이 눈길을 끈다. 

‘창덕궁 달빛기행’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낮에 공개되지 않은 낙선재 후원에도 가볼 수 있다. 상량정의 대금 연주가 빗소리와 함께 궁궐에 울려 퍼진다.

비 오는 날 창덕궁의 매력은 후원을 거닐며 배가된다. 조선 왕실의 정원인 창덕궁 후원은 중국의 이허위안(頤和園), 일본의 가쓰라리큐(桂離宮)와 함께 아시아 3대 정원으로 꼽힌다. 후원이 조성되기 시작한 1406년부터 600년 이상 나무에 전지가위 한 번 대지 않고, 제 속성대로 자라게 두었다.
 

도심서 300년 넘은 고목이 70그루 이상 숨 쉴 수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단비가 내리는 날, 후원으로 걸어갔다. 갈참나무와 때죽나무, 단풍나무, 팥배나무, 소나무, 산벚나무가 일제히 비를 반긴다. 톡톡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소리가 좋다. 도심 온도와 평균 7℃ 차이가 난다니 원시림에 들어선 것 같다.
 

제일 먼저 닿는 곳이 부용지다. 부용정이 물 위에 반쯤 뜬 채로 있고, 맞은편에 주합루가 연못을 지키 듯 섰다. 동쪽의 영화당에 앉아서 부용지를 바라본다. 왕의 휴식처이자 과거를 치른 이곳은 이제 누구나 쉴 수 있는 공간이 됐다. 

비가 내리면 흙내가 코끝을 자극한다. 존덕정 일원도 감탄을 자아낸다. 존덕정에서 옥류천으로 가는 산마루턱을 열심히 걸으면 소요암을 만난다. 후원의 마지막 영역이자 가장 깊숙한 곳이다. 소요암 아래 너럭바위에 홈을 파서 물길을 돌려 작은 폭포를 만들었는데 비가 오면 더 운치 있다.
 


조선시대에 왕이 농업을 장려하기 위해 농사짓는 것을 ‘친경’이라 하는데 창덕궁서 해마다 이를 재현한다. 옥류천 일원의 청의정 주변에 작은 논을 만들어 모내기하고, 가을에 수확한 곡식을 나눠준다.

주변과 어우러진 가장 한국적인 궁궐
조선 선비들이 시를 읊조리던 계곡

비가 많이 온 다음 날이면 인왕산 수성동 계곡으로 발길을 옮기자. 수성동 계곡은 흐르는 물소리가 경복궁까지 들릴 정도로 크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도심 우중 산책의 완벽한 코스다. 

안평대군과 조선 시대 선비들은 계곡의 우렁찬 물소리를 장단 삼아 시를 읊조렸다. 추사 김정희는 ‘수성동 우중에 폭포를 구경하다(水聲洞雨中觀瀑)’라는 시를 남겼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요즘, 계곡은 물이 말라 텅 비었다. 한여름 장맛비가 내리면 인왕산 자락 수성동 계곡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바위 틈을 비집고 콸콸 흘러내리는 풍광이 오래도록 기억된다. 겸재 정선은 이곳 장동(壯洞) 일대를 여덟 폭 진경산수로 담아 ‘장동팔경첩’을 그렸는데 수성동 풍경이 그중 한 폭이다.

이 아름다운 풍경은 한때 아파트 콘크리트 아래 있었다. 1971년 옥인시범아파트를 지었기 때문. 2008년 아파트 철거가 시작되고 2012년 지금의 모습을 되찾았다. 

냇가에 돌덩이를 들추고 숨은 생명을 찾아내듯이 비는 멈춘 듯한 풍경을 움직인다. 가랑비에도 수성동 계곡과 기린교 아래에서 버들치가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계곡에 오르는 길은 볼거리가 있어 힘들지 않다. 걷다 보면 파스텔톤 우산에 쓴 시가 눈에 들어온다. 종로구 누상동 9번지, ‘윤동주 하숙집 터’다. 1941년 연희전문학교(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윤동주 시인은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하숙했는데, 이곳 수성동 계곡 바로 아래다. 

‘별 헤는 밤’ ‘자화상’ ‘또 다른 고향’ 등을 이 시기에 썼다. 집 담벼락엔 1970년대 누상동 풍경을 담은 그림이 걸렸다. 현재 하숙집의 원형은 없지만, 계곡을 따라 인왕산에 오르면 윤동주문학관에서 시인의 흔적을 만날 수 있다.

1938년 조선 후기 문신 윤덕영이 딸을 위해 지은 2층 벽돌집도 눈에 띈다. 화가 박노수가 1973년 이 집을 인수해 살다가 2011년 종로구에 자신의 작품과 함께 기증해 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이 됐다.
 

수성동 계곡이 있는 서촌은 골목마다 남은 옛 정취와 감각이 돋보이는 갤러리와 카페가 공존한다. 그래서인지 서촌은 단골 데이트 코스이자 주말 나들이 장소가 됐다. 통의동 골목에 위치한 대림미술관은 서촌의 대표 미술관이다. 

1997년 대전서 한국 최초 사진 전문 미술관으로 출발해 지금은 현대미술 전반으로 전시 영역을 확대했다. 미술관의 공간도 전시와 일맥상통한다. 1967년에 지은 주택을 건축가 뱅상 코르뉴가 리모델링, 대림미술관 간판을 달았다. 


코르뉴의 이력을 살피지 않아도 대림미술관이 바로미터다. 특히 비 오는 날 미술관 산책과 카페 ‘미술관옆집’서 마시는 커피 한잔은 더할 나위 없는 낭만이다.
 

경복궁 서문 영추문을 지나 건너편으로 여관 하나가 있다. 1930년대에 문 열어 80여 년간 수많은 사람이 밤을 보낸 통의동 보안여관이다. 이곳은 무작정 상경해 장기 투숙하던 예술가들의 보금자리였다. 지금은 전시를 겸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운영된다. 

다양한 볼거리

이밖에도 서울서 가장 오래된 헌책방으로 알려진 대오서점은 60여년 세월을 털고 카페로 변모했다. 근처에 엽전 도시락으로 유명한 통인시장은 저렴한 값으로 한 끼를 책임진다. 우산을 쓰고 숨바꼭질하듯 서촌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창덕궁→창덕궁 후원→대림미술관과 인근 갤러리→통의동 보안여관→통인시장→대오서점→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수성동 계곡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인사동→종묘→창덕궁→창덕궁 후원→창경궁 
[둘째 날] 경복궁역→경복궁→대림미술관과 인근 갤러리→통의동 보안여관→통인시장→대오서점→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수성동 계곡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종로엔 다 있다(종로구청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tour.jongno.go.kr
- 창덕궁 http://www.cdg.go.kr
- 통의동 보안여관 http://www.boan1942.com
- 통인시장 http://tonginmarket.modoo.at
- 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종로문화재단) http://www.jfac.or.kr

문의 전화
- 종로구청 관광체육과 02)2148-1852
- 통인시장 02)722-0911
- 창덕궁 02)3668-2300
- 창덕궁 달빛기행(한국문화재재단) 02)2270-1233
- 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 02)2148-4171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3호선 안국역 3번 출구서 도보 5분. 1·3·5호선 종로3가역 6번 출구서 도보 10분. 
* 문의: 서울메트로 1577-1234, 
http://www. seoulmetro.co.kr 
[버스] 109·151·162·171번 간선버스나 702번 지선버스, 창덕궁·서울돈화문국악당 정류장 하차. 
* 문의: 서울시교통정보센터 
http://topis. seoul.go.kr

자가운전
경부고속도로 한남 IC→한남대교→남산1호터널→삼일대로→안국역서 창덕궁 방면 우회전→율곡로→창덕궁삼거리

숙박 정보
- 노블호텔: 종로구 율곡로6길, 02)742-4025
- 호텔더디자이너스 종로: 종로구 수표로, 02)2267-7474
- 센터마크호텔: 종로구 인사동5길, 02)731-1000
- 이비스앰배서더 인사동: 종로구 삼일대로30길, 02)6730-1101 

식당 정보
- 밥+(곤드레밥·소고기부추덮밥): 종로구 옥인길, 02)725-1253
- 메밀꽃필무렵(메밀칼국수·메밀부침): 종로구 효자로, 02)734-0367
- 엘라디(프랑스 가정식): 종로구 필운대로, 02)6677-0434 

주변 볼거리
경복궁, 종묘, 대림미술관, 종로구립박노수미술관, 통인시장, 보안여관, 대오서점, 통의동 백송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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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