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삼국비사 (42)엄포

도덕경을 보낸 까닭은?

소설가 황천우는 우리의 현실이 삼국시대 당시와 조금도 다르지 않음을 간파하고 북한과 중국에 의해 우리 영토가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런 차원에서 역사소설 <삼국비사>를 집필했다. <삼국비사>를 통해 고구려의 기개, 백제의 흥기와 타락, 신라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파헤치며 진정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바, 즉 통합의 본질을 찾고자 시도했다. <삼국비사> 속 인물의 담대함과 잔임함, 기교는 중국의 <삼국지>를 능가할 정도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우리 뿌리에 대해 심도 있는 성찰과 아울러 진실을 추구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잔을 든 연개소문이 우렁찬 소리로 외치자 일제히 잔을 들었다.

“불행하게도 일부 버러지만도 못한 놈들이 고구려 혼을 좀 먹어 부득불 일을 도모했었다. 나 연개소문은 고구려 사람이다. 이제 나 연개소문은 오직 우리 고구려의 혼을 지키는 일에만 신명을 바칠 것이다. 또한 여기 있는 여러분 모두도 고구려 사람들이다. 우리 모두는 별개가 아닌 한 몸으로 떼어놓을 수 없는 팔과 다리나 마찬가지다. 어떤 상황에서든 우리는 한 몸이라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자, 이 술을 당나라 놈들의 피로 생각하고 모두 한 번에 비워내자!”

돌아온 사신

모두가 함성을 내지르고 잔을 비워냈다.

잔을 비운 연개소문이 병사들 사이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대감, 왜 장수들은 따로 자리를 마련하셨는지요?”

말단 병사들과 부자지간처럼 혹은 형제처럼 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다 잠시 쉬는 사이 선도해가 다가섰다.

“병사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았소. 바로 직속상관들이 곁에 있으면 술 맛 나겠소?”

선도해가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연개소문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또한 막리지께 직접 충성심을 유도하고요?”

“책사가 누누이 이야기하는 일석이조 아니오.”

연개소문의 청에 따라 보장왕이 당나라에 보낸 사신 일행이 돌아왔다는 전갈을 받고 궁궐에 들어갔다.


궁에 들자 이미 도착한 선도해와 함께 보장왕이 사절 일행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갔었던 일은 잘되었는가?”

보장왕에게 가볍게 고개 숙이고 사절 단장인 주탁에게 말을 건넸다.

“대체로 대감의 전략이 성공했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대체로라니?”

“당 태종이 대감에 대해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뭐라, 미친놈일세.”

“대감께서 영류왕을 죽이고 새로운 권력을 중심으로 당나라와 적대관계를 형성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그 요체였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강경했습니다. 그런 연유로 직접 군사를 이끌고 고구려를 정벌하겠다는 엄포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이라니!”

“그런데 잠시 후 당나라가 아니라 거란족과 말갈족으로 하여금 고구려를 치게 하겠다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거란과 말갈. 그래서 쳐들어오겠다는 말인가 뭔가?”

연개소문이 보장왕과 선도해를 번갈아 바라보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장손무기라는 신하가 만류하고 나섰고 결국 없던 이야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장손무기, 그놈 이름 값하네.”

말을 마친 연개소문이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장손무기의 말을 경청하고는 ‘먼 나라를 위로하는 일은 전대 제왕의 아름다운 법이요, 대를 잇는 의리는 여러 왕대의 옛 규례이다. 고구려 국왕 장(臧)은 재능과 생각이 아름답고 민첩하고, 식견과 도량이 치밀하고 바르며, 일찍이 예절과 교육을 익혀 덕망과 의로움이 알려졌다. 처음 번방(藩邦, 오랑캐 나라 또는 제후국)의 왕업을 계승하여 정성을 먼저 드러냈으므로, 마땅히 작위를 더하여 예전의 사실을 인정하여 상주국 요동군왕 고구려왕을 준다’ 하였습니다.” 

“허허, 방자하기 짝이 없는 놈일세.”

“여하튼 저희 전략은 성공한 셈입니다.”

“그러면 되었군. 그래, 도교 문제는?”

“당태종이 그와 관련해서 상당히 흡족해 했습니다. 게다가 도사 여덟 명과 노자의 도덕경을 보내주었습니다.”

“도덕경이라면 도가의 경전 아닌가?”

당나라 사절단 귀국…드러난 의도 
근심 커진 선덕여왕…신라 대책은?

“그렇습니다.”

“그런데 당태종이란 놈이 무슨 의도로 그리 친절하게 대했다는 말인가?”

“명분을 살리겠다는 의미 아닐까요?”

가만히 대화를 경청하던 선도해가 나섰다.

“오랑캐 놈들 주제에 명분이라니요?”

“그럴수록 명분에 치중해야지요.”

“하기야 근본이 그러니.”

연개소문이 고개를 끄덕이며 보장왕을 바라보았다.

“막리지 대감, 당에서 온 도사들을 어찌 했으면 좋겠소?”

“전하, 책사로 하여금 그들을 한 군데에 모아 놓고 감시 겸 함께 연구하도록 하심이 가한 줄로 아룁니다.”

“그러면 그리하도록 하시지요.”

연개소문이 미소 지으며 선도해에게 시선을 주었다.

“선 책사, 그 놈들이 행여나 그를 빙자해서 세작 노릇 할지 모르니 각별히 유념하시오.”

“물론입니다, 막리지 대감!”

염종이 당나라에 사절로 다녀온 다음날 조정회의가 열렸다.

물론 염종의 임무에 대한 결과를 보고 받고 그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기 위함이었다.

“염종 공은 경위를 설명해 보세요.”

좌석이 정리되자 선덕여왕이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염종이 편치 않은 표정으로 헛기침하고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당태종을 직접 알현하고 백제가 그간 대야성을 비롯하여 사십여 개의 성을 빼앗은 일을 말씀드렸습니다. 아울러 고구려와 연합하여 입조하는 길을 끊으려 한다는 부분도 말씀드리고 군사를 보내 구원해 주기를 청하였습니다.”

“그야 이미 모두 아는 일이고, 그 결과가 어찌 되었느냐는 말입니다.”

알천이 은근히 목소리를 높이자 춘추가 아무도 모르게 미소 지었다.

염종이 기세등등하게 신라를 떠나던 날 마치 춘추가 그랬던 것처럼 달랑 맨손으로 당나라로 향했다.

이미 당나라와는 순조로운 관계이니 만큼 반드시 일을 성공시키고 돌아오겠다며 호언장담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춘추가 자신의 경험을 예로 들어 충고를 곁들였었다.

비록 우호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국가 간의 관계 특히 병력을 움직여야 하는 일에는 반드시 그만한 대가를 지불하여야 하는 만큼 그에 대한 대비를 세우라는 충고였다.

그러나 이미 춘추에게 악감정을 가지고 있던 염종은 오기를 부리며 무시하고 당으로 들어갔었다.  

당나라의 우려

“당나라 황제가 먼저 우려를 표했습니다.”

“어떻게 말이오?”

“신라가 고구려와 백제 두 나라로부터 침략 받는 일을 매우 애처롭게 여겨 자주 사신을 보내 그를 지양하도록 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구려와 백제가 말을 듣지 않는다고 걱정했습니다.”

“그걸로 끝이었소?”

“아닙니다. 그리고는 신라의 대책을 물었습니다.”

“대책을 묻다니요. 어떻게?”

“구원을 요청하는데 오히려 대책을.”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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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