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 국회의원 52명 비상장주식 보유 현황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7.17 10:41:05
  • 호수 112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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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님들 왜 떵떵거리나 했더니…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몇몇 의원님들이 수 십억원을 호가 하는 비상장주식을 갖고 있다. 주로 과거 기업체를 운영했던 의원들은 해당 기업체의 절대적 지분을 가지고 배당금을 챙기고 있었다. <일요시사>는 의원님들의 수상한 비상장주식 보유 현황을 살펴봤다.
 

 

정부는 지난 3월23일 고위공직자 정기재산변동 신고사항을 발표했다. 이에 20대 국회의원 299명의 재산과 유가증권 내역이 공개됐다. 유가증권 중 특히 비상장주식의 경우 내부자 혹은 사적거래만 이뤄지다 보니 의원들이 비상장주식을 갖게 된 경위와 현황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지고 있다.  

모두 52명
부인·자녀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경우 총 120명 의원 중 19명의 의원이 비상장주식을 소유 중이다. 현재가액 순으로 살펴보면 박정 의원이 ㈜피앤제이글로벌 3만9999주, 아마존인슈㈜ 2만2600주, ㈜박정어학원 2만8034주, ㈜아마존카 16만6667주, 동우에이앤이 2500주를 소유해 총 14억2667만원을 기록했다.

박 의원이 16만 6667주를 보유하고 있는 ㈜아마존카는 자동차 대여업, 시설대여업, 중고차 매매업을 주요 사업 내용으로 한다. 비상장회사라 하더라도 자산총액이 120억원 이상이면 외감대상 기업이 된다. 이에 따라 아마존카는 매년 실적을 공시한다. 

㈜아마존카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250억원, 영업이익은 116억원으로 건실한 실적을 기록했다.


당기 순이익은 46억원이고 총 10억원을 배당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회계기준으로 1주 당 1000원꼴로 총 1억6667만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을 의미하는 배당성향은 21.4%를 보였다. 

배당성향은 일반적 상장사 평균치가 10∼20%를 형성하고 비상장사는 그보다 조금 더 높은 평균치를 보이기 때문에 아마존카가 무리한 배당을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박정 의원의 배우자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는데 박 의원의 배우자는 ㈜아마존카 주식을 총 13만3333주 갖고 있어 총 배당금으로 1억3333만원을 가져갔다. 

이밖에 박 의원의 배우자는 비상장주식만 소나무마을㈜ 3920주, ㈜피앤제이글로벌 1주, ㈜박정어학원 1만298주를 소유 중이다. 

암암리 거래, 수십억원을 호가
지인 투자 명목…배우자 지분도 

민주당서 비상장주식 현재가액 두 번째 순위는 부자 의원으로 소문난 김병관 의원이다. 김 의원은 마음골프㈜ 주식을 모두 14만6667주 갖고 있다. 현재가액은 7억3333만5000원으로 밝혔다.

스크린골프업계에 떠오르는 강자로 알려진 마음골프는 ‘한게임’의 공동창업자 출신인 문태식 대표가 창업한 기업이다. 문 대표는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병관 의원, 김범수 다음카카오 의장 등이 마음골프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그는 “워낙 오랜 지기라서 투자 유치가 편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 의원은 기존 친분을 바탕으로 마음골프에 투자했고, 그 과정서 비상장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비상장주식 부자는 금태섭 의원의 배우자인 서현정씨다. 서씨는 투어메디치 4만주, ㈜오리엔탈정밀기계 3만주, 주식회사 아쿠아여행사 2250주를 소유했다. 현재가액은 모두 3억 7250만원이다.

이중 투어메디치는 서씨가 지난 2015년에 세운 여행사로 총 자산 5억4400만원, 자본금은 2억원이다. 2015년에는 4억2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NICE평가정보에 따르면 경제 여건 및 환경악화 시 거래안정성 저하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평가됐다. 

이밖에 서씨가 소유한 오리엔탈정밀기계의 경우 서씨의 형제인 서준원씨가 대표로 있는 회사다. 오리엔탈정밀기계는 선박기계 및 부품제조를 주요업으로 하고, 부산광역시 강서구 송정동에 본사 및 공장을 두고 있다. 현재 서씨는 오리엔탈정밀기계의 지분 10%를 확보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기준으로 배당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비상장 부호 
기업가 출신

박 의원, 김 의원, 금 의원 세 사람을 제외하곤 나머지 민주당 의원은 1억원 이하의 비상장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신경민 의원은 운암건설 1만4000주를 보유해 7000만원으로 기록했다. 진선미 의원은 한양네비콤 1484주와 넵코어스 8만837주를 보유해 총 4116만1000원을 기록했다.

진 의원은 넵코어스를 통해 113만1025원의 배당금을 가져갔다. 이밖에 홍익표 의원의 배우자는 ㈜예인건축연구소 1만주를 보유 중인데 이는 5000만원에 해당한다. 표창원 의원도 비상장주식을 보유했다. 그는 1000만원 가치의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2000주를 갖고 있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은 107명의 의원 중 22명이 비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강석호 의원은 한국당 의원 중 가장 많은 배당금을 챙겼다. 강 의원은 스톨베르그&삼일 13만6361주를 보유했다. 가치는 13억6361만원이다. 
 

스톨베르그&삼일은 철강 및 주물공업에 필요한 제강공장의 연속 주조용 Mold Flux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기업으로 1986년 설립됐다. 강 의원은 스톨베르그앤드삼일의 대표이사를 역임한 바 있다.

스톨베르그앤드삼일의 주주현황을 살펴보면 강 의원이 13만6361주로 지분율 43.52%를 기록했고, 독일 오버하우젠의 제조업체인 Imerys Metalcasting Germany GmbH가 외국주주로 15만6675주를 보유해 지분율 50% 기록해 최대주주로 등록됐다. 이밖에 등기 임원인 강승엽씨가 1.86%를 소유했고, 강 의원이 이사장을 역임한 벽산학원이 4.62%를 갖고 있다. 

스톨베르그앤드삼일은 지난해 매출 407억원, 영업이익은 18억원을 기록했다. 배당도 이뤄졌는데 배당성향은 200%를 기록해 업계 평균을 훨씬 웃돌았다. 강 의원이 지난해에 챙긴 배당금만 5억4544만원이다. 강 의원은 2015년에도 배당금을 챙겼다.

당시 스톨베르그앤드삼일은 15억6675만원을 배당했는데 배당성향은 62%를 기록했다. 보통주 한 주당 5000원의 배당을 실시했고 강 의원은 6억8180만5000원을 배당금으로 챙겼다. 강 의원은 2012년에도 2억451만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박덕흠 의원이 한국당의 비상장주식 최대 부호였다. 지난해 자료에 따르면 박 의원은 용일토건 7만2794주, 원하종합건설 4만8000주, 혜영건설 12만180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가액은 18억1694만원이다.


박 의원의 배우자도 마찬가지로 용일토건 4만2948주, 혜영건설 2만5200주, 원하종합건설 7만800주로 총 12억6348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주식을 백지신탁했다.

국회의원은 자신이 소유한 기업의 주식과 관련성이 있는 상임위를 피하거나 그 상임위서 활동하려 할 때는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해야 한다. 현재 국토교통위원회에 속해 있는 박 의원은 직무관련성을 의식해 주식을 백지신탁한 것으로 보인다.

배우자 비상장주식 부자는 이은재 의원이다. 이 의원의 배우자는 신라성산주식회사의 현두문 대표다. 현 대표는 케이엔에스주식회사 20만주, 신라성산주식회사 2500주를 소유했는데 주식 가치는 총 20억2500만원이다. 이 의원 본인은 신라성산주식회사 1900주를 갖고 있다. 현재가액은 1900만원이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도 비상장주식 부호에 이름을 올렸다. 정 원내대표는 대티즌닷컴 17만 8500주, 수도흥업 1만1863주를 갖고 있다. 주식 가치는 2억3781만5000원이다. 대티즌 닷컴은 정 원내대표가 지난 2005년 2월25일에 설립한 회사로 광고, 홍보, 전시업을 주로 하는 중소기업이다. 2015년 기준 매출액은 9억7027만원 기록했지만 당기순이익은 1680만원 손실이 발생했다. 
 

한국당에 비상장주식 1억원 이상을 보유한 마지막 의원은 이양수 의원이다. 이 의원은 아이비피 20만5000주를 소유했다. 현재가액은 1억250만원이다. 공진형고주파유도가열 조리기 및 히팅시스템 제조업체인 아이비피는 1997년 NICE VAN과 대리점 체결로 사업을 시작했다. 현재는 전국에 지사 4개와 대리점 2개를 갖춘 회사로 성장했다.  

아이비피는 기존 김강수, 이양수 각자대표체제 하에 운영되다 이 의원의 국회 입성으로 이 의원은 대표직을 사임했다. 국민윤리위원회의 겸임 금지에 따른 조치였다. 이 의원은 대주주로만 남아 있고 아이비피는 김강수 대표이사 단독체제로 탈바꿈했다. 


수상한 주식들
10년 간 왜?
 

소액이지만 오랜 기간 동안 비상장주식을 보유한 의원도 있다. 한국당 나경원 의원이다. 나 의원은 오세오닷컴 3500주를 갖고 있다. 가치는 175만원이다. 나 의원은 오세오닷컴 주식 3500주를 2007년 처음 재산공개에 포함시켰다.

당시 나 의원은 ‘비상장주식보유에 대한 기존등록 누락’이라는 이유로 재산을 공개했다. 이후 나 의원은 서울시장 낙선으로 정치 일선서 물러났던 기간인 12년부터 14년까지를 제외하곤 10년 동안 오세오닷컴을 소유하고 있었다. 

오세오닷컴은 법률포털 사이트로 법조인 인물정보 분야에 있어서 전문성을 드러낸 회사다. 지난 2011년 오세오닷컴은 나 의원의 학력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당시 나 의원의 경쟁자였던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측 우상호 공동대변인은 “나 후보가 후보등록을 할 때(법률정보사이트) 오세오닷컴 주식 3500주 보유를 신고했다”며 “이렇게 본다면 나경원 후보는 오세오닷컴이라는 회사와 상당히 연관성이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세오닷컴의 나 후보 약력을 보면 ‘서울대학교 대학원 법학박사’로 기재돼있다”고 말했다. 

이에 당시 나 후보 측은 “오세오닷컴서 무슨 연유로 법학박사로 나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사이트 측의 단순 착오가 아닌가 싶다”고 해명했다. 이밖에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이 ㈜쓰리엠파트너스 1만8000주를 보유 중이다. 가치는 9000만원이고, 여 의원의 배우자도 같은 주식을 1만8000주 보유하고 있다. 

국민의당은 40명 중 5명이 비상장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권은희 의원의 배우자는 스마트에듀 8000주, 케이이비앤파트너스 2만주를 보유중이다. 총 가치는 1억4000만원이다. 

김삼화 의원의 경우 본인을 제외하고 배우자, 장남, 차남까지 비상장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김 의원은 ㈜삼진실업 3000주, ㈜에스앤에이치메디누리요양 2만4000주를 보유 중이다. 이는 1억3500만원에 해당한다. 배우자인 권익승씨도 마찬가지로 ㈜삼진실업 4000주, ㈜에스앤에이치메디누리요양 3만2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장남과 차남은 각각 (주)삼진실업3000주, ㈜에스앤에이치메디누리요양 2만4000주를 갖고 있다. 에스앤에이치메디누리요양원은 의사인 김 의원의 배우자 권씨가 대표로 있는 곳이다. 

배당성향 200%…한해 배당금만 억소리
주식가치 수십억…못 견디고 백지신탁  

두 명의 의원이 같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와 박주선 국회부의장은 각각 광주시민프로축구단 비상장주식을 200주씩 보유하고 있다. 가치는 100만원이다. 

바른정당은 20명 의원 중 4명의 의원이 비상장주식을 갖고 있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는 본인을 제외하고 배우자, 장남, 차남, 삼남까지 비상장주식을 보유 중이다. 이 대표는 ㈜케이에스엠 520주를 갖고 있는데 현재가치는 520만원이다.

한 주당 가치는 1만원인 셈이다. 장남, 차남, 삼남도 나란히 520주씩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 대표의 배우자는 420주를 보유하고 있다. 정운천 의원도 비상장주식 부호에 이름을 올렸다. 정 의원은 케이케이엠씨영농법인 6만9154주, 잇실크주식회사 8만주를 보유 중이다.
 

가치는 7억3154만원이다. 정 의원의 배우자는 코리아워터텍주식회사 3만3080주를 갖고 있는데 이는 1억6540원에 해당한다. 정 의원의 장남도 정 의원과 마찬가지로 잇실크로드주식회사 2만주를 갖고 있다.

299명 국회의원 중 최고의 비상장주식 부자는 바른정당 홍철호 의원이다. 홍 의원은 ㈜플러스원 40만주, ㈜크레치코 26만주를 보유했다. 홍 의원은 2014년 보궐선거로 국회에 진출하기 전 크레치코 회장과 플러스원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현재 크레치코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플러스원은 크레치코가 100% 지분을 갖고 있어 사실상 크레치코의 지배를 받고 있는 구조다. 플러스원은 굽네치킨에 납품하는 육가공 회사다. 크레치코는 경기도 김포에 위치한 닭가공 전문 업체다. 

배당 어마어마
한해 20억이나

굽네치킨의 닭은 모두 크레치코가 공급하고 있다. 굽네치킨은 홍 의원의 동생인 홍경호씨가 대표로 있는 곳이다. 홍 의원은 크레치코서 20억원의 배당수익을 올렸다. 당기순이익이 36억을 기록했고, 배당성향은 54.4%를 보였다. 

당기순이익의 절반이상이 홍 의원에게 흘러간 셈이다. 플러스원은 지난해 10억원의 배당을 했는데 모두 지배회사인 크레치코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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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