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면 더 볼만한 풍경·소리 ①화천 서오지리

연꽃의 바다로 떠나는 감성 여행

화천의 7월은 물빛, 하늘빛, 연꽃 빛이 어우러진 풍경화다. 화천과 춘천의 경계쯤 자리한 서오지리는 북한강을 끼고 있는 마을이다. 춘천에서 5번 국도를 타고 사북면 소재지를 지나 현지사 입구에서 오른편 길로 접어들면 서오지리다. 7월이면 강변에 조성한 드넓은 연꽃단지에 연꽃이 피어 날이 맑으면 맑은 대로 좋고, 비가 오면 연꽃에 물방울이 맺혀 운치가 있다.
 

서오지리는 옛날 이곳에 살던 세 노인이 ‘자신[吾]이 호미[鋤]로 약초[芝]를 캤다’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다. 1965년 춘천댐이 생기면서 건넌들이라고 부르는 마을 앞들 일부가 물에 잠겼는데, 쓰레기가 쌓여 악취가 나고 물고기가 죽었다. 
 

오염된 습지를 살리기 위해 2003년부터 연을 심어, 지금은 꽃향기가 온 마을을 감싸는 연꽃단지가 됐다. 

북한강과 어우러진 곳

6월부터 꽃을 피우는 수련과 손톱만 한 노란 꽃이 고운 왜개연꽃, 연꽃의 대명사인 백련과 홍련, 가시 돋은 큰 잎사귀가 인상적인 가시연, 작지만 사랑스러운 어리연꽃 등이 어우러진 연꽃단지는 넓이가 15만㎡에 이른다. 

주변에 방죽, 징검다리, 관찰 데크, 벤치 등이 마련되어 연꽃과 습지의 수생식물을 관찰하며 쉬기 좋다. 백련과 홍련은 7월 초부터 8월 말까지 피고 지기를 거듭한다. 초록 연잎에 커다란 촛불을 켜놓은 것 같은 연꽃은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한다. 


연꽃은 오후에 꽃잎을 오므리니 가급적 정오 이전에 찾는 게 좋다. 
 

북한강과 어우러지는 풍광도 근사하다. 방죽 남쪽 끄트머리에 있는 전망 데크에 서면 호수처럼 넓은 북한강이 반긴다. 강 하류는 춘천, 상류는 화천이다. 생태가 살아난 습지에 깃들어 사는 생명체도 다양하다. 

물방개와 물장군, 참붕어, 미꾸리, 잉어는 기본이요, 열목어와 버들치, 황쏘가리가 한 식구다. 물닭, 호반새, 뜸부기, 꾀꼬리, 왜가리 같은 조류도 반갑다. 고운 연꽃에 눈 맞추고, 연잎에 또르르 구르는 물방울에 미소 짓고, 지난해 따고 버린 연밥 근처서 연 씨를 줍다 보면 시간이 금세 흐른다. 
 

연꽃단지를 느긋하게 둘러보고 연체험관으로 향한다. 연꽃과 연잎을 맛보고 체험하기 위해서다. 연잎을 곱게 갈아 넣어 초록빛을 띠는 연아이스크림은 산뜻하고 개운한 맛이 아이는 물론 어른 입에도 잘 맞는다. 

달콤하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연잎차, 구수하고 쫄깃한 연잎밥도 맛있다. 꽃 한 송이 통째로 우려내는 연꽃차는 눈, 코, 입으로 세 번 맛을 즐길 수 있어 더 특별하다. 연꽃차와 연잎을 잘게 썰어 만드는 연잎차는 백련만 사용한다. 

오염된 습지 살려 만든 연꽃단지
맑으면 맑은대로 비 오면 오는대로 운치

녹차는 맨 처음 자란 새순으로 차를 덖지만, 연잎은 연밥이 익는 가을에 따야 깊고 그윽한 맛을 낼 수 있다고. 미리 신청하면 다도와 연잎밥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체험 신청은 화천군청 관광정책과나 화천군관광안내소에 문의한다. 
 


연꽃단지서 5km 거리로 가까운 화천목재문화체험장은 화천서 난 목재로 직접 만들고, 체험하는 공간이다. 굵직한 나무 기둥을 세워 원형으로 만든 건물이 남다른 인상을 준다. 

휴대폰 거치대처럼 간단한 것부터 만드는 데 몇 시간 혹은 며칠이 걸리는 가구까지 체험 종류가 다양하다. 잣나무 칩을 잔뜩 깔아놓은 목재놀이체험장도 재밌다. 
 

붕어섬은 신나는 수상 스포츠를 즐기거나 편안하게 쉬기 좋다. 패들을 밟아 움직이는 수상 자전거(월엽편주)가 제일 인기인데, 월엽편주는 소설가 이외수가 지은 이름이다. 한가로이 강 위를 떠가는 듯 낭만적으로 보이지만, 허벅지가 꽤 뻐근하다. 

수상 스포츠 즐기는 ‘붕어섬’

카누와 카약, 범퍼보트도 있고, 자전거나 전동 스쿠터, 전동 휠, 레일바이크, 짚라인도 즐겁다. 짚라인을 제외한 모든 즐길 거리 이용료가 30분에 1만원인데, 비용을 지불하면 화천사랑상품권 5000원권을 준다. 

화천군 전역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이다. 물의나라화천 쪽배축제 기간에는 붕어섬 전체가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다. 
 

‘파로호 산소 100리길’은 화천의 청정한 자연을 대표한다. 산소길 중 백미로 꼽는 구간이 숲으로다리 일대다. 길고 긴 다리는 차라리 물의 다리에 가깝다. 다리 끝까지 걸어가서야 “아!” 하고 무릎을 친다. 물 위에 놓인 다리의 끝은 울창한 숲으로 연결된다. 수면에서 한 뼘이 될까 말까 한 높이로 나무다리가 길게 이어진다. 

출렁이지 않고,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을 정도로 폭이 넉넉하다. 다리 길이는 약 1.2km, 물에 비친 산과 숲, 하늘과 구름, 마을이 어우러진 풍광이 걸작이다. 다리 중간쯤에는 숲에서 물줄기를 끌어와 설치한 음수대, 잠시 쉬었다 갈 벤치도 있다. 

여름에는 오전 7~9시가 햇살이 고루 퍼져 근사하고, 오후에는 산 그림자가 다리를 덮는다. 숲으로다리에 가려면 미륵바위 앞 주차장에 차를 두는 게 좋다.
 

 숲으로 다리를 지나 파로호 방면으로 가다 보면 딴산유원지와 토속어류생태체험관이 나온다. 산줄기에서 따로 떨어졌다고 해서 딴산이라 부르는데, 인공 폭포와 유원지가 조성되어 낚시꾼, 나들이객, 캠핑객이 모여든다. 
 

토속어류생태체험관은 화천에 서식하는 다양한 어류를 전시·체험하는 곳이다. 화천은 겨울철 산천어축제로 큰 인기를 끄는데, 그 주인공 산천어의 생태와 자라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황쏘가리와 쏘가리, 배스, 자라에게 먹이 주는 것을 구경하고, 붕어 먹이 주기 체험도 가능하다. 
 

서오지리, 숲으로다리와 함께 화천 3대 감성 여행지로 꼽는 거례리 수목공원의 사랑나무도 볼 만하다. 물안개 자욱한 이른 아침이나 비가 내리는 날에는 또 다른 운치가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서오지리 연꽃단지→화천목재문화체험장→숲으로다리→붕어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서오지리 연꽃단지→화천목재문화체험장→붕어섬→거례리 수목공원 
[둘째 날] 숲으로다리→화천 꺼먹다리→토속어류생태체험관→딴산유원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화천감성여행(화천군청 문화관광 홈페이지) http://tour.ihc.go.kr
- 화천목재문화체험장 http://www.ihc.go.kr/tree
- 토속어류생태체험장 http://fish.ihc.go.kr

문의 전화
- 화천군청 관광정책과 033)440-2530, 2329
- 화천군관광안내소 033)440-2575, 2557 
- 화천목재문화체험장 033)441-9929

대중교통 정보
[기차] 용산역-춘천역, ITX-청춘 하루 18~30회(06:00~22:44), 약 1시간15분 소요. 춘천농협 앞에서 39번 버스(원평마을·지촌리행), 지촌리 정류장 하차, 약 1시간30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88-7788, 
http://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화천, 동서울종합터미널서 하루 24회(07:05~19:35) 운행, 약 2시간45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http://www.ti21.co.kr 


자가운전
- 서울춘천고속도로 강촌 IC→403번 지방도→강촌로→경춘로→의암교차로서 화천 방면 우측→박사로→신매교차로서 좌회전→서상로→영서로→말고개터널→영서로→현지사 옆길→서오지리 연꽃단지
- 팔당대교→6번 국도→조안교차로서 45번 국도→금남교차로서 가평 방면 좌회전→경춘북로→경춘로→의암교차로서 화천 방면 우측→박사로→신매교차로서 좌회전→서상로→영서로→말고개터널→영서로→현지사 옆길→서오지리 연꽃단지

숙박 정보
- 화천한옥학교: 간동면 모현동로, 033)442-3366, http://www.hanokschool.co.kr(한옥스테이)
- 파로호한옥펜션: 화천읍 평화로, 033)441-1488, 
http://www.paroho.kr(한옥스테이)
- 아쿠아틱리조트: 하남면 호수길, 033)441-3880, 
http://www.aquaticresort.com 
- 화천목재문화체험장 체험주택 : 하남면 영서로, 033)441-9928, 
http://www.ihc.go.kr/tree 

식당 정보
- 화천삼나물밥상(삼나물정식): 화천읍 중앙로1길, 033)442-2224
- 화천어죽탕(어죽탕): 간동면 파로호로, 033)442-5544
- 미륵바위쉼터(두부전골·다슬기해장국): 화천읍 평화로, 033)441-0514
- 화천막국수(막국수): 화천읍 평화로, 033)442-5255

행사 정보
물의나라화천 쪽배축제: 2017년 7월 29일~8월 13일, 붕어섬 일원, 
http://www.narafestival.com

주변 볼거리
감성마을(이외수문학관), 동구래마을, 파로호, 비수구미, 물빛누리호(파로호 유람선), 화천박물관, 화천생태영상센터, 삼일계곡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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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