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코드’ 감사원 수상한 동향

  • 박창민 기자 cmp@ilyosisa.co.kr
  • 등록 2017.06.26 09:36:25
  • 호수 1120호
  • 댓글 0개

하필 잡은 사건들이 모조리…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감사원의 ‘정치 감사’ 구설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현 정부의 ‘적폐청산’ 리스트에 오른 사안이 줄줄이 감사원의 타깃이 됐다. 일각에서는 감사원이 연초 조기 대선을 염두하고 감사 계획을 짰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감사원이 이명박(MB)정부 국책사업인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감사 착수를 지난 14일 결정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가 나온 지 23일 만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선 이번이 네 번째 감사다. 

감사원은 MB정부 당시 처음 4대강 감사를 벌여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냈지만, 박근혜정부 들어 다시 두 차례 감사를 벌여 업체 담합 문제 등을 밝혀냈다. 당시 일부에선 ‘정치 감사’라는 논란도 일었다. 새 정부 출범 첫해에도 4대강 사업이 또다시 감사원 감사의 타깃이 됐다.

4번째 맞는 
4대강 감사

우연의 일치일까. 감사원서 감사 중이거나 정기 감사가 예정돼있는 사안들은 대부분 문 대통령이 후보시절 내세웠던 기조와 많이 겹친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4대강 재조사 ▲방위사업 비리 척결 ▲언론 적폐 청산 ▲백남기 농민 사인 규명 등 적폐청산 리스트를 재차 강조했다.

감사원은 먼저 지난해 말부터 박근혜정부 최대 규모 무기도입 사업인 제3차 차세대 전투기(FX) 사업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방위사업청은 지난 2014년 9월 논란 끝에 미국 록히드 마틴의 F-35A 40대를 7조4000억원에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이 과정서 방사청은 25개 핵심 기술의 이전을 요구했지만, 록히드 마틴 쪽이 처음부터 미국 정부의 불허를 이유로 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 핵심기술 4건에 대한 기술 이전을 거부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불거졌다.

감사원은 공영방송 KBS에 대한 예비조사에도 착수했다. 예비조사는 본감사에 착수하기 전 벌이는 사전 조사 성격을 갖는다. 6월 말부터 본격적인 감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감사를 통해 감사원은 인사·재무 등 경영 전반 사항에 대해 세밀하게 들여다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기조 읽고 감사계획 짰나
칼자루 방향 두고 설왕설래

특히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현 무소속 국회의원)이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세월호 리포트 삭제 요구를 한 사실도 감사 대상에 포함될 전망인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사망한 백남기 농민의 사인을 병사서 외인사로 변경한 서울대학교 병원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서울대 병원 감사에서는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 논란이 다뤄질지 초미의 관심사다. 

공교롭게도 기관운영감사를 약 2주 앞둔 시점서 서울대병원이 백남기 농민 사망진단서를 기존 병사서 외인사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번 감사의 문제는 타이밍이었다. 미묘한 시점 때문에 감사원이 정치 감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선 현 정권에 맞춘 ‘코드 감사’가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번 4대강 감사 착수에 대해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선 “이미 3차례 감사를 한 동일 사업에 대해 또 다시 감사하는 것으로 전형적인 정치 감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명박정부에 대한 한풀이 보복이며 감사원의 독립성을 포기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감사원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2017년 연간감사계획은 작년 연말에 확정해 금년 1월9일 감사원 홈페이지에 공개한 것으로, 1월말서 2월초에 감사계획을 수정한다는 것은 감사원 프로세스를 모르고 하는 얘기”라며 일축했다.

이 관계자는 특정인을 겨냥하거나 새 정부 코드를 맞춘 감사가 아니라고도 했다.

다만, 홈페이지에는 감사계획에 대한 세부 일정을 다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정권초기마다 이런 공방이 계속되는 측면이 있다.

감사원의 해명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 보통 감사원은 ‘연간감사계획’을 전년도 연말에 수립한다. 이 과정에 각 국의 과장과 실무자들이 내년에 어느 기관을 감사할지 ‘아이디어’를 낸다. Bottom-Up 의사결정 구조로 연초 원내 국장들은 감사위원들에게 연간감사계획을 승인 받는다. 

미묘한 시점
전 정권 겨냥?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감사원 측이 현 정부의 코드에 맞춰서 감사를 기획했다는 점은 시기적으로 맞지 않은 측면이 있다. 

그런데 일각에선 감사원이 조기 대선을 전망했으며 유력 대선 주자였던 문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감사 계획을 수립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감사원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보자. 
 

“연초는 탄핵 국면으로 감사원 수뇌부들은 조기 대선을 염두했다. 선거 운동 기간은 아니었지만, 대선 후보자들의 기조가 얼추 파악이 됐던 시기다. 수뇌부들은 당시 유력 대선 후보자였던 문 대통령의 코드에 맞췄다.” 

“1월말서 2월초에 감사 계획을 짜면서 문 대통령의 기조와 발언 등을 참고해 넣을 것은 넣고, 뺄 것은 뺀 것으로 안다. 그리고 이렇게 먼저 알아서 눕는 감사원에 대한 비판이 잦아지면 청와대에선 그걸 빌미로 개헌카드를 꺼내려고 할 수도 있다”.

이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감사원 수뇌부는 새 정권 입맛에 맞는 감사 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감사원 간부들 중 일부는 일찌감치 ‘라인’을 갈아타면서 이 같은 감사 계획을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진다. 

줄서기도 감지
내부는 뒤숭숭

반면 내부 직원들은 이처럼 노골적인 라인 타기가 자칫 더 큰 변화(개헌)를 자초할 수도 있다는 등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는 후문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지금처럼 현 정부 코드에 맞아 떨어지는 감사 계획이 나올 수 없다는 평가다. 반면 감사원은 새 정부가 들어서기 전 수립한 감사 계획이라고 일관되게 해명하고 있다. 이 해명이 사실이라면 감사원은 ‘예지력’으로 감사 계획을 세웠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역대 정권서 그랬듯 감사원이 새정부 코드에 맞추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청와대 역시 이런 감사원을 이용해 ‘칼자루’를 휘두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최근에 임명된 감사원 출신인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이 청와대 정치 감사의 창구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먼저 문 대통령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감사원의 정책 감사 지시가 논란이 됐다. 지난달 22일 감사원에 4대강 사업 정책결정 및 집행과정에 대한 감사를 업무지시 6호로 정했다. 감사원법상 대통령의 감사 지시는 “헌법기관의 독립성 침해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정치권서 쏟아졌다.

서울대병원·KBS·방산·4대강
결과 염두? 대선 전후 감사 시작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는 ‘감사 요청’이란 말로 바꿨다. 청와대는 정책 감사이며 전 정권과 연결시킬 일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감사 결과 불법행위나 비리가 드러나면 상응하게 처리하겠다며 수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뿐만 아니라 청와대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 인사도 뒷말이 많다. 지난달 18일에 김종호 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장이 공직기강비서관으로 발탁됐다. 

전임 정권서 공직기강비서관은 주로 검사 출신이 발탁돼 비검찰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인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사정기관인 감사원 출신을 공직기강비서관에 앉힌 게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칫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검찰을 움직였듯이, 비슷한 구조로 김 비서관이 감사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다고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비서관 임명이 감사원의 4대강 사업 비리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이 끊이질 않았다. 
 

반면 청와대는 김 비서관이 사표를 내고 왔기 때문에 감사원 길들이기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인 시절 ‘검찰의 청와대 파견인사가 편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야당의 한 보좌관은 “내로남불의 전형이다. 감사원 출신 OB조차도 퇴직 후 감사원에 영향을 미치는데, 김 비서관이 직무 연관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어렵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일각에선 김 비서관이 여당 의원들의 민원 창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 비서관은 참여정부 시절 3년 동안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으로 파견 근무했다. 당시 청와대 파견 행정관 중 가장 오래 근무했다. 이 때문에 여당 의원들과 친분이 두터웠으며, 이런 배경이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다 정말 
민원 창구로?

이런 문제의식은 더불어민주당 내부서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한 관계자는 “감사원 출신인 김 비서관이 감사원의 감사 내용에 개입할 여지가 완전히 없다고는 할 수 없다”며 “자칫 잘못하면 문 대통령 측근들의 민원 창구로 전락할 수도 있다. 전 정권과 마찬가지로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가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