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나홀로 대박’ 오너들-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

매년 수십억씩 ‘따박따박’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대주주 오너 일가에 회사 차원서 고배당을 일삼는 ‘반칙’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고배당 논란이 재연됐다. 변칙적으로 자행되는 ‘오너 곳간 채우기’는 좀처럼 멈춰지지 않고 있다. 어디서부터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기획으로 고배당 논란에 휘말린 오너 일가를 짚어봤다.
 

2016회계연도 감사보고서 분석 결과 레미콘의 제조 및 판매사업을 영위하는 아주산업은 주주들에게 배당금으로 약 83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은 12.61%였다. 전년과 비교하면 배당금 규모는 대폭 감소했다. 2015년에는 배당금총액은 112억원, 배당성향 36.41%를 나타낸 바 있다.  

쌓이는 곳간

당기순이익 급증이 배당성향을 1/3 수준으로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연결 기준 2015년 310억원이던 아주산업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660억원까지 올랐다. 전년 대비 한층 낮아진 1주당 배당금도 배당성향 하락에 일조했다. 2015년 2850원이던 1주당 배당금은 지난해 2100원으로 내려앉았다.  

아주산업의 배당성향은 국내 상장사 배당성향 평균치(10∼20%대)와 비교해도 크게 무리가 없는 수준이다. 배당의 기본 취지가 주주들에게 회사의 이익을 환원한다는 것임을 감안하면 적정 수준서 이뤄지는 아주산업의 배당정책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더욱이 아주산업의 이익잉여금은 개별 기준 2015년 2850억원서 지난해 3250억원으로 증가했다. 배당성향을 좀 더 높여도 회사 재정에 무리가 없던 셈이다. 


다만 현금배당금총액의 대부분이 오너 일가에 쏠린다는 점은 논란의 여지를 남긴다. 아주산업 오너 일가가 수령하는 절대적인 배당금 액수는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최근 2년 간 170억 챙겨 
배당 95%는 오너 일가 몫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아주산업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 오너 일가는 전체 배당금의 95% 이상을 챙기고 있다. 최대주주는 지분율 84.21%(345만6839주)를 기록한 문규영 아주그룹 회장이다. 
 

지난해 문 회장은 이 지분을 토대로 아주산업서 72억6000만원을 배당금으로 받았다.

배당금총액 규모가 감소한 탓에 98억5000만원이던 전년과 비교하면 25억원 이상 줄었다. 최근 2년간 배당금 수령액 총합은 약 170억원에 달한다. 

앉은 자리서…

문 회장의 동생이자 신아주그룹(부동산 임대/버스터미널 운영) 회장인 재영씨 역시 아주산업에서 쏠쏠한 배당금을 받았다. 아주산업 주식 48만4801주(지분율 11.81%)를 보유한 재영씨는 지난 2년 간 각각 13억8000만원, 10억2000만원의 배당금을 수령했다. 문 회장과 재영씨만 아주산업 주주명단서 5% 이상 대주주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주그룹은?

아주그룹은 2014년 타계한 문태식 아주그룹 명예회장이 1960년 설립한 아주산업을 모태로 한다. 서울 망우리에 6만6116㎡ 부지의 콘크리트 공장을 설립한 것이 지금의 아주그룹의 시작이다. 

이후 1970년대 건설용 고강도 흄파이프를 공급해 국내 굴지의 건자재 기업으로 자리매김 하고 1980년 망우동에 레미콘 공장을 지어 레미콘 사업진출을 본격화했다. 이후 아주그룹이 금융, 자동차 판매·호텔 부동산·자원개발 등 20여개 계열사, 매출 2조원대 회사로 키우는데 기여했다. 

문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문규영 현 아주그룹 회장은 아주산업의 주요 수익원인 레미콘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레미콘의 원자재인 모래와 자갈을 취급하는 골재회사 공영해운의 인수를 결정했다. 

아주캐피탈 매각추진도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벤치마킹대상으로 봤던 웅진그룹이 무리한 사업확대로 2012년 무너지자 주력사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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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