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첫 타깃 ‘용의 기업들’ 어디?

하림? 성주? 걸리면 끝장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새 정부의 정책 기조를 예의주시하던 재계가 난처하게 됐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돼서다. ‘재벌 저격수’가 전격 등판함에 따라 ‘일감 몰아주기’와 ‘하청기업 불공정행위’ 등으로 구설을 양산하던 몇몇 기업은 바짝 긴장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지난 13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임명을 강행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김상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12일까지 보내달라고 국회에 요청했지만 국회에서 논의가 안 되고 기한없이 시간만 지나가고 있다”며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임명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번 결정은 더 이상 야당에 끌려다닐 수 없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반대 무릅쓰고
돌격 준비 중

청와대의 임명 발표에 즉각 야권은 반발했다. 정우택 자유한국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서 “자유한국당은 문 대통령의 임명 강행을 협치 포기 선언이라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절대 동의할 수 없고 인정할 수 없는 독선이자 야당에 대한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사실 김상조 위원장의 내정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까지만 해도 기다려 보자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13일 오전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이 만나서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에 대해 공동으로 반대 의사를 밝히자 결국 임명 강행을 택했다. 

임명을 하지 않아도 추경을 반대하고, 임명을 해도 추경을 반대한다면 문재인 대통령으로서는 임명 강행을 하는 것 이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셈이다.

한층 예리해진
공정위의 칼날

김 위원장이 공정위 수장에 오르면서 새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공정위의 칼끝이 어디로 향할지 벌써부터 수많은 뒷말이 오간다. 재계는 성주그룹, 하림그룹이 김상조호 공정위의 첫 타깃으로 지목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들은 편법 승계, 협력업체에 대한 갑질 문제가 수면위에 불거졌던 곳이다. 
 

패션 브랜드 MCM을 운영하는 성주그룹은 최근 하도급업체에 대한 불공정행위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원청업체의 갑질 여부가 이슈가 된 만큼 불공정하도급 관행을 집중 점검 결과에 따라 ‘적폐척결 1호 기업’이 될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에스제이와이코리아·맨콜렉션 등 MCM 제품 제조 하도급업체들은 지난 3월 성주디앤디(MCM 브랜드 생산·판매법인)를 불공정거래 행위를 이유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성주디앤디가 부당한 단가를 적용하고 소비자가 반품할 경우 구매가가 아닌 백화점 판매가로 보상을 떠넘기는 등 불공정거래 행위를 지속해 여러 업체가 부도까지 이르렀다는 게 신고서의 요지다. 

사건의 진위 여부를 떠나 성주그룹은 위신 추락이 불가피해졌다. 더욱이 이 회사의 수장인 김성주 회장은 ‘친박’으로 분류되던 인물이다. ‘MCM 성공신화’로 유명한 김 회장은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 공동위원장을 맡는 등 대표적인 친박 인사로 활동했다.

김상조 임명 강행…재계 피바람 예고
일감주기, 편법승계…공정위 예의주시

편법승계 의혹에 휩싸인 하림그룹은 성주그룹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양계사업으로 출발한 하림그룹은 국내 육계공 시장 1위이자 NS홈쇼핑, 해운사 팬오션 등을 계열사로 둔 재계 30위 대기업이다.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와 관련 “편법증여에 의한 몸집 불리기 방식으로 25세 아들에게 그룹을 물려줬다”고 하림그룹을 직접 거론했다. 공정위는 하림의 승계지원·사익편취 여부 등에 대한 조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편법증여 대상자로 의혹을 받는 이는 김홍국 회장의 1남3녀 중 장남인 준영씨다. 1992년생인 준영씨는 아직까지 그룹 경영에 참여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하림그룹 지배구조서 김 회장보다 더 많은 지배력을 확보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 회장은 2012년 비상장 계열사 올품(당시 한국썸벧판매) 지분을 준영씨에게 물려줬고, 100억원대 증여세가 부과됐다. 그런데 그룹 자산규모에 비해 증여세가 적다는 점 외에, 증여세 마련 방법에 대한 구설이 불거졌다. 

올품이 지난해 지분 100%를 보유한 준영씨를 대상으로 30%(6만2500주) 규모의 유상 감자를 하고 그 대가로 준영씨에게 100억원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준영씨에게 증여되기 전인 2011년 말 707억원 수준이었던 올품과 한국썸벧의 매출은 지난해 416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과정서 계열사들이 올품에 이익을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누구라도
걸리면 끝장

성주그룹과 하림그룹이 1순위 타깃이라면 현대글로비스, 롯데시네마 등은 2순위로 이름이 오르내린다. 

지난 2일 인사청문회 당시 김 위원장은 “상장사 규제 지분율 기준인 30% 문턱을 피하려고 29.9%로 지분율을 맞추면서 편법적으로 규제를 벗어난 기업이 적지 않다”며 “이 기업들이 일감몰아주기로 시장에 어떤 폐해를 미쳤는지 정확하게 파악한 후 적절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현대차그룹 오너일가와 연결시키고 있다.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을 29.99%로 맞춰 놓은 현대차그룹 오너일가를 지적했다는 해석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자산총액 5억 원 이상의 대규모기업집단 가운데 오너일가 지분이 상장사의 경우 30%, 비상장사의 경우 20%를 초과하는 계열사의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원 또는 연간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과세대상이다.

롯데시네마는 김태년 의원의 작심 발언 후 일감몰아주기 의혹이 한층 커졌다. 김 의원은 “롯데시네마 내 매점 일감떼어주기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롯데그룹 총수 일가 5명은 이름만 등기이사로 올려놓고 500억원대 급여를 챙겨주고 ‘롯데시네마’에 일감을 몰아주는 방법으로 회사에 700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2013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규제에도 걸렸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전 부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신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미경씨 등은 조만간 이와 관련해 재판을 본격적으로 받게 된다.

입찰 담합의 불공정 행위가 관행으로 뿌리 내린 건설업계는 통째로 긴장해야 할 처지다. 일감 몰아주기, 하도급 대금 미지급 등 건설업계의 불공정 관행이 공정위에 발각될 시 엄청난 후폭풍에 직면해야 하는 까닭이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보면 2010년부터 지난달까지 주요 20개 건설사가 담합 과징금으로 1조2338억원을 부과받았다. 현대건설이 204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물산(1837억원), 대림산업(1403억원), SK건설(962억원), 대우건설(855억원), GS건설(746억원), 포스코건설(710억원), 현대산업개발(623억원) 순이었다.

건설업계의 입찰 담합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자 정치권은 올해 초 강력한 처벌조항을 만들었다. 국회는 올해 3월 2일 본회의를 열고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건설사가 3차례 공공공사 입찰 담합이 적발됐을 때 퇴출당하는 ‘삼진아웃제’ 적용 기간을 기존 3년서 9년으로 늘렸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가 첫 타깃이 될 공산도 크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의 책무 중 골목상권 등 경제적 약자에 대한 보호정책을 강조해왔다. 이를 감안하면 가맹대리점이나 하도급 거래에 대한 공정위의 관리 감독은 더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를 긴장시키는 건 대규모 유통업자의 위법 행위에 대한 징벌 수준 강화 여부다. 현재 대규모 유통업자가 대규모 유통업법을 위반하면 공정위로부터 시정조치를 받거나 과징금을 부과 받는다. 

하지만 해당 과징금이 피해자의 손해배상을 위해 쓰이지 않고 국고로 환수돼 피해자가 배상을 받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공정위는 대규모 유통업법에 징벌적 배상을 도입하는 내용을 국정기획위원회에 보고했다. 

안절부절 속내
폭풍전야 분위기

현행 백화점·홈쇼핑만 공개하는 수수료율 공개서 한발 나아가 대형마트와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업계의 수수료율까지 확대해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모바일 쇼핑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관련 업계의 수수료율에 대해 공정위는 현재 공개하고 있지 않다. 규제가 확대되면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 운영업체의 수수료율이 공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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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