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간당간당한 이양호 마사회장

적폐 리스트 오를라 ‘전전긍긍’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최순실 사태서 한국마사회는 정유라라는 시대가 낳은 괴물을 탄생시킨 ‘둥지’로 꼽힌다. 그 여파로 당시 현명관 마사회장이 밀려나고 이양호 현 마사회장이 마사회를 이끌고 있다. 그러나 이 회장도 자리가 위태롭다. 회장 선임부터 알박기 인사란 비판이 나오면서 예견된 수순이다.
 

한국마사회는 설립 후 꾸준히 비리 복마전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유난히 외풍이 센 공공기관이기 때문이다. 마사회가 설립되고 내부 승진을 통해 회장이 된 인사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정권 눈치보기 
TF…실효성은?

1922년 4월 조선경마구락부(사단법인)서 1949년 한국마사회로 회명을 변경한 이후 60년의 기간동안 34명이 회장이 거쳐갔지만 회장직은 ‘관피아’ ‘낙하산’ 논란서 자유롭지 못했다. 정권을 차지한 정당이 전리품처럼 자신의 인사들로 마사회를 채워왔기 때문이다. 

그 정점에 선 인물은 현명관 전임 마사회장이었다. 낙하산 논란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현 회장은 2013년 12월 회장직에 오르면서부터 낙하산 논란이 제기됐다. 현 전 회장은 1965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1968년 감사원서 부감사관으로 일했다. 

1981년에는 호텔신라 이사로 선임돼 삼성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그는 삼성 주요계열사의 요직을 거치며 2010년 삼성물산 상임고문으로 삼성을 떠나기까지 삼성맨으로 살았다

. 그는 박근혜 대통령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사이기도 하다. 현 전 회장은 박 대통령의 대선 당시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멤버다. 박 대통령의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인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 세우자)를 기획한 인물이다. 

이 점 때문에 현 전 회장이 마사회장직에 오르자 ‘낙하산 논란’으로 이어졌다. 현 회장은 회장직을 맡은 이후에도 끊임없이 잡음이 흘러나왔다. 마사회가 설립한 산하재단 ‘렛츠런재단’에 자신이 과거 속했던 전경련과 삼성 출신 인사들을 등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계속된 논란에도 현 전 회장은 회장직을 유지했다. 그러나 최순실 게이트로 현 전 회장은 지난해 12월 임기를 끝으로 회장직서 물러났다. 그 배경에는 최순실 사건에 그가 이끈 마사회가 깊숙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있다. 마사회와 현 전 마사회장은 압수수색과 검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청산 대상 명단에 포함?
솔솔 부는 ‘조기강판론’

공석이 된 마사회장 자리에 자연스레 눈길이 쏠렸다. 새로 선임되는 회장에 따라 마사회 의혹 해결을 위한 조사에 협조 정도가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배경서 마사회는 투명한 인선으로 분위기를 쇄신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마사회 노조측은 회장 인선 막바지에 성명서를 내고 마사회가 바뀌기를 희망했다. 노조는 현 전 회장에 대해 “체질을 개선한다고 포장했으나 사실상 조직을 사유화해 조직 내 줄세우기, 낙인찍기로 일관했고 경영농단을 일삼다가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최순실에 의한 국정농단과 관련한 의혹에 연루돼 마사회에도 치유하기 어려운 깊은 상처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마사회 내부의 목소리를 무시했다. 대통령 권한 대행이었던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공석이었던 공공기관장 인선을 단행했다. 가장 먼저 단행한 공공기관장 인선은 마사회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낙하산과 알박기 인사 논란이 동시에 제기됐다. 정부는 TK(대구+경북) 인사를 회장으로 선임하면서 논란을 자초했다. 

후임 회장으로 이양호 전 농촌진흥원 원장이 마사회장으로 낙점됐다. 일각에선 최순실 관련 의혹을 핵심 연결고리인 마사회의 의혹을 감추기 위해 TK 출신을 회장 자리에 앉히는 ‘알박기’ 인사를 단행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툭하면 사건
비리 백화점

이 회장은 마사회와는 거리가 있는 인물이다. 1982년 제26회 행정고시를 합격했다. 1983년 총무처 수습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며, 주로 농림부에 몸 담다 2016년 8월 농촌진흥청장 자리를 끝으로 잠시 공직생활을 떠나있었다. 

그는 TK 인사로 분류됐다. 이 회장은 구미시서 태어났으며 영남고등학교와 영남대학교를 졸업했다.

인선 과정도 논란을 자초했다. 당시는 최순실 사태로 나라가 어수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직무정지로 각종 현안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시기였다. 그러나 당시 대통령 권한을 대행했던 황 전 국무총리는 시급한 현안을 제쳐두고 서둘러 마사회 회장 인사를 단행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황 전 총리는 마사회 회장 인선과 관련 “지금 우리 경제가 어려운데 조금이라도 경제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되고,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데도 도움이 되는 이런 공백들을 메우는 일은 부득이 해야 되지 않겠나”라며 ‘경제’라는 논리는 끌어들였다.

하지만 당시 많은 공공기관장들의 인선이 밀린 상황이라 뒷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최고위원은 “국민과 국회로부터 탄핵당한 박근혜정부가 국회와의 협치에 성의를 보이지 않으면서 재빨리 인사권부터 행사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황 권한대행은 마사회장 내정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여타 공기업에 대한 인사권 행사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당시 최순실 사태와 연관된 마사회 의혹들을 감추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황 전 총리의 인선 강행으로 이 회장은 마사회에 합류할 수 있었다. 또한 최순실 사태로 나라가 숨가쁘게 돌아가면서 마사회는 국민들 관심에서 상대적으로 멀어졌다. 그 사이 박 전 대통령은 탄핵됐으며, 나라는 문재인 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알박기 논란 속에 선임
해소 못한 최순실 의혹

이에 따라 마사회에 대한 관심도 다시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도 규명되지 않은 마사회 관련 의혹을 정리하기 위해서라도 알박기 인사라는 논란이 일었던 이 회장을 조기 강판하고 적합한 인물을 새로 앉혀야 한다는 목소리다.

최순실과 마사회의 커넥션 논란은 재판정서 계속되고 있다. 최순실의 승마계 측근으로 알려진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마사회 인선에 최순실이 개입한 사례들을 증언했다. 

박 전 전무는 “2013년 5월 봄 강남 삼성동의 한정식집서 최순실의 남편인 정윤회를 만났는데 정씨가 이상영(전 마사회 부회장)씨를 ‘앞으로 마사회에 갈 사람’이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후 마사회 말산업육성본부장 겸 부회장직에 올랐다.

증언에 따르면 이 전 부회장은 2015년 초 임기 만료를 앞두고 박 전 전무에게 연락해 “정윤회 실장을 만나게 해 달라. 유임을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조기 강판에 대한 말이 나오는 이유는 최순실 사태라는 외부적인 요인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문재인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비정규직 문제 해소를 위해서도 이 회장이 적합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변화가 싫은 
공기업 특성

논란 속에 인선된 이 회장이 개혁의 동력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마사회는 내부적으로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마사회는 공공기관 가운데 2번째로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 이 때문에 마사회는 문재인정부의 정책 기조 방향에 따라 대수술이 불가피한 조직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마사회에 비정규직과 관련한 대형 사건이 터지면서 언론의 눈길이 마사회에 집중됐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유명 마필관리사 박경근씨가 지난 27일 자살한 것이다. 박씨는 2004년부터 마필관리사로 일하면서 국내 1호 말 마사지사로 잘 알려진 인물이었지만 비정규직 신분이었다. 

박씨는 전날 오후 9시 아내와 통화에서 자살을 암시하는 말을 한 뒤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의 유서에는 ‘X같은 마사회’라고 시작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마사회에 대한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마필관리사의 일자리는 비정규직으로 안정성을 보장받기 힘들다. 따라서 박씨가 열악한 일자리 때문에 생활고를 겪다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산경남경마공원노동조합은 박씨의 죽음에 대해 “한국마사회의 가혹한 착취 구조 때문”이라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향후 마사회에 대한 개혁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마사회는 문재인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상생일자리’ TF를 구성한 상황이었다.
 

한국마사회는 현 정부 일자리창출 정책의 선도적 이행을 위해 ‘상생 일자리TF’를 신설한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부회장을 총괄TF팀장으로 하고 주요 부서장이 대거 포진해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이 직접 진두지휘할 예정이었다.

이 회장은 “경영 효율화서 공공성 강화로 공공기관 정책이 옮겨지는 추세에 발맞춰 일자리 마련과 상생경영을 위한 대책을 적극 마련할 계획”이라며 “전담조직을 통해 새 정부의 정책기조에 적극 부응할 수 있게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하지만 TF가동 초기에 박씨 자살 파문이라는 대형 암초를 만났다. 여기에 이 회장의 실행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알박기 논란까지 제기됐던 이 회장이 마사회 개혁의 당위성을 마사회 구성원으로부터 이끌어낼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다. 

일각에선 이 회장이 아닌 마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인물이 아니라면 마사회 내 문제를 개혁하기 힘들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방만 경영으로 재미를 본 마사회가 회장 선임에서부터 알박기 인사라는 약점을 가진 이 회장의 개혁 의지를 오롯이 실행할까라는 근본적인 의문이다.

이 때문에 마사회는 최순실 국정농단에 연루된 의혹과 내부의 고질적인 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회장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이 불가피해보인다.

개혁 목소리
매번 그때뿐

공공기관 출신의 한 인사는 “마사회와 같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이 심한 공공기관은 개혁을 실행해야 하는 정규직 직원들의 반발로 회사 내부서조차도 개혁에 시큰둥할 수 있다”며 “이럴 경우 개혁 의지와 추진력을 가진 기관장이 필요한데 알박기 회장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이 회장이 직원들의 동의를 구해 개혁을 완수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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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대구에 부는 ‘김부겸 바람’ 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등장하자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좌우로 흔들리고 있다. 광폭 행보에 나선 김 전 총리를 바라보는 대구 시민들도 양가감정이 교차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은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대구에서 단 한 번도 시장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대구 민심이 심상치 않은 만큼 최초의 진보 대구시장이 탄생할지 이목이 쏠린다. 대구는 보수 정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광역자치단체이다. 지난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대구에서 23.22%(37만9130표)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였던 김문수 후보는 67.62%(110만3913표)를 기록했다. 이처럼 대구는 윤석열정부 퇴진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조차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지역이었다. 적절한 타이밍 그런 대구에서 최근 국민의힘이 힘을 못 쓰고 있다.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이 지리멸렬하는 사이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졌고, 민주당이 빠르게 치고 나가면서 우위를 선점했다. 지난달 30일 김부겸 후보는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발전, 그것이 저의 마지막 소명”이라며 공식 출마를 선언했다. 김 후보는 대구에 당선된 경험이 있는 유일한 인물이다. 그는 2012년과 2014년 각각 제19대 총선·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대구광역시장)에서 낙선했으나 2016년 제20대 총선을 통해 대구광역시 수성구 갑에서 당선됐다. 이후 제21대 총선에서 또다시 낙선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당시 김 후보는 캠프 해단식에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바뀐 게 없는 것 같다. 면목이 없다”면서도 “포기하지 않겠다. 새로운 날들을 향해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던 바 있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난 지금 김 후보가 다시 대구 전면에 등장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대구가 점점 나빠지고 있다”며 “굳이 이런저런 수치를 열거하지 않겠다. 대구의 정치, 한 당이 독식하는 구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김 후보는 “정치인이 일을 안 한다. 일 안 해도 서울에서 공천만 받으면 또 된다. 대구 시민을 표 찍어주는 기계로 취급한다”며 “요즈음 시장 공천 과정을 보면 도대체 무엇이 달라졌냐는 생각이 든다.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제대로 된 보수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지금 대구에 필요한 사람, 김부겸이다. 나를 잘 써달라. 김부겸과 함께 대구를 바꾸자”고 제안했다. 이날 김 후보는 자신의 개인 전화번호도 공개했다. 김 후보는 “대구시장에 출마하는 김부겸으로서 시민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겠다”며 “경기도 군포 초선 시절부터 해왔던 대로 제 전화번호를 공개하겠다. 대구를 위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아울러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건강한 보수가 살아난다”며 “이번 선거는 대구가 다시 숨 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주의 극복과 지역 균형 발전이 제 마지막 소명이다. 대구 시민과 함께 대구의 미래 희망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보수 심장’ ‘민주당’ 없는 민주당 동진 전략 지난 3일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중앙당의 만장일치로 김 후보를 대구광역시장 후보자에 선정했다. 이를 시작으로 김 후보는 광폭 행보를 보였는데, 특히 김 후보는 ‘민주당’이라는 여당 프리미엄을 전면에 세우는 대신 “김부겸을 도구로 써달라”는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김 후보는 대구·경북(TK)의 상징인 박근혜·박정희 마케팅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어느 정도 있고 대구 시민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면 과오 논쟁을 넘어 대구의 미래를 향한 논쟁으로 넘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포용의 정치를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 가능성을 열어둔 데 이어 ‘박정희컨벤션센터’ 공약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KBS에서 김 후보의 박 전 대통령 예방에 대해 “대구 현실에 대한 판단으로 존중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 측근인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회동의 전제 조건으로 ‘박 전 대통령의 실질적인 명예회복 방안’을 언급한 데 대해서는 “당 차원의 명예회복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김 후보의 선거 전략을 조명했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출마 선언문을 보면 김 후보는 민주당을 강조하는 대신 대구의 발전 방향만 이야기했다”며 “김 후보가 민주당 출신인 것을 모르는 대구 시민은 없다. 그럼에도 ‘내란’ ‘계엄’ 등 예민한 단어를 빼버림으로써 시민들은 김부겸이란 인물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신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비판한다. ‘지금까지 국민의힘이 대구시장을 해 왔는데 대구가 뭐가 바뀌었냐, 그건 국민의힘이 무능해서’라는 메시지를 명확하게 준다. 절대 왼쪽으로 치우쳐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현재 보수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태 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분위기가 안 좋다. 그때는 TK를 제외하고 몽땅 내줬지만 지금은 그보다 더 처절하게 패배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명확하게 ‘절윤’하지 못한 것도 문제지만 워낙 김 후보가 전략을 잘 세우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빼고 ‘경제’ 넣고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참전했다. 홍 전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대구에 도움이 된다면 당을 떠나 정치꾼이 아닌 역량 있는 행정가를 뽑아야 한다”며 김 후보를 추켜세웠다. 그는 “부산은 스윙 보터 지역이라 민주당이 가덕신공항도 해주고 해수부도 이전해 주지만, 대구는 막무가내식 투표를 하니까 민주당 정권이 도와주지도 않고 버린 자식 취급을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후임 대구시장이 능력 있고, 중앙정부와 타협이 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김부겸 전 총리를 언급한 것”이라며 “민주당을 지지한 게 아니라 김부겸을 지지했다고 봐주시면 한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의 지지율이 연일 상승하면서 안정궤도에 돌입했다는 평이 나온다.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대구 시민 8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는 차기 대구시장 적합도 49.5%를 기록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15.9%)을 큰 격차로 앞섰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의 1대1 가상 대결에서도 추 의원과 맞붙을 경우 52.3% 대 36.6%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5%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김 후보는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하 방통위원장)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컷오프되자 반발 차원에서 대구 시민이 역결집한 것으로 봤다. 그러나 최근까지도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현상은 단순 역결집이 아니라 실제 보수 민심에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민주당도 김 후보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8일 대구에서 최고위원 회의를 열고 김 후보를 ‘제2의 노무현’ ‘제2의 이재명’이라고 평가했다. 정 대표는 “노무현이 종로 꽃길을 마다하고 부산 가시밭길에 도전했듯이 김부겸도 군포 꽃길을 마다하고 대구 가시밭길에 내려왔다”며 “김부겸도 이재명도 대구·경북 사람이고 민주당에서 비주류였다”고 말했다. 이날 정 대표는 당정 차원에서 지역 숙원사업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팍팍 깎이는 현지 민심 TK 통합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우왕좌왕, 갈팡질팡하는 바람에 통합이 멈춰 섰다”며 “김 전 총리와 힘을 합쳐 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화답하듯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대구에 중요한 약속을 했고, 정 대표도 ‘무엇이든지 다해드림센터장’이 되겠다고 했다. 이 보증수표를 믿고 대구를 메딕시티, AI·로봇 수도, 미래 모빌리티 산업 선도 도시로 만들어 그 약속을 시민의 삶과 연결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의 전략은 ‘민주당’을 빼고 대신 ‘대구 발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9일 김 후보는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취재진들과 만나 1호 공약을 소개하는 등 민생·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1호 공약으로 대구의 지역 경제 발전을 꼽으며 “지역의 주요 기관과 단체, 어른들께 조속히 인사를 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대구 곳곳을 마주하며 지역의 어려움과 스스로의 부족함을 동시에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최대 현안인 인구 유출 문제를 언급하며 “젊은이들이 떠나는 것이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져서는 안 되는데 이를 막지 못하는 현실에 시민들이 아픔을 느끼고 있다”며 “그만큼 책임감이 무겁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일자리 해결과 경제 도약에 집중할 것”이라며 “대구의 절실한 요구를 예산과 법률로 뒷받침하겠다는 것이 핵심 공약”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안방마저 내줄 상황에 몰렸다. 김 후보가 우후죽순 치고 나가고 있지만 국민의힘은 당내 교통 정리에서조차 애를 먹으면서 표가 갈릴 위험에 처한 것이다. 하루가 멀다고 싸움이 일어나는 만큼 여의도에서는 ‘김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장동혁 대표’라는 웃지 못할 농담도 나온다. 국민의힘을 향한 대구의 실망감은 숫자로도 나타났다. 지난 9일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번 지방선거에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의견은 54%,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응답은 30%로 집계됐다. 특히 TK에서 여당 44%·야당 34%로 집계되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위기감을 감지한 모양새다. 잘나가는 김 멍 때리는 장 대구 달서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진 의원은 “대구 여론이 보통 심각한 것이 아니”라며 “모두 기득권을 버리겠다는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사상 처음으로 민주당이 대구시장을 차지하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권 의원은 MBC 라디오를 통해 최근 대구 민심에 대해 “그동안 국민의힘에 대한 불만으로 ‘이번에는 갈아보자’고 했지만 대안이 없어 ‘미워도 다시 한번’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저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구에 반이재명 정서가 강했지만 요즘은 사람들이 많이 달라졌다. ‘윤석열보다는 이재명이 잘한다’, 심지어 ‘얄밉게 잘한다’는 사람도 있다”며 여기에 “김부겸이란 대안도 있어 대구 민심이 그 대안으로 옮겨가기 직전”이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안일한 태도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런 상황인데도 당은 ‘무난히 여섯 명(예비 후보) 중 한 명을 뽑으면 된다고 하고 있다”며 “자칫 잘못하면 국민의힘에 대한 실망으로 ‘김부겸을 통해 이익이라도 챙기자’라고 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주호영, 이진숙을 다독거려서 될 문제가 아니다. 6명 중에서 뽑힌 후보가 김부겸을 이기기 힘들 만큼 대구 민심은 훨씬 더 나쁘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보수 기득권에 안주하는, 보수 결집으로 이기겠다라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현재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며, 가처분이 기각된 주호영 의원은 “항고심을 지켜본 뒤 거취를 판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주 후보는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장애물은 장동혁 대표 체제 그 자체”라며 국민의힘 지도부를 정면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앞서 주 의원은 지난달 26일 법원에 컷오프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고 법원은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이후 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장 대표를 향해 “민심을 붙잡을 대책도, 보수를 다시 세울 노선도, 국민 앞에 사과하고 변화를 약속하는 모습도 없다”며 “대신 곳곳에서 공천 작당만 벌였다는 비판만 커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대구 현장에서도 장 대표가 싫어 국민의힘을 못 찍겠다는 말이 적지 않다. 장 대표가 먼저 결단해야 한다”며 “비상대책위원회든 선거대책위원회든 새로운 책임 체제를 즉각 구성하라”라고 장 대표의 후퇴를 촉구했다.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변수는 시민들의 막판 결집력이다. “당장 내일 선거가 치러지면 김부겸을 찍겠다”는 이들조차 투표소에 들어가면 “그래도 보수를 찍어야지”라는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그렇게 삼진 아웃?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습관성 투표‘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 관계자는 “‘보수가 큰일 났다’ ‘대구가 위험하다’라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이들이 똘똘 뭉쳐 결집하고 표가 된다”며 “지금은 장 대표가 위기 그 자체다. 그래서 ‘이번에는 김부겸 한번 믿어보자’는 기대감이 오히려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4년 (박 전 대통령 탄핵 상황)과 지금은 다르다. 보수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바뀌어 가면서 보수 지역 민심도 그에 맞춰가는 것”이라며 “김 후보가 크게 실수하지 않는 이상 ‘이대로라면 대구가 민주당에 뺏긴다’라는 위기감보다 ‘그래도 보수를 먼저 살려야지’라는 여론이 형성될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