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테마] ‘송사천국’ 대한민국 현주소 ① 법원 문지방 닳는 ‘소송공화국’

대한민국이 소송 만능주의에 시달리고 있다. 분쟁이 생기면 형사소송부터 걸고 보는 게 요즈음의 현실이다. 입증 증거는 후순위다. 감정을 앞세워 ‘일단 걸고 보자’는 식이다. 소송에서 이기면 잘된 것이고 지면 ‘아니면 말고’ 식이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소송 빈도수는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천만원 이하의 소액사건 때문에 재판정에서는 민사소액 재판도 한계 수위를 넘어섰다. 상대를 제압할 때 사용했던 ‘법대로 해 법대로’란 말이 말로만 그치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이 피해를 입었을 때 나타나는 집단소송도 급격히 늘고 있다. 지금은 곳곳이 ‘뇌관’이다. 그 누구도 소송의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요시사>에서는 ‘소송공화국’으로 변모하고 있는 실태를 집중 조명했다.

 ‘돈’ 잃었다고 ‘욱’한다고   “법대로 해 법대로”

한국이 소송천국으로 변하고 있다. 소송이 흔하기로 유명한 미국을 따라잡을 정도다. 가까운 일본과 비교해 보면 인구 1만명 당 형사고소를 당한 사람의 수는 1백55배에 달한다. 지난 2004년 우리나라에서 형사 고소당한 사람은 63만명에 달하는데 일본은 1만명 수준에 그친 것. 민사소송 역시 별반 다르지 않다.
이같은 각종 소송 건수는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대법원이 발간한 ‘2008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에 접수된 소송사건은 6백6만3천46건으로 2006년에 비해 7.6%나 증가했다.

‘툭’하면 법정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경제공황이 지속되면서 특히 돈 문제가 법정싸움으로 비화되는 일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돈 앞에서는 혈육도, 친구도 법으로 싸워 이겨야 할 대상이 되는 세태 속에서 이와 관련한 소송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
실제 부산경찰청이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올초부터 9월말까지 부산지역 15개 경찰서에 접수된 고소, 고발, 진정 건수는 모두 5만1천5백70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4만3백50건에 비하면 28%나 증가한 수치다. 합의로 끝날 수 있는 일도 ‘끝까지 가보자’는 오기 섞인 싸움으로 변질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
또 경제불황은 2천만원 이하의 돈 때문에 법정까지 오게 되는 ‘금융소액사건’을 증가시키고 있다. 민사 사건은 일반적으로 소송가액 1억원 이상이면 합의 사건, 1억원 미만은 단독 사건으로 분류하고 단독 사건 가운데 소송가액 2천만원 이하의 사건을 소액 사건으로 분류한다. 이 소액 사건은 1심 전체 민사 사건의 80% 정도를 차지한다.

지난 7월까지 서울중앙지법에 접수된 대출금반환청구 소송 등 금융소액사건은 13만4천6백1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9만9천7백24건의 소송건수에 비해 35% 이상 늘어난 수치로 불황의 또 다른 단면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
너도나도 팍팍한 살림살이 속에서 단돈 몇십만원을 돌려받기 위해, 원룸 월세가 밀려서, 대출금을 갚지 못해서 법원은 늘 북적거리고 있다.
이처럼 민사소액사건으로 인해 법원 문이 닳을 지경이 되자 최근 서울중앙지법은 민사소액 사건을 담당하는 단독 재판부 4개를 더 설치했다. 단독 판사 4명이 담당하는 16개 재판부로는 폭주하는 소액사건을 모두 맡을 수 없는 탓이다.
지난해의 경우 판사 1명이 평균 3천6백10건의 소액사건을 처리했지만 올해 들어 평균 4천9백13건을 처리하고 있어 업무 부담이 1.5배나 커진 것도 재판부를 늘인 요인 중 하나다.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펀드열풍’과 관련된 소송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권택기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3년간 펀드 등 파생상품과 관련한 분쟁과 조정현황에 따르면 분쟁건수는 2006년 40건에 그쳤으나 2년 반 만인 올 상반기 에는 분쟁건수가 1백17건으로 2.9배 증가했다.

경제불황 속에서 해마다 소송건수 증가하는 추세
2천만원 이하 소액으로 인한 재판도 갈수록 늘어
대기업 피해자들의 ‘집단소송’ 열풍도 소송공화국에 한 몫
입증 증거 없이 무작정 걸고 보는 ‘묻지마 소송’경계 해야

이중 신청인의 주장이 타당해 신청인의 청구가 수용된 경우는 55건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소송·민원인이 중도에 임의철회하거나 신청인의 주장과 사실이 다른 경우로 불수용된 것이다.
인터넷으로 인해 불거진 문제들로 인한 고소·고발 건수도 급속히 늘고 있다. 지난해 6월 개정 저작권법이 시행된 후 이른바 ‘불펌’이라 불리는 저작권 침해에 대한 고소·고발 건수가 급증하고 있다. 전국 검찰청 및 서울 주요 경찰서에 접수된 저작권 관련 고소·고발 건수를 살펴보면 2006년 1만5천5백20건에 비해 지난해는 2만3천7백41건으로 53%나 증가했다.
검찰 관계자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저작자들이 적극적인 권리 행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며 “저작권법 강화로 관련 법 집행이 엄격해진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저작권위원회에 등록된 저작물은 지난해 7월말까지 총 1만2백13건으로 2006년 같은 기간 등록 건수 4천2백8건에 비해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대부분 블로그나 P2P를 통해 음악과 동영상 콘텐츠를 허락 없이 퍼가는 바람에 일어난 분쟁이다.
문제는 저작권법을 위반한 사람 중 대부분이 초, 중, 고등학생으로 청소년의 경우 형사처벌을 면하게 되어 법적효력이 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저작권법을 위반하는 청소년은 계속해서 늘고 있고 이에 따라 관련 소송건수도 덩달아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같은 피해를 입은 수많은 사람들이 뭉쳐 집단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도 소송공화국으로의 길을 부추기고 있다.
집단소송은 많은 피해자를 낳은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 개개인이 소송을 제기하기에는 피해규모가 적을 경우 피해자들이 함께 어느 집단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미국에서 발달된 소송방법 중 하나다. 유명한 사건은 담배회사인 ‘필립모리스’사를 상대로 흡연자 1백10만명이 집단소송을 내 승소한 사례다.
우리나라의 경우 개인정보유출사건이 벌어졌을 때 피해자들이 관련 기업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건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그중 옥션과 하나로텔레콤, GS칼텍스 등 3개사를 상대로 한 집단손해배상 소송금액이 지금까지 1천9백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송에 참여한 고객들은 17만여 명.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에 접수된 옥션ㆍ하나로텔레콤ㆍGS칼텍스 등 3사를 상대로 진행 중인 고객정보 유출 관련 소송은 총 47건으로 17만2천6백40명이 소송에 참여했다.
이중 지난 2월 중국인 해커에 의해 1천만명이 넘는 회원 정보가 해킹당해 정보가 유출되는 초유의 사태를 야기시킨 옥션은 총 19건의 손해배상 소송이 접수됐고 소송인원은 14만4백55명, 소송금액은 1천5백70억원에 달한다.

지난 4월 고객 6백만명의 정보를 동의 없이 수백여 곳의 제휴 업체에 제공한 하나로텔레콤의 정보유출과 관련해서는 총 18건의 소송이 접수됐고, 1만1천2백59명의 소송인원이 총 1백22억8백40만원을 청구했다.
고객 1천1백만여명의 개인정보를 내부 직원들이 고의로 유출시킨 GS칼텍스 고객정보 유출 사건의 경우 현재 2백9억원의 소송이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10건의 소송에 2만9백36명이 소송에 참여중이다.
이처럼 대규모로 이뤄지는 집단소송이 줄줄이 발생하자 집단소송열풍으로 인한 이득을 얻기 위한 변호사들의 싸움도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집단소송에서 승자는 변호사 뿐’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집단소송을 따내 승소할 경우 변호사에게 떨어지는 수임료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집단소송이 일어날 여지가 있는 사건이 발생할 경우 변호사들이 나서 고소인 명단을 모으는 일이 벌어지는 것도 두둑한 수임료를 염두에 둔 행동이다.
사건이 발생한 현장에 와서 피해자들이 집단소송을 하도록 유도하고 인터넷카페를 만들어 사람들을 찾아오게 만드는 변호사들도 있었다. 지난 4월 ‘캘리포니아 와우 부도 사태’가 발생했을 때에도 변호사들이 피해자보다 더욱 목청을 높이며 집단소송으로 이끌기도 했다.
과거에는 ‘법’이라고 하면 왠지 멀게 느껴져 큰 손실을 입지 않는 한 소송을 거는 것을 꺼렸다면 작은 피해를 입더라도 법의 힘을 빌리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세태다.

문제는 자신의 피해를 입증할 만한 증거도 없이 ‘무작정’ 소송을 걸거나 민사소송으로 끝낼 만한 가벼운 사안을 가지고 형사고소부터 하고 보는 ‘묻지마 소송’도 덩달아 늘어난다는 것.
무턱대고 법으로 해결을 하자는 ‘묻지마 소송’은 사회경제적 비용을 높이는데다 당사자들 간의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형사고소의 80%가 검찰에서 기소조차 하지 않은 채 끝난 아무것도 아닌 사건이라는 점은 이를 여실히 증명한다.
이처럼 밥 먹듯이 소송을 제기하는 이유 중 하나는 소송비용이 비교적 저렴하다는 것이다. 민사소송의 경우 패소하더라도 원고에게 물어줘야 하는 법정 변호사비용과 인지료가 얼마 되지 않아 ‘안 되면 말고’식의 소송을 하는 경우가 많다. 또 형사소송은 변호사 비용 외에는 특별히 드는 돈이 없어 소송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처럼 각종 원인으로 소송공화국이 되자 법무부는 남소를 막기 위해 공증 관련 법제를 개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선서인증제도’와 ‘전자공증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선서인증을 하면 법적 분쟁이 났을 때 별도의 증거를 채택할 필요 없이 법정진술에 준하는 증거력을 확보하게 돼 남소를 막게 된다. 만약 허위 선서를 하면 벌금형에 처해지게 된다.
전자공증은 전자문서로 공증 받는 제도다. 누구라도 인증된 특정 정보를 확인하거나 손쉽게 증거를 보전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공정한 계약문화를 확립해 무분별한 소송으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손실을 줄이자는 의도가 담겨있다.
전문가들은 “‘법은 멀고 주먹은 가깝다’는 말이 옛말이 되어 가는 세태는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법적공방으로 비화될 거리가 아님에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해서, 분위기에 휩쓸려서 개인적·사회적 손실을 만드는 것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검찰청 선정 “최고의 사건은?”
‘박종철 고문치사 및 은폐 사건’ 1위 선정


대검찰청은 창설 60주년을 맞아 그동안 검찰이 수사한 사건 가운데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사건 20건을 엄선했다. 20대 사건은 전국 56개 지검ㆍ지청 직원 3천7백95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를 통해 선정됐다. 설문지에 제시된 60개 사건 가운데 가장 많은 표가 몰린 사건은 ‘박종철 고문치사 및 축소 은폐 사건’으로 응답자의 67%인 2천5백여 명이 선택했다. 다음은 목록에 오른 것 중 주요한 사건 10가지다.

장면 부통령 암살미수 배후 규명 사건(1956∼1960년)
1956년 9월28일 장면 부통령에 대한 암살미수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은 최모씨와 김모씨 등 2명을 구속했다. 검찰은 집권당이던 자유당 간부와 내무부 장관, 치안국장 등 국가기관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한국비료 사카린 밀수 사건(1966년)
삼성그룹 산하였던 한국비료가 일본으로부터 사카린 원료를 건축자재 명목으로 밀수입한 사실을 적발한 사건이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밀수에 연관됐다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철희ㆍ장영자 어음사기 사건(1982년)
이철희ㆍ장영자 부부가 기업체에 접근해 자금지원 대가로 지원금의 몇 배에 달하는 어음을 받고서 사채시장에 유통하는 수법으로 2천억원대의 사기 행각을 벌인 사건이다. 장씨 부부는 물론 은행장 2명과 내로라하는 기업인 등 32명이 구속됐고 장씨의 형부이자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처삼촌인 이규광씨도 사건에 휘말려 구속됐다.

부천서 성고문 사건(1986년)
서울대생 권인숙씨가 1986년 노동운동을 위해 위장 취업했다가 문모 경찰관에게 성고문을 당한 사건으로 검찰은 문 경장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으나 재정신청을 통해 처벌됐다.

박종철 고문치사 및 축소은폐 사건(1987년)
경찰은 박씨의 사망에 대해 단순 ‘쇼크사’로 보고했으나 검찰은 부검 지휘를 통해 가혹행위에 의한 사망이란 사실을 규명했다. 재수사를 통해 고문행위에 가담한 경찰과 사건을 축소ㆍ은폐하려 한 경찰 고위간부들을 구속 기소했다.

지존파 연쇄납치 살인 사건(1994년)
감옥과 소각로를 만들어 놓고 5명을 연쇄납치 살해한 ‘지존파’ 두목 김모씨 등 7명을 살인 및 범죄단체조직죄 혐의로 구속기소한 사건이다.

전두환ㆍ노태우 대통령 관련 사건(1995년)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전두환ㆍ노태우 전직 대통령과 관련자들을 처벌하면서 사법적 해결을 통해 역사의 공과를 규명한 사건이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졌지만 ‘역사 바로 세우기’ 일환으로 특별법이 제정돼 이들을 처벌했다.

한보비리 사건(1997년)
한보그룹 정태수 전 회장이 대출 편의 및 국정감사 선처 명목으로 홍인길 전 국회의원 등 유력 정치인과 은행장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사건이다. 정경유착의 구조적 비리를 파헤친 대표적 사건이다.

대전법조비리 사건(1999년)
대전의 부장검사 출신 이모 변호사가 1994∼1997년 7월 법원ㆍ검찰의 전 현직 간부 등 1백여명에게 소개비와 알선료 조로 1억1천여만 원을 건넨 사건으로 법조계 내부 자정 노력의 계기가 됐다. 이 변호사는 사건 소개 대가로 수임료 일부를 지급키로 약속한 사실이 유죄로 인정됐다.

IMF 공적자금 관련 비리 사건(2001∼2005년)
국세청ㆍ금융감독원 등 7개 기관과 함께 공적자금비리합동단속반을 편성해 IMF 사태 직후 공적자금을 사용한 뒤 갚지 않는 부실기업주 등에 대해 집중 수사를 벌인 사건이다. 기업·은행 임원, 대주주 등 1백6명을 구속기소했으며 5백68억6천만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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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