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CEO 열전> 우순철 미카도골프코리아 대표

비싸지만 최고다! 가볍지만 강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변화는 충격을 동반한다. 이름 있는 직장의 높은 직급에 있던 사람에게는 충격의 크기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직장인이 사장님을 꿈꾸고 내수에 몰두하던 사업가가 해외 진출을 꾀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생각하지만 실제 행동에 옮기는 사례가 적은 이유다. 우순철 미카도골프코리아 대표는 생각을 현실로 옮긴 사람이다.
 

우순철 미카도골프코리아 대표는 생각과 행동이 빨랐다. 말을 하기 전에 이미 몸을 움직이고 설명 전에 시범을 보이는 타입이었다. 금장을 두른 골프 클럽을 손에 쥐고 각 부분을 손으로 가리키며 설명하는 행동에 거리낌이 없었다. 기자가 자신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 싶으면 벌떡 일어나 노트북으로 영상을 보여주는 식이었다.

“20년 가까이 다른 사람의 물건을 위해 살았습니다. 이제는 내 브랜드를 광고해보고 싶었어요.”

우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 ‘내 브랜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40대 중반, 직장 생활서 벗어나 독자적인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이유 중 가장 흔한 것이다. 그러나 젊은 CEO, 우 대표에게서는 보통의 ‘초보 사업가’에게서 느낄 수 없는 완숙한 관록이 느껴졌다.

광고만 20년

“제가 인생에서 자랑스러워하는 것 중 하나는 두 군데 직장서 10년씩 20년간 근무했다는 점이죠.”


우 대표는 20년간 단 두 곳의 언론사에서 미디어 광고 마케팅 일을 하며 청춘을 보냈다. 자고 일어나면 트렌드가 바뀌는 광고업계서 20년간 무리 없이 일을 수행한 셈이다.

“광고 일을 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변화를 쫓지 못하면 도태됩니다.”

20년의 직장 생활을 마친 이유도 도전에 대한 갈망이었다. 2016년 1월 회사를 퇴사한 그는 불과 2개월 만에 WMMC라는 광고 대행업체를 차렸다. 통합 광고 마케팅이 주 분야인 WMMC는 우 대표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인맥이 집약된 첫 사업체다. 

오래전부터 프리미엄 마케팅에 흥미를 느낀 우 대표는 청담, 도산, 압구정 등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고급 클럽으로 도전∼
프리미엄 마케팅 전개

먼저 50개가량의 헤어뷰티 살롱에 미디어를 설치하고 광고를 내보내 고급 브랜드에 관심이 높은 고소득 여성층을 공략했다. 머리 시술을 하면서 따분하고 지루함을 느끼는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여성지나 뷰티 콘텐츠를 광고해 효과를 노리는 전략이다.

“프리미엄 마케팅은 이상한 매력이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매스(Mass) 마케팅보다 타깃이 좁고 확실한 프리미엄 마케팅 쪽에 계속 흥미를 느껴왔어요.”


프리미엄 마케팅은 기존 제품보다 가격은 20∼30% 비싸지만 품질과 기능면서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 출시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고급화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잠재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통상 일반 브랜드에 대항하는 형태로 개발되기 때문에 가격과 품질이 차별화의 핵심 요소다. 

최근 경기 침체로 ‘더 저렴하게’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면서 상대적으로 고가의 물건은 설 자리를 잃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우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품질이 좋은 물건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었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지갑을 닫는 대중과 달리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소비를 하는 데 장벽이 낮죠.”

우 대표는 그들을 타깃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쏟아부었다. 2014년 서울 한강에 요트를 띄워 고급 브랜드의 자동차를 홍보한 게 대표적이다.

“남들이 안 한 거니까요.”

자동차 홍보에 요트를 사용한 이유를 우 대표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고급 자동차 브랜드 로고를 래핑한 요트 25척은 물살을 가르며 한강을 누볐고 장관을 이뤘다. 우 대표의 책상에 놓인 요트 사진에는 새로운 시도에 대한 자부심이 녹아 있었다.

그런 그에게 미카도골프코리아 사업은 또 다른 도전이다. WMMC보다 더 많은 역량을 모은 미카도골프코리아 사업은 우 대표가 현재 가장 몰두하고 있는 지점이다. 미카도골프코리아는 일본 죠쇼재팬의 미카도골프 공식 수입원이다. 

과거 모 드라마의 유행어처럼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든 프리미엄 골프 클럽을 판매한다. 우 대표는 올해 4월 죠쇼재팬과 합작해 미카도골프코리아 법인을 설립한 후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리테일 마케팅과 브랜딩을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는 집중 마케팅 기간이었다. 보통 날씨가 쌀쌀해지는 10월부터 겨울 기간 동안에는 골프를 치기 위해 필드에 나가는 사람이 적다.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골프 광고에 있어 일종의 비수기입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노출도와 주목도가 높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현재 미카도골프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낮은 편이죠. 50대 이상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미카도골프에 대해 알리는 게 목표입니다.”

고반발 드라이버로 비거리 증가
시니어·여성·아마추어 큰 호응

우 대표는 올 하반기 여성 주부층을 대상으로 골프대회를 기획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했다. 미카도골프의 클럽은 그동안 마니아층과 한정된 매장 위주로 판매돼왔다. 장인이 수작업을 통해 제작한 클럽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사람에게만 판매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소비자가 없으면 고품질의 제품도 뒤처지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우 대표는 미카도골프가 제작한 클럽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아직 정보가 부족한 상류층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과정서 우 대표가 주목한 게 ‘비거리’다. 골프에서는 공을 얼마나 멀리 보내는지 여부가 승부의 관건이 되는 경우가 많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클럽의 반발력이 좋아야 한다. 미카도골프에서 내놓은 고반발 드라이버가 대표적이다. 

고반발 드라이버는 반발계수가 미국 골프협회와 영국왕립 골프협회의 허용치인 0.83을 초과한 드라이버를 말한다. 젊은 층의 경우 자신이 가진 힘으로 공을 멀리 보내는 일이 가능하다. 그러나 청년에 비해 몸에 힘을 싣기 어려운 중년층이나 아마추어, 여성은 클럽 자체의 기능으로 비거리를 늘려야 한다.

반발력을 위해서는 기술력과 공법이 뛰어나야 한다. 특히 고반발 드라이버의 경우 반드시 가져야 할 핵심기술이 있다. 

우선 전체 헤드 구조의 효율적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 고반발 브랜드가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반발력이 우선시되는 헤드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페이스 부분이 아주 얇고 강해야 한다. 또 클럽의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샤프트 부분의 복원력도 필수다. 미카도골프 클럽은 휘었다가 원래대로 되돌아오는 복원력에 초점을 맞췄다.

“기계로 찍어내는 것과는 다릅니다. 장인이 세심하게 신경 쓰기 때문에 가격서 타 브랜드 클럽과 비교해 20∼30% 비싸지만 품질에 있어서는 최고입니다.”


장인의 기술

우 대표는 직접 클럽을 들고 전국 거점의 유명 매장을 돌며 제품을 소개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매장서도 대표가 홍보를 위해 직접 움직이는 것을 처음 봤다고 할 정도다. 광고 기간은 짧지만 그사이 백화점에 입점했고, 비공인클럽이지만 공인 대회인 KLPGA KG-이데일리 with KFC 챔피언십에 공식 스폰으로 참석하는 등 빠르게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예전에는 필드에 나가 내기 골프를 쳐도 장난스럽게 한 경우가 많은데 요즘은 내 클럽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리기 위해 열심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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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단독]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캄보디아 ‘셀허브’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민낯이 드러났다. 주로 수도인 프놈펜 인근과 시아누크빌 범죄 단지가 그들의 주둔지였다. 국내 조직폭력배가 중국 갱단과 결탁해 만든 ‘셀허브’의 경우 피해자만 수십명이다. 이들은 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가장했다. 사이트에는 유명인의 사진이 수차례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는 사라진 셀허브 엔터테인먼트의 홈페이지. 지난해 7월 <일요시사>가 취재한 이후 대표이사의 이름과 사진이 여러 차례 바뀌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표창장을 받았다며 문서를 위조하기도 했다. 이 기업의 정체는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확인된 피해액만 약 40억원, 피해자는 수십명이다. 한 언론사는 보도자료까지 작성하며 홍보하기도 했다. 조직적 준비 경찰 수사 중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4일, 셀허브 조직원 3명을 각각 구속·불구속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이들은 조건 만남 사이트를 운영한 로맨스 스캠 조직이다. 여성 관련 데이트 상품을 판매하거나 연애 빙자 사기를 일삼았다. 셀허브 조직원이던 A씨는 “연예인 지망생이나 모델과 연락하게 해 준다며 50만원에서 100만원까지 대포통장 계좌에 돈을 입금하게 한 뒤 텔래그램 아이디를 알려주고 연락하게 하는 시스템”이라며 “연결된 여자는 실제 남성이고 한국에서 조직폭력배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 조직은 지난해 3월 캄보디아 범죄 밀집 지역인 태자 단지에서 인력을 모으기 시작했다. 같은 해 5월 사이트를 개설해 조직원들에게 민간인 협박, 중국어 통역 등의 역할을 맡기고 수십명으로부터 약 40억원을 뜯어냈다. 같은 해 7월 <일요시사> 취재가 시작되자 이 조직은 셀허브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름을 ‘김현숙’에서 ‘박소희’로 변경하고 유명인의 사진을 수차례 도용했다. 유 전 장관에게 표창장까지 수여받았다며 피해자들의 의심을 피하려는 꼼수도 서슴지 않았다. A씨는 “조직에서 탈출하려는 사람은 밤새 맞거나 강제로 마약을 투약당하기도 했다. 조직폭력배 출신 한국 사람들이 간부고 일반 조직원은 교민 사이트를 통해 ‘한 달에 500만~1000만원을 벌 수 있다’는 거짓말에 속아 일하게 된 사람들”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서울경찰청이 수사하기 이전인 지난해 7월부터 강서·영등포·구로경찰서 등에 여러 고소장이 접수됐었다. 하지만 수사는 원활하지 않았다. 주요 혐의자가 해외에 거주 중이거나 피의자 특정이 어려운 게 난관이었다. 수사를 담당했던 한 경찰 관계자는 “캄보디아 프놈펜에 주요 혐의자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지난해부터 공조를 요청했으나 캄보디아 당국이 비협조로 일관했다”며 “고소인분들이 ‘왜 안 잡냐’ ‘내 돈 어떻게 하냐’는 등 불만이 많으셨다. 매번 죄송하다고 말씀드리는 것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캄보디아가 협조하지 않으면 조치가 불가능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3월부터 조직원 모집…태자 단지서 모의 ‘유인촌 표창장’ 걸어 놓고 ‘정상 기업’ 홍보 막막했던 수사는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이재명정부가 캄보디아를 압박했고 현지에 구금된 한국인 범죄자 겸 피해자 수십명을 국내로 송환했다. 송환된 인원 중 일부는 셀허브 사건과도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정성학 충남경찰청 수사부장은 지난 20일 청내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및 활동 혐의로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부건(총책 가명, 40대 초반, 한국말을 쓰는 외국인 추정) 조직으로부터 확인된 피해 건수는 110건, 피해액은 93억여원에 달했다. 약 1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린 부건은 지난해 중순부터 올해 7월까지 주로 프놈펜 웬치(범죄 단지) 및 태국 방콕 등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범행을 벌여왔다. 부건 조직은 지난 2018년 중국에서부터 활동을 시작해 그동안 단속을 피하려 태국, 캄보디아 등지로 거주지를 옮겨가며 범행을 계속해 왔다. 이들은 데이터베이스, 입출금 등을 지원·관리하는 CS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팀,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리딩 사기팀, 공무원 사칭 노쇼 사기팀 등 총 5개 팀으로 이뤄진 조직체계를 갖췄다. 이들은 가구판매업을 하러 캄보디아에 갔다고 진술했으나 이후 지역 선·후배 권유, 고액 아르바이트 인터넷 광고 등을 접하고 범죄에 연루된다는 걸 알면서도 조직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속아서 조직에 들어갔다고 진술하지 않은 이들의 유입 경로는 ▲지인 포섭 29명 ▲인터넷 광고 등 포섭 8명 ▲현지 카지노 포섭 6명 ▲기타 2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남성 42명과 여성 3명으로 연인도 있었다. 대부분은 20~30대 연령으로 최소 2개월부터 최대 16개월까지 범행에 가담해 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건 만남 사이트 경기북구경찰청 형사기동대도 전기통신금융사기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피의자 15명 중 11명을 구속 송치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한 달간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여성을 사칭, 조건 만남 등을 명목으로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가로챘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성 만남 광고를 낸 후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에게 여성인 척 채팅으로 유인했다. 여성을 소개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개발한 조건 만남 사이트에 회원 가입과 인증을 받아야 한다고 속여 인증을 위한 돈을 요구했다. 3차례에 걸친 인증 절차 과정에서 여러 게임에 성공하면 가입비를 돌려준다고 속여 피해자로부터 1인당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을 받아 챙겼다. 피해자들이 믿을 수 있도록 별도의 만남 인증과 후기글을 남기는 ‘화력방’도 운영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명, 피해금 16억원 상당이며, 1인당 최대 피해 금액은 2억1000만원이다. 이들은 대부분 20~30대 남녀다. 최초 범죄집단을 구성한 캄보디아 프놈펜 지역 명칭 ‘툴콕’을 의미하는 ‘TK’파로 스스로를 부르며 총책을 정점으로 한 지휘·통솔 체계를 갖췄다. 조직 운영을 총괄하는 총책, 이를 보좌하며 실무 전반과 인력 공급 등을 담당하는 총관리자, 각 파트 팀원의 근태를 관리하고 지시하는 팀장으로 구성됐다. 또 자체적인 조건 만남 홈페이지를 제작하는 개발자, SNS에 광고 글을 게시하는 홍보팀과 광고를 보고 접근한 피해자를 기망하는 로맨스 2개팀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상호 가명 사용 ▲근무 중 휴대전화 금지 ▲사진 촬영 금지 ▲야간에는 커튼으로 외부 차단 ▲다른 부서와의 업무 내용 공유 금지 등의 규칙에 따라 생활하기도 했다. 중국 국적 100명 뒷배 이들은 총책이 마련한 건물에서 2인1조로 합숙했는데 프놈펜 툴콕 지역의 13층 건물을 사용하다가 지난 8월, 현지 단속을 피해 센소크 지역 7층 건물로 이전해 범행을 이어오던 중 현지 수사 당국에 의해 검거됐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SNS 구직 광고나 조직원을 통해 범죄단체에 가입했다고 진술했으며 사기임을 알고도 범행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대부분은 현지에서 구금된 중에도 총책이 이른바 관작업을 통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말만 믿고 대사관의 도움을 거절하고 귀국하지 않았다. 셀허브 사건 간부들은 타 사건에도 연루됐다. 지난 7일 캄보디아 바벳에 인접한 베트남 떠이닌 지역 국경 검문소 인근에서 30대 여성 B씨가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는데, 숨지기 직전까지 셀허브 간부와 같이 있었다. B씨의 사인은 마약 과다 투약이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B씨가 셀허브에서 한국인 명의의 대포통장을 공급해 왔다고 보고 있다. A씨는 “셀허브에서 일할 사람을 모집하는 역할을 했던 B씨인데 통장을 팔려고 캄보디아에 도착한 한국인들을 유인해 범죄 단지로 팔아넘기고 유인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정보·수사기관도 B씨에 의해 범죄 단지에 넘겨지는 피해를 입거나 유흥업소 일을 강요당한 사례를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사실상 마약을 강제로 과다하게 투약당한 살인사건이라는 첩보는 아직 확인 중”이라며 “특정 조직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건 현지 경찰도 수사 중인 내용”이라고 말했다. 대개 조직폭력배 출신…지휘는 중국 조직이 맡아 40억 피해액 환수 불가능 “자금 세탁 끝났다” 첫 데이트하던 연인을 치어 여교사를 숨지게 했던 이른바 ‘대전 머스탱 교통사고’의 피의자도 셀허브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피의자 전모씨는 2019년 2월10일 오전 10시14분 대전 중구 대흥동에서 면허도 없이 외제차를 운전하던 중 인도를 걷던 조모씨와 박모씨를 들이받아 박씨를 숨지게 하고, 조씨에게 중상을 입혔다. 전씨가 대여한 외제차는 불법 대여 차량이었다. 이 차량은 애초 대구에 사는 C씨가 자신 명의로 캐피털에서 월 115만원씩 주는 조건으로 60개월간 대여한 것이다. C씨는 사촌 안모씨와 함께 인터넷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나모씨가 올린 ‘외제차 저렴하게 빌려줄 사람을 찾는다”는 글을 보고 접근, 한 달에 136만원씩 받기로 하고 대여한 머스탱 차량을 재임대했다. 나씨는 이렇게 빌린 머스탱 차량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외제차를 빌려준다”고 광고하며 또다시 대여업을 했다. 전씨는 나씨가 올린 이 글을 보고 일주일에 90만원씩 주기로 약속하고 머스탱을 빌려 운전했다. 매년 확정되는 범죄수익 추징금은 30조원을 넘지만 환수 금액은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법무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 등의 범죄로 발생한 현지 범죄수익을 국내로 환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법무부는 “캄보디아 내에서 벌어진 범죄 가운데 현재 국내에서 수사 중이거나 재판 중인 사건이 1차 현지 수사 의뢰 대상”이라며 “이후 국내에서 유죄 선고를 받으면 최종적으로 환수 대상이 된다”고 밝혔다.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범죄라 하더라도 피해자가 국내에 있고 피해액이 특정될 경우, 우리 정부가 해외에 범죄수익 환수를 요청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9년 캄보디아와 국제형사사법공조 조약을 체결해 2021년 정식 발효됐다. 주요 간부들 타 사건 연루 정보기관 관계자는 “범죄자 개인이 아닌 조직을 대상으로 한 범죄수익 환수 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국내에서 수사와 재판이 끝나야 한다”며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는 건 좋지만 이미 늦었다. 범죄조직 특성상 이미 코인이나 대포 통장으로 제3국에 은닉하거나 세탁을 하고도 남았을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수사가 끝나고 유죄 판결이 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데 환수 절차는 이 모든 사법절차가 종료돼야 가능하다. 특히 조세회피처로 범죄수익을 옮겨놨다면 환수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봤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