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CEO 열전> 우순철 미카도골프코리아 대표

비싸지만 최고다! 가볍지만 강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변화는 충격을 동반한다. 이름 있는 직장의 높은 직급에 있던 사람에게는 충격의 크기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직장인이 사장님을 꿈꾸고 내수에 몰두하던 사업가가 해외 진출을 꾀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생각하지만 실제 행동에 옮기는 사례가 적은 이유다. 우순철 미카도골프코리아 대표는 생각을 현실로 옮긴 사람이다.
 

우순철 미카도골프코리아 대표는 생각과 행동이 빨랐다. 말을 하기 전에 이미 몸을 움직이고 설명 전에 시범을 보이는 타입이었다. 금장을 두른 골프 클럽을 손에 쥐고 각 부분을 손으로 가리키며 설명하는 행동에 거리낌이 없었다. 기자가 자신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 싶으면 벌떡 일어나 노트북으로 영상을 보여주는 식이었다.

“20년 가까이 다른 사람의 물건을 위해 살았습니다. 이제는 내 브랜드를 광고해보고 싶었어요.”

우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 ‘내 브랜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40대 중반, 직장 생활서 벗어나 독자적인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이유 중 가장 흔한 것이다. 그러나 젊은 CEO, 우 대표에게서는 보통의 ‘초보 사업가’에게서 느낄 수 없는 완숙한 관록이 느껴졌다.

광고만 20년

“제가 인생에서 자랑스러워하는 것 중 하나는 두 군데 직장서 10년씩 20년간 근무했다는 점이죠.”


우 대표는 20년간 단 두 곳의 언론사에서 미디어 광고 마케팅 일을 하며 청춘을 보냈다. 자고 일어나면 트렌드가 바뀌는 광고업계서 20년간 무리 없이 일을 수행한 셈이다.

“광고 일을 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변화를 쫓지 못하면 도태됩니다.”

20년의 직장 생활을 마친 이유도 도전에 대한 갈망이었다. 2016년 1월 회사를 퇴사한 그는 불과 2개월 만에 WMMC라는 광고 대행업체를 차렸다. 통합 광고 마케팅이 주 분야인 WMMC는 우 대표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인맥이 집약된 첫 사업체다. 

오래전부터 프리미엄 마케팅에 흥미를 느낀 우 대표는 청담, 도산, 압구정 등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고급 클럽으로 도전∼
프리미엄 마케팅 전개

먼저 50개가량의 헤어뷰티 살롱에 미디어를 설치하고 광고를 내보내 고급 브랜드에 관심이 높은 고소득 여성층을 공략했다. 머리 시술을 하면서 따분하고 지루함을 느끼는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여성지나 뷰티 콘텐츠를 광고해 효과를 노리는 전략이다.

“프리미엄 마케팅은 이상한 매력이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매스(Mass) 마케팅보다 타깃이 좁고 확실한 프리미엄 마케팅 쪽에 계속 흥미를 느껴왔어요.”


프리미엄 마케팅은 기존 제품보다 가격은 20∼30% 비싸지만 품질과 기능면서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 출시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고급화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잠재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통상 일반 브랜드에 대항하는 형태로 개발되기 때문에 가격과 품질이 차별화의 핵심 요소다. 

최근 경기 침체로 ‘더 저렴하게’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면서 상대적으로 고가의 물건은 설 자리를 잃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우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품질이 좋은 물건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었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지갑을 닫는 대중과 달리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소비를 하는 데 장벽이 낮죠.”

우 대표는 그들을 타깃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쏟아부었다. 2014년 서울 한강에 요트를 띄워 고급 브랜드의 자동차를 홍보한 게 대표적이다.

“남들이 안 한 거니까요.”

자동차 홍보에 요트를 사용한 이유를 우 대표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고급 자동차 브랜드 로고를 래핑한 요트 25척은 물살을 가르며 한강을 누볐고 장관을 이뤘다. 우 대표의 책상에 놓인 요트 사진에는 새로운 시도에 대한 자부심이 녹아 있었다.

그런 그에게 미카도골프코리아 사업은 또 다른 도전이다. WMMC보다 더 많은 역량을 모은 미카도골프코리아 사업은 우 대표가 현재 가장 몰두하고 있는 지점이다. 미카도골프코리아는 일본 죠쇼재팬의 미카도골프 공식 수입원이다. 

과거 모 드라마의 유행어처럼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든 프리미엄 골프 클럽을 판매한다. 우 대표는 올해 4월 죠쇼재팬과 합작해 미카도골프코리아 법인을 설립한 후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리테일 마케팅과 브랜딩을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는 집중 마케팅 기간이었다. 보통 날씨가 쌀쌀해지는 10월부터 겨울 기간 동안에는 골프를 치기 위해 필드에 나가는 사람이 적다.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골프 광고에 있어 일종의 비수기입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노출도와 주목도가 높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현재 미카도골프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낮은 편이죠. 50대 이상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미카도골프에 대해 알리는 게 목표입니다.”

고반발 드라이버로 비거리 증가
시니어·여성·아마추어 큰 호응

우 대표는 올 하반기 여성 주부층을 대상으로 골프대회를 기획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했다. 미카도골프의 클럽은 그동안 마니아층과 한정된 매장 위주로 판매돼왔다. 장인이 수작업을 통해 제작한 클럽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사람에게만 판매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소비자가 없으면 고품질의 제품도 뒤처지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우 대표는 미카도골프가 제작한 클럽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아직 정보가 부족한 상류층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과정서 우 대표가 주목한 게 ‘비거리’다. 골프에서는 공을 얼마나 멀리 보내는지 여부가 승부의 관건이 되는 경우가 많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클럽의 반발력이 좋아야 한다. 미카도골프에서 내놓은 고반발 드라이버가 대표적이다. 

고반발 드라이버는 반발계수가 미국 골프협회와 영국왕립 골프협회의 허용치인 0.83을 초과한 드라이버를 말한다. 젊은 층의 경우 자신이 가진 힘으로 공을 멀리 보내는 일이 가능하다. 그러나 청년에 비해 몸에 힘을 싣기 어려운 중년층이나 아마추어, 여성은 클럽 자체의 기능으로 비거리를 늘려야 한다.

반발력을 위해서는 기술력과 공법이 뛰어나야 한다. 특히 고반발 드라이버의 경우 반드시 가져야 할 핵심기술이 있다. 

우선 전체 헤드 구조의 효율적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 고반발 브랜드가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반발력이 우선시되는 헤드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페이스 부분이 아주 얇고 강해야 한다. 또 클럽의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샤프트 부분의 복원력도 필수다. 미카도골프 클럽은 휘었다가 원래대로 되돌아오는 복원력에 초점을 맞췄다.

“기계로 찍어내는 것과는 다릅니다. 장인이 세심하게 신경 쓰기 때문에 가격서 타 브랜드 클럽과 비교해 20∼30% 비싸지만 품질에 있어서는 최고입니다.”


장인의 기술

우 대표는 직접 클럽을 들고 전국 거점의 유명 매장을 돌며 제품을 소개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매장서도 대표가 홍보를 위해 직접 움직이는 것을 처음 봤다고 할 정도다. 광고 기간은 짧지만 그사이 백화점에 입점했고, 비공인클럽이지만 공인 대회인 KLPGA KG-이데일리 with KFC 챔피언십에 공식 스폰으로 참석하는 등 빠르게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예전에는 필드에 나가 내기 골프를 쳐도 장난스럽게 한 경우가 많은데 요즘은 내 클럽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리기 위해 열심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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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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