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CEO 열전> 우순철 미카도골프코리아 대표

비싸지만 최고다! 가볍지만 강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변화는 충격을 동반한다. 이름 있는 직장의 높은 직급에 있던 사람에게는 충격의 크기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직장인이 사장님을 꿈꾸고 내수에 몰두하던 사업가가 해외 진출을 꾀하는 데에는 용기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변화를 생각하지만 실제 행동에 옮기는 사례가 적은 이유다. 우순철 미카도골프코리아 대표는 생각을 현실로 옮긴 사람이다.
 

우순철 미카도골프코리아 대표는 생각과 행동이 빨랐다. 말을 하기 전에 이미 몸을 움직이고 설명 전에 시범을 보이는 타입이었다. 금장을 두른 골프 클럽을 손에 쥐고 각 부분을 손으로 가리키며 설명하는 행동에 거리낌이 없었다. 기자가 자신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 싶으면 벌떡 일어나 노트북으로 영상을 보여주는 식이었다.

“20년 가까이 다른 사람의 물건을 위해 살았습니다. 이제는 내 브랜드를 광고해보고 싶었어요.”

우 대표는 사업을 시작한 계기를 묻는 질문에 ‘내 브랜드’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40대 중반, 직장 생활서 벗어나 독자적인 사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내세우는 이유 중 가장 흔한 것이다. 그러나 젊은 CEO, 우 대표에게서는 보통의 ‘초보 사업가’에게서 느낄 수 없는 완숙한 관록이 느껴졌다.

광고만 20년

“제가 인생에서 자랑스러워하는 것 중 하나는 두 군데 직장서 10년씩 20년간 근무했다는 점이죠.”


우 대표는 20년간 단 두 곳의 언론사에서 미디어 광고 마케팅 일을 하며 청춘을 보냈다. 자고 일어나면 트렌드가 바뀌는 광고업계서 20년간 무리 없이 일을 수행한 셈이다.

“광고 일을 하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생각하고 움직여야 합니다. 변화를 쫓지 못하면 도태됩니다.”

20년의 직장 생활을 마친 이유도 도전에 대한 갈망이었다. 2016년 1월 회사를 퇴사한 그는 불과 2개월 만에 WMMC라는 광고 대행업체를 차렸다. 통합 광고 마케팅이 주 분야인 WMMC는 우 대표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쌓은 노하우와 인맥이 집약된 첫 사업체다. 

오래전부터 프리미엄 마케팅에 흥미를 느낀 우 대표는 청담, 도산, 압구정 등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고급 클럽으로 도전∼
프리미엄 마케팅 전개

먼저 50개가량의 헤어뷰티 살롱에 미디어를 설치하고 광고를 내보내 고급 브랜드에 관심이 높은 고소득 여성층을 공략했다. 머리 시술을 하면서 따분하고 지루함을 느끼는 여성 고객을 대상으로 여성지나 뷰티 콘텐츠를 광고해 효과를 노리는 전략이다.

“프리미엄 마케팅은 이상한 매력이 있습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매스(Mass) 마케팅보다 타깃이 좁고 확실한 프리미엄 마케팅 쪽에 계속 흥미를 느껴왔어요.”


프리미엄 마케팅은 기존 제품보다 가격은 20∼30% 비싸지만 품질과 기능면서 차별화된 제품을 만들어 출시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고급화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잠재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통상 일반 브랜드에 대항하는 형태로 개발되기 때문에 가격과 품질이 차별화의 핵심 요소다. 

최근 경기 침체로 ‘더 저렴하게’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면서 상대적으로 고가의 물건은 설 자리를 잃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우 대표의 생각은 달랐다.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품질이 좋은 물건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었습니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지갑을 닫는 대중과 달리 금전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소비를 하는 데 장벽이 낮죠.”

우 대표는 그들을 타깃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쏟아부었다. 2014년 서울 한강에 요트를 띄워 고급 브랜드의 자동차를 홍보한 게 대표적이다.

“남들이 안 한 거니까요.”

자동차 홍보에 요트를 사용한 이유를 우 대표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고급 자동차 브랜드 로고를 래핑한 요트 25척은 물살을 가르며 한강을 누볐고 장관을 이뤘다. 우 대표의 책상에 놓인 요트 사진에는 새로운 시도에 대한 자부심이 녹아 있었다.

그런 그에게 미카도골프코리아 사업은 또 다른 도전이다. WMMC보다 더 많은 역량을 모은 미카도골프코리아 사업은 우 대표가 현재 가장 몰두하고 있는 지점이다. 미카도골프코리아는 일본 죠쇼재팬의 미카도골프 공식 수입원이다. 

과거 모 드라마의 유행어처럼 장인이 ‘한 땀 한 땀’ 만든 프리미엄 골프 클럽을 판매한다. 우 대표는 올해 4월 죠쇼재팬과 합작해 미카도골프코리아 법인을 설립한 후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에 리테일 마케팅과 브랜딩을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는 집중 마케팅 기간이었다. 보통 날씨가 쌀쌀해지는 10월부터 겨울 기간 동안에는 골프를 치기 위해 필드에 나가는 사람이 적다.

“10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골프 광고에 있어 일종의 비수기입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노출도와 주목도가 높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현재 미카도골프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낮은 편이죠. 50대 이상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미카도골프에 대해 알리는 게 목표입니다.”

고반발 드라이버로 비거리 증가
시니어·여성·아마추어 큰 호응

우 대표는 올 하반기 여성 주부층을 대상으로 골프대회를 기획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예고했다. 미카도골프의 클럽은 그동안 마니아층과 한정된 매장 위주로 판매돼왔다. 장인이 수작업을 통해 제작한 클럽의 가치를 알아봐주는 사람에게만 판매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소비자가 없으면 고품질의 제품도 뒤처지게 마련이다. 이 때문에 우 대표는 미카도골프가 제작한 클럽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아직 정보가 부족한 상류층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과정서 우 대표가 주목한 게 ‘비거리’다. 골프에서는 공을 얼마나 멀리 보내는지 여부가 승부의 관건이 되는 경우가 많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클럽의 반발력이 좋아야 한다. 미카도골프에서 내놓은 고반발 드라이버가 대표적이다. 

고반발 드라이버는 반발계수가 미국 골프협회와 영국왕립 골프협회의 허용치인 0.83을 초과한 드라이버를 말한다. 젊은 층의 경우 자신이 가진 힘으로 공을 멀리 보내는 일이 가능하다. 그러나 청년에 비해 몸에 힘을 싣기 어려운 중년층이나 아마추어, 여성은 클럽 자체의 기능으로 비거리를 늘려야 한다.

반발력을 위해서는 기술력과 공법이 뛰어나야 한다. 특히 고반발 드라이버의 경우 반드시 가져야 할 핵심기술이 있다. 

우선 전체 헤드 구조의 효율적 설계가 선행돼야 한다. 고반발 브랜드가 성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반발력이 우선시되는 헤드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페이스 부분이 아주 얇고 강해야 한다. 또 클럽의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샤프트 부분의 복원력도 필수다. 미카도골프 클럽은 휘었다가 원래대로 되돌아오는 복원력에 초점을 맞췄다.

“기계로 찍어내는 것과는 다릅니다. 장인이 세심하게 신경 쓰기 때문에 가격서 타 브랜드 클럽과 비교해 20∼30% 비싸지만 품질에 있어서는 최고입니다.”


장인의 기술

우 대표는 직접 클럽을 들고 전국 거점의 유명 매장을 돌며 제품을 소개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매장서도 대표가 홍보를 위해 직접 움직이는 것을 처음 봤다고 할 정도다. 광고 기간은 짧지만 그사이 백화점에 입점했고, 비공인클럽이지만 공인 대회인 KLPGA KG-이데일리 with KFC 챔피언십에 공식 스폰으로 참석하는 등 빠르게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다.

“예전에는 필드에 나가 내기 골프를 쳐도 장난스럽게 한 경우가 많은데 요즘은 내 클럽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리기 위해 열심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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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