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여행 ⑤17번 국도 곡성-구례

섬진강 따라 자연을 달리다

전남 곡성과 구례를 잇는 17번 국도는 섬진강과 나란히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곡성에 들어서자마자 읍내로 진입하는 오른쪽 도로에는 우람한 메타세쿼이아가 1km 남짓 늘어섰다. 
 

지난해 인기를 끈 영화 〈곡성〉서 주인공 종구가 딸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달리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곡성 읍내를 지나면 ‘한국 관광 100선’에 3회 연속 선정된 섬진강기차마을이 나온다. 증기기관차나 레일바이크를 타고 섬진강을 즐기는 곳이다. 증기기관차는 시속 30~40km로 달려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만큼 여유롭다. 가정역까지 10km 거리를 30분 만에 도착하며, 30분간 정차한 뒤 섬진강기차마을로 돌아온다. 

더 느리게 즐기려면 침곡역에서 가정역까지 5km 남짓한 섬진강레일바이크를 타보자. 오르막이 약간 있지만 섬진강의 봄 풍경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영화 속 장소

가정역서 섬진강출렁다리를 건넌 뒤 두가세월교 건너 돌아오거나, 가정역 주변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섬진강을 달려도 좋다. 가정역서 시간을 보내다가 다음 증기기관차로 돌아오거나, 4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곡성행 버스를 타고 17번 국도 풍경을 구경하는 방법도 있다.
 

섬진강기차마을을 지나면 17번 국도, 옛 전라선 철길과 나란히 강이 이어진다. 이 부근의 섬진강은 곡성천, 금천천, 고달천과 만나며 거대한 습지를 이룬다. 우리나라서 22번째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섬진강 침실습지다. 고달면 안개마을서 고달리 마을회관을 지나 강둑에 오르면 침실습지의 전경이 펼쳐진다. 

고달리를 잇는 세월교와 금천천을 건너는 퐁퐁다리, 곡성천을 건너는 목재 데크를 따라 침실습지 탐방로가 이어진다. 섬진강기차마을서 전동 킥보드를 대여해 탐방로를 달려도 좋다. 

안개마을에선 자전거 대여는 물론, 10명 이상 단체에 한해 꽃차 만들기, 누워서 별 보기 체험 등을 진행한다. 게스트하우스나 가족펜션에 묵으며 이른 아침 섬진강 침실습지의 고즈넉한 풍경을 만나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된다.
 

섬진강도깨비마을은 조선 초의 실존 인물 마천목 장군과 섬진강 도깨비 살의 전설을 테마로 조성한 공간이다. 입구서 섬진강도깨비마을까지 1km 남짓 숲길이 이어진다. 이 길 곳곳에 개성 있는 도깨비 조형물이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리산 장쾌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
도깨비마을·반달가슴곰 등 호기심 천국

섬진강도깨비마을에서는 도깨비를 주제로 한 전시와 도깨비가 등장하는 인형극도 볼 수 있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에 재미와 자연을 곁들여 즐거운 시간이 된다.

17번 국도에서 섬진강 건너편으로 한적하고 여유 있는 도로가 보인다. 가정역 앞 두가세월교를 건너 구례 방면으로 연결되는 섬진강로다. 가정마을서 구례구역 입구까지 12km 이어진다. 반대편 곡성 방면 도로는 자동차와 자전거, 사람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함께 나누는 길’이다. 길이 좁고 험한 대신 섬진강 풍경이 근사하다. 

구례 읍내를 지나면 17번·18번·19번 국도가 만나는 냉천교차로다. 지리산을 대표하는 천년 고찰 화엄사가 이곳에서 가깝다. 먼저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에 있는 반달가슴곰 생태학습장에 들르자. 
 

멸종 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의 생태를 체험하는 곳으로, 매일 5회(오전 10시· 11시, 오후 2시·3시·4시) 탐방 해설을 진행한다. 반달가슴곰의 영상을 보고, 반달가슴곰이 사는 생태체험장을 한 바퀴 둘러본다. 반달가슴곰을 직접 보고, 반달가슴곰의 생태와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천년 고찰 화엄사에 가면 잊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 있다. 일주문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세워진 차일혁경무관공덕비다. 차일혁 경무관은 빨치산의 근거지를 없애기 위해 화엄사를 불태우라는 상부의 명령을 어기고 화엄사를 지켜낸 인물이다. 

“절을 태우는 데는 한나절이면 족하지만, 절을 세우는 데는 1000년 세월도 부족하다”는 그의 말이 가슴을 적신다. 

경내를 둘러보고 구층암으로 발길을 돌리자. 대웅전 뒤편 구층암으로 가는 숲길은 조릿대 군락이 운치 있다. 구층암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겸허함이 돋보이는 곳으로, 여행객의 발길이 드물어 호젓하다. 

특히 수백 년 된 모과나무를 그대로 기둥 삼은 요사채가 유명하다. 요사채 마루에 걸터앉아 차분한 시간을 보내기 좋다. 화엄사서 구층암을 거쳐 연기암까지 치유 탐방로 1코스가 이어진다. 노고단에 오르는 옛 등산로로, 거친 듯하지만 힐링하기 좋은 숲길이다.

구례 오산 사성암(명승 111호)은 원효, 의상, 도선, 진각 등 고승 4명이 머무른 곳이라 한다. 사성암 턱밑까지 진입로가 닦여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죽연마을서 수시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 절벽에 매달린 듯 높은 기둥 위에 세워진 유리광전이 기세등등하고, 암벽을 따라 난 계단을 오르면 네 성인이 수도했을 법한 풍경이 펼쳐진다. 
 

넓은 분지에 들어앉은 구례 읍내, 읍내를 휘감으며 흐르는 섬진강, 노고단과 반야봉, 왕시루봉 등 지리산의 장쾌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10분 남짓 오르면 오산(530.8 m) 정상을 지나 전망대에 이른다. 운조루가 있는 토지면 일대의 너른 들판, 지리산과 백운산 자락을 비집고 흐르는 섬진강 풍경이 그림 같다.

17번 국도 구례에서 순천 방향 섬진강 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대나무 숲이 있다. 울창한 숲은 아니지만, 산책로 곳곳에 휴식 공간이 있어 바람이 일렁일 때마다 들리는 댓잎 소리와 함께 쉬었다 가기 좋다. 구례휴게소를 찾아가면 쉽다.

곡성과 구례 여행서 별미가 빠질 수 없다. 미실란이 운영하는 ‘밥카페 반하다’는 유기농 발아오색미로 건강한 밥상을 내는 로컬 푸드 음식점이자, 곡성의 농가 맛집이다. 토란과 우리밀, 무항생제 달걀로 빵을 만드는 ‘모짜르트제과점’, 삶아서 말린 뒤 가루 낸 토란을 넣어 라테와 스콘을 만드는 ‘B's coffee’ 등 곡성 특산물 토란을 이용한 먹거리를 내는 곳도 있다. 

힐링하기 좋은 길

구례 추천 맛집은 지리산서 채취한 나물과 뽕잎밥으로 건강한 밥상을 차리는 ‘들녘밥상’, 매일 다른 메뉴를 선보이는 ‘푸른물고기’, 비만 억제와 체내 나트륨 제거에 효과가 탁월한 쑥부쟁이로 머핀과 쿠키, 라테 등을 만드는 ‘카페 쑥부쟁이’ 등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섬진강기차마을→섬진강 침실습지→사성암 
1박2일 코스 [첫째 날] 메타세쿼이아 길→섬진강기차마을→섬진강 침실습지→섬진강도깨비마을→심청한옥마을 [둘째 날] 사성암→섬진강 변 대나무 숲→반달가슴곰 생태체험장→화엄사→운조루(운조루유물전시관)→연곡사 

관련 사이트
- 곡성군 문화관광 http://www.gokseong.go.kr/tour
- 섬진강기차마을 http://www.gstrain.co.kr
- 섬진강도깨비마을 http://www.dokaebi.co.kr
- 안개마을 http://안개마을.com
- 구례군 문화관광 http://tour.gurye.go.kr
- 화엄사 http://www.hwaeomsa.com
- 반달가슴곰 생태체험장(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http://bear.knps.or.kr

문의 전화
- 곡성군청 관광문화과 061)360-8358
- 곡성군 관광안내소 061)360-8379
- 섬진강기차마을 061)363-9900
- 섬진강레일바이크 061)362-7717 
- 섬진강도깨비마을 061)362-2954
- 안개마을 061)363-3231
-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780-2224
- 구례군 관광안내전화 061)780-2450
- 사성암 061)781-4544
- 화엄사 061)783-7600, 
- 반달가슴곰 생태체험장(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061)783-912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곡성, 센트럴시티터미널서 하루 1회(15:00) 운행, 약 3시간10분 소요. 서울-구례, 서울남부터미널서 하루 11회(06:30~22:00) 운행, 약 3시간10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http://www. hticket.co.kr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구례공영버스터미널 061)780-2731 곡성버스터미널 061)363-3919  
[기차] 용산역-곡성역, KTX 하루 6회(07:45~20:10) 운행, 약 2시간10분 소요. 서울역-곡성역, KTX 하루 2회(09:45~16:35)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http://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순천완주고속도로 서남원 IC→송동교차로서 곡성 방면 17번 국도→읍내교차로서 곡성 읍내 방향 우회전→회전교차로서 곡성역 방면 기차마을로→섬진강기차마을

숙박 정보
섬진강기차마을 레일펜션: 곡성군 오곡면 기차마을로, 010- 9495-5088, http://www.gsrailpension.co.kr (굿스테이), 화이트빌리지: 곡성군 죽곡면 대황강로, 061)363-7531, http://www.white-village.co.kr (굿스테이), 심청한옥마을: 곡성군 오곡면 심청로, 061)363-9910, http://심청한옥마을.kr (굿스테이, 한옥스테이), 두가헌: 곡성군 고달면 두계길, 010-6620-3430, http://www.dugahun.co.kr (한옥스테이), 안개마을: 곡성군 고달면 목동리, 061)363-3231, http://안개마을.com금환락지곡전재: 구례군 토지면 곡전재길, 010-5625-8444, http://www.gokjeonjae.com (명품고택), 들녘애펜션: 구례군 토지면 운조루길, 010-9926-6333, 숲속수목가옥: 구례군 광의면 온동2길, 061)781-2011, http://ecopark.gurye.go.kr구례산수유자연휴양림: 구례군 산동면 정산길, 061)780-2897, http://ecopark.gurye.go.kr쌍산재: 구례군 마산면 장수길, 010-3635-7115, http://www.ssangsanje.com구례옥잠: 구례군 구례읍 상설시장길, 010-7435-5353, http://blog.naver.com/rooftopgigs

식당 정보
밥카페 반하다(오색발아밥상): 곡성군 곡성읍 섬진강로, 061)363-5060, http://www.imisillan.com (하루 전 예약), 자가제면 역전생면국수(비빔국수): 곡성군 오곡면 기차마을로, 061)363-3393, 소머리국밥(소머리국밥): 곡성군 곡성읍 낙동원로, 061)363-7753, 석곡식당(석쇠불고기): 곡성군 석곡면 석곡로, 061)362-3133, 들녘밥상(뽕잎정식): 구례군 토지면 운조루길, 061)781-8881, 푸른물고기(오늘 메뉴): 구례군 구례읍 봉성로, 010-9398-9616, https://halu.modoo.at평화식당(육회비빔밥): 구례군 구례읍 북교길, 061)782-2034, http://www.평화식당.kr함흥냉면(얼갈이곰탕):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061)782-4326, 부부식당(다슬기수제비): 구례군 구례읍 북교길, 061)782-9113 

주변 볼거리
도림사계곡, 조태일시문학기념관, 태안사, 대황강출렁다리, 압록유원지, 옥과미술관, 연곡사, 섬진강어류생태관, 구례자연드림파크, 지리산치즈랜드, 구례군 산림생태공원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