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여행 ⑤17번 국도 곡성-구례

섬진강 따라 자연을 달리다

전남 곡성과 구례를 잇는 17번 국도는 섬진강과 나란히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곡성에 들어서자마자 읍내로 진입하는 오른쪽 도로에는 우람한 메타세쿼이아가 1km 남짓 늘어섰다. 
 

지난해 인기를 끈 영화 〈곡성〉서 주인공 종구가 딸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달리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곡성 읍내를 지나면 ‘한국 관광 100선’에 3회 연속 선정된 섬진강기차마을이 나온다. 증기기관차나 레일바이크를 타고 섬진강을 즐기는 곳이다. 증기기관차는 시속 30~40km로 달려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만큼 여유롭다. 가정역까지 10km 거리를 30분 만에 도착하며, 30분간 정차한 뒤 섬진강기차마을로 돌아온다. 

더 느리게 즐기려면 침곡역에서 가정역까지 5km 남짓한 섬진강레일바이크를 타보자. 오르막이 약간 있지만 섬진강의 봄 풍경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영화 속 장소

가정역서 섬진강출렁다리를 건넌 뒤 두가세월교 건너 돌아오거나, 가정역 주변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섬진강을 달려도 좋다. 가정역서 시간을 보내다가 다음 증기기관차로 돌아오거나, 4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곡성행 버스를 타고 17번 국도 풍경을 구경하는 방법도 있다.
 


섬진강기차마을을 지나면 17번 국도, 옛 전라선 철길과 나란히 강이 이어진다. 이 부근의 섬진강은 곡성천, 금천천, 고달천과 만나며 거대한 습지를 이룬다. 우리나라서 22번째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섬진강 침실습지다. 고달면 안개마을서 고달리 마을회관을 지나 강둑에 오르면 침실습지의 전경이 펼쳐진다. 

고달리를 잇는 세월교와 금천천을 건너는 퐁퐁다리, 곡성천을 건너는 목재 데크를 따라 침실습지 탐방로가 이어진다. 섬진강기차마을서 전동 킥보드를 대여해 탐방로를 달려도 좋다. 

안개마을에선 자전거 대여는 물론, 10명 이상 단체에 한해 꽃차 만들기, 누워서 별 보기 체험 등을 진행한다. 게스트하우스나 가족펜션에 묵으며 이른 아침 섬진강 침실습지의 고즈넉한 풍경을 만나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된다.
 

섬진강도깨비마을은 조선 초의 실존 인물 마천목 장군과 섬진강 도깨비 살의 전설을 테마로 조성한 공간이다. 입구서 섬진강도깨비마을까지 1km 남짓 숲길이 이어진다. 이 길 곳곳에 개성 있는 도깨비 조형물이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리산 장쾌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
도깨비마을·반달가슴곰 등 호기심 천국

섬진강도깨비마을에서는 도깨비를 주제로 한 전시와 도깨비가 등장하는 인형극도 볼 수 있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에 재미와 자연을 곁들여 즐거운 시간이 된다.

17번 국도에서 섬진강 건너편으로 한적하고 여유 있는 도로가 보인다. 가정역 앞 두가세월교를 건너 구례 방면으로 연결되는 섬진강로다. 가정마을서 구례구역 입구까지 12km 이어진다. 반대편 곡성 방면 도로는 자동차와 자전거, 사람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함께 나누는 길’이다. 길이 좁고 험한 대신 섬진강 풍경이 근사하다. 


구례 읍내를 지나면 17번·18번·19번 국도가 만나는 냉천교차로다. 지리산을 대표하는 천년 고찰 화엄사가 이곳에서 가깝다. 먼저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에 있는 반달가슴곰 생태학습장에 들르자. 
 

멸종 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의 생태를 체험하는 곳으로, 매일 5회(오전 10시· 11시, 오후 2시·3시·4시) 탐방 해설을 진행한다. 반달가슴곰의 영상을 보고, 반달가슴곰이 사는 생태체험장을 한 바퀴 둘러본다. 반달가슴곰을 직접 보고, 반달가슴곰의 생태와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천년 고찰 화엄사에 가면 잊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 있다. 일주문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세워진 차일혁경무관공덕비다. 차일혁 경무관은 빨치산의 근거지를 없애기 위해 화엄사를 불태우라는 상부의 명령을 어기고 화엄사를 지켜낸 인물이다. 

“절을 태우는 데는 한나절이면 족하지만, 절을 세우는 데는 1000년 세월도 부족하다”는 그의 말이 가슴을 적신다. 

경내를 둘러보고 구층암으로 발길을 돌리자. 대웅전 뒤편 구층암으로 가는 숲길은 조릿대 군락이 운치 있다. 구층암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겸허함이 돋보이는 곳으로, 여행객의 발길이 드물어 호젓하다. 

특히 수백 년 된 모과나무를 그대로 기둥 삼은 요사채가 유명하다. 요사채 마루에 걸터앉아 차분한 시간을 보내기 좋다. 화엄사서 구층암을 거쳐 연기암까지 치유 탐방로 1코스가 이어진다. 노고단에 오르는 옛 등산로로, 거친 듯하지만 힐링하기 좋은 숲길이다.

구례 오산 사성암(명승 111호)은 원효, 의상, 도선, 진각 등 고승 4명이 머무른 곳이라 한다. 사성암 턱밑까지 진입로가 닦여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죽연마을서 수시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 절벽에 매달린 듯 높은 기둥 위에 세워진 유리광전이 기세등등하고, 암벽을 따라 난 계단을 오르면 네 성인이 수도했을 법한 풍경이 펼쳐진다. 
 

넓은 분지에 들어앉은 구례 읍내, 읍내를 휘감으며 흐르는 섬진강, 노고단과 반야봉, 왕시루봉 등 지리산의 장쾌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10분 남짓 오르면 오산(530.8 m) 정상을 지나 전망대에 이른다. 운조루가 있는 토지면 일대의 너른 들판, 지리산과 백운산 자락을 비집고 흐르는 섬진강 풍경이 그림 같다.

17번 국도 구례에서 순천 방향 섬진강 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대나무 숲이 있다. 울창한 숲은 아니지만, 산책로 곳곳에 휴식 공간이 있어 바람이 일렁일 때마다 들리는 댓잎 소리와 함께 쉬었다 가기 좋다. 구례휴게소를 찾아가면 쉽다.

곡성과 구례 여행서 별미가 빠질 수 없다. 미실란이 운영하는 ‘밥카페 반하다’는 유기농 발아오색미로 건강한 밥상을 내는 로컬 푸드 음식점이자, 곡성의 농가 맛집이다. 토란과 우리밀, 무항생제 달걀로 빵을 만드는 ‘모짜르트제과점’, 삶아서 말린 뒤 가루 낸 토란을 넣어 라테와 스콘을 만드는 ‘B's coffee’ 등 곡성 특산물 토란을 이용한 먹거리를 내는 곳도 있다. 

힐링하기 좋은 길

구례 추천 맛집은 지리산서 채취한 나물과 뽕잎밥으로 건강한 밥상을 차리는 ‘들녘밥상’, 매일 다른 메뉴를 선보이는 ‘푸른물고기’, 비만 억제와 체내 나트륨 제거에 효과가 탁월한 쑥부쟁이로 머핀과 쿠키, 라테 등을 만드는 ‘카페 쑥부쟁이’ 등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섬진강기차마을→섬진강 침실습지→사성암 
1박2일 코스 [첫째 날] 메타세쿼이아 길→섬진강기차마을→섬진강 침실습지→섬진강도깨비마을→심청한옥마을 [둘째 날] 사성암→섬진강 변 대나무 숲→반달가슴곰 생태체험장→화엄사→운조루(운조루유물전시관)→연곡사 

관련 사이트
- 곡성군 문화관광 http://www.gokseong.go.kr/tour
- 섬진강기차마을 http://www.gstrain.co.kr
- 섬진강도깨비마을 http://www.dokaebi.co.kr
- 안개마을 http://안개마을.com
- 구례군 문화관광 http://tour.gurye.go.kr
- 화엄사 http://www.hwaeomsa.com
- 반달가슴곰 생태체험장(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http://bear.knps.or.kr

문의 전화
- 곡성군청 관광문화과 061)360-8358
- 곡성군 관광안내소 061)360-8379
- 섬진강기차마을 061)363-9900
- 섬진강레일바이크 061)362-7717 
- 섬진강도깨비마을 061)362-2954
- 안개마을 061)363-3231
-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780-2224
- 구례군 관광안내전화 061)780-2450
- 사성암 061)781-4544
- 화엄사 061)783-7600, 
- 반달가슴곰 생태체험장(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061)783-912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곡성, 센트럴시티터미널서 하루 1회(15:00) 운행, 약 3시간10분 소요. 서울-구례, 서울남부터미널서 하루 11회(06:30~22:00) 운행, 약 3시간10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http://www. hticket.co.kr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구례공영버스터미널 061)780-2731 곡성버스터미널 061)363-3919  
[기차] 용산역-곡성역, KTX 하루 6회(07:45~20:10) 운행, 약 2시간10분 소요. 서울역-곡성역, KTX 하루 2회(09:45~16:35)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http://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순천완주고속도로 서남원 IC→송동교차로서 곡성 방면 17번 국도→읍내교차로서 곡성 읍내 방향 우회전→회전교차로서 곡성역 방면 기차마을로→섬진강기차마을


숙박 정보
섬진강기차마을 레일펜션: 곡성군 오곡면 기차마을로, 010- 9495-5088, http://www.gsrailpension.co.kr (굿스테이), 화이트빌리지: 곡성군 죽곡면 대황강로, 061)363-7531, http://www.white-village.co.kr (굿스테이), 심청한옥마을: 곡성군 오곡면 심청로, 061)363-9910, http://심청한옥마을.kr (굿스테이, 한옥스테이), 두가헌: 곡성군 고달면 두계길, 010-6620-3430, http://www.dugahun.co.kr (한옥스테이), 안개마을: 곡성군 고달면 목동리, 061)363-3231, http://안개마을.com금환락지곡전재: 구례군 토지면 곡전재길, 010-5625-8444, http://www.gokjeonjae.com (명품고택), 들녘애펜션: 구례군 토지면 운조루길, 010-9926-6333, 숲속수목가옥: 구례군 광의면 온동2길, 061)781-2011, http://ecopark.gurye.go.kr구례산수유자연휴양림: 구례군 산동면 정산길, 061)780-2897, http://ecopark.gurye.go.kr쌍산재: 구례군 마산면 장수길, 010-3635-7115, http://www.ssangsanje.com구례옥잠: 구례군 구례읍 상설시장길, 010-7435-5353, http://blog.naver.com/rooftopgigs

식당 정보
밥카페 반하다(오색발아밥상): 곡성군 곡성읍 섬진강로, 061)363-5060, http://www.imisillan.com (하루 전 예약), 자가제면 역전생면국수(비빔국수): 곡성군 오곡면 기차마을로, 061)363-3393, 소머리국밥(소머리국밥): 곡성군 곡성읍 낙동원로, 061)363-7753, 석곡식당(석쇠불고기): 곡성군 석곡면 석곡로, 061)362-3133, 들녘밥상(뽕잎정식): 구례군 토지면 운조루길, 061)781-8881, 푸른물고기(오늘 메뉴): 구례군 구례읍 봉성로, 010-9398-9616, https://halu.modoo.at평화식당(육회비빔밥): 구례군 구례읍 북교길, 061)782-2034, http://www.평화식당.kr함흥냉면(얼갈이곰탕):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061)782-4326, 부부식당(다슬기수제비): 구례군 구례읍 북교길, 061)782-9113 

주변 볼거리
도림사계곡, 조태일시문학기념관, 태안사, 대황강출렁다리, 압록유원지, 옥과미술관, 연곡사, 섬진강어류생태관, 구례자연드림파크, 지리산치즈랜드, 구례군 산림생태공원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보수 텃밭 다지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진통 끝에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정해졌지만 여전히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다. 그럼에도 “이재명은 싫고 국민의힘은 영 못 미덥다”는 한숨 섞인 푸념이 나온다. 기회를 놓치지 않은 더불어민주당은 갈 곳 잃은 보수 지지층의 마음의 문을 끊임없이 두드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TK(대구·경북)를 대상으로 표심 구애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을 주장하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빨간색이면 어떻고, 노란색이면 어떻고, 파란색이면 어떻냐?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한번 만들어보는 것이 진정 행복 아니겠느냐”고 외쳤다. 중도 확장 큰 그림 민주당의 보수 끌어안기 전략은 대선 정국 이전부터 이뤄졌다.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서 흑묘백묘론을 꺼내면서 본격적으로 외연 확장에 나섰다. 흑묘백묘론은 “검든 희든 쥐만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라는 뜻의 실용주의 철학으로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지도자 덩샤오핑이 사용한 속담이다. 기본소득을 강조해 왔던 이 후보는 이 자리서 “이념과 진영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며 “탈이념·탈진영의 현실적 실용주의가 위기 극복과 성장 발전의 동력”이라고 주장했다. 공정과 성장을 앞세운 이 후보는 “새로운 성장 발전의 공간을 만들어 성장의 기회도, 결과도 함께 나누는 공정 성장이야말로 실현 가능한 양극화 완화와 지속 성장의 길”이라며 “일자리는 기업이 만들고 기업의 성장발전이 곧 국가 경제의 발전”이라고 밝혔다.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시대로의 전환과 주식시장을 선진화하는 등 경제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부터 약 한 달이 지난 시점으로 탄핵과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던 때다. 줄탄핵으로 강경 노선을 유지했던 민주당이 성장을 키워드로 내걸면서 비상계엄 이후 어려워진 경제 상황을 타개해 기존 지지층은 물론 중도와 보수 표심을 아우르기 위함으로 해석됐다. 이 후보는 기본주택과 국토보유세를 사실상 철회하고 첨단산업 지원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경제 우클릭을 시도하기도 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줄도 믿을 수 없다”는 국민의힘의 맹비난이 이어졌지만 이 후보는 “민주당은 원래 경제 중심 정당”이라며 “경제와 성장을 신경 쓰지 않는 것은 바로 국민의힘”이라고 받아쳤다. “코스피지수는 2600대로 겨우 턱걸이를 했는데 민주당이 집권하면 3000대를 찍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이념이 밥 먹여주나” 노선 틀어 중도 보수 겨냥한 ‘흑묘백묘론’ 지난 2월에는 “민주당은 중도보수”라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우클릭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 후보는 유튜브 채널 ‘새날’에 출연해 반도체 특별법에 ‘주 52시간제 적용 제외 조항’을 넣으려다 철회한 일을 언급하며 “왼쪽에서는 진보의 가치를 버린 핵심 사례로 오해하고, 오른쪽에선 (오른쪽으로) 온다는데 가짜라고 해 쌍방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제가 우클릭을 한다는데, 우클릭 안 했다. 민주당은 사실 중도보수 정도의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며 “원래 우리 자리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극우 세력이 강하게 결집했고, 국민의힘 중진 의원들이 여기에 끌려다니는 모양이 연출되자 빈집이 된 중도보수 영역까지 민주당이 발을 넓힌 것이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에게 도전장을 내민 김지수 한반도미래경제포럼 대표는 자신의 SNS에 ‘중도우파 이재명? 그는 지금 ‘국민 클릭’을 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 후보는 기본소득을 말하면서도 시장 중심의 혁신 생태계를 끊임없이 강조해 왔다. 성남시장 시절, 판교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바꾸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 대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고민했다”며 “출정식 직후 곧장 판교로 향한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 엔진을 가장 먼저 클릭했다”고 설명했다. 4월,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확정되자 이 후보는 본격적으로 보수 인사 영입에 속도를 냈다. 한 야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흑묘백묘론이 전략이었다면 지금 민주당에는 현실”이라며 “조기 대선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얼마나 넓은 전선으로 뻗어나가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과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등 보수 논객들을 만나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한 지붕 밑 다 모였다 정 전 주필은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정규재TV’를 통해 “(이 후보가) ‘새 정부는 좀 넓게 인재를 구해야겠다. 장관은 보수·진보 가리지 않고 일 잘하는 분을 모시려고 한다. 업계 출신들이 많아지면 좋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민주당 내 극좌는 없다고 자신한다. 지난해 4·10 총선서 경선을 통해 극좌는 대부분 탈락했고, 탈락하지 않은 7명은 공천을 통해 교체했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무슨 이념 타령하겠나. 여기서 더 분열하면 안 된다” 등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민주당은 지난달 30일 출범한 ‘진짜 대한민국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이하 선대위)’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영입했다. 그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이회창 총재의 참모로 활동한 보수 원로로 꼽힌다. 2006년 오세훈 서울시장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거나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 11일 서울 민주당사에서 연 기자간담회서 “지난 3년에 걸친 윤석열정부의 국정 실패와 부조리·비정상적 행태에 대한 심판과 쇄신의 각오 속에서 미래를 다짐하는 선거를 해야 한다” “윤정부 3년 동안 국정 운영이 망가지는 것을 보며 참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합리적 보수 성향의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권오을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 후보 캠프에 합류했다. 그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 최고위원을 지낸 친유승민계 의원이다. 권 전 사무총장은 민주당 입당 당시 기자회견을 통해 “이재명의 실용 정치가 국가 위상과 침체된 경제회복, 복지국가 실현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박정부서 법제처장을 지낸 이석연 전 법제처장과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서 활동한 이인기 전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합류했다. 대선을 3주 앞둔 지난 13일에는 홍준표 전 대구시장 지지자 일부가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과거 비명(비 이재명)계로 분류됐거나 한때 라이벌이었던 인물을 두루 영입하기도 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측근인 고영인 전 의원은 캠프 직속위원회인 ‘모두의 나라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으며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총괄선대위원장단에 임명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서 이 후보와 겨뤘던 김두관 전 의원은 ‘지방분권 혁신위원’을 맡았다. 이 밖에도 문재인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 전 실장은 ‘평화 번영 위원회’를, 비명계 박용진 전 의원은 ‘사람 사는 세상 국민화합위원회’를 담당한다. 보수 심장 파랗게∼ 외연 확장 효과를 기대하는 반면, 민주당의 정체성이 흐려지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민주당 의원은 “민주당이 여러 차례 탄핵을 입에 올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중도층의 역풍을 걱정하는 이들이 있겠지만, 중도만 집중해서는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 변화가 있어야 혁신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2일 ‘빛의 혁명’을 상징하는 서울 광화문서 출정식을 연 이 후보는 “이제부터 진보와 보수의 문제는 없고 오로지 국민의 문제만 있다”며 “분열을 넘어 통합으로, 대립을 넘어 실용으로 나아갈 시간이다. 낮은 자세로 통합의 정치를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 후보는 정장 자켓을 벗고 파란색 바탕에 빨간색을 포인트를 준 운동화와 선거 운동복을 건네받았다. 선거 포스터와 현수막서도 빨간색 포인트를 찾아볼 수 있었다. 김영호 선대위 홍보본부장은 “태극 문양을 모티브로 민주당의 고유색인 청색과 보수의 적색을 함께 사용해 국민 통합의 의미를 담았다”며 “‘대한민국 상승’의 의미로 빨간색 삼각형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출정식 이튿날인 지난 13일 민주당은 ‘보수의 텃밭’ 내지는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TK를 찾았다. 지난 2022년 대선 당시 이 후보는 대구서 21.6%, 경북서 23.8%로 가장 낮은 득표율을 보였다. 심기일전으로 재도전에 나선 이 후보가 이번에는 보수 인사를 등에 업고 선전에 나설지 이목이 쏠린다. 경북 구미역 광장을 시작으로 대구와 경북 포항, 울산을 돌며 집중 유세를 벌인 이 후보는 자신을 ‘유능한 도구’에 빗대 연설을 이어갔다. 이 후보는 구미에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가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젊은 시절 박 전 대통령을 사법 살인하고, 고문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한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서도 “만약 박 전 대통령이 쿠데타를 안 하고 민주적 과정으로 집권했다면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어 모두가 칭송하지 않았겠느냐. 그 역시 지난 일이고 유능하고 국가와 국민에게 충직한 일꾼을 뽑으면 세상이 개벽할 정도로 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 코앞인데 여전히 손발 안 맞는 국힘 낮아진 TK·PK 벽…‘보수 심장’ 격전지로 그러면서 “좌측이든 우측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무슨 상관이 있나”라며 “진영이나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떤가”라고 호소했다. 울산서는 “유능하고 준비돼있으니 한번 맡겨봐 달라.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는 도구라면 여러분의 판단 기준으로 선택해야지, 다른 이유로 배제할 이유가 없다”며 “신상도 있으니 한번 써봐라. 지난 3년 동안 성능 개량 많이 했다”고 말해 현장의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14일에는 역시나 당 약세 지역으로 꼽히는 PK를 찾았다.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 참배로 일정을 시작한 이 후보는 “우리의 목표는 압도적 승리가 아니라 반드시 승리”라며 “낙관적 전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은 아주 박빙의 승부를 하게 될 거라는 게 저희의 예상”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한 표라도 반드시 이기기 위해서 죽을 힘을 다하고 있다. 절박한 심정으로 세 표가 부족하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며 “국가의 운명이 달린 선거인 만큼 한 분도 빠짐없이 투표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부산 서면서는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라며 “이 위기는 헌정 질서를 파괴하는 군사 쿠데타 세력의 책임이다. 친위 쿠데타 때문에 경제가 완전히 망가졌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을 겨냥해서는 “보수 정당이 맞냐, 민주 정당이 맞냐. 이제 그 당도 변화하든지 퇴출당하든지 선택해야 한다”며 “군사 쿠데타를 백배사죄하고 군사 쿠데타 수괴 윤석열을 즉각 제명해야 대한민국 헌법 테두리 안에 있는 보수 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럴 기미가 전혀 없어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날 이 후보는 부산이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고향인 점을 거론하며 “이곳 부산은 민주주의 성지 아닌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한 민주투사 김영삼의 정치적 고향이 맞나”라며 “이번에도 확실하게 (국민의힘을) 심판해달라”고 강조했다. 차기 선거 바로미터? 민주당이 보수 텃밭을 누비는 와중에도 국민의힘은 여전히 ‘윤석열 족쇄’에 발목 잡힌 모양새다. 아직 가시지 않은 후보 교체 여진에 윤 전 대통령의 탈당까지, 대선이 한 달여도 남지 않았지만 선거 공약보다는 윤석열 세 글자가 더욱 눈에 띈다. 민주당이 중도보수까지 스펙트럼을 넓히면서 앞으로 치러질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조기 대선은 단순한 승패를 떠나 지역별 투표율의 소수점까지 눈여겨봐야 하는 선거가 됐다. 내년 6월에 치러질 예정인 지방선거는 이번 조기 대선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재명에게 간 홍준표 지지자, 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지자 모임인 ‘홍사모(홍준표를 사랑하는 사람들)’ 등의 단체는 “국민의힘은 더 이상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보수 정당이라는 자격이 없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신영길 홍사모 중앙대표는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경선 과정서 불거진 단일화 파행에 대해 “보수 정당을 지지해 온 수많은 유권자들의 마음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이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들이 ‘명태균 특검법’을 의식해 먼저 선수를 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김건희 특검법과 함께 명태균 특검법 상정은 불가피한데, 이 과정서 홍 전 시장에게 불똥이 튈 것을 미리 방지했다는 해석이다. 한편, 홍사모 등의 결정이 홍 전 시장의 의중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