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여행 ⑤17번 국도 곡성-구례

섬진강 따라 자연을 달리다

전남 곡성과 구례를 잇는 17번 국도는 섬진강과 나란히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하다. 곡성에 들어서자마자 읍내로 진입하는 오른쪽 도로에는 우람한 메타세쿼이아가 1km 남짓 늘어섰다. 
 

지난해 인기를 끈 영화 〈곡성〉서 주인공 종구가 딸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달리는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곡성 읍내를 지나면 ‘한국 관광 100선’에 3회 연속 선정된 섬진강기차마을이 나온다. 증기기관차나 레일바이크를 타고 섬진강을 즐기는 곳이다. 증기기관차는 시속 30~40km로 달려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만큼 여유롭다. 가정역까지 10km 거리를 30분 만에 도착하며, 30분간 정차한 뒤 섬진강기차마을로 돌아온다. 

더 느리게 즐기려면 침곡역에서 가정역까지 5km 남짓한 섬진강레일바이크를 타보자. 오르막이 약간 있지만 섬진강의 봄 풍경을 감상하기에 제격이다. 

영화 속 장소

가정역서 섬진강출렁다리를 건넌 뒤 두가세월교 건너 돌아오거나, 가정역 주변에서 자전거를 빌려 타고 섬진강을 달려도 좋다. 가정역서 시간을 보내다가 다음 증기기관차로 돌아오거나, 4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곡성행 버스를 타고 17번 국도 풍경을 구경하는 방법도 있다.
 


섬진강기차마을을 지나면 17번 국도, 옛 전라선 철길과 나란히 강이 이어진다. 이 부근의 섬진강은 곡성천, 금천천, 고달천과 만나며 거대한 습지를 이룬다. 우리나라서 22번째 국가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섬진강 침실습지다. 고달면 안개마을서 고달리 마을회관을 지나 강둑에 오르면 침실습지의 전경이 펼쳐진다. 

고달리를 잇는 세월교와 금천천을 건너는 퐁퐁다리, 곡성천을 건너는 목재 데크를 따라 침실습지 탐방로가 이어진다. 섬진강기차마을서 전동 킥보드를 대여해 탐방로를 달려도 좋다. 

안개마을에선 자전거 대여는 물론, 10명 이상 단체에 한해 꽃차 만들기, 누워서 별 보기 체험 등을 진행한다. 게스트하우스나 가족펜션에 묵으며 이른 아침 섬진강 침실습지의 고즈넉한 풍경을 만나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된다.
 

섬진강도깨비마을은 조선 초의 실존 인물 마천목 장군과 섬진강 도깨비 살의 전설을 테마로 조성한 공간이다. 입구서 섬진강도깨비마을까지 1km 남짓 숲길이 이어진다. 이 길 곳곳에 개성 있는 도깨비 조형물이 있어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리산 장쾌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
도깨비마을·반달가슴곰 등 호기심 천국

섬진강도깨비마을에서는 도깨비를 주제로 한 전시와 도깨비가 등장하는 인형극도 볼 수 있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에 재미와 자연을 곁들여 즐거운 시간이 된다.

17번 국도에서 섬진강 건너편으로 한적하고 여유 있는 도로가 보인다. 가정역 앞 두가세월교를 건너 구례 방면으로 연결되는 섬진강로다. 가정마을서 구례구역 입구까지 12km 이어진다. 반대편 곡성 방면 도로는 자동차와 자전거, 사람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함께 나누는 길’이다. 길이 좁고 험한 대신 섬진강 풍경이 근사하다. 


구례 읍내를 지나면 17번·18번·19번 국도가 만나는 냉천교차로다. 지리산을 대표하는 천년 고찰 화엄사가 이곳에서 가깝다. 먼저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에 있는 반달가슴곰 생태학습장에 들르자. 
 

멸종 위기종인 반달가슴곰의 생태를 체험하는 곳으로, 매일 5회(오전 10시· 11시, 오후 2시·3시·4시) 탐방 해설을 진행한다. 반달가슴곰의 영상을 보고, 반달가슴곰이 사는 생태체험장을 한 바퀴 둘러본다. 반달가슴곰을 직접 보고, 반달가슴곰의 생태와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천년 고찰 화엄사에 가면 잊지 말고 들러야 할 곳이 있다. 일주문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세워진 차일혁경무관공덕비다. 차일혁 경무관은 빨치산의 근거지를 없애기 위해 화엄사를 불태우라는 상부의 명령을 어기고 화엄사를 지켜낸 인물이다. 

“절을 태우는 데는 한나절이면 족하지만, 절을 세우는 데는 1000년 세월도 부족하다”는 그의 말이 가슴을 적신다. 

경내를 둘러보고 구층암으로 발길을 돌리자. 대웅전 뒤편 구층암으로 가는 숲길은 조릿대 군락이 운치 있다. 구층암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겸허함이 돋보이는 곳으로, 여행객의 발길이 드물어 호젓하다. 

특히 수백 년 된 모과나무를 그대로 기둥 삼은 요사채가 유명하다. 요사채 마루에 걸터앉아 차분한 시간을 보내기 좋다. 화엄사서 구층암을 거쳐 연기암까지 치유 탐방로 1코스가 이어진다. 노고단에 오르는 옛 등산로로, 거친 듯하지만 힐링하기 좋은 숲길이다.

구례 오산 사성암(명승 111호)은 원효, 의상, 도선, 진각 등 고승 4명이 머무른 곳이라 한다. 사성암 턱밑까지 진입로가 닦여 자가용을 이용하거나, 죽연마을서 수시로 운행하는 셔틀버스를 타면 된다. 절벽에 매달린 듯 높은 기둥 위에 세워진 유리광전이 기세등등하고, 암벽을 따라 난 계단을 오르면 네 성인이 수도했을 법한 풍경이 펼쳐진다. 
 

넓은 분지에 들어앉은 구례 읍내, 읍내를 휘감으며 흐르는 섬진강, 노고단과 반야봉, 왕시루봉 등 지리산의 장쾌한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10분 남짓 오르면 오산(530.8 m) 정상을 지나 전망대에 이른다. 운조루가 있는 토지면 일대의 너른 들판, 지리산과 백운산 자락을 비집고 흐르는 섬진강 풍경이 그림 같다.

17번 국도 구례에서 순천 방향 섬진강 변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대나무 숲이 있다. 울창한 숲은 아니지만, 산책로 곳곳에 휴식 공간이 있어 바람이 일렁일 때마다 들리는 댓잎 소리와 함께 쉬었다 가기 좋다. 구례휴게소를 찾아가면 쉽다.

곡성과 구례 여행서 별미가 빠질 수 없다. 미실란이 운영하는 ‘밥카페 반하다’는 유기농 발아오색미로 건강한 밥상을 내는 로컬 푸드 음식점이자, 곡성의 농가 맛집이다. 토란과 우리밀, 무항생제 달걀로 빵을 만드는 ‘모짜르트제과점’, 삶아서 말린 뒤 가루 낸 토란을 넣어 라테와 스콘을 만드는 ‘B's coffee’ 등 곡성 특산물 토란을 이용한 먹거리를 내는 곳도 있다. 

힐링하기 좋은 길

구례 추천 맛집은 지리산서 채취한 나물과 뽕잎밥으로 건강한 밥상을 차리는 ‘들녘밥상’, 매일 다른 메뉴를 선보이는 ‘푸른물고기’, 비만 억제와 체내 나트륨 제거에 효과가 탁월한 쑥부쟁이로 머핀과 쿠키, 라테 등을 만드는 ‘카페 쑥부쟁이’ 등이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섬진강기차마을→섬진강 침실습지→사성암 
1박2일 코스 [첫째 날] 메타세쿼이아 길→섬진강기차마을→섬진강 침실습지→섬진강도깨비마을→심청한옥마을 [둘째 날] 사성암→섬진강 변 대나무 숲→반달가슴곰 생태체험장→화엄사→운조루(운조루유물전시관)→연곡사 

관련 사이트
- 곡성군 문화관광 http://www.gokseong.go.kr/tour
- 섬진강기차마을 http://www.gstrain.co.kr
- 섬진강도깨비마을 http://www.dokaebi.co.kr
- 안개마을 http://안개마을.com
- 구례군 문화관광 http://tour.gurye.go.kr
- 화엄사 http://www.hwaeomsa.com
- 반달가슴곰 생태체험장(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http://bear.knps.or.kr

문의 전화
- 곡성군청 관광문화과 061)360-8358
- 곡성군 관광안내소 061)360-8379
- 섬진강기차마을 061)363-9900
- 섬진강레일바이크 061)362-7717 
- 섬진강도깨비마을 061)362-2954
- 안개마을 061)363-3231
- 구례군청 문화관광과 061)780-2224
- 구례군 관광안내전화 061)780-2450
- 사성암 061)781-4544
- 화엄사 061)783-7600, 
- 반달가슴곰 생태체험장(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061)783-912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곡성, 센트럴시티터미널서 하루 1회(15:00) 운행, 약 3시간10분 소요. 서울-구례, 서울남부터미널서 하루 11회(06:30~22:00) 운행, 약 3시간10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이지티켓 http://www. hticket.co.kr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구례공영버스터미널 061)780-2731 곡성버스터미널 061)363-3919  
[기차] 용산역-곡성역, KTX 하루 6회(07:45~20:10) 운행, 약 2시간10분 소요. 서울역-곡성역, KTX 하루 2회(09:45~16:35) 운행, 약 2시간30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44-7788, http://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순천완주고속도로 서남원 IC→송동교차로서 곡성 방면 17번 국도→읍내교차로서 곡성 읍내 방향 우회전→회전교차로서 곡성역 방면 기차마을로→섬진강기차마을


숙박 정보
섬진강기차마을 레일펜션: 곡성군 오곡면 기차마을로, 010- 9495-5088, http://www.gsrailpension.co.kr (굿스테이), 화이트빌리지: 곡성군 죽곡면 대황강로, 061)363-7531, http://www.white-village.co.kr (굿스테이), 심청한옥마을: 곡성군 오곡면 심청로, 061)363-9910, http://심청한옥마을.kr (굿스테이, 한옥스테이), 두가헌: 곡성군 고달면 두계길, 010-6620-3430, http://www.dugahun.co.kr (한옥스테이), 안개마을: 곡성군 고달면 목동리, 061)363-3231, http://안개마을.com금환락지곡전재: 구례군 토지면 곡전재길, 010-5625-8444, http://www.gokjeonjae.com (명품고택), 들녘애펜션: 구례군 토지면 운조루길, 010-9926-6333, 숲속수목가옥: 구례군 광의면 온동2길, 061)781-2011, http://ecopark.gurye.go.kr구례산수유자연휴양림: 구례군 산동면 정산길, 061)780-2897, http://ecopark.gurye.go.kr쌍산재: 구례군 마산면 장수길, 010-3635-7115, http://www.ssangsanje.com구례옥잠: 구례군 구례읍 상설시장길, 010-7435-5353, http://blog.naver.com/rooftopgigs

식당 정보
밥카페 반하다(오색발아밥상): 곡성군 곡성읍 섬진강로, 061)363-5060, http://www.imisillan.com (하루 전 예약), 자가제면 역전생면국수(비빔국수): 곡성군 오곡면 기차마을로, 061)363-3393, 소머리국밥(소머리국밥): 곡성군 곡성읍 낙동원로, 061)363-7753, 석곡식당(석쇠불고기): 곡성군 석곡면 석곡로, 061)362-3133, 들녘밥상(뽕잎정식): 구례군 토지면 운조루길, 061)781-8881, 푸른물고기(오늘 메뉴): 구례군 구례읍 봉성로, 010-9398-9616, https://halu.modoo.at평화식당(육회비빔밥): 구례군 구례읍 북교길, 061)782-2034, http://www.평화식당.kr함흥냉면(얼갈이곰탕):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061)782-4326, 부부식당(다슬기수제비): 구례군 구례읍 북교길, 061)782-9113 

주변 볼거리
도림사계곡, 조태일시문학기념관, 태안사, 대황강출렁다리, 압록유원지, 옥과미술관, 연곡사, 섬진강어류생태관, 구례자연드림파크, 지리산치즈랜드, 구례군 산림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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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