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1주년 특집8> ‘21세’ 의미와 가치

가파른 성장기 보내고 무르익을 성숙기 진입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996년 5월 태어난 <일요시사>가 올해 스물한 살 청년이 됐다. 한 발씩 걸음마를 떼던 유아기를 지나 걷고 뛰면서 변화하는 시대에 부딪히고 깨져가며 성장한 결과다. 흔히 21세를 가리켜 청년이라고 부른다. 인생의 가장 찬란한 시기이면서 가장 불안정한 때가 바로 20대다. <일요시사> 역시 수많은 굴곡을 거쳐 20대에 접어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인생의 첫 관문으로 생각한다. 학교에서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며 생활하던 친구들이 전국 각지로 뿔뿔이 흩어지는 첫 단계기 때문이다. 열아홉 불안정한 시기를 지나 스물의 생소함을 거쳐 스물하나의 나이가 되면 많은 이들은 인생을 어떤 방향으로 설계할지에 대해 어렴풋하게나마 고민하게 된다.

인생의 첫 관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학교 2학년인데 뭘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대학 안 가고 취업 준비 중인데 잘하는 일일까요.” “오늘 입대합니다.” 등의 글이 하루에도 몇 차례씩 올라온다. 그럴 때마다 달리는 댓글은 “그 나이가 부럽습니다.” “뭐든 할 수 있는 나이네요.” “마음껏 도전해보세요.” 등 응원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전했다가 실패해도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나이로 21세를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 같은 인식이 조금 무뎌졌다. 21세의 나이에도 현실의 벽을 느껴야 할 정도로 세상이 팍팍해졌기 때문이다.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의 ‘이태백’, 우리나라 20대 비정규직 월급이 88만원이라는 분석에서 비롯된 ‘88만원 세대’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다는 ‘삼포세대’ 등의 신조어는 20대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특히 삼포세대는 오포, 칠포로 그 범위가 넓어지면서 꿈이나 인간관계 등의 가치를 현실 때문에 놓아야 하는 20대를 가리키는 말로 자리 잡았다.


무궁무진 가능성 ‘쑥쑥’
현실의 벽서 계속된 도전

우스갯소리 같았던 무수저, 흙수저, 금수저 이야기는 ‘수저론’으로 비화돼 부모의 경제능력에 따라 미래가 바뀐다고 생각하는 20대를 폭발적으로 늘렸다.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는 우울증이 20대 초반에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도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전문가들은 입시와 취업 등 극심한 경쟁에 내던져진 20대들이 현실의 벽에 좌절하면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점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 20대 초반은 성인임에도 자신의 자리를 제대로 찾지 못한 것에 좌절하는 나이로, 인생에서 정신질환에 가장 취약한 연령층이라고 분석했다. 20대 사망원인은 자살이 부동의 1위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서 21세 청년들이 가진 의미와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20대는 격동의 역사에서 늘 맨 앞에 서 있었다. 

1980년대 민주화를 외치며 대열의 첫머리에 섰던 것도 20대였고, 30년이 지난 현재 광화문 광장뿐 아니라 전국 촛불 물결에서도 20대의 목소리는 우렁찼다. 1987년 6월 민주화항쟁으로 얻은 참정권을 아낌없이 사용해 정권교체를 이뤄낸 것도 2030세대의 높은 정치관심도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걸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21세는 불안정하지만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나이다.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동안 교복과 학교라는 굴레에 갇혀 있던 10대 청소년들이 갑자기 밀려드는 자유를 만끽하는 나이기도 하다. 

찬란한 시기


대학에 진학했다면 2학년, 입대했다면 군인,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면 사회초년생의 지위를 가진 21세. 일생에 딱 한 번 찾아오는 그 찬란한 나이가 가지는 의미와 가치는 모든 이들에게 눈부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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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