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1주년 특집1> 문재인정부 기대주 21인

  • 신승훈 기자 shs@ilyosisa.co.kr
  • 등록 2017.05.22 11:14:35
  • 호수 11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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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가는 사람 정해져 있다?

[일요시사 정치팀] 신승훈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물러나고 문재인의 시대가 열렸다. 동시에 대선과정서 문 대통령을 도왔던 이들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요시사>는 ‘창간21주년’을 맞아 문재인정부서 특히 기대되는 ‘21인’을 꼽아봤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의원들이 문재인정부서 전방위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집권 초기 민주당 출신 인사들은 줄줄이 입각에 성공해 청와대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재임기간 동안 문 대통령 주변 사람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보좌진
누가 요직에?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다. 19대 대선서 중앙선거대책본부 총괄부본부장 겸 수행실장을 맡아 문 대통령의 유세현장을 보좌했다. 유세 과정서 문 대통령의 악수 사진과 외손주 편지 등을 SNS에 공개해 서민적 이미지를 어필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다.

당초 기 의원은  서울시 정무부시장, 정무수석비서관을 맡는 등 ‘박원순의 남자’로 불렸다. 당내 경선에서는 안희정 충남도지사 측 캠프 비서실장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기 의원은 문 대통령의 수행실장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며 ‘문재인의 남자’로 거듭났다.

 정부 초기 입각 하마평에 오르고 있진 않지만 임기 내 문 대통령이 그를 청와대로 부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민주당 김경수 의원도 문재인정부서 주목받은 인사 중 한 명이다. 김 의원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 비서실서 국정상황실 행정관, 제1부속실 행정관, 공보담당비서관을 맡은 경험이 있다.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에는 지근거리서 노 대통령을 지켜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렸다. 그는 대선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오른팔 역할을 하며 유세현장을 비롯해 각종 현장을 누볐다. 정치권에선 김 의원이 청와대 홍보라인 중책을 맡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와 국회서 잔뼈가 굵은 김 의원이 내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만약 김 의원이 경남도지사에 출마해 당선된다면 그는 문 대통령의 지지를 받는 여권의 거물정치인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남자’서 ‘문재인 남자’로
정권 일등공신 집권 초 줄줄이 입각 

민주당 민병두 의원도 문재인정부 창출에 일등공신이다. <문화일보> 기자 출신인 민 의원은 당내 정책·전략통으로 손꼽히는 3선 중진의원이다. 그는 이번 대선서 더문캠 특보단장을 맡아 문 대통령을 지원했다.

19대 총선에선 홍준표 전 대선후보를 누르고 당선했으며, 대선과정에선 성완종 리스트 사건 항소심서 무죄를 받은 홍 전 후보의 유죄를 확신할 제보가 있다고 밝혀 ‘홍준표 저젹수’로 통했다.
 

최근에는 당내 원내대표 경선 출마가 점쳐졌지만 홍영표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며 출마하지 않았다. 민 의원은 전략통으로 꼽히는 만큼 향후 문재인정부서 요직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정부서 기대되는 여성 정치인은 박영선 의원이다. 박 의원은 MBC기자 출신으로 4선의 중진의원이다. 당내 경선과정에선 안 지사 캠프의 의원 멘토단장을 맡아 문 대통령의 저격수를 자처했었다.

본선에 들어서는 문 대통령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경선의 상처를 조기 봉합해 문 대통령에게 통합이미지를 선물해준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이 비법조인 출신의 법무부장관을 선출할 뜻을 내비치면서 박 의원이 법무부장관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민주당 김병기 의원도 문재인정부서 요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김 의원은 국정원 출신으로 안보·정보 분야의 전문가로 불린다. 대선과정서 당 선거대책위원회 안보특보단장을 맡으면서 문 대통령 국방·안보 정책설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는 평가다. 

특히 문 대통령이 국정원 국내파트 폐지를 천명한 만큼, 국정원 출신인 김 의원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막후 비선실세
‘3철’ 뿔뿔이

3철(전해철, 양정철, 이호철)의 행보도 주목된다. 세 사람은 문 대통령의 막후 비선 실세라고도 불리는 인물들이다. 이들은 새 정부 성공을 위해 백의종군하는 모양새다. 이호철 전 민정수석은 문 대통령 취임 당일 해외로 출국했다.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은 지인들에게 “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2선 후퇴를 선언했다. 

3철 가운데 유일한 현역 의원 신분인 전해철 의원은 1기 내각 불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는 정부 초기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문재인정부가 정상궤도를 달릴 때쯤 요직을 맡을 가능성은 배제키 어렵다. 

백의종군을 선언한 인물로 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을 빼놓을 수 없다. 정 의원은 트위터 정치를 통해 문 대통령 당선에 공이 크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정 의원이 이번 정부서 임명직을 맡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에 정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위해 더 낮은 자세로 일하겠다”며 “누누이 밝혔듯 무보직 대변인으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정 의원이 문 대통령 당선에 공을 세운 만큼 향후 지방선거, 개각 등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학계 인물 중에선 김상조 한성대 교수의 행보가 주목받는다. 김 교수는 참여연대 재벌개혁감시단 단장,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 한국금융연구센터 소장을 역임한 ‘재벌저격수’로 불린다.

그는 문 대통령 캠프 내에서 경제정책 자문을 맡아 ‘제이노믹스’ ‘사람경제 2017’ 구상에 중추적 역할을 했다. 특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삼성그룹 수사 지원 및 이재용 삼성 부회장 구속영장 발부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근에는 문재인정부서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됐다. 이는 문 대통령의 재벌개혁 의지가 드러난 부분이라는 평가다. 

김 교수는 내정 발표에 대해 “우리나라 시장의 공정한 질서를 재확립하겠다. 한국경제의 활력을 되살리는 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공직자 출신 인물들도 문재인정부서 주목받고 있다. 우선 박종환 전 지방경찰청장은 충북 음성서장, 경기 용인서장, 충북지방청장을 거친 경찰맨이다. 그는 문 대통령과 경희대 72학번 동기로 45년지기 친구다.

문 대통령을 위해 수차례 고액의 정치 후원금을 낼 정도로 막후 지원자로 알려졌다. 18대 대선에서 문 대통령이 패하자 큰 충격으로 건강이 악화되기도 했다. 그는 MB정권 당시 경찰청장 직위 전면 개방 및 장관급으로 직급 상향조정 등 파격적인 제안을 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검·경 수사권 조정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만큼 박 전 청장이 정부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청와대 노리는 
공직자 출신들


외교 공직자로는 조병제 전 주말레이시아 대사가 꼽힌다. 조 전 대사는 외무고시 15회 출신으로 외교통상부 북미국 심의관·국장, 외교통상부 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그는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외교자문그룹인 ‘국민 아그레망’의 간사를 맡아 차기 정부의 외교 정책 구상에 핵심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현재 조 전 대사는 국가안보실 제2차장 자리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고시 출신 공직자인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도 문재인정부에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이사장은 문 대통령과 어린 시절부터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다. 그는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문 대통령의 제의를 받고 정계에 입문했다. 

재정경제부 국장, 국무조정실 심사평가조정관 등 평생 경제관료의 길을 걸어온 이 전 이사장은 정권 중에 문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금융권 요직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군 출신으로는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의 입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송 전 총장은 해군사관학교 27기 출신으로 해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장, 해군 합참 전략기획본부장, 건양대 군사학과 석좌교수, 해군 참모총장을 지냈다.

18·19대 대선서 문 대통령의 안보책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문 대통령의 ‘NLL포기발언 의혹’ ‘송민순 회고록 파문’ ‘주적 논란’ 등에 있어서 방패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현재는 백군기 민주당 국방안보센터 센터장, 박종헌 전 공군참모총장과 함께 국방부장관에 거론되고 있다. 

법조계에선 위철환 전 대한변협회장의 입각 가능성이 점쳐진다. 위 전 회장은 사법고시 28기 출신으로 제18대 수원지방변호사회 회장, 언론중재위원회 경기중재부위원, 수원FC이사장, 대한변협 회장을 역임했다.

그는 변호사협회장 취임 직후 세월호 유가족 법률대리인을 맡기도 했다. 특히 문 대통령 캠프에서 법률지원단장으로서 가짜뉴스 저격수 역할을 했는데 ‘문준용 취업특혜’ ‘노 전 대통령 비자금 문제’ ‘문재인 공산주의자’ 등 비방 글을 고발로 대응해 여론전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현재 위 전 회장은 문재인정부의 법무부장관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문 대통령 캠프서 의료정책을 주도적으로 수립한 김용익 전 민주연구원장은 보건복지부장관 물망에 오르고 있다. 김 전 원장은 보건복지부 의약분업실행위원회 위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 청와대 사회정책수석비서관과 19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바 있다.
 

김 전 원장은 소신에 어긋나면 의원직 사퇴 및 단식을 불사할 정도로 강성 기질을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의사 출신으로서 의원 시절 공공의료 강화에 힘쓴 것으로 알려진다. 

재계서 이름을 알린 주진형 한화증권 전 대표도 이번 정부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주 전 대표는 세계은행 컨설턴트, 삼성증권 마케팅담당 상무, 우리금융지주회사 상무 등을 역임한 ‘금융통’이다.

일단 몸 낮추는 ‘3철’
주목 받는 측근들 즐비

그는 대선캠프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총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제정책공약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 한화투자증권 대표 시절에는 ‘매도보고서 의무발행’ ‘고위험 종목 선정’ 등 파격적 정책을 실현해 ‘이단아’ ‘돈키호테’로 불렸다.

주 전 대표는 박근혜-최순실 국정조사 청문회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재벌은 조폭의 운영방식” 등 재벌을 비판하는 발언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는 금융위원장 물망에 오르고 있다. 

방송을 통해 이름을 알린 황교익 칼럼니스트도 현 정부서 더욱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문 대통령의 대선캠프에는 합류하지 않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모임인 ‘더불어포럼’의 공동대표로 참여했다.

블랙리스트 파문 때 “문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방송 출연을 금지당했다”고 주장키도 했다. 공인으로서 문 대통령에 우호적인 발언을 함으로써 문 대통령 이미지 형성에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의 고등학교 동기로 알려진 승효상 건축가도 문 대통령의 당선으로 주목받고 있다. 승 건축가는 공간연구소 대표이사로 제4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공동감독, 서울시 총괄건축가, 민주당 역사문화벨트 기획위원회를 역임했다.

승 건축가는 고교 시절 당시 학교서 ‘문과에 문재인, 이과에 승효상’으로 불릴 정도로 성적에 두각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진다. 문 대통령의 문화예술계 최측근으로 봉하마을의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설계했다. 현재 승 건축가는 ‘광화문 대통령’을 천명한 문 대통령의 청와대 이전 방안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고민정 전 KBS아나운서는 청와대 부대변인으로 입각에 성공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7일 고 전 아나운서를 청와대 부대변인으로 내정했다. 고 전 아나운서는 문 대통령이 정치인이 아닌 일반인 인재로 영입한 1호 인사로 알려진다.

그는 캠프 합류 당시 “언론의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반드시 정권교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캠프 합류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대선과정서 문 대통령의 전국유세에 동행하며 문 대통령 지지를 호소한 바 있다. 

앞으로 5년
중추적 역할

‘대통령의 필사’로 유명한 신동호 시인도 입각에 성공했다. 신씨는 지난 17일 청와대연설비서관으로 내정됐다. 시인 출신인 그는 남북 평화문제를 드러낸 시를 주로 쓰며 문 대통령과는 18대 대선부터 함께했다.

 특히 문 대통령의 메시지와 정책 등을 간결한 문장으로 작성해 유권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그는 전대협 문화국장,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위원장 등을 역임하고 대선기간에는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메시지 팀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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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