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여행 ④금산 방우리-적벽강

금강 여울 따라 금산의 자연 속으로

금산 방우리와 적벽강을 잇는 길은 금강 물줄기가 동행이 된다. 청정한 금강 상류 마을서 시동을 걸어, 전북 무주를 거쳐 다시 충남 금산의 금강을 만나는 독특한 드라이브 코스다.
 

방우리에서 적벽강으로 향하는 길은 금강 다리를 여섯 차례 건너는 이채로운 여정이다. 37번 국도와 601번 지방도를 경유하며 호젓한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금산의 오지 마을인 부리면 방우리는 ‘육지의 외딴섬’으로 불린다. 금강을 끼고 금산 끝자락에 방울처럼 매달려 방우리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금산군을 통해서는 갈 길이 막막하다. 마을 앞은 금강이, 마을 뒤편은 산줄기가 가로막기 때문이다. 자동차로는 전북 무주를 에돌아 강변 둑길을 지나야 비로소 방우리를 만날 수 있다.

최고의 청정 지역

방우리로 가기 위해 고속도로에서 나올 때도 무주 IC를 이용한다. 무주읍에서 내도리 앞섬다리(내도교)를 지나 좌회전하면 금산 방우리 가는 길이다. 구불구불한 강변길을 따라 5km 정도 달리면 방우리에 닿는다. 무주 군내버스는 앞섬다리까지 연결될 뿐이다. 

대중교통도 제대로 없는 조그마한 마을은 금강 상류의 절경을 숨겨두었다. 전북 장수에서 발원한 금강은 금산 땅을 처음 적시며 이곳 방우리에 닿는다. 방우리는 화려한 절벽과 단아한 강물이 묘하게 어우러진 곳이다. 마을에는 다닥다닥 붙은 아담한 밭 사이로 흙담집이 그대로 보존되었다. 반딧불이가 서식하고 한가롭게 물놀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입소문을 듣고 찾는 청정 지역이다. 
 


방우리는 고갯마루를 사이에 두고 원방우리와 작은 방우리로 나뉜다. 원방우리를 거친 금강 물줄기는 작은 방우리를 적시며 사연을 이어간다. “예전에는 원방우리에 살다 시집가면 작은 방우리에 살림을 차렸지유.” 

고추밭을 일구는 촌부가 전하는 말이다. 방우리에는 한국전쟁 이후 일가가 정착해 집성촌을 이뤘는데, 지금은 20여 가구가 남았다. 마을 가운데 경로당이 있고, 샛길 따라 삼밭을 넘어서면 강을 오가는 거룻배가 남은 한가로운 풍경이다.
 

비포장도로가 연결되던 10여년 전과 비교하면 방우리는 조금씩 변하고 있다. 강둑길에 아스팔트가 깔렸고, 외지인이 정착한 2층 양옥도 들어섰다. 내후년이면 방우리에서 수통리까지 도로가 이어질 예정이다. ‘육지의 외딴섬’ 방우리를 만날 시간이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 

화려한 절벽과 단아한 강물의 조화
천 년 은행나무가 반기는 보석 같은 곳

방우리를 거친 금강 줄기는 무주를 굽이쳐 흐른 뒤 다시 금산 쪽으로 수통리 적벽강과 이어진다. 물길은 가까운 거리지만, 걸어서는 산자락을 넘어야 닿을 수 있다. 자동차로 연결되는 도로는 1시간 정도 걸린다. 그 드라이브 길이 탐스럽다. 

방우리에서 적벽강으로 향하는 드라이브 코스는 금강 다리를 여러 차례 넘나드는 길이다. 통영대전고속도로와 나란히 달리는 37번 국도는 오히려 한갓지다. 37번 국도에서 601번 지방도로 접어들면 강변길 따라 적벽강으로 연결된다.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는 수통교와 적벽교를 넘어서면 적벽강이 그 자태를 드러낸다.
 

전북 장수서 발원한 금강은 충남 금산에 이르러 ‘적벽강’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수통리 적벽강은 산을 휘도는 강줄기가 육중한 암산으로 둘러싸여 붉은빛을 띠는 곳이다. 높이 30여m 기암절벽 아래 고요한 수면과 자갈밭이 넉넉하게 펼쳐진다. 


부리면 양각산(566m) 자락과 연결된 세 기암절벽이 금강과 어우러져 경관이 수려하다. 이곳 금강 상류에는 맑은 물에 사는 귀한 물고기들이 있다. 쉬리, 참마자, 꺽지 등이 헤엄치는 민물고기 박물관이다.

바위 절벽 너머는 옛날부터 약초꾼이 찾아들던 곳으로, ‘약초 고을’ 금산에서도 귀한 약초는 이곳에서 나왔다고 한다. 적벽강 맞은편 오토캠핑장서 자연을 벗 삼아 하룻밤 머물 수 있다. 
 

강변의 정취와 달리 숲을 향유하려면 남이면 방향으로 핸들을 튼다. 보석사는 전나무 숲길과 수령 1000년이 넘는 은행나무가 길손을 반기는 곳이다. 속세와 맞닿은 사찰은 한적한 전나무 산책로가 아늑함을 더한다. 보석사는 진악산으로 오르는 산행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영천암까지 오르는 길목에 숲 산책로가 어우러진다. 
 

완연한 숲과 조우하려면 금산산림문화타운으로 향한다. 금산산림문화타운은 남이자연휴양림과 금산생태숲 등이 자리한 생태 종합 휴양 단지로, 하룻밤 묵어가며 금산의 자연을 감상하기에 좋다. 
 

금산읍 쪽으로 길을 잡으면 드라이브 길이 무르익는다. 금산 칠백의총은 임진왜란 때 왜군과 맞서 싸운 의병과 승병 700명의 충혼을 기린 곳으로, 금산전투에서 전사한 조헌 선생과 영규대사의 유적이 있다. 칠백의총 터에 봄꽃이 화사하게 핀 연못이 인상적이며, 주변으로 너른 잔디밭이 있어 나라 사랑을 되새기는 가족 나들이 장소로도 제격이다. 
 

자연이 빚은 걸작

금산 여행 때 한번쯤 들르는 금산인삼약령시장은 약초와 인삼 점포가 거대한 상권을 이룬 곳이다. 전국 인삼의 80%가 이곳에서 거래되며, 시장에서 팔리는 약재가 수백 종이나 된다. 희귀한 약재 구경에 삼계탕, 인삼튀김, 어죽까지 맛보면 금산 여행이 넉넉하게 마무리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방우리→37번 국도→601번 지방도→적벽강→보석사→진악산→금산인삼약령시장 
1박2일 코스 [첫째 날] 방우리→37번 국도→601번 지방도→적벽강→보석사→진악산→금산산림문화타운 [둘째 날] 금산 칠백의총→개삼터공원→태고사→금산인삼약령시장 

관련 사이트
- 금산군청 문화공보관광과 041)750-2371
- 금산군관광안내소 041)750-2626
- 금산산림문화타운 041)753-5706 
- 보석사 041)753-1523
- 금산 칠백의총 041)753-8701~2

문의 전화
- 금산군청 문화공보관광과 041)750-2371
- 금산군관광안내소 041)750-2626
- 금산산림문화타운 041)753-5706 
- 보석사 041)753-1523
- 금산 칠백의총 041)753-8701~2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금산,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8회(06:30~18:40) 운행, 약 2시간 40분 소요. 
* 문의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코버스 www. kobus.co.kr 금산시외버스터미널 041)754-4854


자가운전
통영대전고속도로 무주 IC→앞섬마을 방면 좌회전→방우리→37번 국도→601번 지방도→적벽강

숙박 정보
- 금산한방스파&호텔 휴 : 금산읍 인삼광장로, 041)750-1000 (굿스테이)
- 인삼호텔 : 금산읍 인삼광장로, 041)751-6200 
- 남이자연휴양림 : 남이면 느티골길(금산산림문화타운 내),  
041)753-5706, http://forestown.geumsan.go.kr
- 대둔산자연휴양림 : 진산면 대둔산로, 041)752-4138, www.ijinsan.co.kr 

식당 정보
- 원조삼계탕(삼계탕): 금산읍 인삼약초로, 041)752-2678
- 저곡식당(인삼어죽): 제원면 금강로, 041)752-7350
- 원골식당(도리뱅뱅이): 제원면 금강로, 041)752-2638 
- 솔내음(산약초샤부샤부): 추부면 홍골1길, 041)752-6369 

주변 볼거리
천내강, 십이폭포, 대둔산, 태고사, 개삼터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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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닻 올린 ‘2차 계엄’ 수사 큰 그림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팀이 2차 계엄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시작했다.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 간 교감과 이날, 군 수뇌부의 움직임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인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을 재소환할 방침이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의 상황을 재구성해 왔다. 법무부와 민정수석실의 역할은 수면 위로 올라오지 않고 있다. 특히 2차 계엄 논의 여부는 여전히 의혹에 그치고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과 김주현 전 민정수석이 무엇을 위한 법률을 검토했는지가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안가 회동 정조준 특검팀은 지금까지 12·3 내란이 어떻게 준비됐는지에 대해 수사력을 집중했다. 북풍 공작과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 국군정보·방첩사령부의 움직임 등이 상당 부분 사실로 확인됐다. 내란 이후의 상황을 수사하기 시작한 특검팀은 지난달 24일 오전 10시 박 전 장관을 소환 조사했다.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받는 박 전 장관은 13시간가량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박 전 장관은 내란 당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계엄 선포 계획을 가장 먼저 들은 국무위원 중 한 명이다. 이후 법무부로 돌아와 실·국장 회의를 열고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계엄 당일 법무부 출입국본부에 출국금지팀을 대기시키라고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계엄 이후에는 정치인 등 수용을 위해 교정본부에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를 지시한 혐의도 있다. 특검팀은 이를 뒷받침할 만한 근거로 그가 지난해 12월3일 오후 11시쯤 대통령실에서 정부과천청사로 이동하면서 통화한 내역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이 통화한 인물은 임세진 전 검찰과장, 배상업 전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심우정 전 검찰총장 등이다. 임 전 과장은 박 전 장관과의 통화를 마치고 검사·수사관 인사를 담당하는 실무진 2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배 전 본부장은 출국금지·출입국 관련 담당자들에게 연락했다. 신 전 본부장은 김문태 전 서울구치소장과 연락을 취했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간부 회의를 열어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다음 날 한상대 전 검찰총장과 연락하기도 했다. 한 전 총장은 퇴직 검사 모임인 검찰동우회 회장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탄핵 당시 가장 많이 연락한 인물이다. 국회 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이후에는 김 전 수석과 비화폰으로 통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두 사람이 2차 계엄 등 후속 대책을 논의했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장관 측은 김 전 수석에게 포고령에 문제가 있으며 국회가 의결했으니 국무회의를 신속히 소집해 계엄을 해제해야 한다고 전했다는 입장이다. 박성재·김주현 곧바로 2차 계엄 법률 검토? 용산 CCTV 속 최측근들 메모 후 문건 만지작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사령부 산하 합동수사본부 검사를 파견하라고 검찰국에 지시 ▲출입국본부 ‘출국금지팀’ 대기 지시 ▲교정본부 수용 여력 점검 및 공간 확보 지시 등을 추진했다고 판단한다. 조사를 마친 박 전 장관은 “제가 한 일에 대해 소상하게 다 말씀드렸다”며 “통상적인 업무 수행에 대한 다른 평가를 하는 것에 대해 제가 알고 있는 모든 내용을 상세하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지속적으로 특검법의 위헌성에 대해 지적을 했었는데, 이 부분이 현재 특검법에도 시정되지 않은 채 시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어떤 내용을 (특검에) 말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의문이 제기되는 모든 점에 대해 상세히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지’ 묻자 “나는 항상 업무를 했을 뿐”이라고 했다. ‘5급 이상 간부들에게 비상대기를 지시했다’는 주장에는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구치소장 연락 지시’ 관련 질문에는 “질문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수용 지시가 계엄과 관련됐느냐’는 질문에는 “누구에게도 체포·구금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를 열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을 용산 대통령실로 소집했을 때의 CCTV 영상도 확보했다. 박 전 장관은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A4 용지에 직접 내용을 메모하고 특정 문건을 들여다봤다고 한다. 특검팀은 그가 윤 전 대통령 등으로부터 문건 형태로 계엄 이후 법무부가 해야 할 조치 등을 지시받고 현장에서 이를 직접 정리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앞서 계엄 선포 당일 대통령실에 모인 일부 국무위원 등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이후 조치 사항이 담긴 문건을 직접 전달받았다.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계엄 이후 가동할 비상입법기구 예산 편성 등을 지시받았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경향신문> 등 언론사에 단전·단수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시를 한 사실 없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은 ‘공관을 통해 대외 관계를 안정화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 박 전 장관 측은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개별 지시 문건을 받지 않았고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법무부에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4일 특검 조사에서도 A4 용지에 메모했는지 등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 측은 이날 “해당 CCTV 장면을 보여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특검에 제출했다. 특검팀이 김 전 수석을 소환한 건 지난 7월 초다. 그는 지난해 12월4일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 전 장관, 이완규 전 법제처장 등과 계엄 관련 법률 검토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모두 윤 전 대통령과는 고교·대학 및 검찰 동기나 선·후배로 윤석열정부 최고위직 법률가들이다. 지난해 말부터 정치권에서 “비상계엄 수사 등 법률적 대응 방안 또는 제2의 내란 모의 가능성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들은 국회와 경찰 조사에서 “연말에 얼굴 보자는 취지였다”(박성재 전 장관), “신세 한탄이나 하자는 자리였고, 법률을 검토할 겨를도 없었다”(이상민 전 장관)며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검찰과 경찰은 이 자리에 한정화 전 법률비서관이 동석한 사실을 확인했다. 주변 CCTV 등 안가 회동 참석자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전 비서관의 존재를 인지하고 소환 조사까지 진행했다. 특검팀은 삼청동 안가 모임 성격을 ▲비상계엄 선포 절차 사후 보완 ▲대통령 탄핵 대비 법적 대응 논리 개발 자리 등으로 보고 있다. 특히 내란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나온 관련자 진술의 위법성을 면밀히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장관과 김 전 수석, 이 전 처장 등은 안가 회동 이후 휴대전화를 바꿨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주현 전 민정수석,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 밑에서 일하던 검찰 고위 관계자들은 대통령을 ‘운명 공동체’로 생각한다”며 “박 전 장관이나 김 전 수석에 대해서는 검찰이 적극적으로 수사하지 않았다. 이들에 대해 합리적이고 납득할 만한 수사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겠나.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그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계속돼야 한다. 이들은 죽을 때까지 수사선상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증거 이미 폐기했다? 특검팀은 과거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가 작성했던 수사보고서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검찰 특수본 수사보고서의 제목은 ‘2차 비상계엄 가능성에 대한 의혹 등 정리 보고’다. 수사보고서에는 “12·4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되고 난 직후,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로 찾아가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게 ‘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 ‘내가 다시 계엄을 할 테니 그때는 철저히 준비해서 국회부터 장악하라’라고 지시한 정황”이 있다고 적혔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처음 제기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12월6일 비상 의원총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2차 발령을 준비했다는 정황을 공개했다. 검찰이 이 같은 민주당의 의혹 제기와 관련해 수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계엄사령관인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윤 대통령, 김용현 장관과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 내 별도의 방에 들어갔다고 국방위 현안 질의에서 답한 바 있으나 대화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발언했으나 박 총장이 답변한 날인 12월5일은 윤 대통령의 위와 같은 발언이 공개되지 않은 시점”이라며 박 전 총장에 대해 조사 필요가 있다고 적었다. 검찰은 수사보고서에서 시민단체와 언론사 보도 등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한 의혹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육군 복수 부대에 지휘관 휴가 통제 지침이 내려졌고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계 태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혹과 계엄 둘째 날 지방 공수여단의 서울 진입 계획이 있었다는 육군특수전사령부 간부의 언론사 인터뷰 등이 그 근거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에게 ‘국회 문을 열고 들어가 의사당 내 의원들을 밖으로 이탈시킬 것’이라고 동일한 명령을 내렸지만, 지시가 이행되지 않아 2차 계엄이 준비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12월4일 새벽 중요…검도 “수사 필요” 인정 자료 이미 사라졌나…용산 PC 전부 포맷 확인 검찰은 수사보고서에 “윤 대통령의 ‘국회의원 이탈 명령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자 김 장관에게 위와 같은 발언(왜 국회의원들을 잡지 않았느냐)을 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보이고, 이와 더불어 ‘추가 계엄 선포’와 관련된 발언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므로 관련 내용 수사 필요성 있음”이라고 적었다. 특검팀은 대통령실 고위 간부들이 조직적으로 2차 계엄 관련 자료를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18일 정진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팀은 정 전 실장에게 계엄 이후의 상황을 따져 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정 전 실장은 불법 계엄 전후 윤석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했다. 그는 계엄 선포 직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 있었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과 함께 참석했다. 이튿날 새벽에 계엄 해제 국무회의가 열리기 전, 윤 전 대통령이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 머물 때 찾아가 만나기도 했다. 정 전 실장은 지난해 12월4일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이후 윤 전 대통령, 박 전 총장,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 내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의결된 후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와도 통화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앞서 “지난해 12월4일 오전 2시58분쯤 정 전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국회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정부에 도착했음을 확인하고 정부의 신속한 계엄 해제 조치를 촉구했다”고 밝혔다. 정 전 실장은 대통령실 윗선이 계엄 증거를 조직적으로 은폐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돼있다. 특검은 지난 4월 대통령실 컴퓨터(PC) 전체 초기화 계획이 정 전 실장의 지시로 실행됐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특검팀은 앞서 별도 전담팀을 꾸려 정 전 실장 관련 의혹을 수사해 왔다. 특검팀은 이날 정 전 실장을 상대로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대통령실 상황, 추 전 원내대표와의 통화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간이 부족하다 특검팀은 박 전 총장도 참고인 신분으로 재조사했다. 앞서 박 전 총장은 계엄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불법 포고령을 발령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 박 전 총장도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의결한 뒤 윤 전 대통령, 김 전 장관 등과 합참 결심지원실에 함께 있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