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문재인 정권 ‘10인의 공신’

‘밀고 당기고’ 사력 다한 킹메이커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장미대선서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은 문재인 시대를 맞았다. 인간 문재인서 대통령 문재인이 되기까지 도움을 준 일등공신 10명을 선정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서 비롯된 촛불집회부터 새 대통령 탄생까지 국민들은 조용히 그러나 뜨겁게 변화를 이끌어냈다. 국민들의 열망은 담은 새로운 지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대통령이 되기까지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조력자들 덕분에 난관을 극복하고 19대 대통령이 됐다. 

[영원한 친구]
양정철

양정철 전 비서관은 이번 선거의 ‘킹메이커’로 평가된다. 그는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문재인 후보 비서실 부실장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문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 양 전 비서관은 문 후보의 유세현장서 메시지, 일정, 수행 등을 보좌했다.

 문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을 도왔다. 사석서 문 대통령이 양 전 비서관을 부르는 애칭은 양 비서관을 의미하는 ‘양비’다. 

친하지 않으면 여간해서 존칭을 생략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그와 문 대통령의 사이가 가깝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양 비서관은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의원들 모임인 ‘달개비’를 운영해 문 대통령 지지의원들 간 연대감 형성에 앞장서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네팔 히말라야로 하이킹을 떠날 때 동행하며 많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진다. 문 대통령과 양 전 비서관이 가까워진 계기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인간 문재인서 대통령 문재인으로
수많은 난관 극복하게 한 지원군들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2009년 문 대통령이 노무현 재단의 이사장을 맡았는데 양 전 비서관은 사무처장으로 보필했다. 다만 양 전 비서관은 자신이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한 언론과 인터뷰서 “나는 문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계실 때나 정치에서 물러나 있을 때 소소한 일을 밖에서 돕는 집사 같은 역할을 한 사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전략 참모]
노영민

노영민 전 의원도 문 대통령의 핵심 인사로서 대통령 당선에 큰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노 전 의원은 2004년 열린우리당서 의원 생활을 했다. 이후 17, 18, 19대 의원을 지냈다. 의원 시절 열린우리당 원내대변인과 민주당 대변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등을 맡았다. 

‘시집 강매’ 논란이 일자 불출마 선언을 하고 야인으로 돌아갔지만 이번 대선서 문재인 캠프 조직 본부장을 맡아 문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 그는 2012년 대선서도 문재인 캠프서 비서실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전략 참모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 지지자 모임으로 평가받는 ‘더불어 포럼’의 창립을 주도하며 문 대통령에 힘을 불어넣었다. 문 대통령이 어려운 일이 닥치면 제일 먼저 의견을 구하는 핵심 멤버 중 한 사람으로 노 전 의원이 거론된다. 

향후 문 대통령이 그에게 손을 내밀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번 내각 구성에 노 전 의원이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탕평책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이 충청권 인사인 노 전 의원에게 기회를 줄 것으로 보는 분석이 나온다. 충북 청주서 나고 자란 노 전 의원은 충북 청주시흥덕구을 지역구서 내리 3선에 성공한 충청권 유력 정치인사다.

[문재인의 입]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경남 김해을)은 이번 선거서 문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다. 공식직함은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대변인이다. 기자들과의 오해가 없도록 조율하는 중책을 맡았다. 지난 18대 대선 때는 공보 특별보좌관과 수행팀장을 맡았다.

그는 1994년 정계에 입문했다. 그와 문 대통령을 묶어주는 것은 노 전 대통령이었다. 김 의원의 수식어 중에는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이 있다. 노 대통령이 퇴임 후 봉하마을에 내려갔을 때 노 전 대통령을 보좌해 붙은 별칭이다. 
 

20대 총선서 김해을 지역에 당선돼 의원 생활을 시작했다. 대선이 끝났지만 여전히 그는 문 대통령의 대변인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대선은 당선과 동시에 인수위 없이 바로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는 특성에 따라 문 대통령의 가까운 거리서 그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김 의원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때도 배석했다. 일각에선 청와대로 입성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 같은 분석에 국회의원직을 그만두고 정무수석을 하는 것은 지역구 주민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며 선을 그은 바 있어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측면 지원]
전해철

전해철 의원도 대선서 숨겨진 도우미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이 두텁게 신뢰하고 있는 인사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이 편하게 대하는 몇 안 되는 정치적 동반자다. 전 의원은 목포 대성초등학교, 영흥중학교, 마산중앙고등학교,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이번 대선 문재인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조직특보단장을 맡았다. 

전 의원은 중앙무대보다는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경기도서 문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측면지원 했다. 


전 의원과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시절 인연을 맺었다. 전 의원은 참여정부시절인 2004년 비서실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들어간 이후 민정수석,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 등을 거쳤다. 

18대 총선에서는 경기 안산시 상록구 갑 지역에 출마해 낙선했지만 19∼20대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변호사 출신인 전 의원은 최근 법무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는 등 문 대통령과의 관계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문의 복심]
최재성

최 전 의원의 공로도 크다는 평가다. ‘문재인의 복심’하면 최재성 전 의원이 머릿속에 떠오를 정도로 그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때론 ‘호위무사’로 통한다. 그는 지난 2015년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흔들리던 당의 인적쇄신 신호탄을 쐈다.

 최 전 의원은 “큰 변화에는 더 큰 헌신이 필요하다. 우선 내가 가진 것부터 내려 놓고자 한다”며 “20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헌신으로 혁신하고 헌신으로 통합하겠다”고 당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문재인 당시 당대표에 힘을 실어줬다. 

이번 대선 문재인 캠프서 그가 맡은 역할은 종합상황본부 1실장이었다. 상황본부 2인자이지만 실제적인 영향력은 그 이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대선 당시 인재영입에 팔을 걷어붙였다. 최 전 의원은 지난해 4·13 총선에서 인재영입에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며 문 대통령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악연 넘은 인연]
추미애

이번 선거서 눈길을 끄는 사진은 문 대통령이 당선 직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악수하는 사진이다. 둘은 노 전 대통령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하지만 악수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대구 달성 출신인 추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눈에 띄어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해 부대변인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듬해에는 1996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를 위한 당내 경선 초기부터 지지선언을 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신통치 않은 상황이었다. 

당내서는 낮은 지지율을 이유로 대선 후보를 교체하려는 움직임까지 있었는데 추 대표는 후보교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맞서기도 했다.

유세현장 뜨겁게…위기 순간 함께
정치적 동반자…향후 행보에 주목

이후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 분당 때 추대표가 민주당에 남으면서 노 전 대통령과 정치적 결별을 했다. 문제는 2004년 3월 민주당이 노 전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했는데 추 대표가 탄핵 찬성표를 던지면서 비판을 받았다. 

당시 노무현의 남자라는 애칭이 있었을 만큼 노 전 대통령을 보좌한 문 대통령에게 비수와 같은 사건이었다. 탄핵안은 민심의 역풍을 맞았고 추 대표는 사과의 의미로 3보 1배를 했지만 민심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17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이후 추 대표는 18대 총선을 통해 국회 복귀에 성공한 뒤 18대 대선에 나선 문 대통령의 선거를 도왔다. 문 대통령도 추 대표의 당내 입지를 넓히는 데 도움을 줬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대표를 맡고 있던 문 대통령이 그를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것이다. 

이후 전당대회서 당대표에 선출된 추 대표는 문 대통령이 민주당 경선을 통해 후보로 선출되고 선거운동을 치르기까지 정당을 안정시키면서 후방지원을 도맡았다.

[수족 역할]
임종석

문재인정부 초대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임종석 실장은 이번 대선서 문재인 선거캠프의 일정을 조율했다. 임 실장은 지난해 선거 캠프가 꾸려질 때 합류하게 됐는데 친문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아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선거캠프가 자신의 사람들로만 구성되는 것을 원치 않아 마땅한 인사를 찾던 중 그를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대선서 그는 원만한 성격을 바탕으로 많은 인재 영입에 도움을 줬다. 이를 계기로 문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비서실장에 오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국정운영서 여야 인사의 의견을 조정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부산의 민심]
이호철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번 선거서 문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돕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전 수석은 부산에서의 지역 선거 운동을 간접적으로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문 대통령과의 소통을 통해 지역민심을 전달하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은 이 전 수석을 ‘호철아’라고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문 대통령을 도와 입각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 전 수석은 문 대통령이 당선된 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사실을 알렸다. 여행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라며 출국 소식을 전하는 짧은 글을 남겼다. 다만 귀국 후 그가 문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나라를 위해 다시 일을 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지막 퍼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당내 경선서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지지했지만 문 대통령이 당선에서 승리하자 고민 끝에 문재인 지지를 선언하고 대선 승리에 힘을 보탰다. 비문 라인이지만 그가 문재인 캠프 지원 사격에 나서자 일각에선 그가 대선의 마지막 조각을 맞춘 것이라는 평이 나왔다. 

박 의원은 안철수 후보와의 사이에서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캠프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캠프에 합류한 박 의원은 광주 지역을 중심으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그는 당내서 서울시장 후보로 밀어주는 것에 대한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내조의 여왕]
김정숙

마지막으로 영부인이 된 김정숙 여사가 일등공신으로 꼽혔다. 내조에 그친 것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문 대통령이 약세인 지역으로 유세를 돌며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4·13 총선 직후 매주 호남을 방문했던 점이 대표적이다. 당시 민주당은 야권 텃밭으로 분류되는 호남에서 총 의석 28석 중 3석만을 얻는 데 그쳐 사실상 ‘호남 전멸’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김 여사는 이에 총선 직후부터 매주 호남을 방문해 이른바 ‘반문(反文)정서’ 불식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문 후보의 지지세가 약한 60대 이상 호남 유권자 공략을 위해 노인복지관을 찾아 배식활동을 하거나 경로당을 방문하는 등 일정을 빠듯하게 소화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들의 활약에 눈길이 쏠린다. 어수선한 시기에 탄생한 대통령이라 이들의 도움이 앞으로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의 적절하게 이들이 등용된다면 더 나은 대한민국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순간이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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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두 사람은 여야 지도부 회동이라는 전략적 제휴에 가까운 선택으로 각자의 어려움을 풀고 정국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오찬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30분 동안 비공개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유튜브 권력자?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여야의 수장이지만, 각자의 이유로 자신의 진영에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이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정 대표는 지난달 26일 장 대표가 선출된 이후 줄곧 ‘무시’ 전술로 대응했다. 정 대표는 장 대표 선출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에 대해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강공 기조를 잇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영수 회담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장 대표와 만난 것 자체가 고립무원에 처한 이 대통령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겪는 어려움은 여당인 민주당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관계에 대해선 “대통령 위에 방송인 김어준씨가 상왕으로 군림한다”는 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친문(친 문재인) 진영과 오랜 갈등 관계에 있었고 “민주당에서 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어준 상왕설’은 이젠 진보 성향 언론에서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주간경향>은 지난 8일 ‘김어준 상왕설’을 다루면서 “김씨가 비판·견제가 어려운 신성불가침 영역이 됐다”는 민주당 내부 반응과 “김씨는 민주당의 고정 상수고, 당의 일부 기능이 김씨의 유튜브 채널로 이관됐다”는 일부 정치평론가 반응도 소개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김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 날엔 “저는 ‘유튜브 권력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정치할 생각은 없다”며 “이 방송에 출연하면 공천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는 의견을 밝히셨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곧바로 반격을 받았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을 일컬어 ‘부화뇌동 국회의원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자존감을 좀 가지시라. 부끄럽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곧바로 반격한 것은 역설적으로 김씨와 이 대통령의 위상을 확인시켜 줬다. 이 대통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해체 ▲각종 외교 현안 ▲조국혁신당 성범죄 의혹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에서 누르고 옆에서 치받고 이 대통령 앞에 수북한 난제 민주당에선 정 대표가 검찰개혁 관련 공세를 주도한다. 현재 진행 중인 3개의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과 관련해 수사 기간·범위·인력 대폭 확대와 관련 재판 녹화 중계를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미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했다. 검찰을 겨냥해선 “추석 전 검찰을 해체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사법부를 겨냥해선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정부 내부에선 중수청의 소속 부처를 놓고 이미 갈등이 있었다.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에 설치하면 민주적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사실상 ‘법무부 설치’를 주장했다. 그러자 친민주당 진영은 정 장관에게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친민주당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던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정 장관도 검찰에 장악돼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을 마련하는 정부 기구 구성과 관련해 정 대표와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이 크게 언쟁을 했다”는 설까지 불거졌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만났을 당시 공개 발언에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장 대표가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명분은 ‘견제와 균형 붕괴’였다. 장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도 “오랫동안 되풀이된 정치 보복 수사를 끊어낼 수 있는 적임자는 이 대통령”이라면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에 강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장 대표에게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반응을 놓고 “이 대통령이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장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수청 소속 부처도 행정안전부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당의 의사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현대차·LG 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 구금 사태도 이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불과 10일 후 발생한 사태였다. 안팎 모두 꼬인 실타래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15%로 확정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후 15% 관세율을 받아냈다. 그런데 일본의 관세율 15%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명문화된 것과 달리, 우리는 아직 문서를 받아내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3500억달러 투자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 300여명이 구금된 구체적인 이유는 이들이 최대 90일 동안 단기 체류만 할 수 있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 제도를 통해 입국해 근무한 것이었다.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해 근무한 이상 불법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까지 진행한 이 대통령에겐 “미국을 왕래하는 국민의 비자 문제에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과의 외교도 난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17년 만에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정상회담도 그만큼 훈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과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의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로 인해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후임 총리 후보로는 자민당 다카아치 사나에 의원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시바 총리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자민당 내에서 파벌 색이 짙지 않아 비교적 온건한 정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카이치 의원은 강경한 우익 포퓰리스트였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헌법 개정 ▲재무장 추진 ▲아베노믹스 계승 등 아베 전 총리와 거의 비슷한 정치색을 드러냈다. 지난 1994년엔 <히틀러 선거전략>이란 책의 추천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엔 “단기간에 여론을 모아 권력을 빼앗았다”거나 “긴급조치로 적을 섬멸했다”는 등의 독일 나치의 선거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설득할 수 없는 유권자는 말살한다”는 등 작전을 일본 정치인의 선거 승리 전략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국내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고의로 신사 참배를 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임에도 강경한 우익 성향으로 유명했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와 갈등하면서 지난 2012년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강수를 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아베 전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으면서 대중국 외교에 공들였다. 다카이치 의원이 후임 총리가 되면, 이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들처럼 상당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 나비효과 게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큰 비판을 듣고 있다. 우 의장은 행사에 함께 참석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을 2번이나 불렀음에도 아무 반응을 얻지 못해, 이 역시 보수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친서방 외교에 유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방향과 충돌하는 상황으로 해석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내부에서 불거진 성추행·성희롱 사건도 이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은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등 친문 핵심 일부가 창당했다. 이 사건은 혁신당 강미정 전 대변인이 탈당하면서 폭로해 외부에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우석 전 사무부총장은 조 비대위원장이 민정수석이었을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조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 여파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에게 번지고 있다. 기성세대 남성의 위선과 운동권 특유의 성 문화 논쟁으로 확대되면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사건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선 친문계와 빚고 있는 광범위하면서도 조직적인 엇박자가 국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그 뒷감당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장 대표도 이 대통령 못지않은 고립무원 상황에 직면했다. 시작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로부터도 신임받았던 김도읍 의원을 지난 1일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그러자 “장 대표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고 자부하던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고성국 ‘고성국TV’ 대표는 지난 2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의힘이 지자체장 30석을 자유통일당 등 자유 우파 정당 4개에 양보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강경 보수 공세 친한 숙청 시동 민주당의 각종 입법 공세 방어 등 대여 공세 수단도 마땅치 않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노란봉투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동원했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 노란봉투법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일은 본회의 불참밖에 없었다. 3개의 특검은 이미 국민의힘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장외 집회밖에 없다. 장 대표는 강경한 대여 공세를 약속하면서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강경한 대여 공세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처음부터 없었다. 따라서 여야 지도부 회동은 장 대표에겐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기회였다. 최소한 “이 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자부할 만한 명분이 마련된 것이었다. 내부 사정도 녹록하진 않다. 장 대표에겐 지난해 12월 결별한 친한계(친 한동훈)와의 내부 투쟁도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 대표가 당선된 것 자체가 이미 친한계엔 큰 타격이었다. 아울러 친한계엔 ▲김종혁 전 최고위원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 ▲윤희석 전 대변인 ▲송영훈 전 대변인 등 국민의힘을 대표해 각종 시사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는 인사들이 다수 소속돼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친한계의 이해관계를 각종 방송에서 대변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서 “방송에서 당의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임을 알리는 패널 인증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방침은 “국민의힘 몫 토론자로 출연해 친한계를 대변하는 인사들을 방송에서 솎아내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장 대표는 당내에서 양면 전선을 펼쳐놨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하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로선 여야 지도부 회동이 동병상련에 가까운 전략적 제휴였을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국민의힘의 의견을 모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도 뚜렷한 확답만 하지 않았을 뿐, 대통령 당선 이전 강성 이미지를 중화하려는 듯 유화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불화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장 대표도 내부 반발이 있고,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해야 해서 제 코가 석 자”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중도를 지향하고자 강경파와 투쟁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분간 이들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회담 분위기를 무색하게 하듯이 다음 날인 지난 9일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며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 대상이 될지도 모르니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수북한 현안들 ‘내란’은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일반 명사가 됐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당내 강경파로서, 국민의힘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정치적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가 마주 보고 성과를 낼수록 정 대표는 설 자리를 잃는다. 정 대표의 제동은 “고립무원에 처한 여야 수장이 서로에게 동병상련을 느껴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바퀴들이 삐걱대는 사이 현안은 더욱 수북이 쌓이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