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문재인 정권 ‘10인의 공신’

‘밀고 당기고’ 사력 다한 킹메이커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장미대선서 문재인 후보가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됐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은 문재인 시대를 맞았다. 인간 문재인서 대통령 문재인이 되기까지 도움을 준 일등공신 10명을 선정했다. 
 

최순실 국정농단서 비롯된 촛불집회부터 새 대통령 탄생까지 국민들은 조용히 그러나 뜨겁게 변화를 이끌어냈다. 국민들의 열망은 담은 새로운 지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었다. 대통령이 되기까지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조력자들 덕분에 난관을 극복하고 19대 대통령이 됐다. 

[영원한 친구]
양정철

양정철 전 비서관은 이번 선거의 ‘킹메이커’로 평가된다. 그는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문재인 후보 비서실 부실장을 맡아 지근거리에서 문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 양 전 비서관은 문 후보의 유세현장서 메시지, 일정, 수행 등을 보좌했다.

 문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을 도왔다. 사석서 문 대통령이 양 전 비서관을 부르는 애칭은 양 비서관을 의미하는 ‘양비’다. 

친하지 않으면 여간해서 존칭을 생략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그와 문 대통령의 사이가 가깝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양 비서관은 문 대통령을 지지하는 의원들 모임인 ‘달개비’를 운영해 문 대통령 지지의원들 간 연대감 형성에 앞장서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네팔 히말라야로 하이킹을 떠날 때 동행하며 많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진다. 문 대통령과 양 전 비서관이 가까워진 계기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인간 문재인서 대통령 문재인으로
수많은 난관 극복하게 한 지원군들 

노 전 대통령 서거 후 2009년 문 대통령이 노무현 재단의 이사장을 맡았는데 양 전 비서관은 사무처장으로 보필했다. 다만 양 전 비서관은 자신이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는 모습이다. 

한 언론과 인터뷰서 “나는 문 후보가 국회의원으로 계실 때나 정치에서 물러나 있을 때 소소한 일을 밖에서 돕는 집사 같은 역할을 한 사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전략 참모]
노영민

노영민 전 의원도 문 대통령의 핵심 인사로서 대통령 당선에 큰 공을 세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노 전 의원은 2004년 열린우리당서 의원 생활을 했다. 이후 17, 18, 19대 의원을 지냈다. 의원 시절 열린우리당 원내대변인과 민주당 대변인,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등을 맡았다. 

‘시집 강매’ 논란이 일자 불출마 선언을 하고 야인으로 돌아갔지만 이번 대선서 문재인 캠프 조직 본부장을 맡아 문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 그는 2012년 대선서도 문재인 캠프서 비서실장을 맡기도 했다. 그는 전략 참모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 대통령 지지자 모임으로 평가받는 ‘더불어 포럼’의 창립을 주도하며 문 대통령에 힘을 불어넣었다. 문 대통령이 어려운 일이 닥치면 제일 먼저 의견을 구하는 핵심 멤버 중 한 사람으로 노 전 의원이 거론된다. 

향후 문 대통령이 그에게 손을 내밀지 여부가 주목된다. 

이번 내각 구성에 노 전 의원이 하마평에 꾸준히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탕평책을 강조하는 문 대통령이 충청권 인사인 노 전 의원에게 기회를 줄 것으로 보는 분석이 나온다. 충북 청주서 나고 자란 노 전 의원은 충북 청주시흥덕구을 지역구서 내리 3선에 성공한 충청권 유력 정치인사다.

[문재인의 입]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경남 김해을)은 이번 선거서 문 대통령의 ‘입’ 역할을 했다. 공식직함은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대변인이다. 기자들과의 오해가 없도록 조율하는 중책을 맡았다. 지난 18대 대선 때는 공보 특별보좌관과 수행팀장을 맡았다.

그는 1994년 정계에 입문했다. 그와 문 대통령을 묶어주는 것은 노 전 대통령이었다. 김 의원의 수식어 중에는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이 있다. 노 대통령이 퇴임 후 봉하마을에 내려갔을 때 노 전 대통령을 보좌해 붙은 별칭이다. 
 

20대 총선서 김해을 지역에 당선돼 의원 생활을 시작했다. 대선이 끝났지만 여전히 그는 문 대통령의 대변인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대선은 당선과 동시에 인수위 없이 바로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는 특성에 따라 문 대통령의 가까운 거리서 그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김 의원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때도 배석했다. 일각에선 청와대로 입성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이 같은 분석에 국회의원직을 그만두고 정무수석을 하는 것은 지역구 주민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며 선을 그은 바 있어 상황을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측면 지원]
전해철

전해철 의원도 대선서 숨겨진 도우미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이 두텁게 신뢰하고 있는 인사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이 편하게 대하는 몇 안 되는 정치적 동반자다. 전 의원은 목포 대성초등학교, 영흥중학교, 마산중앙고등학교, 고려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사법고시에 합격했다. 

이번 대선 문재인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회 조직특보단장을 맡았다. 

전 의원은 중앙무대보다는 자신의 지역구가 있는 경기도서 문 대통령의 선거운동을 측면지원 했다. 

전 의원과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시절 인연을 맺었다. 전 의원은 참여정부시절인 2004년 비서실 민정비서관으로 청와대에 들어간 이후 민정수석,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 등을 거쳤다. 

18대 총선에서는 경기 안산시 상록구 갑 지역에 출마해 낙선했지만 19∼20대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 데 성공했다. 변호사 출신인 전 의원은 최근 법무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는 등 문 대통령과의 관계를 간접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문의 복심]
최재성

최 전 의원의 공로도 크다는 평가다. ‘문재인의 복심’하면 최재성 전 의원이 머릿속에 떠오를 정도로 그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때론 ‘호위무사’로 통한다. 그는 지난 2015년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흔들리던 당의 인적쇄신 신호탄을 쐈다.

 최 전 의원은 “큰 변화에는 더 큰 헌신이 필요하다. 우선 내가 가진 것부터 내려 놓고자 한다”며 “20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헌신으로 혁신하고 헌신으로 통합하겠다”고 당 수습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문재인 당시 당대표에 힘을 실어줬다. 

이번 대선 문재인 캠프서 그가 맡은 역할은 종합상황본부 1실장이었다. 상황본부 2인자이지만 실제적인 영향력은 그 이상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대선 당시 인재영입에 팔을 걷어붙였다. 최 전 의원은 지난해 4·13 총선에서 인재영입에 성공적인 행보를 보이며 문 대통령의 신임을 얻은 것으로 전해진다.

[악연 넘은 인연]
추미애

이번 선거서 눈길을 끄는 사진은 문 대통령이 당선 직후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악수하는 사진이다. 둘은 노 전 대통령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하지만 악수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대구 달성 출신인 추 대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눈에 띄어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에 입당해 부대변인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듬해에는 1996년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를 위한 당내 경선 초기부터 지지선언을 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신통치 않은 상황이었다. 

당내서는 낮은 지지율을 이유로 대선 후보를 교체하려는 움직임까지 있었는데 추 대표는 후보교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맞서기도 했다.

유세현장 뜨겁게…위기 순간 함께
정치적 동반자…향후 행보에 주목

이후 새천년민주당과 열린우리당 분당 때 추대표가 민주당에 남으면서 노 전 대통령과 정치적 결별을 했다. 문제는 2004년 3월 민주당이 노 전 대통령의 탄핵을 추진했는데 추 대표가 탄핵 찬성표를 던지면서 비판을 받았다. 

당시 노무현의 남자라는 애칭이 있었을 만큼 노 전 대통령을 보좌한 문 대통령에게 비수와 같은 사건이었다. 탄핵안은 민심의 역풍을 맞았고 추 대표는 사과의 의미로 3보 1배를 했지만 민심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17대 총선에서 낙선했다.

이후 추 대표는 18대 총선을 통해 국회 복귀에 성공한 뒤 18대 대선에 나선 문 대통령의 선거를 도왔다. 문 대통령도 추 대표의 당내 입지를 넓히는 데 도움을 줬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의 당 대표를 맡고 있던 문 대통령이 그를 최고위원으로 임명한 것이다. 

이후 전당대회서 당대표에 선출된 추 대표는 문 대통령이 민주당 경선을 통해 후보로 선출되고 선거운동을 치르기까지 정당을 안정시키면서 후방지원을 도맡았다.

[수족 역할]
임종석

문재인정부 초대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임종석 실장은 이번 대선서 문재인 선거캠프의 일정을 조율했다. 임 실장은 지난해 선거 캠프가 꾸려질 때 합류하게 됐는데 친문으로 분류되는 인사는 아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선거캠프가 자신의 사람들로만 구성되는 것을 원치 않아 마땅한 인사를 찾던 중 그를 영입하기 위해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대선서 그는 원만한 성격을 바탕으로 많은 인재 영입에 도움을 줬다. 이를 계기로 문 대통령의 신임을 받아 비서실장에 오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국정운영서 여야 인사의 의견을 조정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부산의 민심]
이호철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번 선거서 문 대통령을 직접적으로 돕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전 수석은 부산에서의 지역 선거 운동을 간접적으로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문 대통령과의 소통을 통해 지역민심을 전달하고 조언했다. 

문 대통령은 이 전 수석을 ‘호철아’라고 부를 정도로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문 대통령을 도와 입각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 전 수석은 문 대통령이 당선된 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한 사실을 알렸다. 여행 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유를 위해 먼 길을 떠난다”라며 출국 소식을 전하는 짧은 글을 남겼다. 다만 귀국 후 그가 문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나라를 위해 다시 일을 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지막 퍼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은 당내 경선서 안희정 충남도지사를 지지했지만 문 대통령이 당선에서 승리하자 고민 끝에 문재인 지지를 선언하고 대선 승리에 힘을 보탰다. 비문 라인이지만 그가 문재인 캠프 지원 사격에 나서자 일각에선 그가 대선의 마지막 조각을 맞춘 것이라는 평이 나왔다. 

박 의원은 안철수 후보와의 사이에서 고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문재인 캠프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캠프에 합류한 박 의원은 광주 지역을 중심으로 문 대통령의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그는 당내서 서울시장 후보로 밀어주는 것에 대한 하마평에 오르기도 했다.

[내조의 여왕]
김정숙

마지막으로 영부인이 된 김정숙 여사가 일등공신으로 꼽혔다. 내조에 그친 것이 아니다. 적극적으로 문 대통령이 약세인 지역으로 유세를 돌며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4·13 총선 직후 매주 호남을 방문했던 점이 대표적이다. 당시 민주당은 야권 텃밭으로 분류되는 호남에서 총 의석 28석 중 3석만을 얻는 데 그쳐 사실상 ‘호남 전멸’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김 여사는 이에 총선 직후부터 매주 호남을 방문해 이른바 ‘반문(反文)정서’ 불식에 심혈을 기울였다. 특히 문 후보의 지지세가 약한 60대 이상 호남 유권자 공략을 위해 노인복지관을 찾아 배식활동을 하거나 경로당을 방문하는 등 일정을 빠듯하게 소화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이들의 활약에 눈길이 쏠린다. 어수선한 시기에 탄생한 대통령이라 이들의 도움이 앞으로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시의 적절하게 이들이 등용된다면 더 나은 대한민국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순간이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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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