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적중’ 본지 자문단이 본 문재인의 운명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17.05.15 10:50:15
  • 호수 111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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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열어준 ‘문의 시대’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문의 시대가 왔다. 이미 각종 여론조사를 통해 사실상 예견됐던 일. <일요시사>도 일찌감치 그의 승리를 점친 바 있다. 사주 백운비, 관상 노승우, 선영 양만열, 집터 안성철, 성명 안희성 등 각 분야 최고의 본지 자문단이 평가했던 문재인 대통령의 ‘운명 파일’을 다시 꺼내봤다.
 

2012년 말만 해도 국민들의 기대감으로 온 나라가 들썩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경제만큼은 확실히 책임질 줄 알았다. 그런데 경제는커녕 정치, 사회, 외교, 대북관계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돌아간 구석이 없다. 4년 내내 그랬다. 급기야 최순실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다는 정황이 잇달아 드러나면서 ‘최악의 정권’이란 손가락질까지 받고 있다.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은 어떨까.

[사주]

“친문 강경파
조심 또 조심”

역학의 대가 백운비 원장은 문재인 대통령(1953년 1월24일생)에 대해 “갈룡득수(渴龍得水)하나 자아수신(自我修身)형”이라고 표현했다. 목마른 용이 물을 얻어 모처럼 생명수를 얻은 듯 활기를 띠지만 스스로 본인을 닦고 다듬어서 행동해야 한다고도 했다.

“운의 기운은 대단하다. 괜찮은 기회가 왔다. 하지만 소신을 지키는 게 필요한데 지키지 못하고 유행 변하듯이 변하면 안 된다. 책임지지 못할 실언을 할 수도 있다. 이런 걸 방지하기 위해서 항상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

특히 백 원장은 주변 사람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주변에 사람이 많이 모이지만 인재의 풀을 더 넓혀야 한다. 특정 사람의 말만 듣고 일을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는데 경계해야 한다.”

그러면서 친문 강경파 측근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중심운(사람이 모이는 운)이 있는 만큼 수용 관리를 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친문 강경파가 득세하도록 놔두면 민심이 떨어져 나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의 건강운에 대해선 “전혀 문제없다”고 했다.

[관상]

“사자의 형상
정의를 중시”

‘얼굴이 대통령감이다.’ 선거철만 다가오면 유력 대선주자들의 관상에 대한 얘기가 입길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사람의 얼굴 생김이 중요하다지만 관상에 나타난 운명대로 나라의 운명을 쥐락펴락하는 왕재관상은 따로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어떤 관상을 타고 났을까.

미래예측학 권위자 노승우 박사는 문 대통령을 관상학적으로 본다면 한마디로 사자의 형상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정사각형 얼굴형에 머리털이 많고 면도를 하지 않으면 호(구레나룻)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주위 어떤 유혹에 넘어가지 않아
다만 주변 사람들 관리 주의해야

얼굴이 모가 난 듯하고 눈동자가 빛이 나고 신체가 튼튼한 전형적인 수사자의 모습을 띠고 있다.

“부보다는 군인, 법조계로 나가면 한없이 의롭고 권세를 누릴 얼굴이다. 굳게 다문 입은 한일자형(一字形)으로 의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상이다. 특히 코가 정직하고 올곧아 성품은 온화하나 일자 입은 의지가 철석같이 굳음을 나타낸다. 이 같은 형상은 주위의 어떤 유혹에도 잘 넘어가지 않는 대쪽 같은 성격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
 

노 박사는 간혹 냉정해 보일 수 있지만 원칙에 벗어나지 않고 정의와 신뢰를 중시하는 원칙주의자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다만 원칙을 고수하다 보니 융통성이 다소 부족한 면이 있어 정치를 함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종상(從相)은 위후지상(威厚之相)이라 인품이 엄숙하고 늠름하며 용맹스러워 보이는 자태로서 한 번 쳐다보면 자연히 신색이 엄숙해지고 머리가 저절로 숙여지는 상이며 사람됨이 태산같이 무겁고 마음은 바다와 같이 넓은 자태다.”

[선영]

“탁월한 기맥
길지로 평가”

그동안 여야 대권 후보들의 선영을 풍수지리학적으로 분석해온 양만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 풍수지리학과 교수는 이번 대선을 앞두고 “문 대통령의 선영 상황이 18대 때와는 다르다”고 단언했었다. 

문 대통령 부모는 함경도 흥남 출신으로 한국전쟁 당시 월남해 경남 거제에 정착했다. 전체적인 선영의 본산은 흥남에 있어 경남 양산시 상북면 상삼리 천주교 하늘공원에 안장돼있다.

“조부모 선영이 함경도에 있어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그러나 출세가도는 부친이 사망한 이후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부친 묘로도 대권운을 가늠해볼 수 있다.”

보통 공원묘지의 경우 수백 개의 묘들이 획일적인 정단에 따라 길흉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용맥의 흐름과 정혈의 위치, 수맥 등에 따라 길흉이 바뀐다. 하늘공원에 수많은 묘지가 있지만 여러 가지 풍수지리학적 요소에 따라 분석해보면, 각 묘지마다 기운이 다르고 자손에게 미치는 영향 역시 천차만별일 수 있다는 말이다.

양 교수에 따르면 문 전 대표의 부친 묘는 유좌묘향(酉坐卯向)으로 우선수 환포해 상삼천으로 당문파했고 수맥을 절묘하게 피했다. 또한 투지룡(透地龍)이 알차게 들어와 기유(己酉) 뢰택귀매(雷澤歸妹) 정룡(正龍)으로 입수해 많은 묘 중에서도 탁월하게 기맥이 형성된 곳이라 할 수 있다.

“부친의 묘도 좋은 자리지만 모친의 신후지지(사망 전 미리 잡아두는 묏자리)는 부친의 기를 훨씬 능가한다. 예사 길지가 아니다.”

양 교수는 2012년 18대 대선이 있던 해에도 문 대통령의 선친 묘를 찾은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선친의 묘가 장군대좌와 군왕지지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하면서도 묘 위쪽서 진행되고 있던 대형 토목공사가 신경 쓰인다고 했다.

양 교수가 말했던 토목공사는 골프장 확장 작업이었는데, 이번 대선 전 하늘공원을 찾았을 땐 마무리된 상태였다.

“지난번 대통령 선거 때는 토목공사로 탁한 기운에 노출됐던 선친의 묘가 안정을 되찾았다. 천운지룡기상신(天運之龍氣象新) 급제위관입제경(及第爲官入帝京), 즉 천운의 용의 기는 새로운 상이니 급제로 벼슬하고 재경에 이른다. 지난 선거 때는 8운(運)이 작용해 힘에 부친 싸움이었으나 이번에는 하늘의 도움이 있을 것이다.”

[집터]

“흉가로 보여도
내실 있는 생가”

유명한 풍수지리학자 안성철 교수는 <일요시사>와 함께 문 대통령의 집터를 찾아 대권운을 짚어본 바 있다. 달려간 곳은 생가.

안 교수는 “명당을 공부하는 과정서 ‘혈의 인자를 보호하는 천상의 별이 항상 교감할 수 있도록 하늘 문이 좁아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있다”고 말했다. 양택이나 음택의 혈처에는 넓은 하늘이 많이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의 생가는 광활한 들판 가운데 형성된 마을 안에 위치해 있다. 백두대간의 끝자락 지리산에서 시작한 기운이 고성 대곡산을 거쳐 동남진해 계룡산 선자산으로 가는 도중 머리를 돌려 명진리에 들어와 촌락을 이뤘다. 집의 좌향과 구조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크다는 것이 풍수이론 논문의 연구에 많이 나타난다.
 

명진리 일대의 향은 오수천을 중심으로 들판 북쪽에 자리 잡고 있어 남쪽과 서쪽을 향으로 잡고 작용하는 배산임수형으로 풍수지리학적으로 좋은 지형에 속한다. 안 교수는 생가가 동네 북쪽 끝자락에 위치하는데 유독 이 집만이 도로를 등지고 동향을 하고 있다는 것을 특이한 점으로 꼽았다.

대중과 호흡 잘 맞아
정작 본인은 고독해

“도로서 집 뒤쪽이 훤히 들여다보여 가림막 또는 방풍막 효과로 측백나무를 심어놓은 것이 하회마을을 연상케 하고 빈곤이 묻어나는 모양새는 피난 당시 상황을 잘 설명해준다. 집의 좌향이 추효환상(抽爻換象)에 딱 들어맞고 건좌(乾坐) 손향(巽向) 천지비(天地否) 9/九 좌에 지천태(地天泰) 9/一 향으로 정확히 9운을 정조준하고 있는 것도 보통 예사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흉가같이 보일지 몰라도 내실이 있는 집이다.”

안 교수는 홍은동 자택에 대해서도 해좌사향(亥坐巳向)이 334∼154도로 대공망도 피해 백련산의 기운을 잘 받는 양택이라고 평가했다.

[성명]

“상승의 기운
매우 논리적”

국내 성명학 1인자 안희성 동방대학원대학교 성명사주 교수는 성명학에는 두 가지 원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는 글의 획수에 따른 조화, 나머지 하나는 오행(五行)의 기운에 따른 조화가 그것이다. 오행은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의 기운을 일컫는다.

오행 각각의 기운은 다른 기운을 제어하기도 하고, 다른 기운에 힘을 북돋아 주기도 한다. 오행은 다시 음(陰)기운과 양(陽)기운으로 분류, 목기운도 양기운의 목인 ‘+목’과 음기운의 목인 ‘-목’으로 나뉜다.

목, 화, 토, 금, 수를 음과 양으로 나누면 총 10가지의 기운이 된다. 그 10가지 기운은 ‘식신, 상관’ ‘정재, 편재’ ‘정관, 편관’ ‘정인, 편인’ ‘비건, 겁재’로 분류해 서로가 다른 기운에 어떤 작용을 하는지를 보고 길흉을 판단한다. 

문 대통령은 수의 기운이다. 문 대통령의 이름은 음양오행으로 보면 ‘수←금←토’의 형상으로 상승의 기운이 대단하다.

“사술에 능하고 매우 논리적이다. 사주에 괴강 같은 성품이 이름에 들어가 있으니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강한 저항을 한다.”

괴강은 사주명리학에 나오는 여러 가지 살(殺) 중 하나로, 태어난 날이 경진(庚辰)일, 경술(庚戌)일, 임진(壬辰)일, 임술(壬戌)일 4일에 무진(戊辰)일, 무술(戊戌)일을 추가하기도 하는데, 이날에 태어난 여자는 ‘남편 복이 없다’하여 흉하게 여겼다. 괴강 성격은 순국열사나 안중근 의사와 같은 분들의 성품으로 보면 되겠다.

“자기 주관이 뚜렷하며 뜻을 세우면 강하게 밀고 나가는 경향이 있다. 또한 고집이 세며 명예욕도 다분하다. 자식들은 모두 효도를 하면 좋으나, 속앓이를 시키는 자식도 둘 수 있다. 대중과의 호흡이 잘 맞아 친화적인 인물로 여겨지나, 정작 본인은 고독을 즐기며 남에게 속마음을 쉽게 드러나지 않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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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