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박근혜 집 산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

모를 리 없는데…어떻게 알고 샀나

[일요시사 취재1팀] 박호민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자택이 팔렸다. 매입한 사람은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이다. 홍 회장은 과거에도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부동산을 매입한 적이 있다. 이른바 로열패밀리와의 묘한 인연이다. 화려한 인맥으로 유명한 홍 회장이라 더욱 눈길이 쏠린다.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은 성공한 사업가의 이미지가 있다. 홍 회장은 1999년 국무총리 표창, 2004년 서울특별시장 표창 등 다수의 상을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한국경영학회 최우수경영대상 지역경제활성화 부문 마리오아울렛 수상을 받았다.

욕먹을 줄
알면서도…

그는 아울렛이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시절 구로공단(현 구로디지털단지)에 패션아울렛을 세웠다. 2001년 1관을 오픈한 이후 3년 만인 2004년 마리오아울렛 2관을 열었고 이후에는 3관까지 개관하며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의 별명 슈퍼마리오에 걸맞은 행보였다.

그러나 그에게도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다. 그의 사업 성공 이면엔 화려한 로비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정관계 유력 인사들에게 대거 로비를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 같은 이미지는 고착화됐다.

최근 그가 언론 전면에 등장하며 부정적인 이미지가 어른거리기 시작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자택 매입소식 때문이다. 지난 27일 부동산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홍 회장은 박 전 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구속되기 사흘 전인 지난 28일 삼성동 자택을 구입했다. 매입 가격은 67억원5000만원이다.


삼성동 자택은 지상 2층, 지하 1층으로 구성돼있다. 박 전 대통령은 이 자택을 1990년 7월 매입해 27년간 소유했다. 홍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의 자택을 사들이자 세간의 눈길이 쏠렸다.

일각에선 홍 회장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공시지가가 27억1000만원인 사저를 70억원 가까운 돈을 들여 매매한 것이 알려지면서 둘 관계를 주목했다. 홍 회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이었다.

홍 회장은 지난 21일 <세계일보>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자택을) 순수한 마음으로 사들였는데, 생각지도 못한 부담스러운 말들이 들려와 매우 곤혹스럽다”고 해명했다.

박근혜 삼성동 자택 매입 ‘둘 관계는?’
공시지가 27억원…68억원에 사들여 뒷말 

이어 “오래 전부터 강남 주택집으로 이사를 가려 했는데 집값이 너무 비싸 기회를 보고 있었다”며 “때마침 부동산업을 하는 지인이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주택이 급매에 나왔다고 매입을 권유해 (가격이 괜찮은 거 같아) 구매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홍 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남동생인 박지만 EG회장과의 관계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홍 회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박 회장이 삼성동 저택 거래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홍 회장은 “박 회장과 친분이 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소문을 일축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둘 사이에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홍 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인연은 삼성동 자택 외에도 박 전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학교서도 엿보인다.


홍 회장은 2015년 서강대서 명예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은 2010년에 이미 명예박사를 받았다. 홍 회장의 박사학위 수여 역시 매끄럽지 못했다. 수여식 당일 마리오아울렛 노조 및 서강대 학생들은 임금체불 논란이 있는 그의 자질을 거론하며 기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위 과정서 경찰이 투입돼 몸싸움으로 번지는 상황까지 발생하자 학생들이 충격을 받기도 했다. 2000년대 이후 대학 캠퍼스에 경찰이 진입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간 서강대 명예박사를 받은 인사는 화려했다. 1974년 김수환 추기경을 시작으로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조중건 대한항공 고문,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명예박사에 이름을 올렸다.

홍 회장과 서강대의 인연은 또 있다. 지난해 ‘남덕우 경제관’이라는 건물에 30억원을 기부하면서 간접적인 인연이 드러나기도 했다. 고 남덕우 국무총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냈고, 2007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캠프에 경제 관련 조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대해 홍 회장은 “나도 서강대 경제 대학원을 나왔고 아들도 같은 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며 “후배를 위한 마음으로 기부했다”고 말한 바 있다.

오래된 사저
비싸게 왜?

그의 역대 대통령과 인연은 박 전 대통령뿐만이 아니다. 홍 회장이 과거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의 부동산 매입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홍 회장은 지난 2015년 12월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씨 명의의 테마파크를 118억원에 샀다. 해당 테마파크는 경기 연천군 임진강변에 위치한 국내 최대 허브농장 ‘허브빌리지’다. 허브빌리지는 5만7000m²(1만7242평)의 터에 허브 식물 농장과 야외 수영장, 이탈리안 레스토랑, 숙박 시설, 찜질방 등이 갖춰진 테마파크다.
 

당시 검찰은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미납 추징금 환수를 위해 허브빌리지 매각을 추진해왔다. 2013년 11월부터 진행된 매각 시도는 4차례 유찰 끝에 홍 회장에게 팔았다. 최초 감정가가 250억원이란 점에서 홍 회장이 비교적 저렴하게 테마파크를 매입했다는 평가가 가능하지만 이 곳 비밀 창고서 대형 불상과 고가의 미술품이 발견돼 논란이 된 곳이라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홍 회장은 “평소 정원 가꾸기 등 정원 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허브빌리지의 입지 여건이 좋다고 판단해 인수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홍 회장과 역대 대통령과의 묘한 인연은 또 있다. 지난 26일 <시사저널>에 따르면 홍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선물을 받았다. 홍 회장 측은 의례적으로 받은 선물이었을 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이따른 정권과의 관계로 뒷말이 나왔다.

실제 지난 2014년엔 국정감사에서 홍 회장이 유력 인사들에게 선물을 돌린 명단이 담긴 문서가 확인되면서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선물의 목적에 대가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박근혜 나온
서강대서 망신 

이 가운데에는 이명박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사도 있었다.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홍 회장이 2007, 2008, 2009년 지인에게 보낸 선물 리스트가 담긴 문건이 유출됐다. 문건에는 다양한 정재계 인사들이 담겼다.

이명박 라인으로 분류되는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이만의 전 환경부장관 등이 포함됐다. 문제는 선물을 보낸 시기가 이명박정권 초기였다는 점이다. 실제 원 전 국정원장과 이만의 환경부장관의 경우 40만원 상당의 영전 축하 와인 꽃바구니를 선물하면서 대가성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홍 회장 측은 이들에게 보낸 선물은 50만원 미만으로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들 외에 홍 회장이 선물을 보낸 정재계 인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의혹의 시선이 불가피해 보인다.

2008년, 2009년 명단에 포함된 인사는 총 800명이다. 한 변호사의 경우 지방법원장 시절 170만원 상당의 쇼핑 비용을 지원 받기도 했다. 홍 회장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서 “고향 선후배나 최고경영자 과정서 만난 지인에게 보내는 선물”이라며 의미를 축소했다.
 

그러나 그는 광범위하게 정재계 인사들에게 선물을 보내 화려한 인맥 구축에 공을 들인 것 아니냐는 의혹을 피하기 힘들게 됐다.


대가성 논란 역시 완전히 해소되긴 힘들어 보인다. 전순옥 의원이 2014년 국정감사 당시 공개한 선물리스트에 따르면 마리오아울렛은 국회의원, 지자체, 언론사, 공공기관, 학계 등의 인사들을 S(특)급, A, B, C급 등으로 분류했다. S급에게는 주로 25만∼30만원 상당의 선물을 보냈다.

대상 인사는 국회의원이나 기관장이 많았다. A급에겐 22만원 상당, B급에겐 15만원 상당의 선물세트를 보냈다. C∼D급은 8만∼10만원 선에서 선물을 보냈다. 한 번에 800여명에게 선물을 보낸 것을 감안하면 때마다 수억원이 소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선물리스트를 살펴보면 원 전 국정원장, 이 전 장관 외에도 한덕수 전 국무총리, 한상률 전 국세청장, 이완구 전 국무총리, 박영렬 전 검사장, 신동승 전 기획조정실장, 이규철 춘천지법 원주지원 전 지원장 정관계의 인사가 다수 포함돼있다.

이들 중 대다수는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으나 일부는 친분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상률 전 청장의 부인은 “힘들다. 더는 괴롭히지 말아달라”고 하소연한 경우도 있다.

과거 정권 화려한 인맥
선물리스트 유출 ‘발칵’ 

홍 회장은 매년 추석과 설날마다 이들에게 선물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홍 회장이 유력인사들에게 선물을 보낸 시기의 일부분이 한국산업단지공단과 법정시비로 치열했던 시기였다. 해석에 따라서는 대가성 의혹을 제기할 수도 있는 대목이다.

홍 회장은 “추석·설 명절 선물리스트는 로비성이 아니라 지인들에게 성의를 보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당시만 해도 부정청탁방지법인 김영란 법이 시행되기 전이라 논란 속에서도 큰 게이트로 번지지 않았지만 도덕적인 논란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결과적으로 홍 회장은 광범위한 선물리스트 문서가 유출되면서 화려한 인맥을 드러냈다. 일각에선 홍 회장이 화려한 인맥을 구축하기 위해 선물을 적극 활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홍 회장에 선물을 받은 인사 가운데 일부는 선물을 다시 돌려보내기도 했다.
 

이는 친하지 않은 인사에게 선물을 했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즉, 친분이 없는 상태서 친분을 쌓으려는 의도로 선물을 뿌렸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여기에 대가성까지 입증되면 논란이 확대될 여지가 있다.

홍 회장 측이 선물을 거절한 인사를 따로 정리한 목록을 보면 산업단지를 관리하는 구청 공무원이나 경찰서장, 국정원 직원도 있다. 홍 회장은 2007년부터 소송을 진행 중이던 한국산업단지공단 박봉규 전 이사장에게 선물을 보냈다가 거절당했다.

당시 수취 거절을 한 한 인사는 <시사저널>과 인터뷰서 “사업 문제로 법적 다툼을 벌이던 마리오아울렛서 매년 선물을 보내와 당혹스러웠다. 수취 거절을 하고 돌려보낸 기억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해관계로 볼 여지가 있는 인사한테까지 선물을 보낸 정황도 문건에 담겼다. 문건에 박영렬 전 남부지검 검사장, 한인수 전 금천구청장, 정준영 전 금천세무서장, 하석균 전 구로소방서장 등이 포함된 것이다. 심지어 선물리스트에는 이명박 대통령까지 포함돼있어 전방위 로비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홍 회장 측은 이 전 대통령의 경우 명단에 포함됐을 뿐 선물을 보내지 않았고 그 외 다른 인사의 경우 친분에 따른 선물일 뿐 대가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전두환과도
기묘한 인연 

과거 선물리스트로 로비 논란이 일었던 홍 회장이라 삼성동 저택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세간의 관심이 부담스럽다는 입장이지만 그의 화려한 인맥에 대한 관심은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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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박 터질’ 2025 국감 관전 포인트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될 국정감사에선 여야가 수많은 현안을 놓고 공방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안을 밀어붙이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자기 앞가림도 어려운 국민의힘이 이번에도 맹탕 국감을 진행하는 데 머무를지 많은 국민이 지켜볼 예정이다. 2025년 국정감사는 13일부터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첫날인 13일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이하 과방위)·국토교통위·법제사법위(이하 법사위)·행정안전위(이하 행안위)·기획재정위(이하 기재위)의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누가 또… 회피성 출장 정치적인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국회 운영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대통령비서실 등을 피감기관으로 두고 있다. 지난달 24일 전체회의서 증인·참고인 명단을 확정할 때,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출석 여부는 큰 논란이 됐다. 이번 증인·참고인 명단에 김 실장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자 운영위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은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선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으면, 뭔가 숨기는 게 있기 때문이란 비난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에 따르면, 지난 1992년부터 지난해까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11명은 한 해도 빠짐없이 국감에 출석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간사인 문진석 의원은 “정부 출범 후 6개월 동안은 정부에 협조적 태도를 보이는 게 관례”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박상혁 의원도 “대통령비서실 최종 책임자는 강훈식 실장”이라며 “비서실장이 증인으로 채택된 것으로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여야의 논쟁이 이어지던 지난달 29일 돌연 김 실장을 제1부속실장으로 발령냈다. 김남준 당시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실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다. 제1부속실장은 국정감사에 출석할 의무가 없다. 김 실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이 없다.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맺은 시기는 지난 1998년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소개한 것을 계기로 당시 이 대통령이 설립했던 성남시민모임에 합류했다. 장성철 공감과정책 소장은 지난 8월 “김 실장이 실세라는 소문은 자자했지만 누구도 만나지 않고, 로비도 안 통한다고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실장의 남편은 세무사인데, 사람이 너무 몰려 견디지 못한 남편은 얼마 못 가 개업한 세무사 사무소를 폐업했다”고 설명했다. 신상 정보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채 ‘대통령의 집사’로 통하는 총무비서관으로 임명됐던 인물 사례로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이 있다. 이 전 비서관은 박근혜정부 ‘문고리 3인방’ 중 1명으로 거론됐다. 이런 전례가 있어서 야당도 김 실장에 대한 공세를 준비하려고 했다. 김현지 증인 거론되자 급하게 보직 변경 사이버 레커 피해자 쯔양도 참고인 출석 대통령실은 보직 이동으로 이를 피했고,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정치적 구설수로 연결됐다. 김 실장이 대장동 소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야권의 공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김 실장이 국회에 직접 출석해 야당의 공세를 받는 일은 피했지만, 여야 간 공방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선 오는 14일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의 신청으로 유튜버 쯔양이 참고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쯔양 측도 “국회 출석에 부담이 있었지만, 고민 끝에 사이버 레커 관련 추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정했다”면서 출석 의사를 밝혔다. 쯔양은 구제역·카라큘라·주작감별사·크로커다일 등 온라인견인차 공제회에 소속된 유튜버들로부터 “과거사를 폭로하지 않겠다”는 조건으로 수익금 수십억원을 갈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구제역은 항소심에서까지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한 경제지의 법조 전문 기자로 근무하면서 이들이 쯔양을 협박하도록 배후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최우석 변호사는 제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그외 유튜버들은 각각 징역형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이 쯔양을 공갈한 사실이 알려진 후 “기성 언론사와 비교해 사이버 레커에 대한 법적 규제가 너무 약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어 ▲수익 창출 정지 ▲처벌법 신설 ▲전담 규제 기관 신설 등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방위 국감에선 쯔양의 피해 증언을 토대로 그동안 제시됐던 관련 대책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많은 논점이 제기돼 여야 간 격론이 가장 치열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다.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윤석열정부를 겨냥해 리박스쿨 관련 공세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리박스쿨은 ‘이승만·박정희 학교’의 약자로 알려졌다. 리박스쿨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우호적인 관점을 유지하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부정선거론에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각에선 “극우 성향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리박스쿨에 대해선 지난 대선서 일명 ‘자손군(자유 손가락 군대)’로 알려진 댓글 조작팀을 운영했단 의혹이 제기됐다. 자손군은 국민의힘 김문수 당시 대선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달면서, 이 대통령과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함께 달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울 교육위 리박스쿨은 불과 하루 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이수한 이들에게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자격증 발급과 초등학교 방과후 강사 알선을 미끼로 댓글 작성을 제안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수강생과 교육 이수자를 상대로 김 후보에게 우호적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일각에선 “윤석열정부가 리박스쿨에 특혜를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리박스쿨은 서울교대와의 협약을 토대로 서울 소재 10개 학교서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전직 우체국장이었던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가 교육부의 교육정책 자문위원 직함을 가졌던 것도 그동안 제기됐던 특혜 의혹의 일부분이다. 민주당에선 신문규 전 대통령실 교육비서관을 증인으로 부를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의 박사 과정 논문 관련 논란도 재점화될 예정이다. 김씨는 국민대 대학원에서 지난 2007년부터 2년 동안 3편의 논문을 작성했다. 이 중엔 ‘회원 유지’를 영문 ‘Member Yuji’로 표기한 논문도 있어 윤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부터 큰 논란이 돼왔다. 아울러 역술인의 홈페이지와 사주팔자 관련 블로그에 게재된 내용을 출처 표기 없이 무단 전재한 논문도 있었다. 논란이 불거진 후 국민대는 소극적으로 대응했다. 국민대는 지난 2021년 “만 5년이 지나 접수된 제보는 처리하지 않는다는 규정에 따라 검증 시효가 지나 본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혀 적잖은 비판을 받았다. 여론의 비판을 이기지 못해 재조사에 착수했지만,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학회의 검증 기준을 알 수 없어 검증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의혹을 무마하려고 했다. 김씨의 논문은 지난 2022년 교육위 국감에서도 큰 화제였다. 김지용 국민대 이사장과 임홍재 총장은 해외 일정을 이유로 국감에 출석하지 않았다. 국민대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몰락하고,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난 7월이 돼서야 김 여사의 박사학위를 최종 취소했다. 이에 대해선 “정치 상황 변화에 따른 대응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국감에서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이사장은 이번 국감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물론 범여권도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정부 법무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시절, 그의 일가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려다가 정치적으로 주목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형을 확정받았다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딸 조민씨에게도 논문 관련 논란이 있다. 조씨는 한영외고 1학년이었던 지난 2009년 대한병리학회지에 게재된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됐고, 이를 고려대학교 수시전형 자기소개서에 기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종원 대표 증인으로? 조씨는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 동안 인턴으로 활동한 후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논문은 연구부정행위가 인정돼 게재가 철회됐다. 조 비대위원장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는 대법원으로부터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조 비대위원장을 둘러싼 비판은 그가 석방된 이후 곧바로 정치 행보에 들어가고 비대위원장까지 맡으며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동원 고려대 총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지난 6월 학생 3명이 사망한 부산 브니엘예고 사태도 국감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사망한 학생들은 전임 강사와 심각한 마찰을 빚다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전임 강사의 수업 중 태도를 문제 삼아 고소를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 측에 “부실하게 운영돼 각종 민원이 이어졌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아울러 “교장이 특정 학원과 연결돼 해당 학원에 다녀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선·후배 간 군기도 과도해 폭력적”이란 지적도 이어졌다. 현임숙 브니엘고 교장은 증인으로서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를 소관 기관으로 두고 있는 국회 정무위에선 롯데카드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연이은 홈플러스 지점 폐쇄가 쟁점으로 두드러진다. 롯데카드에선 지난 8월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약 222만명의 결제 정보가 유출됐고, 4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롯데카드는 지난달 1일 해킹 및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신고했다.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에 돌입한 이후 임대료가 조정되지 않는 점포를 중심으로 총 15개의 점포를 폐쇄했다. MBK 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금융권에서 7조2000억원을 차입했다. 담보는 홈플러스 주식이었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는 5조원대 부채를 떠안았고, 8년 동안 부담한 이자만 약 3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이후 지점 폐쇄에 대해선 “알짜 부동산을 매각해 차입금을 상환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롯데카드와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MBK 파트너스다. 정무위는 김병주 MBK 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현안 많은 교육위, 여야 불꽃 공방 예상 롯데카드·홈플 논란에 김병주도 국회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에선 하이볼 원산지 표기 논란을 놓고,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국감에 출석할 예정이다. 앞서 백 대표는 매출·수익률 허위 과장 논란이 불거진 연돈볼카츠 사태와 관련해 국감 증인 출석 여부가 거론됐던 적이 있다. 백 대표는 지난 2월 돼지고기 함량 및 가격 논란에 휘말린 빽햄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속해서 그가 운영하는 프랜차이즈와 관련해 광범위한 위법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법사위에선 최근 정치권 최대의 이슈로 거론되는 ▲대법관 증원 ▲검찰 해체 ▲조희대 대법원장 논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시도하는 대법관 증원과 검찰 해체 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설치에 대한 비판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최대 숙원이었던 검찰 해체를 달성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으리라고 예상된다. 민주당은 이미 지난달 30일 조 대법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 청문회를 진행했다. 조 대법원장은 출석을 거부했고, 민주당은 고발 조치와 국정감사 증인 소환을 압박 카드로 제시했다. 대법관 증원은 대법원에서 매우 꺼리는 이슈였기 때문에, 이번 법사위 국감은 민주당과 국민의힘·사법부의 대결로 채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선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등에 대한 정치적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해선 “윤석열정부가 정부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전하기 위해 성급하게 발표했다”는 논란이 이어졌다. 이정부의 정부 조직 개편으로 신설되는 기후에너지환경부의 경우 “환경부가 재생에너지·원자력 발전을 맡고, 기존 화석연료 정책은 산업부에 남는 등 이원화한다”는 데 따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에선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국정감사 중 건강보험 재정 등 이슈가 여야 간 공방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의사·간호사 증원 문제도 다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위에선 ▲해병 대원 특검법 ▲비상계엄 사태 ▲합참 이전 비용 등 이슈가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경노동위원회에선 영풍 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시설법 위반 논란과 관련해 장형진 영풍 고문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우려되는 맹탕 국감 이번 국감은 이정부 출범 후 처음 진행되는 국감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이 다수의 의석을 앞세워 각종 현안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장외 투쟁 ▲중도 공략 ▲특검법 방어 등 당내 현안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해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많은 현안 앞에서 이전처럼 존재감 부각 목적의 쇼 위주로 진행되는 맹탕 국감으로 끝나진 않을지, 국민의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