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2위’ BHC 급성장의 불편한 진실

본사는 살찌고 가게는 마른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눈부신 성장세를 이어가던 BHC가 가맹점의 고혈을 빼먹는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과도하게 높은 탓이다. 가맹점 지원은 고사하고 본사 차원서 잇속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BHC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2013년부터다. 2004년 BHC를 인수했던 제너시스BBQ는 2010년에 접어들면서 대내외적인 악재에 휘말렸고 결국 2013년 6월 1200억원을 제시한 외국계 사모펀드(로하튼)에 BHC를 매각하기에 이른다.

본사가 주적?

새 주인을 맞이한 후 엄청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BHC는 업계 2위인 비비큐(제너시스비비큐)마저 끌어내렸다. BHC 자체 집계에 따르면 2012년 811억원에 불과했던 BHC의 매출은 지난해 2326억원으로 치솟았다. 

가맹점수 역시 급격히 늘었다. 2015년 371개의 신규매장이 오픈한 데 이어 지난해 225개의 매장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BHC는 지난해 말 기준 137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BHC의 눈부신 실적 상승세가 예상치 못한 논란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다.


지난해 연결감사보고서를 보면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리미티드(이하 FSA)’는 3365억원의 매출액과 76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을 뜻하는 영업이익률은 무려 22.6%에 달했다. FSA는 로하튼이 BHC 인수를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이다.

BHC가 로하튼에 인수된 직후인 2013년 6∼12월만 해도 영업이익률은 지난해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11.4%였다. 그러나 2014년 12.5%에 이어 2015년 20.6%로 급격히 증가하더니 지난해는 한층 더 올랐다. FSA의 영업이익률은 교촌에프앤비(6.1%), 제너시스비비큐(8.7%) 보다 3∼4배 높은 수준이다.

물론 FSA의 영업이익률을 BHC의 것과 온전히 동일하다고 보긴 어렵다. FSA의 영업이익률 표본에 ‘그램그램’ ‘큰맘할매순대국’ ‘불소식당’ ‘창고43’ 등 다른 프랜차이즈 계열사까지 포함되는 까닭이다. 다만 FSA 전체 매출의 70%를 BHC가 담당한다는 점에서 영업이익 대부분이 BHC서 발생했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FSA 측은 매출을 제외한 BHC의 나머지 개별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FSA 관계자는 “매출을 제외한 나머지 실적 지표는 내부 기밀상 외부에 노출하지 않는 게 회사 방침”이라고 선을 그은 상태다.

눈부신 성장세 알고 보니 쥐어짜기
가맹점 상대로…과도한 영업이익률

문제는 BHC의 호실적이 가맹점을 쥐어짜낸 결과물처럼 비친다는 데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맹점으로 생닭 등을 가공해 판매하며 매출을 얻는다. 

가맹본부서 가맹점주에게 제공하는 치킨 원가를 마리 당 8000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BHC 본사에서 가져가는 액수는 1800원이다. 영업이익률 6∼9%대의 경쟁업체들은 500∼800원을 가져간다는 셈이다. 물론 원가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만큼 원가이익률을 기반으로 환산한 추정치다.
 


반면 마케팅을 통한 가맹점 간접 지원은 상위권 경쟁업체 사이에서 가장 소극적이었다. 지난해 FSA는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에 각각 86억원과 16억원씩 도합 102억원을 투입했다. 교촌에프앤비(광고비 120억원, 판촉비 27억원), 제너시스비비큐(광고비 93억원, 판촉비 35억원)보다 광고 및 판촉에 들인 금액이 20∼40억원가량 적은 셈이다.

또 전체 매출서 광고비와 판촉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3.3%에서 지난해 2.5%로 감소했다. 이 같은 수치는 신제품 개발, 공격적인 마케팅, 가맹점과의 상생 정책을 취한다는 FSA 측 입장과 상반되는 지표다.

먹튀 준비하나

공교롭게도 몇몇 업계 관계자들은 FSA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BHC 매각설과 연결 짓고 있다. 본사 덩치를 키우고 수익성을 극대화해 매각 가치를 올리려 한다는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지난해 9월 BHC는 법인명을 3년 만에 유한회사에서 주식회사로 변경 후 ‘먹튀’ 소문에 시달린 바 있다.

본래 주식회사였던 BHC를 실적 공시 의무가 없는 유한회사로 바꿔 몰래 덩치를 키운 뒤 다른 계열사와 통합·매각하기 위해 주식회사로 재변경 했다는 것이다. FSA 측은 매각설이 돌 때마다 “매각 계획은 전혀 없다”고 일축해 왔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BHC 폐점률 엇갈린 반응

BHC 매장 폐점률을 두고 상반된 견해차가 나타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 자료와 BHC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BHC 신규매장수는 879개, 총 가맹점수는 1395개다. 연도별로 보면 2013년 97개, 2014년 175개, 2015년 371개, 지난해 236개로 매년 꾸준히 가맹점수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같은 기간 BHC의 폐점수를 살펴보면 2013년 333개, 2014년 108개, 2015년 45개, 지난해 40개로 총 526개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사실상 매장 10개 가운데 6개가 폐점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BHC 측은 통계 적용 과정에서 폐점률이 부풀려졌다는 입장이다.

BHC 관계자는 “2013년 7월 인수당시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사실상 폐점상태인 매장을 운영 또는 휴점매장으로 관리한 경우 등 운영매장수가 부풀려져 있었다”며 “이에 독립경영이후부터 2014년까지 약 1년6개월동안 이러한 부실매장에 대한 정리 과정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은 지난해 2월 ‘프랜차이즈 비교정보-치킨업종’ 자료에서 폐점률은 ‘폐점가맹점수/당해년도 총 가맹점수(폐점가맹점 포함)’으로 계산하는 것이라고 공식화한 바 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BHC 폐점률은 2014년 11%, 2015년 3.6%, 지난해 2.8%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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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