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여행 ①가평 75번 국도

산 좋고 물 좋은 북한강 드라이브

75번 국도는 경기 가평군을 남북으로 가로지른다. 가평의 가장 남쪽인 설악면에서 청평면, 가평읍, 북면을 거쳐 강원 화천군 사내면까지 이어진 도로다. 물길을 끼고 가는 길이 눈에 띄며, 북한강과 시합하듯 나란히 달리는 구간이 특히 아름답다.
 

 

75번 국도는 청평댐서 가평읍 구간 도로명이 ‘호반로’인 것만 봐도 도로의 특징을 짐작할 만하다. 가평읍을 지나면서 가평천이 내내 함께한다. 칼봉산과 연인산, 명지산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이 가평천이 되고, 자라섬 앞에서 북한강과 섞인다.

75번 국도는 내내 물길과 함께하다가 도마치재를 훌쩍 넘어 화천군 사내면에서 끝난다. 산과 물이 그려낸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고, 다양한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오감 만족 코스

그림 같은 풍경을 마주한 곳마다 펜션과 카페가 즐비하고, 잣국수와 잣두부 같은 이색 먹거리, 막국수와 숯불닭갈비 맛집도 수두룩하다. 수도권서 가까워 주말이면 찾는 이가 많으니 일찍 나서는 게 좋다.
 

서울 쪽에서 출발해 신청평대교 입구를 지나 고성리·호명리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75번 국도가 시작된다. 곧장 청평댐이 나오고 드넓은 청평호가 펼쳐진다.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구불구불한 도로가 이어지는데, 갓길이나 차를 대고 쉴 공간이 없어 아쉽다.

대신 수상 레저 시설이나 카페, 펜션 주차장이 잘 마련되어 시설을 이용하는 데는 무리 없다. 달리다 보면 청평호 전망이 근사한 카페가 여럿 있으므로, 원하는 곳에 차를 세우고 커피와 호반 풍경을 즐겨보자. 
 

‘카페 라쿠나’는 경치가 아름답기로 입소문 자자하다. ‘인터라켄’은 그림 같은 호수를 바라보며 잠을 깰 수 있는 숙소로, 청평호 유람선 서비스(토요일 오전)도 제공한다. 쁘띠프랑스 가기 직전에 위치한 ‘캠프통아일랜드’는 하얀 숙소가 인상적이고, 수상 클럽과 수영장, 카페까지 갖춰 편하다. 무엇보다 바위로 된 전망대에 오르면 청평호 일대와 구불구불한 75번 국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수상 스포츠의 메카임을 증명하듯 수상 레저 시설이 연이어 나온다. 모터보트,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바나나보트, 플라이피시, 땅콩보트, 바이퍼, 밴드왜건, 제트스키 등 종목도 다양하다. 초보자를 위한 강습이 있어 당일 체험이 가능하고, 취미 삼아 배우는 이도 많다. 수상 스포츠는 지나다가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현장서 바로 이용할 수도 있지만, 미리 알아보고 예약하는 게 좀 더 저렴하다.

이색 먹거리와 다양한 볼거리
짜릿한 수상 스포츠 체험까지

번지점프 하는 곳도 몇 군데 있다. 짙푸른 청평호를 내려다보며 점프대에 서면 호기로운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다리가 덜덜 떨린다. 마음을 다잡고 “3, 2, 1, 번지!” 구호가 들리면 허공으로 몸을 날린다. 발을 떼기 두려웠을 뿐, 막상 뛰어내리면 심장이 터질 듯 흥분되고 짜릿하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뿌듯하다. 요즘은 기념일 이벤트로 번지점프를 하는 커플도 많다. 한 번에 여러 종목을 맛보고 싶은 스포츠 마니아라면 알뜰 패키지 상품이 적당하다. 수상 데크에 앉아 느긋하게 바라보는 호반 풍광도 좋다. 
 

‘한국 안에 작은 프랑스 마을’을 내세운 쁘띠프랑스는 75번 국도서 방문객이 가장 많은 곳이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여행자도 자주 마주친다. 프랑스의 작은 마을을 통째로 옮겨놓은 듯 아기자기하고 이국적인 분위기가 매력 있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시크릿 가든〉 〈별에서 온 그대〉 등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성문 느낌을 살린 정문을 통과하면 비탈진 지형에 들어선 아담한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붉은 지붕을 얹은 알록달록한 건물과 봄꽃이 어우러져 보기 좋다. 자그마한 광장엔 어린 왕자 조형물이 반기고, 벼룩시장 앞에서는 거리의 악사가 아코디언을 연주한다.

미로처럼 이어진 계단을 오르면 분수 광장이 나오고, 골목을 따라가다 보면 예쁜 카페나 공방, 전시관을 발견한다. 오르골에 대해 설명하고 시연하는 메종 드 오르골, 철새에 끈을 묶어 지구를 떠나는 어린 왕자 조형물이 있는 야외 카페, 생텍쥐페리 기념관, 마리오네트 전시관, 유럽 동화 인형극이 공연되는 ‘떼아뜨르 별’ 극장, 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등 놓치기 아쉬운 곳이 많다. 
 

2016년에 개관한 인터렉티브아트뮤지엄은 미술관을 따분하고 어려운 곳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Interactive는 ‘상호적인’ ‘대화형의’라는 뜻으로, 인터렉티브 아트는 작품과 관람객이 상호작용하는 예술을 말한다. 예술과 최첨단 IT 기술을 융합한 인터렉티브 아트는 관객의 몸짓과 소리, 터치에 반응한다. 관객과 작품이 소통하고 상호작용해 비로소 완벽한 작품이 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즐길거리 풍성

작동 원리를 이해하지 못해도 자신의 행동에 따라 반응하는 작품을 보는 재미에 빠져든다. 잔잔한 은하수 같던 화면이 관객의 소리에 출렁거리고 방향을 바꿔 흐르는가 하면, 큐브를 움직이면 그림자 마을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등 작품마다 다른 기술과 이야기가 담겼다.

미술관 마당 조각 공원에는 아이들이 앉고, 올라타고, 놀이하기 좋은 작품이 여럿이다. 오감으로 체험하다 보면 창의력과 상상력이 쑥쑥 자라는 인터렉티브아트뮤지엄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에 좋다. 
 

물길을 벗어난 75번 국도가 가평읍에 이르러 다시 강과 만난다. 북한강 물길은 춘천 방면으로 떠나고, 75번 국도는 물길이 가느다란 가평천을 따라 북진한다. 가평읍을 떠나기 전에 자라섬을 둘러본다. 차량이 들어갈 수 있어 편한 자라섬에는 카라반까지 갖춘 대규모 오토캠핑장, 공원, 연못, 어린이 놀이터, 정자, 테마파크 등이 있다. 강변을 따라 지그재그로 이어진 자라섬재즈길은 걷는 데 3시간 이상 걸린다.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자라섬테마파크 앞에 주차하고 주변을 둘러보거나, 캠핑장 옆에서 자전거를 빌려도 좋다. 주말이면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 차고, 상춘객의 돗자리도 텐트 못지않게 알록달록하다. 자라섬캠핑장 옆 이화원도 들러볼 만하다. 
 

가평레일파크는 옛 가평역과 경강역 사이 철길을 레일바이크로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한 것이다. 가평역에서 경강역까지 편도 4km 거리를 갔다가 잠시 쉬고 돌아오는 데 1시간20분이 걸린다. 옛 가평역서 500여m 떨어진 곳에 레일바이크 승강장이 있다. 레일바이크를 타고 주차장 맞은편에 자리한 가평잣고을전통시장서 특산품 쇼핑으로 여행을 마무리해도 좋겠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5번 국도 가평 구간 드라이브→쁘띠프랑스→인터렉티브아트뮤지엄→자라섬→가평레일파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75번 국도 가평 구간 드라이브→수상 스포츠 체험→쁘띠프랑스→가평잣고을전통시장→자라섬(숙박) [둘째 날] 가평레일파크→인터렉티브아트뮤지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가평군 문화관광 www.gptour.go.kr
- 쁘띠프랑스
www.pfcamp.com
- 인터렉티브아트뮤지엄
www.mermont.co.kr
- 가평레일파크
www.gprailpark.com
- 자라섬캠핑장 
www.jarasumworld.net
- 이화원
www.ewhawon.com

문의 전화
- 가평군청 관광사업단 031)580-2511~3
- 가평역 관광안내소 031)582-8830
- 청평역 관광안내소 031)584-8809
- 쁘띠프랑스 031)584-8200
- 인터렉티브아트뮤지엄 070-8899-4251
- 자라섬캠핑장 031)8078-8028
- 가평레일파크 031)582-7788

대중교통 정보
[기차] 용산역-가평역, ITX-청춘 하루 18~30회(06:00~22:44) 운행, 약 1시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88-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가평,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20~40분 간격(06:35~22:05) 운행, 약 1시간 20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자가운전
- 서울춘천고속도로 화도 IC→금남 IC서 청평 방면 좌측→경춘북로→청평댐입구서 고성리 방면 우회전→청평댐·청평호
- 팔당대교→6번 국도→조안교차로서 45번 국도→금남교차로서 가평 방면 좌회전→경춘북로→청평댐 입구서 고성리 방면 우회전→청평댐·청평호

숙박 정보
- 더스테이호텔 : 가평읍 보납로, 031)581-5711 (굿스테이)
- 연인산다목적캠핑장 : 북면 백둔로, 031)8078-8068, www.gpyeonin.co.kr
- 자라섬캠핑장 : 가평읍 자라섬로, 031)8078-8028, www.jarasumworld.net
- 칼봉산자연휴양림 : 가평읍 경반안로, 031)8078-8062, www.kalbong.com

식당 정보
- 동기간(백숙참나무장작구이): 가평읍 보납로, 031)581-5570, blog.naver.com/rkvud77
- 하늘땅별땅(더덕구이·잣묵사발): 청평면 상지로, 031)584-3384, skyandstar.modoo.at
- 명지쉼터가든(막국수): 북면 가화로, 031)582-9462
- 성희네(매운탕·닭백숙): 청평면 고재길, 031)584-3695

행사 정보
- ­아침고요수목원 봄나들이 봄꽃축제: 5월31일까지, 1544-6703, www.morningcalm.co.kr

주변 볼거리
아침고요수목원, 잣향기푸른숲, 유명산, 에델바이스 스위스테마파크, 호명호수, 명지산, 도마치계곡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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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