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여행 ①가평 75번 국도

산 좋고 물 좋은 북한강 드라이브

75번 국도는 경기 가평군을 남북으로 가로지른다. 가평의 가장 남쪽인 설악면에서 청평면, 가평읍, 북면을 거쳐 강원 화천군 사내면까지 이어진 도로다. 물길을 끼고 가는 길이 눈에 띄며, 북한강과 시합하듯 나란히 달리는 구간이 특히 아름답다.
 

 

75번 국도는 청평댐서 가평읍 구간 도로명이 ‘호반로’인 것만 봐도 도로의 특징을 짐작할 만하다. 가평읍을 지나면서 가평천이 내내 함께한다. 칼봉산과 연인산, 명지산에서 흘러내린 계곡물이 가평천이 되고, 자라섬 앞에서 북한강과 섞인다.

75번 국도는 내내 물길과 함께하다가 도마치재를 훌쩍 넘어 화천군 사내면에서 끝난다. 산과 물이 그려낸 아름다운 풍광을 감상하고, 다양한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오감 만족 코스

그림 같은 풍경을 마주한 곳마다 펜션과 카페가 즐비하고, 잣국수와 잣두부 같은 이색 먹거리, 막국수와 숯불닭갈비 맛집도 수두룩하다. 수도권서 가까워 주말이면 찾는 이가 많으니 일찍 나서는 게 좋다.
 

서울 쪽에서 출발해 신청평대교 입구를 지나 고성리·호명리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75번 국도가 시작된다. 곧장 청평댐이 나오고 드넓은 청평호가 펼쳐진다.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구불구불한 도로가 이어지는데, 갓길이나 차를 대고 쉴 공간이 없어 아쉽다.


대신 수상 레저 시설이나 카페, 펜션 주차장이 잘 마련되어 시설을 이용하는 데는 무리 없다. 달리다 보면 청평호 전망이 근사한 카페가 여럿 있으므로, 원하는 곳에 차를 세우고 커피와 호반 풍경을 즐겨보자. 
 

‘카페 라쿠나’는 경치가 아름답기로 입소문 자자하다. ‘인터라켄’은 그림 같은 호수를 바라보며 잠을 깰 수 있는 숙소로, 청평호 유람선 서비스(토요일 오전)도 제공한다. 쁘띠프랑스 가기 직전에 위치한 ‘캠프통아일랜드’는 하얀 숙소가 인상적이고, 수상 클럽과 수영장, 카페까지 갖춰 편하다. 무엇보다 바위로 된 전망대에 오르면 청평호 일대와 구불구불한 75번 국도가 한눈에 들어온다.
 

수상 스포츠의 메카임을 증명하듯 수상 레저 시설이 연이어 나온다. 모터보트, 수상스키, 웨이크보드, 바나나보트, 플라이피시, 땅콩보트, 바이퍼, 밴드왜건, 제트스키 등 종목도 다양하다. 초보자를 위한 강습이 있어 당일 체험이 가능하고, 취미 삼아 배우는 이도 많다. 수상 스포츠는 지나다가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현장서 바로 이용할 수도 있지만, 미리 알아보고 예약하는 게 좀 더 저렴하다.

이색 먹거리와 다양한 볼거리
짜릿한 수상 스포츠 체험까지

번지점프 하는 곳도 몇 군데 있다. 짙푸른 청평호를 내려다보며 점프대에 서면 호기로운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다리가 덜덜 떨린다. 마음을 다잡고 “3, 2, 1, 번지!” 구호가 들리면 허공으로 몸을 날린다. 발을 떼기 두려웠을 뿐, 막상 뛰어내리면 심장이 터질 듯 흥분되고 짜릿하다.

두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뿌듯하다. 요즘은 기념일 이벤트로 번지점프를 하는 커플도 많다. 한 번에 여러 종목을 맛보고 싶은 스포츠 마니아라면 알뜰 패키지 상품이 적당하다. 수상 데크에 앉아 느긋하게 바라보는 호반 풍광도 좋다. 
 

‘한국 안에 작은 프랑스 마을’을 내세운 쁘띠프랑스는 75번 국도서 방문객이 가장 많은 곳이다.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여행자도 자주 마주친다. 프랑스의 작은 마을을 통째로 옮겨놓은 듯 아기자기하고 이국적인 분위기가 매력 있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시크릿 가든〉 〈별에서 온 그대〉 등을 이곳에서 촬영했다.


성문 느낌을 살린 정문을 통과하면 비탈진 지형에 들어선 아담한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붉은 지붕을 얹은 알록달록한 건물과 봄꽃이 어우러져 보기 좋다. 자그마한 광장엔 어린 왕자 조형물이 반기고, 벼룩시장 앞에서는 거리의 악사가 아코디언을 연주한다.

미로처럼 이어진 계단을 오르면 분수 광장이 나오고, 골목을 따라가다 보면 예쁜 카페나 공방, 전시관을 발견한다. 오르골에 대해 설명하고 시연하는 메종 드 오르골, 철새에 끈을 묶어 지구를 떠나는 어린 왕자 조형물이 있는 야외 카페, 생텍쥐페리 기념관, 마리오네트 전시관, 유럽 동화 인형극이 공연되는 ‘떼아뜨르 별’ 극장, 마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 등 놓치기 아쉬운 곳이 많다. 
 

2016년에 개관한 인터렉티브아트뮤지엄은 미술관을 따분하고 어려운 곳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Interactive는 ‘상호적인’ ‘대화형의’라는 뜻으로, 인터렉티브 아트는 작품과 관람객이 상호작용하는 예술을 말한다. 예술과 최첨단 IT 기술을 융합한 인터렉티브 아트는 관객의 몸짓과 소리, 터치에 반응한다. 관객과 작품이 소통하고 상호작용해 비로소 완벽한 작품이 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즐길거리 풍성

작동 원리를 이해하지 못해도 자신의 행동에 따라 반응하는 작품을 보는 재미에 빠져든다. 잔잔한 은하수 같던 화면이 관객의 소리에 출렁거리고 방향을 바꿔 흐르는가 하면, 큐브를 움직이면 그림자 마을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등 작품마다 다른 기술과 이야기가 담겼다.

미술관 마당 조각 공원에는 아이들이 앉고, 올라타고, 놀이하기 좋은 작품이 여럿이다. 오감으로 체험하다 보면 창의력과 상상력이 쑥쑥 자라는 인터렉티브아트뮤지엄은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에 좋다. 
 

물길을 벗어난 75번 국도가 가평읍에 이르러 다시 강과 만난다. 북한강 물길은 춘천 방면으로 떠나고, 75번 국도는 물길이 가느다란 가평천을 따라 북진한다. 가평읍을 떠나기 전에 자라섬을 둘러본다. 차량이 들어갈 수 있어 편한 자라섬에는 카라반까지 갖춘 대규모 오토캠핑장, 공원, 연못, 어린이 놀이터, 정자, 테마파크 등이 있다. 강변을 따라 지그재그로 이어진 자라섬재즈길은 걷는 데 3시간 이상 걸린다.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자라섬테마파크 앞에 주차하고 주변을 둘러보거나, 캠핑장 옆에서 자전거를 빌려도 좋다. 주말이면 캠핑을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 차고, 상춘객의 돗자리도 텐트 못지않게 알록달록하다. 자라섬캠핑장 옆 이화원도 들러볼 만하다. 
 

가평레일파크는 옛 가평역과 경강역 사이 철길을 레일바이크로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한 것이다. 가평역에서 경강역까지 편도 4km 거리를 갔다가 잠시 쉬고 돌아오는 데 1시간20분이 걸린다. 옛 가평역서 500여m 떨어진 곳에 레일바이크 승강장이 있다. 레일바이크를 타고 주차장 맞은편에 자리한 가평잣고을전통시장서 특산품 쇼핑으로 여행을 마무리해도 좋겠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5번 국도 가평 구간 드라이브→쁘띠프랑스→인터렉티브아트뮤지엄→자라섬→가평레일파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75번 국도 가평 구간 드라이브→수상 스포츠 체험→쁘띠프랑스→가평잣고을전통시장→자라섬(숙박) [둘째 날] 가평레일파크→인터렉티브아트뮤지엄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가평군 문화관광 www.gptour.go.kr
- 쁘띠프랑스
www.pfcamp.com
- 인터렉티브아트뮤지엄
www.mermont.co.kr
- 가평레일파크
www.gprailpark.com
- 자라섬캠핑장 
www.jarasumworld.net
- 이화원
www.ewhawon.com


문의 전화
- 가평군청 관광사업단 031)580-2511~3
- 가평역 관광안내소 031)582-8830
- 청평역 관광안내소 031)584-8809
- 쁘띠프랑스 031)584-8200
- 인터렉티브아트뮤지엄 070-8899-4251
- 자라섬캠핑장 031)8078-8028
- 가평레일파크 031)582-7788

대중교통 정보
[기차] 용산역-가평역, ITX-청춘 하루 18~30회(06:00~22:44) 운행, 약 1시간 소요.
* 문의 : 레츠코레일 1588-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가평, 동서울종합터미널에서 20~40분 간격(06:35~22:05) 운행, 약 1시간 20분 소요.
* 문의 : 동서울종합터미널 1688-5979, www.ti21.co.kr

자가운전
- 서울춘천고속도로 화도 IC→금남 IC서 청평 방면 좌측→경춘북로→청평댐입구서 고성리 방면 우회전→청평댐·청평호
- 팔당대교→6번 국도→조안교차로서 45번 국도→금남교차로서 가평 방면 좌회전→경춘북로→청평댐 입구서 고성리 방면 우회전→청평댐·청평호

숙박 정보
- 더스테이호텔 : 가평읍 보납로, 031)581-5711 (굿스테이)
- 연인산다목적캠핑장 : 북면 백둔로, 031)8078-8068, www.gpyeonin.co.kr
- 자라섬캠핑장 : 가평읍 자라섬로, 031)8078-8028, www.jarasumworld.net
- 칼봉산자연휴양림 : 가평읍 경반안로, 031)8078-8062, www.kalbong.com

식당 정보
- 동기간(백숙참나무장작구이): 가평읍 보납로, 031)581-5570, blog.naver.com/rkvud77
- 하늘땅별땅(더덕구이·잣묵사발): 청평면 상지로, 031)584-3384, skyandstar.modoo.at
- 명지쉼터가든(막국수): 북면 가화로, 031)582-9462
- 성희네(매운탕·닭백숙): 청평면 고재길, 031)584-3695

행사 정보
- ­아침고요수목원 봄나들이 봄꽃축제: 5월31일까지, 1544-6703, www.morningcalm.co.kr


주변 볼거리
아침고요수목원, 잣향기푸른숲, 유명산, 에델바이스 스위스테마파크, 호명호수, 명지산, 도마치계곡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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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