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정국> 집 나간 총수들 막전막후

회장님 투표는 하시나요?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재벌 총수들의 근황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대선 결과는 총수들 신변에 중차대한 변화를 불러올 만한 사안인 만큼 정치권 이슈와 맞물려 골머리를 앓는 총수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반대로 정치판과 상관없이 본업에 매달리는 총수의 모습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죗값을 치르는 통에 경영에 매진하지 못하거나 건강 논란에 시달리는 사례도 눈에 띈다.

대기업 총수들의 최근 동향은 대선 판국과 밀접히 연관돼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과 맞물려 치러지는 조기 대선의 결과에 따라 향후 대기업에 대한 전방위 압박도 생각해봄직하다. 대기업 총수들은 정치권과 밀착 여부에 따라 각기 다른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정치권 후폭풍에
긴장하는 총수들

몇몇 총수들은 최순실 게이트의 늪에서 여전히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6일 국회서 열린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특별위원회 제1차 청문회는 재벌 총수 9명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13시간 넘게 진행된 청문회에 모습을 드러낸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허창수 GS그룹 회장(전국경제인연합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등이었다.

이들 가운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전혀 다른 상황에 직면했다. 최근 검찰이 신 회장에게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한 반면 최 회장에게는 뇌물 혐의를 적용하지 않으면서 두 사람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린 것이다. 그간 둘의 이름이 함께 오르내렸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신 회장에게는 롯데그룹이 추가로 냈다가 돌려받은 70억원과 관련해 뇌물공여 혐의가 적용됐다. 지난해 3월 신 회장이 박 전 대통령을 독대했을 때 잠실 월드타워 면세점 특허사업자 갱신 심사에서 탈락했던 롯데그룹이 면세점 영업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청탁을 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불구속으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구속을 피했다는 건 다행이지만 기소 처분을 받았기 때문에 기존에 진행 중인 재판과 더불어 2건의 재판에 출두하려면 주기적으로 법정에 서야 한다. 여기에 뇌물공여 혐의가 유죄로 인정될 경우 법정 구속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

닮은 듯 다른 제각각 행보들
마치 짠듯 속속 해외행 준비

반대로 최 회장은 혐의를 벗고 ‘강요’의 피해자로 남았다. 지원액수를 두고 이견을 보이다 아예 돈을 건네지 않았던 SK그룹의 마지막 선택이 신의 한수가 됐다. ‘청탁 이후 대가를 원했다면 왜 추가 지원 요구를 거절했겠느냐’는 최 회장과 SK그룹의 논리는 검찰의 수사 결과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무혐의 처분을 받은 최 회장은 그동안 미뤄뒀던 ‘글로벌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그간 출국금지에 걸려 실행하지 못했던 해외 출장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주요 계열사 최고 경영자(CEO)가 참여하는 ‘확대경영회의’를 열어 현안을 점검하고 해외 사업 파트너들을 줄줄이 만난다는 계획이다.
 

당장 일본 도시바 반도체 사업 인수를 위해 미국 출장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재무적·전략적 투자자들을 물색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상하이세코 지분 50% 인수를 추진 중인 SK종합화학은 협상 막바지에 최 회장의 역할을 기대하고 사우디아라비아 넥슬렌 합작공장 건설도 최 회장이 직접 챙기는 사업이다.

극명 구별되는
해외 경영행보


경영 일선에서 그룹을 진두지휘해야 할 대기업 1·2위 오너 3세들도 최근 근황이 극명히 갈린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해외 현장경영을 강화하는 반면 뇌물공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공판 진행 등 기약없는 나락으로 떨어진 모습이다.

판매동력 강화를 위해 올초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정 부회장은 최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 정 부회장은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미국 출장은 올해만 벌써 3번째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를 찾아 시장 트렌드를 감지했고 2월 중순에는 LA ‘제네시스 오픈’에 참석했다.

반면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등 혐의로 지난 2월 구속되면서 경영 행보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매년 3분의 1 이상을 해외 주요 고객사들을 만나는데 시간을 보내는 등 해외 출장이 유독 잦은 총수였다는 점에서 출국금지 여파가 더욱 큰 상황이다.

이탈리아 자동차그룹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FCA) 지주회사인 엑소르(Exor)의 이사진서 빠졌다. 엑소르의 주요 계열사인 피아트는 마세라티 등 고급차 브랜드를 보유한 글로벌 브랜드다. 이 부회장은 2012년 5월부터 5년 가까이 엑소르 사외이사를 맡아왔다.

하지만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인한 출국금지로 지난해 11월 엑소르 이사회에 불참했다. 이어 올해 2월 전격 구속 수감되면서 지난 5일 열린 이사회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삼성그룹에는 초유의 사태지만 총수 구속 사례는 빈번히 발생했다. 하지만 근래에 징역형을 받은 사례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회장과 현재현 전 동양그룹 회장에 불과했다.

감옥서 두문불출
퍼진 건강이상설

지난해 11월 대법원은 횡령과 상습도박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장 회장에게 징역 3년6개월에 추징금 14억1000여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장 회장은 2005년 8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비자금 88억5000여만원을 해외도박자금과 개인채무를 갚는 데 쓴 혐의로 구속기소 된 터라 비난 여론이 높았다. 현재 동국제강은 장 회장의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다.

사기성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발행으로 일반 투자자 4만여명에게 1조3000억원대 피해를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 전 회장은 2015년 10월 징역 7년형이 확정됐다. 해당 CP를 다른 계열사에 넘겨 부당지원한 것으로 나타나 횡령·배임 혐의도 받았다.

최근 만기 출소한 총수는 지난해 10월 자유의 몸이 된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이 있다. 올해 2월에는 구 전 부회장의 동생인 구본엽 전 LIG건설 부사장도 출소했다. 이들 형제의 경영 재참여에는 제약이 걸려 있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취업제한 규정에 따라 향후 5년 동안 LIG그룹의 등기임원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이들이 물밑에서 다시 경영에 참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 구 전 부회장은 지난 1월9일 ‘LIG넥스원 임직원 참배식’에 참석해 사업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호진 전 태광산업 회장은 지난 21일 열린 파기환송심서 징역 3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건강상태를 고려해 법정구속은 면했다. 무자료 거래와 회계 부정처리, 임금 허위지급 등의 방법을 동원해 회삿돈 400억여원을 횡령하고 그룹에 97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2011년 구속기소됐다.


이후 그는 1심서 징역 4년6개월에 벌금 20억원, 2심서 징역 4년6개월에 벌금 10억원을 선고 받았다. 그러나 간암으로 건강이 악화돼 2012년 6월 보석으로 풀려나 집과 지정된 병원을 오가며 생활 중이었다. 

하나같이 출장 핑계 대고 외유 
몇몇은 감옥·병원서 두문불출

정치권 혹은 개인적인 차원의 비리 혐의가 아니라 건강 문제로 궁금증을 자아내는 총수들도 눈에 띈다. 몇몇은 경영복귀를 서두르면 건강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킨 반면 여전히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총수들도 더러 보인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건강이 호전돼 올해 상반기 중 경영일선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병(CMT) 치료를 받고 있는 이 회장의 건강상태는 정상의 60∼70% 수준까지 나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검찰이 이 회장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하면서 경영복귀에 따른 부담도 한결 줄었다. 재계에서는 대통령선거 직후 또는 늦어도 상반기 내에는 이 부회장이 귀국해 직접 경영을 챙길 것으로 보고 있다.

2013년 조세포탈·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됐던 이 회장은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난 뒤 건강 회복에 집중하면서 경영 복귀를 준비했다. 최근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나오면서 위기를 맞았지만 검찰이 무혐의로 결론을 내면서 불확실성이 씻어냈다.


어수선한 분위기
복귀 준비 시동

이렇듯 재벌기업 총수들의 근황이 제각각인 가운데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은 대선 후보들을 만나며 기업의 입장을 전달하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반기업 정서 확대에 대한 경제계의 우려를 전달했다. 박 회장이 경제전도사를 자칭하는 건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입지 축소 탓이다. 전경련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면서 대표성을 잃고 주요 그룹 탈퇴가 이어진 끝에 최근 조직·예산 40% 감축 등 혁신안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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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