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바른 상권은 오래 못 간다

부동산 시장이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혼란정국을 벗어나 불확실성은 다소 걷혔지만 조기대선으로 인한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망세와 별도로 김영란법 전격 시행과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내수위축,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 반전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대부분의 변수들이 주택 쪽에 쏠리고 있고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지고 있어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또 고령화, 조기퇴직과 노후대책의 준비 부족 등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과 역할이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천편일률적은
도태되기 쉽다

2011년부터 전체 인구의 14.6%에 달하는 714만명의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노후 대비수요가 앞으로 크게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임대사업과 개인창업에 관심이 늘면서 상가 등 수익형 시장이 활성화 되고 있다. 수요가 몰리면서 상권이 발달한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도 늘고 있는데 이런 가운데서 문화와 개성이라는 콘텐츠가 상권 형성의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이 상권 형성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를 잡은 데는 문화와 상권 고유의 개성을 담은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수요 주기도 짧아져 단순히 먹고 마시는 것을 넘어 문화와 개성을 강조한 콘텐츠를 가진 상권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편일률적인 상권은 도태되기 쉽기 때문에 상권이 문화와 개성을 입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실제 돈이 만든 상권 오래가지 못하고, 반대로 뜨는 상권엔 문화와 개성 녹아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 상권들은 상권이 형성되고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자본잠식이 일어나지만 문화와 개성이 넘치는 상권은 예외다. 중심상권 및 그 이면, 또 다른 지역에 개성 있는 개인 점포들과 대기업 브랜드 매장이 공존하는 상권으로 발돋움했다.


대부분 변수들 주택 쪽에 쏠려
수익형 기대감 상대적으로 높아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가 올라 기존 상점들이 다른 지역으로 내몰림) 현상 때문에 기존 상권이 가졌던 성격이 바뀌고, 독특한 개성과 문화를 가진 곳이 새로운 상권으로 뜨기도 한다. 먹거리, 볼거리, 쇼핑장소가 즐비한 상권인 홍대, 이태원, 가로수길, 압구정은 현재 높은 임대료와 한정된 주제의 로테이션에 막혀 있어 이러한 ‘개성의 획일화’에 지친 패션 선도자들은 몇 년 전부터 인근 상권으로 빠져나가는 추세다.

최근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해진 이태원 경리단길, 신사동 가로수길, 서대문구 연남동과 연희동이 인기 상권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문화와 독특한 개성 덕분이다. 높아진 임대료를 피하려는 상인들이나, 프랜차이즈 상점이 더 많아진 기존 상권을 벗어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새롭게 주목받는 곳은 문화와 개성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독특한 문화와 개성을 가진 곳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된 것은 단순히 저렴한 임대료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기존 상권에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늘 새롭고 개성 있는 대체지를 찾는 바람에 상권도 따라 움직였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서촌이나 북촌은 얼마 전만 해도 조용한 상권이라 사진이 취미인 사람들이 자주 찾았는데, 지금은 주말이면 사람이 북적거려 피하게 됐다. 대신 사진 촬영이 취미인 사람들 사이에선 인근 익선동이나 옥인동, 서순라길과 같이 조용한 곳이 점차 입소문을 타고 있다.

문래동 상권도 홍대의 높은 임대료를 피해 공연장이 생기거나 전시공간이 생긴 경우가 많다. 인디밴드들 사이에서는 문래동의 스튜디오와 공연장 등이 유명해진 지 몇 년 됐는데 서울시나 문화재단 등도 문래동을 많이 지원하면서 최근 이 동네에는 문화와 개성이 넘치는 카페도 많이 생겼다. 상권을 형성하고 활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그 지역만의 문화와 특색을 갖추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데 대학로나 홍대 상권이 오랜 기간 유지된 것은 확실한 개성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새롭게 주목받는 곳도 이런 특색이 뚜렷한 경우가 많다. 문화와 개성으로 가장 주목받는 상권을 꼽으라면 당연 망리단길이다.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을 찾아온 1인 창업자들이 모여들면서 이곳은 망원동의 ‘망’과 대표적인 핫 플레이스인 경리단길을 딴 합성어인 ‘망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요즘 뜨는 상권엔 문화와 개성
두 콘텐츠 중요한 요소로 부상


보통 상권이 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것과 달리 망원동은 망원시장 방향으로 뻗어 나온 ‘포은로길’이 중심축이다. 이 길을 중심으로 서교동 쪽으로 갈수록 임대료가 높아지고 망원2동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경향이 뚜렷한데 홍대와 합정동의 비싼 임대료에 밀린 이들이 서교동과 합정동으로, 또다시 망원동 일대로 이동하면서 생긴 현상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6년 3분기 기준 망원동 상권의 경우 보증금을 제외한 순수임대료가 3.3㎡당 10만3090원으로 홍대 일대(12만1440원)와 합정동(13만840원), 상수동(12만8330원)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임대료 상승 속도는 여타 홍대 상권보다 빠른 편이다. 2015년 말 대비 순수임대료 상승률은 21.1%로 합정동(16.6%)이나 상수동(6.59%)을 훌쩍 뛰어넘는데 2016년 3분기에는 연남동 순수임대료(3.3㎡당 9만9545원)를 추월했다.

상수·합정동이 홍대 상권의 연장선에서 운영되는 것과 달리 망원동은 기존 생활상권과 신 상권이 어우러지면서 홍대 상권과는 다른 독특한 정체성을 확보했다. 상권 발달 단계로 보면 아직 성장기로 임대료 상승세가 앞으로 더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월세보다 더 뛴 것은 바닥권리금(시설·인테리어 비용과는 상관없이 상권에 따라 형성된 최초의 권리금을 말함)인데, 이곳 상가의 경우 권리금이 없거나 1000만원 선에서 형성돼 있던 바닥권리금이 최근 1년 새 4000만원까지 뛰었다. 다만 지나치게 높은 권리금 탓에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상권 변화는 매매시장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망원동 단독주택을 매입해 카페로 리모델링한 ‘카페부부’는 독특한 외관으로 입소문을 타며 손님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런 식으로 단독·다가구주택을 매입해 상가나 상가주택으로 바꾸는 사례가 이 일대에서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2~3년 전부터 망원동 일대에 부동산 투자 바람이 불면서 개인이 투자할 만한 10억원대 다가구주택과 상가 등은 대부분 손바뀜이 일어난 상황인데 리모델링이나 용도변경 등을 통해 건물 몸값도 상승일로에 있다.

단순 먹거리만?
특색 뚜렷해야

망원로2길에 있는 상가주택은 3.3㎡당 340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포은로길 인근 상가주택은 3.3㎡당 485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이나마도 매물 자체가 쏙 들어가 거래가 쉽지 않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공통된 설명이다. 중소형 빌딩 매매거래 전문업체인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2015~2016년 망원동에서는 총 18건의 빌딩 거래가 이뤄졌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망원역 2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보이는 유용빌딩으로 2015년 7월 9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초역세권인 데다가 유동인구가 많아지면서 임대료 역시 크게 올랐는데 2016년 공시지가가 4.5%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현재 건물가치는 100억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매매가격이 단기간에 상승한 만큼 투자에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망원역 인근 단독주택과 상가주택의 매매가는 3.3㎡당 5000만원, 호가는 7000만~8000만원까지 치솟았는데 마포구청·월드컵경기장 쪽으로 이어지며 발전 가능성이 엿보이는 상권이지만 현재 매매값이 지나치게 오른 만큼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라는 것이다.

신도시나 택지지구 등에서도 문화와 개성을 강조한 상가들의 투자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상가의 트렌드가 단순히 쇼핑의 공간이 아닌 문화시설과 상권 고유의 개성을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면서, 콘셉트형 상가의 가치는 높아지는 추세다. 콘셉트형 상가는 상업시설 내에서 문화시설을 누릴 수 있어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으며 이는 추후 상가의 수익률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콘셉트를 갖춘 상업시설의 미래가치가 더욱 돋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호반건설이 판교신도시에 공급한 주상복합 ‘호반써밋플레이스’의 상가 ‘판교 아브뉴프랑’은 단지 내 상가를 브랜드화시킨 대표적 성공 모델이다. ‘아브뉴프랑’은 ‘프랑스’와 ‘길’이라는 의미로 유럽형 스트리트몰로 조성됐다. 고급 맛집과 독특한 콘셉트의 테마숍, 다양한 휴게 공간, 문화갤러리 등을 배치해 판교의 명소로 꼽힌다. 최근 광교신도시에도 2호점을 오픈해 브랜드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송도 커넬워크’ 역시 유럽풍 쇼핑몰로, 송도국제도시의 중심에 위치한 인공 수로를 중심으로 양옆에 설계된 상가다. 분양가에 비해 현재 1억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은 문화와 개성을 강점으로 선을 보이고 있는 신개념 상가 현황이다.

▲지젤엠청라= 지젤엠청라는 문화시설이 미비한 청라국제도시에 들어서는 최초의 복합문화공간이다.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비롯해 컨벤션센터, 청라 최대 스포츠센터, 다양한 문화와 체험이 가능한 엔터테인먼트 공간, 크고 넓은 최고의 주차공간 등이 조성된다.

이 단지는 청라 명소인 커넬웨이 수변도로 진입 상가다. 커넬웨이와 지하광장이 직통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쾌적함은 물론 풍부한 유동인구를 흡수할 수 있다. 대지면적 1만995㎡, 건축면적 6484㎡, 연면적 5만9546㎡ 규모다. 지하 3층~지상 5층으로 지어진다. 600여대 동시 주차가 가능하다. 53%대의 높은 전용률을 자랑한다. 계약금 20%, 중도금 40%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준공은 오는 8월 예정.


▲김해 장유 네오 푸드앤조이= 김해 장유신도시에 푸드(Food)를 중심으로 쇼핑, 휴식, 여가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푸드타운인 ‘네오 푸드앤조이’가 분양 중이다. 김해 장유신도시 장유출장소 앞에 들어서는 네오 푸드앤조이는 지하 2층~지상 3층으로 각종 외식 프랜차이즈, 맛집, 대형마트, 노래방, 스크린골프장, 키즈카페, 패션매장, 의류 등 다채로운 매장들로 구성됐다. 평당 1000만원대의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는 풍부한 임대 수요 확보가 가능하다. 70%대의 높은 전용률로 공간 활용도가 높은 게 특징이다.

또 상가 구역 내 음용 합격 판정을 받은 지하수를 사용할 수 있어 관리비가 절감되는 등 입점 상가의 편의와 실용성이 높은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네오 푸드앤조이는 건물별로 개별 소유가 가능한 독립형 스트리트 상가로 고객의 동선을 고려해 점포를 양쪽으로 배치, 노출도를 극대화하고 유동 인구를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대형마트가 입점해 고정 고객 확보와 모든 야외 테라스에서 760여평에 달하는 대규모 중앙광장이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구조로 고객이 보다 오래 머물 수 있는 상가를 구현하고 있다. 고객들의 주차편의를 위해 315대의 대규모 주차장을 확보했다.

▲창원 플래츠나인= 창원시 의창구 북면 감계지구에 신개념 복합테마상가 ‘플래츠나인’이 분양 중이다. 감계지구는 계속된 도시개발로 향후 신규 아파트와 단독주택 1만가구에 초등학교 2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1곳이 들어섰거나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감계 최초 3300여㎡(1000여평)의 대형사우나에 아이들과 함께 안전하게 즐기는 ‘유아 스파’는 지역의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플래츠나인 바로 옆에는 4500여㎡ 부지의 대형마트가 내년 9월 준공 예정에 있어 인근 무동, 신촌 지역까지 상권 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층 전면 광장은 기존 다른 상가와 달리 주차공간을 없애고, 테마형 공원으로 꾸며 각종 문화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콘셉트형 상가
가치 높아져

여름에는 공연도 보고 분수광장에서 아이들과 물놀이를 할 수 있다. 실내에 설치한 ‘자이언트 슬라이드’는 또 다른 문화시설로 각광받으면서 새로운 상가문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테마파크를 조성해 반려동물을 데리고 외출해 함께 쇼핑과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요즘 상가 쇼핑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차공간은 지하 2층 전체와 지하 1층 일부, 옥상 리프트 주차방식으로 동시에 200여대 주차가 가능한 넉넉한 공간으로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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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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