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열전2’의 프로그래머로 대학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조재현이 이번에는 프로그래머가 아닌 배우로 2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선다.
오는 2008년 11월7일부터 2009년 1월4일까지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열전2’의 마지막 작품인 <민들레 바람 되어>에서 주인공을 맡을 예정. 작년 ‘내 마음의 안나푸르나’로 데뷔한 신예작가 박춘근의 신작이다.
조재현은 지난달 28일 동숭아트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 이야기를 신선하고 독특한 구성으로 풀어냈다는 점에 매료됐다”며 작품을 선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연극열전2’의 프로그램에 해외 번안극이 많이 포함돼 있는데 국내 신예작가의 창작품도 올리자는 취지에서 이 작품을 선택했습니다. 신예작가의 초연작이라는 불안요소도 있지만 그 형식의 신선함과 내용의 보편성이 저를 충분히 매료시켰습니다.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버지인 평범한 은행원 주인공의 일생을 통해 우리 모습을 비춰볼 수 있습니다.”
<민들레 바람 되어>는 한 평범한 남자의 일생과 사랑 이야기가 관객의 눈에만 보이는 아내를 향한 남편의 독백 형식으로 펼쳐진다.
주인공 ‘안중기’는 소녀같은 여자 ‘오지영’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한평생 그를 사랑하며 살지만, 세월이 흐르고 뜻밖에 밝혀지는 아내의 비밀에 자신의 사랑이 진실한 것이었는지 혼란스러워 한다.
‘안중기’는 극중 유일하게 등장하는 현실의 인물로 그의 독백을 통해 과거의 사건과 그의 심리가 1시간 30분 동안 압축적으로 표현된다.
조재현의 상대역인 아내 ‘오지영’ 역은 ‘침향’, ‘억울한 여자’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연극 배우 이지하가 맡고, 탤런트 이한위와 연극 배우 황영희가 노부부 역을 맡아 서정적인 내용에 유쾌한 웃음을 더할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김낙형씨는 20년 전 조재현이 창단한 극단을 통해 인연을 맺은 사이로 언제 한 번 작품을 같이 해보자는 약속이 이제서야 이뤄지게 됐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로 강한 캐릭터를 보여줬던 조재현은 “사실 강한 역할을 많이 맡아서 그렇지 실제로는 강하지 않다”면서 “소심한 면도 내 안에 있어 이번 역에 어렵지 않게 접근하고 있다”며 웃었다.
조재현은 탤런트로 연기 생활을 시작했지만 자신에게 배우의 꿈을 심어준 연극 무대와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활동하면서도 극단 종각을 창단해 정기 공연을 무대에 올려왔고, 작년부터 ‘연극열전2’를 통해 자신의 오랜 꿈인 연극 제작자로서 대학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민들레 바람 되어>로 ‘연극열전2’의 대미를 장식하는 조재현은 ‘연극열전2’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완해 ‘연극열전3’를 선보일 예정. ‘연극열전3’는 내년 12월부터 13개월간 이어진다.
“‘연극열전2’에서는 대중적인 스타 기용이 성공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연극열전을 꾸려나갈 수 없기 때문에 스타가 출연하는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작품을 병행할 것입니다. 또 대학로의 극단들을 수용해 가급적 많은 작품을 공동제작 형태로 선보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