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나 홀로 대박’ 회장들- 구자신 쿠쿠전자 회장

전기밥솥 팔아 매년 수백억씩…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대주주 오너 일가에 회사 차원서 고배당을 일삼는 ‘반칙’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고배당 논란이 재연됐다. 변칙적으로 자행되는 ‘오너 곳간 채우기’는 좀처럼 멈춰지지 않고 있다. 어디서부터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기획으로 고배당 논란에 휘말린 오너 일가를 짚어봤다.
 

쿠쿠전자는 지난달 14일 보통주 1주당 3100원을 현금 배당한다고 공시했다. 시가 배당률은 2.4%, 총배당금은 약 252억원. 지난달 29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서 배당 관련 안건이 통과된 만큼 승인 날짜로부터 1개월 내로 주주들에게 배당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곳간 채우기?

쿠쿠전자의 이번 배당 결정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된 배당 확대 정책의 연장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2014년 연결제무재표 기준 순이익 907억원을 달성한 쿠쿠전자는 이를 토대로 이듬해 3월 1주당 1500원의 배당계획을 내놨다. 2014년에 50% 이상 전년 대비 순이익이 증가한 데 따른 결정이자 주주친화적 정책의 일환이다.

2015년에는 순이익이 745억원으로 대폭 감소했지만 이를 토대로 지난해 3월 책정된 1주당 배당금은 오히려 2100원으로 600원 상향됐다. 지난해 순이익이 회복세로 돌아서자 올해는 66.7% 급등한 1주당 배당 결정이 내려졌다. 불과 2년 만에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이 두 배 이상 훌쩍 뛰어오른 셈이다.

총배당금 규모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15년 주총서 122억원에 승인이 이뤄졌던 총배당금은 이듬해 172억원으로 오른 데 이어 올해 회사 역사상 최초로 200억원대를 돌파했다.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총배당금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도 상승곡선을 그렸다. 2015년 주총서 배당금 확정 시 13.55%였던 배당성향은 이듬해 23.09%로 10%p 가까이 급등한 데 이어 올해는 약 31.3%에 달할 전망이다.

매년 반복되는 ‘배당잔치’
배당금 70% 오너 일가 몫

물론 매년 급증하는 쿠쿠전자 배당 규모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30%대 쿠쿠전자 배당성향은 주주친화적 정책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크다. 20% 안팎에 불과한 국내 기업 평균 배당성향은 선진국 평균 배당성향(44.6%)은 물론이고 신흥시장(32.9%)보다 낮은 수준이다.

게다가 쿠쿠전자는 내실이 탄탄한 기업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7167억원에 영업이익 95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3.3%에 달했다. 영업이익률은 2013년 13.5%, 2014년 13.9%, 2015년 13.7%로 나타났다.

다만 오너 일가가 보유한 압도적인 지분 비중은 논란의 여지를 남긴다.
 

쿠쿠전자는 창업주인 구자신 회장이 9.3%(91만4160주), 장남인 구본학 쿠쿠전자 사장 33.1%(324만5380주), 차남인 본진씨 14.4%(140만7476주), 쿠쿠전자 16.4%(160만5504주), 쿠쿠사회복지재단 1.8%(18만주) 등 오너 일가와 관계사가 지분 7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자사주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배당을 하지 않기 때문에 주주들은 지분 비율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배당금을 얻게 된다.

보유 지분에 따라 각각 구 사장은 101억원, 본진씨는 44억원, 구 회장은 28억원 등 오너 일가가 가져가는 배당금이 총 173억원가량이다. 총배당금의 68.7%에 달한다. 이 같은 방식으로 쿠쿠전자가 2014년 8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한 후 오너 일가가 챙긴 배당금의 전체 규모는 약 370억원이다.


반면 전체 주주수 가운데 99.81%를 차지하는 소액주주들은 21.13%의 지분(207만2006주)만 소유하고 있다. 이쯤 되자 매년 수백억대 배당이 계속되는 현상을 오너 일가 곳간 채우기 쯤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오너 일가 지분율이 70%에 가까운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이익환원이라는 대명제가 성립될 수 없다고 보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말로만 주주친화

이 같은 맹점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최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차등배당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실제로 최대주주의 배당은 최대한 줄이거나 없애는 대신 소액주주 배당은 늘리는 차등배당이 최근 몇몇 기업에서 시행되는 추세다. 차등배당은 소액주주의 이익 극대화와 향후 투자 재원인 내부유보금 확충에 유리하고 대주주의 과도한 현금배당 논란을 종식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쿠쿠전자는 어떤 회사?

1978년 11월 설립된 성광전자를 모태로 하는 쿠쿠전자는 2002년 10월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창업주인 구자신 회장은 금성사(현 LG전자)의 소형가전 주문자제작상표(OEM) 제조업체에 선정돼 자본금 1억원으로 성광전자를 창립해 밥솥사업에 뛰어들었다. 구 회장은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과 10촌사이로 알려져 있다.

국내 전기밥솥 시장서 점유율 70%로 독보적 1위를 달리고 있는 쿠쿠전자는 전기밥솥 이외에도 웰빙 쿠커, 식기 건조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연수기 등으로 렌털사업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다.

쿠쿠전자의 지난해 호실적은 렌탈사업에 기인한 바가 크다. 가전사업 부문의 부진과 달리 렌탈사업은 계정 수 100만개를 유지한 가운데 매출이 전년 대비 22.3% 성장했고 영업이익은 122.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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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