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후계자들의 비밀곳간 대해부

앉아서 돈 벌고 그 돈으로 회장 된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식품업계 1세대가 역사의 뒤편으로 사라지면서 가업을 이끌 후계자들이 주목 받고 있다. 3·4세대들 사이에는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물밑에서 원활한 승계작업을 지원하는 오너 일가 소유 관계사들을 보유했다는 점이다.

경영승계 과정을 밟는 식품업계 터줏대감들 사이에서 비슷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다. 사실상 오너 일가 소유의 계열사를 앞세워 그룹 전반의 경영권을 공고히 하려는 움직임이다. 승계 효과 극대화를 위해 세심히 신경 쓴 흔적이 곳곳서 감지된다.

오너 가족회사
그룹 전체 지배

‘제때’(전 케이엔엘물류)는 빙그레 계열사 가운데 승계와 관련해 가장 주목받는 계열사다. 빙그레의 냉장·냉동 제품을 운송하는 물류업체로 그동안 내부 거래를 통해 꾸준히 성장해왔다. 이 회사는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자녀들이 소유하고 있다. 제때는 김호연 회장의 장남인 동환씨가 33.4%, 장녀 정화씨가 33.33%, 차남 동만씨가 33.33%의 등 오너 자녀가 사실상 100% 지분을 보유한 개인회사다.

2007년 빙그레 지분 1.70%를 사들인 이후 10년여 동안 이를 유지해온 제때는 지난해 9월 빙그레 지분 늘리기에 나섰다. 불과 6일 동안 총 29만8290주를 사들였고 지분율은 1.70%서 1.96%로 늘었다. 제때의 빙그레 지분 매입을 두고 향후 경영승계를 고려한 포석쯤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풀무원의 유기농 계열사 '올가홀푸드'서도 승계작업을 짐작게 하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남승우 대표의 장남 성윤씨는 2015년 올가홀푸드 지분 94.95%를 사들이며 단번에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전까지 성윤씨는 지분 19.03%를 보유한 2대주주였다. 풀무원아이씨는 75.92%의 보유 지분을 성윤씨에게 전량 매각했다.
 


성윤씨에게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한 풀무원아이씨는 남 대표(71.67%)와 부인 김명희(28.33%)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오너가 개인회사나 다름없다. 사실상 남 대표 부부가 아들에게 보유지분 전량을 매각한 셈이다.

실제로 올가홀푸드는 성윤씨의 행보와 맞물려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지분구조상 사실상 오너가 개인회사로 분류되는 올가홀푸드는 수익성 악화 속에서도 그룹의 전방위 지원으로 매년 사업을 유지해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 대표는 수차례 유상증자에 나서며 아들이 대주주로 있는 올가홀푸드의 전방위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일각에선 성윤씨가 올가홀푸드의 최대주주에 오른 점과 그동안 올가홀푸드에 지원이 이뤄진 것도 향후 풀무원의 지배구조와 맞닿아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계속되고 있다.

주식 증여하는
우회 승계작업

하이트진로 경영승계 과정서 주목할 계열사는 생맥주 제조기 및 냉각기 제조사 ‘서영이앤티’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박문덕 회장의 장남이자 지난해 말 승진한 박태영 부사장(58.44%)이다. 박 부사장은 그룹 내 지주사인 하이트진로홀딩스의 2대 주주(27.66%)기도 하다.

서영이앤티는 박 부사장 외에도 차남 재홍씨가 21.62%, 박 회장이 그의 형인 박문효 하이트진로산업 회장이 각각 14.69%, 5.16%의 지분을 보유한 오너 일가 개인회사다.

하이트진로 오너 일가가 서영이앤티를 통해 우회적인 승계 작업을 펼칠 가능성은 충분하다. 박 회장이 보유한 하이트진로홀딩스의 지분을 박 부사장과 재홍씨에게 직접 증여할 경우 막대한 증여세를 내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박 부사장과 재홍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서영이앤티에 주식을 증여하는 방식으로 승계 작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은 2015년 박 회장이 경영 일선서 물러나고 박 부사장이 입사 4년 만에 부사장 자리에 오르면서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하이트진로그룹의 유력 후계자로 지목되는 박 부사장은 2012년 4월 하이트진로 경영관리실장(상무)으로 입사했다. 이후 8개월 만에 전무로 초고속 승진한 후 지난해 초에는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경영권 좌지우지 비상장 오너 가족회사
내부거래로 덩치 키워 승계작업에 이용

사조그룹 3세 경영권 승계 작업의 중심에는 주지홍 사조해표 상무와 ‘사조시스템즈’가 있다. 주 상무는 2015년 12월 사조인터내셔널을 흡수합병하면서 실질적인 그룹 지주사가 된 사조시스템즈(비상장)의 최대주주다.

현재 주 상무는 사조시스템즈 전체 지분의 39.72%를 보유하고 있다. 합병 과정서 사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사조대림(3.84%), 사조산업(6,78%), 사조해표(1.4%) 지분이 사조시스템즈로 귀속됐다.

이에 따라 복잡하게 얽혀 있던 사조그룹의 지배구조는 ‘주지홍 - 사조시스템즈 - 사조산업 - 각 주요계열사’ 형태로 재정립됐다. 오너 일가의 지배력도 함께 강화됐다는 평가다. 주진우 회장이 그룹개편 이전 핵심 계열사인 사조산업의 지분을 50% 이상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질적인 영향력은 주 상무가 최대주주로 있는 사조시스템즈가 더 크다.
 

2015년 8월 주 회장은 장남인 주 상무가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에 사조산업 주식을 대량으로 매각했다. 총 거래가격은 330억원으로 이날 종가기준 주당 매매가격은 6만6000원이었다.

불과 한달 전 사조산업 주식의 종가가 11만9000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주가가 급락한 시점에 지분을 넘겨 승계비용을 크게 줄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주 회장이 보유한 사조산업 지분을 매입한 사조시스템즈는 주 상무가 최대주주인 만큼 간접적으로나마 주 상무의 사조산업 지분율 증대로 연결된다.

삼양식품그룹 역시 계열사를 통한 승계작업 가능성이 점쳐지는 곳이다. 삼양식품 지배구조의 최정점인 ‘SY캠퍼스’의 지분은 전인장 회장의 아들인 병우씨가 100% 소유하고 있다. 사실상 경영권 승계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 회사가 오너 일가 편법승계 논란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SY캠퍼스는 2007년 2월 ‘비글스’라는 이름으로 설립됐고 지난해 3월 SY캠퍼스로 이름을 바꿨다. 회사가 설립된 2007년 당시 전씨의 나이는 13세에 불과했다.

전인장 회장, 김정수 사장, SY캠퍼스는 내츄럴삼양을 100% 소유하고 있고, 내츄럴삼양은 그룹의 핵심계열사이자 유일한 상장사인 삼양식품 지분 33.2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전 회장 등 특수관계인 10여명도 삼양식품 지분 16.63%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SY캠퍼스는 설립과 동시에 삼양식품그룹의 알짜회사 테라윈프린팅(삼양식품에 포장 공급)을 그룹서 분리해 가져가면서 일감 몰아주기 의혹을 받기도 했다. SY캠퍼스는 불과 3년 후 매출 195억원의 규모로 급성장했다.

내부거래 횡횡
커지는 덩치


크라운제과는 지난해 10월 윤영달 회장이 오너 일가 개인회사인 ‘두라푸드’에 지분을 매각하며 편법 승계 논란을 일으켰다. 윤 회장은 지분 4.07%(60만주)를 두라푸드에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넘겼다. 크라운제과 지분 20.06%를 들고 있던 두라푸드는 지분 4.07%를 추가로 취득하면서 윤 회장을 제치고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윤 회장은 지분 처분으로 지분율이 27.38%에서 20.26%로 낮아져 2대주주로 내려앉았다.
 

윤 회장의 아들 윤석빈 크라운제과 대표가 59.60%의 지분을 보유한 두라푸드는 2009년 크라운제과로부터 연양갱 생산설비를 넘겨받은 뒤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해온 비상장사다. 두라푸드가 윤 회장을 제치고 크라운제과 최대주주로 등극하자 3세 중심의 지배체제가 확고히 구축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대표 개인회사인 두라푸드와 직접 보유 지분을 모두 합치면 크라운제과 지분율은 27%가 넘는다. 윤 대표는 사실상 그룹 핵심 계열사인 크라운제과의 최대주주로 등극한 셈이다.

불법 아닌 편법 기승
돈 벌고 지배력 높여

한국야쿠르트 경영승계는 팔도를 중심으로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팔도는 한국야쿠르트 지배구조상 최상위 위치에 있으며 한국야쿠르트 지분 40.8%를 보유 중이다. 팔도는 한국야쿠르트에 플라스틱 용기를 납품하면서 성장해왔지만 ‘일감몰아주기’ 편법승계 논란이 일면서 지난 2012년 한국야쿠르트에서 라면·음료 사업을 인수, 독립하고 사명도 삼영시스템서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2011년까지 한국야쿠르트의 최대주주는 일본의 야쿠르트혼샤(38.3%)였다. 윤호중 전무와 팔도, 비락의 지분을 모두 합하면 58%지만, 단일 최대주주는 일본 기업이었다. 윤덕병 회장은 2011년 말 라면 및 음료사업부를 삼영시스템에 매각했고 삼영시스템은 팔도로 사명을 교체했다.


이로써 윤 전무가 100%의 지분을 보유한 팔도는 한국야쿠르트의 최대주주(40.83%)로 올라섰다. 팔도는 윤 전무의 개인회사나 다름없다. 아버지는 핵심기업을, 아들이 지주사를 맡는 모양새다.

동원그룹의 경우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동원엔터프라이즈를 중심으로 경영권 승계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김재철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부회장(67.98%)이며 김 회장은 지분 24.5%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산하에 동원산업,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3곳과 동원홈푸드를 비롯한 비상장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비슷한 의도
티나는 편법

이처럼 상당수 식품업계 기업이 오너 일가 소유 가족회사를 키우는 건 기업 지배력 강화 차원의 움직임이라고 봐도 무리는 아니다. 주력 사업회사 주식을 대량으로 오너 일가 가족회사가 보유하면 비용부담을 최소화한 상태서 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할 수 있다. 오너 자녀가 대주주로 있는 비상장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줘 회사의 몸집을 키우는 통상적인 편법승계 형태도 심심치 않게 발견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업계 젊은 후계자들은 기업문화에 혁신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측면이 있다”며 “그러나 객관적인 검증과 전문성 없는 경영 승계는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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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