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륙’ 테슬라 치명적인 약점들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17.03.27 10:36:05
  • 호수 11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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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전기차? 짊어지고 다닐 판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테슬라가 드디어 한국에 상륙했다. 하남 스타필드에 1호점을 차리고 본격적인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꿈의 전기차’의 경쟁력을 짚어봤다.

지난 15일, 경기도 하남 스타필드엔 많은 인파가 모였다. 2층 아르마니 매장 옆에 위치한 테슬라스토어 내외부에 검은 정장을 입은 가이드와 눈이 휘둥그레진 채 테슬라를 직접 만져보는 방문객들로 북적거렸다. 마치 IT신제품을 공개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테슬라스토어에는 198㎡(60평) 정도의 공간에 흰색과 빨간색 ‘Model S 90D(이하 모델 S)’2대가 배치됐다. 그 외 뼈대를 살필 수 있는 하단부 새시 플랫폼과 주행거리 및 연비를 알아보는 디스플레이, 슈퍼 차저 충전기, 내장재를 확인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등이 자리 잡았다.

5명의 테슬라 프로덕트 스페셜리스트(차량전문가)들은 방문객들에게 테슬라의 이점을 소개하느라 분주했다. 전시장 입구 쪽에 배치된 빨간색 모델 S에 차저(전용충전기)로 충전하는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공개된 테슬라의 성능은 확실히 뛰어나다. 다만 충전 문제와 비싼 가격, 미약한 서비스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는 아직 낯가림 중인 국내 전기차 시장서 소비자들이 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밤새 꽂아놔도

100% 충전 못해

먼저 가장 중요한 충전 문제다. 테슬라가 직면한 과제는 한마디로 충전소가 적고 충전 시간이 길다는 점이다. 전기차의 가장 큰 특징은 전기 충전을 통한 차량 유지기능이다. 따라서 테슬라 구입을 원하는 수요자들에게는 1회 충전을 통해 얼마나 주행할 수 있는지, 충전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 지, 충전소의 접근성은 뛰어난지 등이 가장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국내 시장에 판매하는 ‘모델 S 90D’의 경우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중 주행거리가 가장 길다. 이는 배터리를 많이 장착했기 때문이다. 배터리 용량이 크기 때문에 그만큼 충전시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충전 방식은 일반 충전(데스티네이션 차저)과 급속 충전(슈퍼 차저)으로 나뉜다.

국내 1·2호점 개장…본격 시장 공략
성공할 수 있을까? 비관적 전망 제기

테슬라 측은 “테슬라 전기차를 충전하면 16kW 속도의 중속 충전만 가능해 100% 풀 충전에 5∼6시간 정도가 걸린다. 급속 충전은 30분∼1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테슬라 전용 충전기가 아닌 일반 완속 충전기로 충전하면 사정이 달라진다. 공용충전소 완속충전 시간은 13∼14시간 이상 걸린다. 밤새 꽂아놔도 100% 충전을 못한다는 얘기다.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경우 완속 충전은 4시간, 급속 충전은 20∼30분이 걸린다.


한-미 다른
1회 주행거리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도 논란이 되고 있다.

테슬라 측은 “고속도로서 시속 90km로 정속 주행할 경우 100kWh배터리가 장착된 모델S 90D는 1회 충전 시 613km 이상 주행이 가능하다”며 “일반적으로 시속 90km 이내에서는 주행거리가 더 늘어난다”고 전했다.

이와 달리 모델 S 90D가 환경부로부터 인증받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378㎞(배터리 용량은 90KWh).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인증한 모델 S 90D의 1회 충전 주행거리 473㎞(294마일)과는 약 100㎞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일각에선 환경부의 주행거리 측정 방식이 미국보다 까다로운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테슬라처럼 미국과 한국서 인증한 전기차 주행거리가 큰 차이를 보인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다른 전기차들은 한국과 미국의 주행거리가 비슷비슷하다. 한국지엠이 상반기 출시하는 볼트(Bolt)는 환경부로부터 미국 EPA의 238마일(383km)과 같은 주행거리를 인증받았다. 볼트(Volt)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미국서 전기만으로 53마일(85.3km)에 총 420마일(675.9km)을 인증받았다.

환경부 인증은 전기만으로 89km에 총 676km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주행거리는 환경부 191km, EPA 124마일(199.6km)이다.

모자라도 한참
모자란 충전소

모델 S 90D는 정지상태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이 4.4초에 불과하다. 웬만한 스포츠카보다 나은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충전소가 모자란 점이 문제다. 일반 자동차의 주유소와 같은 충전소가 아직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테슬라 측은 세계 최고 속도의 충전소를 자랑한다.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슈퍼 차저 스테이션은 장거리 여행 중 정차를 최소화하도록 적재적소에 배치된다. 레스토랑, 쇼핑센터 및 Wifi 핫스팟과 가까운 곳에 위치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며 ‘각 스테이션에는 여러 대의 슈퍼 차저가 있으므로 여러 대의 차량이 이용시에도 빠르게 충전을 완료하고 다시 주행을 시작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810곳의 스테이션에 5195대의 슈퍼 차저가 구비돼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국엔 급속 충전할 수 있는 슈퍼 차저는 물론 슈퍼 차저 스테이션도 없다. 테슬라가 공개한 슈퍼 차저 지도에도 한국은 빠져 있다. 테슬라는 오는 6월 중에나 서울 광화문 그랑서울 빌딩과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 등에 슈퍼 차저를 설치할 계획.
 

서울 2곳을 비롯해 대구, 부산 등에 연내 총 5개까지 확보할 예정이다. 하지만 충전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이와 별도로 데스티네이션 차저(완속 충전)는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웃렛, 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계열의 다양한 유통채널에 25대를 설치한다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주로 서울과 경기도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는 “국내 시장에 매장을 오픈한 테슬라의 성공 관건은 슈퍼 차저의 보급”이라며 “모델 S는 배터리 용량이 큰데 역설적으로 큰 배터리 용량은 충전에 장시간이 소요돼 보급 확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접근성 나쁘고

서비스도 미비

테슬라는 국내서 새로운 마케팅 방식을 도입했다. 언론이나 TV 광고를 전혀 계획하지 않고 있는 것. 대신 스토어를 통해 직접 고객에게 시승 기회를 제공하고 차량 상담을 받으며, 온라인으로 예약을 받은 뒤 주문 제작한 차량을 배송하는 방식으로 차량을 판매하게 된다.

테슬라 판매 매장은 스타필드와 청담동 2곳뿐이다. 스타필드에 이어 지난 17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영동대로에 2호 매장을 열고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 테슬라는 지난해 8월 배포한 보도자료서 “한국 내 테슬라 브랜드 확장을 위해 2017년과 2018년 추가로 오픈할 신세계 점포도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매장과 마찬가지로 서비스센터도 미약하다. 테슬라는 강서구 등촌동과 청담 매장 지하 2곳에 서비스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이다. 당분간 지리적인 불편함이 예상된다. 서비스센터는 아직 설비가 완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로, 차량이 소비자에게 본격적으로 인도되는 시점에 맞춰 완성될 계획이다.

웬만한 스포츠카보다 나은 성능
그러면 뭐하나 충전소가 없는데

회사에 따르면 모델 S 90D의 첫 번째 차량 출고는 이르면 6월 말 이뤄진다. 패스트백 스타일의 5인승 모델로 국내 인증이 완료된 90D를 비롯해 60과 60D, 75, 75D, 100D, P100D 등 총 7가지 트림으로 구성됐다.

테슬라 측은 “현재 국내 인증이 완료된 모델은 90D뿐”이라며 “트림별로 각각 정부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다른 모델들은 추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델 S 90D는 지난 7일부터 고객 주문을 받고 있다. 영업사원은 없다. 고객이 직접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해야 한다. 전시장 직원은 차량에 대한 정보를 안내하고 설명해주는 역할만 한다. 테슬라는 다른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별도의 재고 차량을 보유하지 않는다. 주문 즉시 맞춤 생산이 진행된다. 이로 인해 신차 출고까지 3∼4개월가량 걸린다.
 

인프라가 완벽하게 갖춰지지 않았는데도 차량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도 있다. 모델 S 90D의 국내 판매가격은 기본 사양이 1억2100만원. 완전주행기능이 탑재된 풀옵션은 1억6100만원에 달한다. 아이오닉과 쏘울EV의 경우 4000만원대 초중반이다.

더욱이 모델 S 90D는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서 제외된다. 현행법상 충전 시간이 10시간 이내 차량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명시돼있기 때문이다(완속 기준 충전 시간이 10시간 이상 소요). 다른 전기차에 지급될 구매 보조금은 국고 1400만원, 지방비 300만∼1200만원 수준이다.

급발진 사고
내부결함 의심

테슬라는 국내 출시를 앞두고 악재부터 만났다. 급발진 사고가 그것이다. 사고자는 다름 아닌 배우 손지창씨.

손씨에 따르면 지난해 9월10일 오후 8시쯤 자택 차고에 진입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 아들과 함께 타고 있던 ‘모델 X’가 차고 문이 열린 뒤 급발진하면서 거실 벽을 뚫고 들어간 것. 사고 후 손씨는 테슬라 측에 피해 보상을 요구했지만 무시당했고, 지난해 12월30일 “급발진으로 인해 사고가 났다”며 테슬라를 상대로 피해보상 소송을 냈다.

손씨는 “자동차의 결함 가능성이 있다. 자율주행 기술 자체의 안전성에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또 재판부에 “잠재적 피해자가 많으니 집단소송으로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 조회 결과 손씨와 같은 모델 X의 급발진 사고 접수는 7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테슬라 측은 “데이터 분석 결과 손씨가 사고 상황 내내 가속페달을 밟고 있었다”며 “차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손씨는 유명 연예인이라는 입지를 이용해 회사를 협박했다”고 반박했다.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현대카드, M3 신차구매 혜택

현대카드가 자동차 구매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캐시백을 최대 2.5%까지 지급하면서 합리적으로 자동차를 구입하려는 고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현대카드는 3월 말까지 현대·기아차 신차 구매 시 ‘현대카드 M3’로 2000만원 이상 결제할 경우 2% 캐시백을 지급한다. ‘세이브-오토’선지급 포인트 서비스 이용 시 추가로 0.5%를 지급해 최대 2.5%의 캐쉬백을 지급한다. 즉, 현대·기아차 구입 시 현대카드 M3로 2000만원 결제하면서 세이브-오토 선지급 포인트 서비스 이용 시 50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현대카드 M3 2.5% 캐시백 지급은 주요 카드사들의 1.5∼2.0%(차량 구입가 2000만원 기준)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타 카드사는 차량 구입 시 2000만원을 결제하면 1.5∼2.0%인 30만∼40만원만 돌려 받을 수 있어 현대카드와 10만∼20만원 차이가 난다.

현대카드는 자사만의 독특한 자동차 구매 프로그램인 세이브-오토 선지급 포인트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세이브-오토는 카드 포인트를 먼저 지급받아 해당 포인트를 차량 결제 시 사용한 뒤 차가 할인받은 후 카드 사용을 통해 지급받은 포인트를 상환하는 프로그램이다. 차종별로 최대 50만원까지 선지급 포인트를 사용할 수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를 구입할 때 현대카드 캐시백과 세이브-오토를 이용하면 매우 큰 할인효과를 볼 수 있다”며 “합리적으로 자동차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카드 M3 캐시백은 현대·기아차 신차 구입 시 카마스터에게 이용 신청하면 되고, 결제금액의 청구일 이후 3일 이내에 현대카드 결제계좌로 캐시백 금액이 입금된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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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