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여행 한옥마을 ①북촌한옥마을

서울 한복판에 자리한 외갓집 같은 동네 '북촌한옥마을'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북촌한옥마을이 있다. 북촌은 청계천과 종각의 북쪽에 있는 마을이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이곳은 조선 시대 고관대작들의 거주지로, 경치가 수려하고 궁궐에서 가까워 살기 좋았다.

현재 북촌이 아담한 도심형 한옥으로 자리 잡은 데는 1920년대 ‘건양사’라는 주택 개발사를 운영한 민족자본가 정세권의 역할이 컸다. 그는 북촌의 대형 필지를 사들인 뒤 중산층과 서민을 위해 작고 생활하기 편한 개량 한옥을 지어 분양했다. 덕분에 북촌은 전통을 계승하며 살아남을 수 있었다.

북촌의 명소를 하나로 꿰는 코스가 ‘북촌8경’이다. 1경 창덕궁 전경, 2경 원서동 공방길, 3경 가회동 11번지 일대, 4경 가회동 31번지 언덕(북촌전망대), 5경 가회동 골목길(오르막길), 6경 가회동 골목길(내리막길), 7경 가회동 31번지, 8경 삼청동 돌계단길이다.

북촌8경

지하철 3호선 안국역에서 가까운 북촌문화센터는 북촌 여행의 베이스캠프다. 북촌의 역사와 다양한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북촌을 둘러볼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주민이 사는 공간이므로 되도록 조용히 다녀가는 게 예의다. 북촌8경의 위치가 표시된 ‘북촌 산책’ 지도를 들고 출발하면 사거리가 나온다. 여기서 오른쪽 작은 언덕을 넘으면 불쑥 담벼락 너머로 구중궁궐이 펼쳐진다. 인정전, 구 선원전, 규장각 등 창덕궁의 전각이다. 이 전각과 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이 북촌1경이다. 봄에는 거무스름한 전각 사이로 보이는 붉은 매화꽃이 화룡점정이다. 창덕궁 안을 둘러보려면 이 지점에서 다녀왔다가 북촌8경 탐방을 이어간다.

창덕궁 담벼락을 따르는 창덕궁길은 휘파람이 절로 나는 길이다. 담벼락 위로 봉곳 고개를 내민 나무 덕분에 숲으로 들어가는 듯하다. 삼거리에 있는 식당 ‘용수산’ 주차장 자리에서 박인환 시인이 살았다. 시인은 창덕궁 담벼락을 따라 걸으며 시와 인생을 생각했으리라. 그의 대표작 ‘목마와 숙녀’에서 ‘인생은 외롭지도 않고/그저 잡지의 표지처럼 통속하거늘’이란 구절을 떠올려본다.


용수산 뒤편에 이국적인 벽돌 건물이 눈에 띈다. 한때 김지하 시인이 문학 공간으로 사용한 ‘싸롱 마고’는 지금 원불교 재단인 은덕문화원에서 문화 사랑방 카페로 운영한다. 여유롭게 차 한잔 마시며 은덕문화원의 고풍스러운 한옥을 둘러봐도 좋다.

다시 길을 나서면 북촌2경 원서동 공방길로 들어선다. 원서동은 왕실을 돌보는 나인과 하인들이 살던 곳이다. 지금은 각 분야 작가와 장인들이 옹기종기 모여 공방촌을 이룬다. 골목 끝까지 가면 담벼락으로 막히는데, 이곳에 빨래터가 있다. 물은 사철 궁에서 흘러나온다. 궁인은 물론 백성도 여기서 빨래를 했다고 한다.

골목을 돌아 나오면 고희동 가옥을 만난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 고희동이 1918년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 직접 설계해 지은 집이다. 서양식과 일본식 주거 문화의 장점을 적용해 실용적인 한옥이다. 안으로 들어가면 그의 그림을 볼 수 있다.

고희동 가옥에서 나와 제법 가파른 언덕을 넘으면 중앙중·고등학교 정문이 보인다. 여기서 대각선 방향 작은 골목으로 들어서면 북촌3경이 펼쳐지는 가회동 11번지 일대다. 크게‘S 자형’으로 휘어진 골목 구석구석에 자수 공방, 민화 공방, 매듭 공방, 북촌전통공예체험관 등이 자리한다.

북촌의 중심 도로인 북촌로를 건너 돈미약국 옆 골목으로 들어선다. 북촌4경부터 7경이 모여 있으며, 외국인 관광객으로 항상 붐비는 곳이다. 회화나무 앞에서 길이 갈린다.‘북촌전망대’화살표를 따라 언덕에 오르면 각양각색 한옥 지붕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 정겨운 풍경이 북촌4경이다.

창덕궁길, 공방촌, 전통 체험관 등을 한 번에
현재 주민이 사는 마을, 조용한 관람 필수

다시 회화나무 앞에서 출발하면, 야트막한 언덕을 따라 길 양편으로 한옥이 빼곡하다. 이곳이 북촌에서 가장 유명한 가회동 골목길이다. 아래에서 올려다본 풍경이 북촌5경, 언덕에서 내려다본 풍경이 북촌6경이다. 한옥과 골목, 남산과 고층 빌딩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6경은 북촌을 대표하는 풍경으로 꼽힌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600년 고도 서울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가회동 골목에 자리한 ‘꼭두랑 한옥’은 꼭 들러볼 만하다. 동숭동에 있는 꼭두박물관 분관으로, 마당에 도깨비와 고양이 꼭두가 물구나무선 모습이 재미있다. 내부로 들어가면 ‘꽃을 든 여자’‘창을 든 무인’등 다양한 꼭두가 전시돼 있다. 꼭두는 우리나라 전통 장례식 때 사용하는 상여를 장식하는 나무 조각상이다. 낯익은 곳을 떠나 새로운 세계로 떠나는 망자를 지켜주고 위로한다고 한다. 북촌7경은 6경의 바로 옆 골목인데, 6경과 비슷한 풍경이다. 8경은 삼청동으로 내려가는 돌계단으로 생략해도 괜찮다.

북촌8경 구경을 마쳤으면 삼청동과 감고당길을 지나 인사동까지 걸어보자. 추천하는 길은 삼청동과 경복궁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북촌로5나길이다. 중간쯤 있는 목욕탕 건물 굴뚝이 길잡이 역할을 한다. 알록달록한 카페와 가게가 즐비한 삼청동 카페골목을 지나면 정독도서관 앞이다. 여기서 길을 건너면 감고당길을 만난다.

감고당길은 정독도서관에서 안국역까지 이어진 골목이다. 중간쯤에 감고당 터가 있어 그렇게 부른다. 감고당은 숙종이 인현왕후의 친정을 위해 지어준 집이다. 인현왕후가 폐위된 뒤에 살았고, 1866년에 명성황후가 왕비로 책봉된 곳이다. 명성황후가 인현왕후의 일을 회상하여 ‘감고당(感古堂)’이라 이름 붙였다고 한다. 감고당은 현재 여주시 명성황후 생가 옆에 이전·복원됐다.

빼곡한 한옥

감고당길은 정독도서관에 다니는 학생과 연인들이 많이 지난다. 덕성여자고등학교 직전에 벽화가 눈에 들어온다. 지긋한 노부부가 입맞춤하는 그림으로 ‘WE ARE YOUNG’이라고 쓰였다. 마치 벽화가 “너 진짜 젊어? 그럼 뽀뽀하며 살아봐”라고 말하는 것 같다.

감고당길이 끝나는 율곡로에서 길을 건너면 인사동으로 접어든다. 인사동 골동품거리는 몰락한 북촌의 고관대작들이 골동품을 내다 팔면서 생겼다. 땅거미가 진 인사동 골목으로 들어서니 차향이 그윽하고, 속이 출출해진다. 맛있는 밥집을 찾아 바삐 발걸음을 옮기면서 북촌 여행을 마무리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북촌문화센터→북촌1경(창덕궁 전경)→북촌2경(원서동 공방길, 고희동 가옥)→북촌3경(가회동 11번지 일대)→북촌4경(가회동 31번지 언덕, 북촌전망대)→북촌5경(가회동 골목길 아래)→꼭두랑 한옥(꼭두박물관 분관)→북촌6경(가회동 골목길 위)→북촌7경(가회동 31번지)→삼청동 카페골목(북촌로5가길)→감고당길(율곡로3길)→인사동

1박2일 여행 코스
북촌문화센터→북촌1경(창덕궁 전경)→북촌2경(원서동 공방길, 고희동 가옥)→북촌3경(가회동 11번지 일대)→북촌4경(가회동 31번지 언덕, 북촌전망대)→북촌5경(가회동 골목길 아래)→꼭두랑 한옥(꼭두박물관 분관)→북촌6경(가회동 골목길 위)→북촌7경(가회동 31번지)→삼청동 카페골목(북촌로5가길)→감고당길(율곡로3길)→인사동
둘째 날 / 북촌전통공예체험관(공예 체험)→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중구 문화관광 www.junggu.seoul.kr/tour
- 북촌한옥마을 http://hanok.seoul.go.kr
- 꼭두박물관 www.kokdumuseum.com

문의 전화
- 종로구청 관광기획팀 02-2148-1857
- 북촌문화센터 02-2133-1372
- 북촌전통공예체험관 02-741-2148
- 북촌재동관광안내소 02-2148-4160
- 북촌정독도서관관광안내소 02-2148-4161
- 꼭두랑 한옥 02-766-3351

대중교통 정보
지하철 3호선 안국역 하차, 3번 출구(북촌문화센터), 2번 출구(재동초등학교).
(문의: 서울메트로 1577-1234, www.seoulmetro.co.kr)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 한남 IC→한남대교→남산1호터널→삼일대로→안국역→안국역사거리에서 우회전→정독도서관 주차장

숙박 정보
- 락고재: 종로구 계동길, 02-742-3410, http://rkj.co.kr (한옥스테이)
- 명가재: 종로구 북촌로9길, 02-763-6979, www.myeonggajae.com (한옥스테이)
- 북촌게스트하우스: 종로구 북촌로, 010-6711-6717, www.bukchon72.com (한옥스테이)
- 효선당: 종로구 율곡로5길, 02-725-7979, www.hyosundang.com
- 고운당: 종로구 자하문로, 02-2277-0808, www.gowoondang.com

식당 정보
- 비원손칼국수(손칼국수·만두전골): 종로구 창덕궁1길, 02-744-4848
- 황생가칼국수(칼국수·수육): 종로구 북촌로5길, 02-739-6334, http://hwangsanga.modoo.at
- 만수옥(설렁탕·도가니탕): 종로구 북촌로, 02-763-1447
- 토지(백반·한정식): 종로구 인사동14길, 02-737-0436
- 두레(한정식): 종로구 인사동4길, 02-732-2919, www.foodsidae.com/dure

축제와 행사 정보
없음

주변 볼거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운현궁, 정독도서관, 삼청공원 숲속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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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