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 4당 원내대표에 길을 묻다 ③국민의당 주승용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2.06 11:11:39
  • 호수 11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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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 영입 초읽기…대선승리 보인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2017년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는 점에서 올 한 해는 대한민국 정치사의 변곡점으로 작용할 예정이다. 그 역사적 순간의 중심에 4명의 정당 원내대표가 서 있다. 공정한 경선관리의 책임이 있는 원내대표들이 어떤 역량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성공적인 대선을 치르게 될지, 아니면 경선 후유증으로 당이 흔들릴지 결정된다. <일요시사>는 조기 대선정국에 대한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4당 원내대표와의 릴레이 인터뷰를 준비했다. 그 세 번째로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를 만났다.

호남서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의 입지는 확고하다. 무소속으로 두 번의 전남도의원과 각각 한 번씩의 여천군수, 여수시장 당선 경력이 있다. 특히 지난 1996년 여천군수 보궐선거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상대 후보를 지원했음에도 자력으로 승리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이후 중앙정치에 도전한 주 원내대표는 단 한 번의 낙선도 없이 전남 여수을 4선 국회의원으로 올라섰다.

그의 고향은 전남 고흥. 여수·여천 출신이 아님에도 아홉 번의 선거서 여덟 번 승리했다. 원내대표 당선도 호남민심 회복과 야권통합론을 내건 주 원내대표를 당 호남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지원한 결과였다. 호남서의 주 원내대표 입지는 ‘확고’를 넘어 ‘절대’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연전연승’의 비결은 당보다 주 원내대표 개인 득표력에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가 ‘승용불패’라 불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그 불패 신화가 이제 호남을 넘어 전국을 향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가 ‘선거의 달인’으로 어떻게 경선 관리를 하느냐에 따라 국민의당의 운명도 판가름 날 예정이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 당 자체 개헌안을 제시할 예정인 오는 3월 초를 승부처로 보고 있다. 다음은 주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 설 연휴 어떻게 보내셨는지 궁금합니다.

▲ 제 지역구인 여수서 보냈습니다. 시민들로부터 침체된 경제 문제, 박 대통령 탄핵, 정권교체 등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국정농단 사태로 국민들은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AI와 쌀값 폭락으로 경기마저 안 좋아진 데다 청년 취업까지 최악인 상황입니다.


설 명절 반가운 가족과 친지들을 만나 웃음꽃이 피었지만 “올해는 잘될 거야”란 말 한마디조차 서로 건네기 어려운, 소위 '웃픈(웃기고 슬픈)' 명절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정권교체에 대한 염원이 어느 때보다 거세다는 걸 느꼈습니다.

- 광화문 촛불집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1000만 촛불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국민들의 촛불혁명이 대통령을 탄핵에 이르게 한 것만 봐도 그 힘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촛불집회는 국정농단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표출된 것입니다. 어떤 권력 집단도 국민을 이길 수 없습니다. 특히 이번 촛불집회는 중·고등학생들도 함께 거리로 나와 더욱 크게 번졌습니다.

돈도 실력이라는 정유라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밤새워 공부해 대학을 가고, 대학 가서도 비싼 등록금을 내기 위해 편의점서 알바하고, 취업하기도 전에 빚쟁이가 돼야 하는 슬픈 현실에 어린 학생들이 분노한 것입니다. 촛불은 민심을 투영한 민주주의의 산물이자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국민의 염원이라 생각합니다.

-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가 일어난 본질은 무엇이라 진단하시나요?

▲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파괴에 있다고 봅니다. 과도하게 권력이 집중된 현행 대통령제하에서 박 대통령은 권력을 사유화해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를 저질렀습니다. 또한 참모들은 대통령 곁에서 온갖 이권에 개입해 곳간을 채워 호가호위하며 실제 인사권자인 대통령보다 더 깊이 인사에 관여했습니다. 대통령의 눈과 귀를 틀어막은 참모들의 잘못도 큽니다.

- 일련의 특검팀 수사를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 특검 수사가 빠르고 정확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순실, 김기춘, 조윤선, 안종범, 차은택 등 국정 농단 공범들을 구속시킨 것은 실로 크나큰 성과입니다. 특히 ‘법꾸라지’ 김기춘을 구속한 것을 보고 특검의 강한 의지를 느꼈습니다.
 

이제 수사의 핵심은 청와대 압수수색 후 박 대통령 대면조사이며 그 다음은 우병우를 구속하는 것입니다. 국민들도 박영수 특검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보여준 것처럼 앞으로도 잘해줄 것이라 믿습니다.

호남에서만 9전8승 ‘승용불패’
‘법꾸라지’구속, 다음은 박근혜

- 최근 특검은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에 불응할 시 다른 방법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제도적 공백을 보완할 필요성이 있어 보이는데, 원내대표님 생각은 어떤가요?

▲ 국민들은 법과 원칙의 정치인이라고 자처하던 박 대통령에게 실망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법은 항상 시대에 뒤처진다는 말이 있죠. 법도 사람이 만들기 때문에 제도적 공백은 불가피합니다. 따라서 청문회를 무력화시키는 증인들의 증언과 불출석에 대한 보완, 그리고 불법적으로 축적한 재산을 모두 환수하는 법안 등 개혁입법과제를 이번 임시국회 내에 통과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이 기각했습니다. 범죄 혐의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게 기각 이유인데요. 원내대표께서는 법원의 기각 사유를 어떻게 보시나요?

▲ 이 부회장은 회사경영권을 승계할 목적으로 회삿돈을 횡령해 대통령과 비선 실세에게 뇌물을 바친 것도 모자라 진실 앞에서 끝까지 거짓을 말했습니다. 회사의 힘과 돈이 한 개인을 위해 남용된 것이죠. 그런 혐의가 있음에도 법원에선 구속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니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법원의 결정은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혹여 사회 곳곳에 깊게 뿌리박혀 있는 삼성의 힘 때문은 아닌지 걱정이 큽니다.

정유라 이화여대 입학 및 학사 비리사건도 남궁곤 전 입학처장을 비롯한 4명이 구속 수사를 받고 있는데, 최고 책임자인 최 전 총장만 범죄 행위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으니 실로 어색한 결과라고 봅니다. 지금 많은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특검은 영장 기각에 연연하지 않고 지금까지 보여준 것처럼 철저하게 수사해 사실을 밝혀줄 것이라 믿습니다.

- 박 대통령에 대한 헌재의 탄핵 결정 시기는 언제가 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 이정미 헌재소장 대행이 퇴임하기 전인 3월13일 이전에 결정되는 게 옳다고 봅니다. 박한철 전 헌재소장의 말을 빌리자면 현행 8인 체제서 한 명이 더 줄어 7인 체제가 되면 재판 결과가 왜곡될 위험이 크기 때문입니다. 안정적인 국정을 위해서라도 빠른 결정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은 국내외적으로 안보와 경제가 위기 상황입니다. 트럼프정권 출범으로 세계질서가 출렁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운운하며 우리를 포함한 주변국에 긴장감을 주고 있습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판결 지연을 위해 꼼수를 부리는 행위는 결코 없어야 할 것입니다.


-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소통은 잘 이뤄지고 있나요?

▲ 처음 원내대표로 취임했을 때 황 대행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당시 서로 자주 만나고 시간이 부족하면 통화라도 자주 하자고 황 대행에게 말했습니다. 상호존중과 협력의 의미로 여야정 국정협의체도 건의했습니다. 이에 황 대행도 적극 협력하겠다고 답했지만, 요즘 와서 보면 협력이 잘 안 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2월 임시국회 때 열릴 대정부질문에 황 대행이 출석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4당 원내대표 간 합의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것은 국회와 국민을 무시하는 것이며 직무유기입니다.

그 외에도 사드 배치, 일본군 위안부,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소통보다는 강행을 선택했습니다. 탄핵이 진행되고 있는 박 대통령의 주요 정책이나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황 대행이 신년 기자회견서 “여야 정치권과 다양한 방식으로 적극 소통하겠다”고 한 말은 어불성설임이 드러났습니다.

황교안 출마? “역풍 맞을 것”
박원순 영입설에 “당에 적합”

- 최근 황 대행이 새누리당 대선주자로 나설 수 있다는 예상이 있습니다. 황 대행의 출마 가능성과 경쟁력을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 감히 청하지는 못하나 원래부터 몹시 바라던 바라는 뜻이죠. 지금 황 대행의 마음이 그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대선 출마에 마음을 두고 있다면 지금 당장 대통령 권한대행직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마비된 국정을 잘 추스르지는 못할망정 정치권의 유혹에 솔깃해 대통령 코스프레를 하며 사전선거운동을 하는 것이라면 향후 대선 출마선언을 했을 때 역풍을 맞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황 대행 역시 국정 농단 사태에 책임이 큰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황 대행은 박근혜정부서 법무부장관에 총리로 영전된 사람입니다. 우리나라 법조계를 책임지는 법무부장관과 대통령의 명을 받아 각부를 통할하는 총리가 국정 농단에 대해 몰랐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정말 몰랐다면 나라를 이끌어갈 능력이 없는 것이고, 알고도 모른 척했다면 범죄입니다. 현재 지지율이 잘 나온다고 해서 대선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다면 그야말로 낭패를 볼 것입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도 미국서 귀국해 혹독한 검증을 거치기도 전에 현실정치의 벽을 넘지 못하고 지지율이 폭락했지 않습니까. 황 대행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특히나 한국 현대정치사에 공무원 출신 대통령은 없었습니다. 황 대행은 고건 전 총리와 반 전 총장 사례를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서 국민의당은 물론, 반 전 총장과도 연대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국민의당의 입장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 손 의장은 이달 10일 국민의당에 합류하기로 했습니다. 정운찬 전 총리 역시 국민의당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반 전 총장은 대선에 불출마하고 어느 세력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반 전 총장은 대선 구도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국민의당은 이런 좋은 분들과 함께 집권 가능성을 높여갈 것입니다.

- 안철수 전 대표는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그럴 일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러나 복수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는 게 사실인데요. 이 때문에 종국에는 단일화를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있습니다. 원내대표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선거 때마다 야당의 분열과 통합에 국민들은 식상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체성이 다른 세력 간 통합이나 연대는 그런 국민들께 더욱 실망만 안겨 드릴 뿐입니다. 지금으로서는 민주당과의 단일야권후보 선출이나 통합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지금 국민의당은 내부 단합과 화합을 통해 스스로 강해지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정치는 뺄셈이 아닌 덧셈입니다. 친문, 친박과 같은 패권 세력을 제외한 모든 세력이 국민의당을 중심으로 모여 100% 국민경선을 거쳐 단일 후보를 만들어낸다면,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민의당에 입당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었습니다.

▲ 실제로 그런 보고를 받은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서울시정을 6년간이나 경험했으며 아이디어가 많은 훌륭한 분입니다. 이런 분들은 하루 이틀 새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야당의 자산인 거죠. 박 시장이 정치에 입문한 역사를 보면 우리당 안철수 전 대표의 아름다운 양보 덕분입니다.

또한 박 시장이 변호사 시절부터 걸어오신 행보를 보면 우리당의 정체성과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 바람이 있다면 국민의당으로 오셔서 우리당 대선 승리의 주역이 돼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대선 전 개헌 가능성을 진단 해주신다면?

▲ 개헌은 지난 10여년 동안 국회 헌정자문위원회를 통해 이미 만들어져 있습니다. 개헌은 이제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결단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라도 대통령으로 당선되고 나서는 민생경제를 챙기느라 개헌에 신경 쓸 여력이 없지 않겠습니까. 그럼에도 현재 새누리당, 민주당, 그리고 바른정당이 개헌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민의당은 대선 전 개헌이 물리적으로 어려우면 대선 후보들 차원에서 공약화하고, 오는 2018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쳐야 한다고 당론을 정했습니다. 현재 우리 국민의당은 개헌분과를 포함한 국가대개혁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대선 전 개헌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일요시사>가 1100호를 맞았습니다.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 언론사는 독자의 사랑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일요시사>는 지난 20여년 동안 우리 곁을 지켜왔습니다. 이는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친 다양한 이야기를 전달해 우리 사회의 밑거름이 되고자 노력한 결과라고 봅니다. 늘 그래왔듯 여러 가지 현안을 사실의 눈으로 바라보고 독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참신한 이슈와 깊이 있는 취재로 미래의 언론문화를 선도하는 언론사로 더욱더 성장하길 기대합니다.


<chm@ilyosisa.co.kr>

 

[주승용은 누구?]

▲전라남도 고흥 출생
▲전남대학교 대학원 수산과학과 박사
▲전 민선 초대 통합 여수시장
▲전 2012여수세계박람회 유치 특별위원회 간사
▲전 민주통합당 정책위원회 의장
▲전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제17·18·19·20대 국회의원(전남 여수시을)
▲현 국민의당 원내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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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