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 2017 대선 천기누설> 양만열 교수가 본 선영

“명당이지만…용의 기운이 약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조기 대선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각 당은 이미 대선 체제로 진용을 갖추고 후보를 옹립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난립 중인 후보들 사이에서 이미 높은 지지율을 선점했다. 성급한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19대 대통령은 둘 중 한 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그렇다면 하늘의 뜻은 어떨까. <일요시사>가 풍수지리학의 대가 양만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 풍수지리학과 교수와 두 유력 대권후보의 선영을 살펴봤다.
 

“하늘의 뜻이 조금 필요합니다.”

2009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MBC 드라마 <선덕여왕>서 이후 선덕여왕으로 즉위하는 덕만(이요원)의 반대편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미실(고현정)의 대사다. 당시 미실의 표정과 제스처는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대사는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부모님 조상님
묏자리에 달려

인공지능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하늘의 뜻’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망은 줄어들지 않았다. 신년이 되면 철학관, 사주카페에 사람이 몰리고,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은 궁합을 보고 길일을 찾는다. 또 이사 때는 집터를 보고, 사람이 죽으면 묏자리를 살핀다.


기업가들이 중요한 결정 때마다 점집을 찾는다는 말은 공공연한 비밀로 재계를 떠돈다. 항간에선 ‘근거 없는 헛소리’ ‘사기꾼들의 장삿속’이라는 말로 이런 행태를 치부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과학’이라고 맞선다.

선조들은 농번기에 비가 오지 않으면 하늘이 노했다며 제를 올렸고, 일식이 일어나면 제왕이 힘을 잃는다고 생각해 ‘흉조’로 여겼다. 풍수지리와 관련한 속설은 그 시작을 알기 어려울 정도로 오랫동안 사람들 곁을 맴돌았다.

특히 많이 알려진 게 ‘묏자리’에 관한 것이다. ‘묏자리를 잘못 쓰고 패가망신했다’ ‘부모님 묘를 이장했더니 일이 술술 풀리더라’ 등의 이야기는 낯설지가 않다. 집에 우환이 생기면 선친의 묘부터 챙겨보는 일도 다반사다.
 

정치인이 선친의 묘를 이장하면 그 이면의 의미를 찾기 위해 풍수지리를 살피는 일도 있다. 한때 여권 잠룡으로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등 관심을 모았던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지난해 5월 선친의 묘를 이장했다. 김 의원은 아버지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과 그의 조모의 묘를 서울 도봉구 우이동서 경남 함양군 유림면 유평리 선산으로 옮겼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언론에서는 묘를 이장한 장소에 대한 풍수지리학적 분석과 더불어 그의 행보를 대권 출마와 연결 지었다. 그만큼 정계에선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풍수에 기대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19대 대선 유력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경우는 어떨까.

문, 부모 묘 예사 길지가 아니다
탁월한 기맥…공사 끝나 안정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탄핵열차가 종착역을 향해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반 전 총장의 등장은 정치권의 시계를 대선 정국으로 빠르게 돌려놨다. 10년간 유엔의 수장으로 활동했던 반 전 총장은 국내로 돌아온 직후부터 대권을 위한 광폭행보를 벌이고 있다.


지난 1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서 발표한 ‘여야 19대 대선주자 지지도’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표는 1월 2주차에 비해 2.0%포인트 오른 28.1%를, 반 전 총장은 0.4%포인트 하락한 21.8%를 기록했다.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반 전 총장이 귀국하기 전보다 오히려 더 벌어졌다. 반 전 총장이 72세의 고령으로 전국을 누비며 강행군을 펼치고 있지만 컨벤션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최근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20%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여야 대선주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로 각광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수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최근 일정에서 연일 실수를 연발하는 반 전 총장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앞으로 지지율 하락만 남았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20%대 박스권에서 벗어나 지지율이 30%대까지 치솟으며 대세론을 굳히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반 전 총장,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의 3자 대결서 41.5%로 반 전 총장(30.5%), 안 전 대표(12.3%)를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문 전 대표가 대권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후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닌 셈이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한 날부터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 시간상의 문제도 반 전 총장보다는 문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4년 전 18대 대선에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혹독한 검증 세례를 겪은 바 있다.
 

당시 새누리당은 문 전 대표의 경남 양산 자택 처마까지 문제 삼으며 현미경 검증을 진행했다. 문 전 대표는 이전 대선서 이미 검증을 받은 상태이기에 이번 대선에서 견제를 받을지언정 검증받을 사안은 많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반 전 총장이 귀국 직후부터 수많은 의혹을 달고 다니는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반 귀국으로
본격 대선 경쟁

그동안 여야 대권 후보들의 선영을 풍수지리학적으로 분석해온 양만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 풍수지리학과 교수는 “문재인 전 대표의 선친 묘 상황이 18대 대선 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의 부모는 함경도 흥남 출신으로 한국전쟁 당시 월남해 경남 거제에 정착했다. 전체적인 선영의 본산은 흥남에 있어 경남 양산시 상북면 상삼리 천주교 하늘공원에 안장된 부친의 묘만 둘러봤다.

양 교수는 “문 전 대표의 조부모 선영이 함경도에 있어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면서도 “그러나 문 전 대표의 출세가도는 부친이 사망한 이후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부친 묘로도 대권운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공원묘지의 경우 수백개 묘들의 획일적인 정단에 따라 길흉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용맥의 흐름과 정혈의 위치, 수맥 등에 따라 길흉이 바뀔 수 있다. 하늘공원에 수많은 묘지가 있지만 여러 가지 풍수지리학적 요소에 따라 분석해보면, 각 묘지마다 기운이 다르고 자손에게 미치는 영향 역시 천차만별일 수 있다는 말이다.

양 교수에 따르면 문 전 대표의 부친 묘는 유좌묘향(酉坐卯向)으로 우선수 환포해 상삼천으로 당문파했고 수맥을 절묘하게 피했다. 또한 투지룡(透地龍)이 알차게 들어와 기유(己酉) 뢰택귀매(雷澤歸妹) 정룡(正龍)으로 입수해 많은 묘 중에서도 탁월하게 기맥이 형성된 곳이라 할 수 있다.


양 교수는 “부친의 묘도 좋은 자리지만 모친의 신후지지(사망 전 미리 잡아두는 묏자리)는 부친의 기를 훨씬 능가한다. 예사 길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모친 신후지지
‘길지’로 평가

양 교수는 2012년 18대 대선이 있던 해에도 문 전 대표의 선친 묘를 찾은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선친의 묘가 장군대좌와 군왕지지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하면서도 묘 위쪽에서 진행되고 있던 대형 토목공사가 신경 쓰인다고 했다.

양 교수가 말했던 토목공사는 골프장 확장 작업이었는데, 지난 16일 하늘공원을 찾았을 땐 마무리된 상태였다. 양 교수는 “지난 번 대통령 선거 때는 토목공사로 탁한 기운에 노출됐던 선친의 묘가 안정을 되찾았다”고 읽었다.

또 천운지룡기상신(天運之龍氣象新) 급제위관입제경(及第爲官入帝京), 즉 천운의 용의 기는 새로운 상이니 급제로 벼슬하고 재경에 이른다고 했다. 이어 지난 선거 때는 8운(運)이 작용해 힘에 부친 싸움이었으나 이번에는 하늘의 도움이 있으니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경중의 차이는 있으나 파죽지세의 기운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 중 한 명인 반 전 총장의 선영은 어떨까.


반 전 총장은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 ‘반기문 생가마을’에 조상의 묘역을 조성했다. 양 교수는 선산을 보고 “한 마디로 자미원국”이라고 했다. 자미원국은 풍수지리 용어로 최고의 명당을 의미한다. 별자리 중에서도 가장 중심을 가리키는 자미원국은 풍수의 형세 상 황제의 자리라고 불린다. 왕이나 대통령, 즉 지도자에 오를 사람을 배출하는 자리라는 뜻이다.

반, 선산 최고의 ‘자미원국’ 형세
2㎞ 떨어진 부친은 아쉬움 남아

양 교수는 그 중에서도 반 전 총장의 9대 장절공 조상의 묘역이 으뜸이라고 봤다. 백두대간이 속리산 천황봉에서 한남 금북 정맥을 분맥해 북진하던 중 음성 큰 산(보덕산)을 주산으로 행치마을과 인근을 자미원국으로 형성해 대명당을 이뤘다는 것.
 

그는 “풍수에 밝지 않은 사람이 봐도 이 자리는 명당인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혈은 광주 반씨 장절공파 9대 선영, 즉 반 전 총장의 9대 할아버지가 주인인데 “풍수적으로 용맥이 건해룡(乾亥龍)으로 입수(入首)해 해좌(亥坐) 사향(巳向)”이라며 “정해(丁亥) 투지(透地)로 뢰천대장(雷天大壯) 정룡(正龍) 왕상주보혈(旺相珠寶穴), 하늘과 땅의 조화로 자미원국이 형성된 곳인데 이곳의 선영과 생기가 명당에 해당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뢰천대장(雷天大壯)의 댓궁은 지천태(地天泰)의 향이 된다”며 “지천태의 이기(理氣) 해석은 먼저 갑신(甲申)생이 귀(貴)를 받고 나중 갑자(甲子)생의 재(財)를 예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풀어서 정리하면 갑신년에 태어난 사람은 정치하는 귀한 몸이 되고, 갑자년에 태어난 사람 중에는 부자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반 전 총장은 1944년, 갑신년생이다.

풍수경전의 비서(秘書) 총주금비(叢珠金秘)에 따르면 정해(丁亥)투지(透地) 28수에서 위(危) 15℃ 이상 실(室) 5℃까지 화도(火度), 실(室) 5∼10℃까지 금도(金度)는 인수와 복덕궁이 되기 때문에 부귀하면서 먼저 장손이 발복하고 뒤에는 중남이 발복하는 길좌(吉坐)이다. 즉 장남이 다른 형제자매들에 비해 먼저 성공한다는 뜻인데 반 전 총장은 3남2녀 중 장남이다.

양 교수는 “총주금비를 통해 반 전 총장의 기운을 보면 ‘신해(辛亥) 금룡은 귀(貴)가 가볍지 아니함이니 세인이 이를 만나면 대대로 최고 상품 벼슬에 드는 영화를 이어가리라. 또 전쟁을 만나도 만대로 철옹성을 지켜가리라’ ‘만약 구성(九星)이 입묘(入廟)함을 만나면 주(主)는 극품(極品)에까지 이르고 천하를 다스린다’고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왕의 한마디에 9족이 망할 수도 있던 상황이지만, 이 기운을 타고 난 사람은 그런 위험으로부터 마을을 지키고 나아가 최고의 벼슬에까지 오른다는 뜻이다.

들어오는 혈과
좌향 맞지 않아

다만 묘역서 2㎞ 정도 떨어진 위치에 모셔져 있는 부친의 묘에 대해서는 “반 전 총장의 부친 묘는 보백지지(보통 묘)로 보인다. 청룡에 기댄 단와혈로 귀(貴)의 발복을 기대할 수 있으나 백호가 청룡을 관쇄하는 형국이라 최고의 명당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 땅 속으로 들어오는 혈과 부친 묘의 좌향이 맞지 않는 부분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양만열 교수는?]

종합학파를 이끌고 있는 양만열 교수는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서 풍수지리학을 가르치며 풍수지리학 교육 강사와 전문 풍수지리사를 배출하고 있다.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는 국내 최초로 미래 예측학 박사 과정이 개설돼 미래 예측학 석사·박사를 수여할 수 있는 인가를 받은 곳으로 학계서도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양 교수는 청운풍수지리학회 학술원장으로서 ‘현공대괘’와 비성·건곤국보감여 등 첨단 풍수학을 연구하고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기사 속 기사> ‘장외대결’ 2룡의 부인들 누구?

영부인의 역할을 단순히 대통령을 내조하는 선에서 한정짓는 건 이미 구시대적 발상이 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내 미셸 오바마는 활발한 활동으로 남편 못지않은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대권 도전이 실패로 끝난 이후 차기 여성 후보 1순위로 미셸이 거론될 정도다. 영부인을 조력자가 아니라 대통령과 함께 달리는 ‘러닝메이트’라고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부인 김정숙씨는 적극적인 활동으로 유명하다. 김씨는 최근 매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하고 있다. 지난해 추석 이후 광주 남구 주월동 거점경로당 배식봉사를 시작으로 벌써 6개월째다. 

김씨는 “지난 대선 때 광주에서 92%나 되는 높은 지지율로 문 전 대표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셨지만 결국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했다”며 “감사함과 미안함을 전하고 싶어 시작한 일인데 어느 덧 해를 넘기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 지역 시민들은 매주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는 김씨의 노력에 진정성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반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부인 유순택씨는 잘 드러나진 않지만 남편을 그림자처럼 쫓는 내조를 하고 있다. 유씨는 반 전 총장의 귀국 이후 모든 일정에 동행중이다. 따로 언론을 접촉하거나 독자적인 행사 일정을 잡는 일 없이 반 전 총장 곁을 묵묵히 지키고 있다. 

반 전 총장의 정치 행보를 처음에는 반기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가장 적극적인 후원자이자 지지자로 변신했다고 한다. 실제 성격이 과묵하다고 알려져 있는 유씨는 반 전 총장이 지난 14일 사회복지시설인 음성 꽃동네를 방문한 일정에서 어르신들에게 먼저 말을 건네며 대화를 주도하는 등 조력자로서 역할을 능숙하게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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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