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 2017 대선 천기누설> 양만열 교수가 본 선영

“명당이지만…용의 기운이 약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조기 대선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각 당은 이미 대선 체제로 진용을 갖추고 후보를 옹립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난립 중인 후보들 사이에서 이미 높은 지지율을 선점했다. 성급한 호사가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19대 대통령은 둘 중 한 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 그렇다면 하늘의 뜻은 어떨까. <일요시사>가 풍수지리학의 대가 양만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 풍수지리학과 교수와 두 유력 대권후보의 선영을 살펴봤다.
 

“하늘의 뜻이 조금 필요합니다.”

2009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MBC 드라마 <선덕여왕>서 이후 선덕여왕으로 즉위하는 덕만(이요원)의 반대편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미실(고현정)의 대사다. 당시 미실의 표정과 제스처는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대사는 유행어로 자리잡았다.

부모님 조상님
묏자리에 달려

인공지능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하늘의 뜻’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망은 줄어들지 않았다. 신년이 되면 철학관, 사주카페에 사람이 몰리고,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들은 궁합을 보고 길일을 찾는다. 또 이사 때는 집터를 보고, 사람이 죽으면 묏자리를 살핀다.


기업가들이 중요한 결정 때마다 점집을 찾는다는 말은 공공연한 비밀로 재계를 떠돈다. 항간에선 ‘근거 없는 헛소리’ ‘사기꾼들의 장삿속’이라는 말로 이런 행태를 치부하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과학’이라고 맞선다.

선조들은 농번기에 비가 오지 않으면 하늘이 노했다며 제를 올렸고, 일식이 일어나면 제왕이 힘을 잃는다고 생각해 ‘흉조’로 여겼다. 풍수지리와 관련한 속설은 그 시작을 알기 어려울 정도로 오랫동안 사람들 곁을 맴돌았다.

특히 많이 알려진 게 ‘묏자리’에 관한 것이다. ‘묏자리를 잘못 쓰고 패가망신했다’ ‘부모님 묘를 이장했더니 일이 술술 풀리더라’ 등의 이야기는 낯설지가 않다. 집에 우환이 생기면 선친의 묘부터 챙겨보는 일도 다반사다.
 

정치인이 선친의 묘를 이장하면 그 이면의 의미를 찾기 위해 풍수지리를 살피는 일도 있다. 한때 여권 잠룡으로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등 관심을 모았던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은 지난해 5월 선친의 묘를 이장했다. 김 의원은 아버지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과 그의 조모의 묘를 서울 도봉구 우이동서 경남 함양군 유림면 유평리 선산으로 옮겼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언론에서는 묘를 이장한 장소에 대한 풍수지리학적 분석과 더불어 그의 행보를 대권 출마와 연결 지었다. 그만큼 정계에선 중요한 선거를 앞두고 풍수에 기대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19대 대선 유력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경우는 어떨까.

문, 부모 묘 예사 길지가 아니다
탁월한 기맥…공사 끝나 안정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탄핵열차가 종착역을 향해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반 전 총장의 등장은 정치권의 시계를 대선 정국으로 빠르게 돌려놨다. 10년간 유엔의 수장으로 활동했던 반 전 총장은 국내로 돌아온 직후부터 대권을 위한 광폭행보를 벌이고 있다.


지난 1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서 발표한 ‘여야 19대 대선주자 지지도’ 결과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표는 1월 2주차에 비해 2.0%포인트 오른 28.1%를, 반 전 총장은 0.4%포인트 하락한 21.8%를 기록했다.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는 반 전 총장이 귀국하기 전보다 오히려 더 벌어졌다. 반 전 총장이 72세의 고령으로 전국을 누비며 강행군을 펼치고 있지만 컨벤션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최근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20%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여야 대선주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로 각광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수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최근 일정에서 연일 실수를 연발하는 반 전 총장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앞으로 지지율 하락만 남았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20%대 박스권에서 벗어나 지지율이 30%대까지 치솟으며 대세론을 굳히고 있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전 대표는 반 전 총장,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와의 3자 대결서 41.5%로 반 전 총장(30.5%), 안 전 대표(12.3%)를 압도적으로 따돌렸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문 전 대표가 대권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후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닌 셈이다.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한 날부터 60일 이내에 대선을 치러야 하는 시간상의 문제도 반 전 총장보다는 문 전 대표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표는 4년 전 18대 대선에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의 혹독한 검증 세례를 겪은 바 있다.
 

당시 새누리당은 문 전 대표의 경남 양산 자택 처마까지 문제 삼으며 현미경 검증을 진행했다. 문 전 대표는 이전 대선서 이미 검증을 받은 상태이기에 이번 대선에서 견제를 받을지언정 검증받을 사안은 많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반 전 총장이 귀국 직후부터 수많은 의혹을 달고 다니는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반 귀국으로
본격 대선 경쟁

그동안 여야 대권 후보들의 선영을 풍수지리학적으로 분석해온 양만열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 풍수지리학과 교수는 “문재인 전 대표의 선친 묘 상황이 18대 대선 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의 부모는 함경도 흥남 출신으로 한국전쟁 당시 월남해 경남 거제에 정착했다. 전체적인 선영의 본산은 흥남에 있어 경남 양산시 상북면 상삼리 천주교 하늘공원에 안장된 부친의 묘만 둘러봤다.

양 교수는 “문 전 대표의 조부모 선영이 함경도에 있어 보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면서도 “그러나 문 전 대표의 출세가도는 부친이 사망한 이후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부친 묘로도 대권운을 가늠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통 공원묘지의 경우 수백개 묘들의 획일적인 정단에 따라 길흉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용맥의 흐름과 정혈의 위치, 수맥 등에 따라 길흉이 바뀔 수 있다. 하늘공원에 수많은 묘지가 있지만 여러 가지 풍수지리학적 요소에 따라 분석해보면, 각 묘지마다 기운이 다르고 자손에게 미치는 영향 역시 천차만별일 수 있다는 말이다.

양 교수에 따르면 문 전 대표의 부친 묘는 유좌묘향(酉坐卯向)으로 우선수 환포해 상삼천으로 당문파했고 수맥을 절묘하게 피했다. 또한 투지룡(透地龍)이 알차게 들어와 기유(己酉) 뢰택귀매(雷澤歸妹) 정룡(正龍)으로 입수해 많은 묘 중에서도 탁월하게 기맥이 형성된 곳이라 할 수 있다.


양 교수는 “부친의 묘도 좋은 자리지만 모친의 신후지지(사망 전 미리 잡아두는 묏자리)는 부친의 기를 훨씬 능가한다. 예사 길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모친 신후지지
‘길지’로 평가

양 교수는 2012년 18대 대선이 있던 해에도 문 전 대표의 선친 묘를 찾은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선친의 묘가 장군대좌와 군왕지지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하면서도 묘 위쪽에서 진행되고 있던 대형 토목공사가 신경 쓰인다고 했다.

양 교수가 말했던 토목공사는 골프장 확장 작업이었는데, 지난 16일 하늘공원을 찾았을 땐 마무리된 상태였다. 양 교수는 “지난 번 대통령 선거 때는 토목공사로 탁한 기운에 노출됐던 선친의 묘가 안정을 되찾았다”고 읽었다.

또 천운지룡기상신(天運之龍氣象新) 급제위관입제경(及第爲官入帝京), 즉 천운의 용의 기는 새로운 상이니 급제로 벼슬하고 재경에 이른다고 했다. 이어 지난 선거 때는 8운(運)이 작용해 힘에 부친 싸움이었으나 이번에는 하늘의 도움이 있으니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경중의 차이는 있으나 파죽지세의 기운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주춤하고 있지만 여전히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 중 한 명인 반 전 총장의 선영은 어떨까.


반 전 총장은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 ‘반기문 생가마을’에 조상의 묘역을 조성했다. 양 교수는 선산을 보고 “한 마디로 자미원국”이라고 했다. 자미원국은 풍수지리 용어로 최고의 명당을 의미한다. 별자리 중에서도 가장 중심을 가리키는 자미원국은 풍수의 형세 상 황제의 자리라고 불린다. 왕이나 대통령, 즉 지도자에 오를 사람을 배출하는 자리라는 뜻이다.

반, 선산 최고의 ‘자미원국’ 형세
2㎞ 떨어진 부친은 아쉬움 남아

양 교수는 그 중에서도 반 전 총장의 9대 장절공 조상의 묘역이 으뜸이라고 봤다. 백두대간이 속리산 천황봉에서 한남 금북 정맥을 분맥해 북진하던 중 음성 큰 산(보덕산)을 주산으로 행치마을과 인근을 자미원국으로 형성해 대명당을 이뤘다는 것.
 

그는 “풍수에 밝지 않은 사람이 봐도 이 자리는 명당인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혈은 광주 반씨 장절공파 9대 선영, 즉 반 전 총장의 9대 할아버지가 주인인데 “풍수적으로 용맥이 건해룡(乾亥龍)으로 입수(入首)해 해좌(亥坐) 사향(巳向)”이라며 “정해(丁亥) 투지(透地)로 뢰천대장(雷天大壯) 정룡(正龍) 왕상주보혈(旺相珠寶穴), 하늘과 땅의 조화로 자미원국이 형성된 곳인데 이곳의 선영과 생기가 명당에 해당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뢰천대장(雷天大壯)의 댓궁은 지천태(地天泰)의 향이 된다”며 “지천태의 이기(理氣) 해석은 먼저 갑신(甲申)생이 귀(貴)를 받고 나중 갑자(甲子)생의 재(財)를 예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풀어서 정리하면 갑신년에 태어난 사람은 정치하는 귀한 몸이 되고, 갑자년에 태어난 사람 중에는 부자가 나올 수 있다는 뜻이다. 반 전 총장은 1944년, 갑신년생이다.

풍수경전의 비서(秘書) 총주금비(叢珠金秘)에 따르면 정해(丁亥)투지(透地) 28수에서 위(危) 15℃ 이상 실(室) 5℃까지 화도(火度), 실(室) 5∼10℃까지 금도(金度)는 인수와 복덕궁이 되기 때문에 부귀하면서 먼저 장손이 발복하고 뒤에는 중남이 발복하는 길좌(吉坐)이다. 즉 장남이 다른 형제자매들에 비해 먼저 성공한다는 뜻인데 반 전 총장은 3남2녀 중 장남이다.

양 교수는 “총주금비를 통해 반 전 총장의 기운을 보면 ‘신해(辛亥) 금룡은 귀(貴)가 가볍지 아니함이니 세인이 이를 만나면 대대로 최고 상품 벼슬에 드는 영화를 이어가리라. 또 전쟁을 만나도 만대로 철옹성을 지켜가리라’ ‘만약 구성(九星)이 입묘(入廟)함을 만나면 주(主)는 극품(極品)에까지 이르고 천하를 다스린다’고 나타난다”고 밝혔다.

이는 과거 왕의 한마디에 9족이 망할 수도 있던 상황이지만, 이 기운을 타고 난 사람은 그런 위험으로부터 마을을 지키고 나아가 최고의 벼슬에까지 오른다는 뜻이다.

들어오는 혈과
좌향 맞지 않아

다만 묘역서 2㎞ 정도 떨어진 위치에 모셔져 있는 부친의 묘에 대해서는 “반 전 총장의 부친 묘는 보백지지(보통 묘)로 보인다. 청룡에 기댄 단와혈로 귀(貴)의 발복을 기대할 수 있으나 백호가 청룡을 관쇄하는 형국이라 최고의 명당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또 땅 속으로 들어오는 혈과 부친 묘의 좌향이 맞지 않는 부분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양만열 교수는?]

종합학파를 이끌고 있는 양만열 교수는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평생교육원서 풍수지리학을 가르치며 풍수지리학 교육 강사와 전문 풍수지리사를 배출하고 있다.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는 국내 최초로 미래 예측학 박사 과정이 개설돼 미래 예측학 석사·박사를 수여할 수 있는 인가를 받은 곳으로 학계서도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양 교수는 청운풍수지리학회 학술원장으로서 ‘현공대괘’와 비성·건곤국보감여 등 첨단 풍수학을 연구하고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기사 속 기사> ‘장외대결’ 2룡의 부인들 누구?

영부인의 역할을 단순히 대통령을 내조하는 선에서 한정짓는 건 이미 구시대적 발상이 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아내 미셸 오바마는 활발한 활동으로 남편 못지않은 유명세를 누리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의 대권 도전이 실패로 끝난 이후 차기 여성 후보 1순위로 미셸이 거론될 정도다. 영부인을 조력자가 아니라 대통령과 함께 달리는 ‘러닝메이트’라고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부인 김정숙씨는 적극적인 활동으로 유명하다. 김씨는 최근 매주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하고 있다. 지난해 추석 이후 광주 남구 주월동 거점경로당 배식봉사를 시작으로 벌써 6개월째다. 

김씨는 “지난 대선 때 광주에서 92%나 되는 높은 지지율로 문 전 대표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셨지만 결국 정권교체를 이루지 못했다”며 “감사함과 미안함을 전하고 싶어 시작한 일인데 어느 덧 해를 넘기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 지역 시민들은 매주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는 김씨의 노력에 진정성을 느끼고 있다는 후문이다.

반면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부인 유순택씨는 잘 드러나진 않지만 남편을 그림자처럼 쫓는 내조를 하고 있다. 유씨는 반 전 총장의 귀국 이후 모든 일정에 동행중이다. 따로 언론을 접촉하거나 독자적인 행사 일정을 잡는 일 없이 반 전 총장 곁을 묵묵히 지키고 있다. 

반 전 총장의 정치 행보를 처음에는 반기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가장 적극적인 후원자이자 지지자로 변신했다고 한다. 실제 성격이 과묵하다고 알려져 있는 유씨는 반 전 총장이 지난 14일 사회복지시설인 음성 꽃동네를 방문한 일정에서 어르신들에게 먼저 말을 건네며 대화를 주도하는 등 조력자로서 역할을 능숙하게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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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싸우는 오세훈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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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높은 지지를 얻고 있다. 그런데 양자 구도에선 낙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지부진해서 홀로 싸워야 할 오 시장에겐 부동산 대책과 한강버스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오 시장의 5선은 성공할 수 있을까? <주간조선>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케이스냇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25%를 얻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지지율은 높은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주자들은 ▲박주민 의원(12%) ▲김민석 총리(9%) ▲조국혁신당 조국 비상대책위원장(8%)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4%)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2%)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국민의힘 주자 중엔 나경원 의원(11%)이 이름을 올렸다. 다만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한 응답자도 14%로 확인된 만큼 선거 결과를 벌써 장담하긴 이르다. 온라인 매체 <뉴스토마토>도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13일부터 이틀간 만 18세 이상 서울 거주 성인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서울시장 주자들에 대한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여기서도 23.2%의 지지를 얻어 1위를 기록했다. 범보수 주자들은 ▲나 의원(11.8%)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7.5%)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6.1%)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4.8%)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박 의원은 12.8%의 지지를 얻어 범여권 서울시장 후보 중 1위를 기록했다. 조 비대위원장은 12.6%를 얻으며 오 시장 턱밑까지 치고 올라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김 총리(9.8%) ▲민주당 서영교 의원(6.6%) ▲강 실장(4.3%) ▲박 의원(1.6%) 순으로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양자구도가 되면, 오차 범위 내 혼전이 진행될 수도 있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 시장이 강 실장·조 비대위원장과 대결하면 각각 1.7%·1.5% 차이로 앞설 수도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김 총리를 상대할 땐 3.6% 차이로 질 수도 있단 결과도 나왔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되면, 여당 프리미엄과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어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을 면회한 사실을 스스로 공개해 당내 일각에서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장 대표는 ‘윤 어게인’을 추종하는 강경 보수의 지원을 받아 당선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면회함으로써 여전히 과거와 절연하지 못하는 당의 현실을 보여줬다. ‘지지부진’ 국힘, 방해꾼 안 되면 다행 오 신통기획 방해할 10·15 부동산 대책 국민의힘은 국정감사에서도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감사에서 주목받는 구도는 민주당과 사법부의 알력이다. 친여 성향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다수 여론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지난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조요토미 희대요시’로 희화화한 사진을 제시하는 등 튀는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을 놓고 보면, 오 시장은 선거에서 당의 지원은 차라리 없는 게 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나 의원이 서울시장 경선에 출마해 오 시장에게 도전하면, 오 시장으로선 당이 오히려 방해꾼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오 시장은 결국 혼자 싸워야 한다. 이미 오 시장은 혼자 싸워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15일 새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서울 전역은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로 묶인다. 서울 소재의 모든 아파트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다. 정부가 이 조치를 하는 명분은 ‘수도권 집값 안정’이다. 반면 오 시장은 ▲인·허가 절차 간소화 ▲용적률 인센티브 제공 ▲사업성 개선 등 재건축·재개발을 촉진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었다. 서울 내 일부 아파트 단지에 혼재된 연립·다세대 주택이 규제 대상으로 지정된 것도 오 시장의 재건축·재개발 촉진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열어둔다. 정부의 새 대책은 주택 매매 물량 감소 때문에 거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선 “전세 공급도 줄어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의 부동산 대책은 전반적으로 “공급이 줄면 가격이 높아지고, 공급이 늘면 가격이 낮아진다”는 기본적인 수요·공급 원리와 정면으로 반하는 경우가 많아 논란을 빚는다. 민주당으로선 가계 부채 문제를 부동산 대책의 주된 명분으로 내세운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에선 보유세를 인상하면서 거래세까지 올렸다. 이번 대책엔 ▲주택담보대출 시가별 차등화 ▲주택담보대출 한정 스트레스 금리 상향 조정 ▲전세대출 이자 상환분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반영 등 가계부채 문제를 겨냥한 조치까지 포함돼 수요·공급을 모두 줄일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결국엔 주택 자체가 고급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오 시장으로선 자신이 유지하는 신속통합기획이 퇴색될 가능성이 있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오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은 기본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정부와 민주당이 정책적으로 이를 방해해 이번 대책이 과거처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면, 반대로 정치적 호재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한강버스 어디로? 그런데 오 시장에겐 특유의 집착이 있다. 오 시장은 “한강에 대중교통 역할을 할 배를 띄운다”는 취지의 한강버스 사업을 추진했다. 오 시장은 시정 1기 시절부터 한강에 배를 띄우는 사업을 진행하려고 했다. 지난 2023년 12월 사업 추진 당시에도 ▲적자 가능성 ▲폭염·혹한·폭우·폭설 등 악천후 시 대책 ▲환경 문제 등이 지적됐다. 한강버스가 사업 추진 후 약 1년9개월여가 지난 지난달 개통한 이유는 ▲투자 심사 회피를 위한 사업 쪼개기 ▲사업비 증가 ▲배차 간격 조정 등 각종 논란이 이어졌기 때문이었다. 개통 첫날 탑승객은 4361명이었고, 평균 좌석 점유율은 80.3%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정도로는 서울 특유의 대중교통 대란이 해소될 수 있을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아울러 일찌감치 제기됐던 문제들이 연이어 이어졌다. 개통 전날 시승식 행사도 악천후로 취소됐다. 불과 개통 3일째 되는 날엔 팔당댐 방류로 인해 운행이 중단됐다. 또 고장으로 인해 승객이 뚝섬에서 승객 모두가 하차했고, 운행이 중단되는 등 사태가 이어졌다. 결국 한강버스는 지난달 29일부터 약 한 달간 승객을 태우지 않는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하기로 했다. 또 한강버스는 “오 시장이 실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서민의 애환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할 가능성을 열어둔다. 대중교통 이용 시 심리적으로 큰 영향을 차지하는 부분은 환승 저항(Transfer Resistance)이다. 교통수단 환승 시 느끼는 육체적·심리적·시간적 손해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소요 시간 증가 ▲물리적 피로 ▲정보 부담 ▲일부 역의 구조적 문제로 인한 고통 등을 거론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서울 지하철 2·4·5호선을 갈아탈 수 있고, 다수의 쇼핑몰·기업이 몰려 있는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예를 거론할 수 있다. 해당 역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이용객이 약 7만여명으로 집계됐고, 2호선 출입구와 4·5호선이 매우 멀어 긴 거리를 걸어야 한다. 이 같은 요소 때문에 상당수의 시민은 차라리 소요 시간이 길어지는 쪽을 택해 환승을 피하려고 한다. 오 시장의 구상대로 한강버스를 이용하면, 지하철·버스 등 기존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하지 않아도 될 환승을 2회나 더 해야 한다. 한강버스는 환승 저항 때문에라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한편 서울시마을버스운송사업조합(이하 조합)은 지난달 22일 “환승 할인 재정 지원을 확대하지 않으면, 내년 1월부터 환승 제도에서 공식 탈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조합에 따르면, 마을버스 회사는 환승 제도로 인해 승객이 지불한 요금의 일부만 가져간다. 그런데 서울시는 손실액을 100% 보전하지 않아서 환승객이 많을수록 손해가 커진다. 조합은 2004년 이후 손실액은 매년 1000억원이고, 서울시로부터 보전받지 못한 금액은 1조원 이상 누적됐다고 주장한다. 특유의 물 집착 올해 서울시가 마을버스 회사에 지급한 손실 보조금은 412억원이다. 2022년에 495억원을 지원한 이후 2년 연속 줄이다가 올해 늘린 것으로 확인된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노선을 조사한 결과, 배차 간격 등을 지키지 않는 임의 운영 사례가 다수 있었다”며 “실제 운행 차량 대수가 아닌 등록 대수로 보조금을 신청하는 등 회계 서류 부실·업무 외 비용 과다 지출도 다수 적발됐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와 조합은 지난 2일 ▲재정 지원 기준액 인상 ▲내년도 기준 수립 시 업계 의견 적극 반영 ▲보조금 추가 지원 ▲배차 간격 개선 ▲회계 투명성 상승 등을 합의했다. 하지만 조합은 여전히 환승제 탈퇴 가능성을 거론한다. 조합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조건은 1000억원대 손실 전액 보전이기 때문이다. 오 시장의 ‘한강 집착’은 지난 20일 서울시를 상대로 진행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서도 확인됐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이날 “주식회사 한강버스가 은행에서 빌린 대출 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SH공사(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가 모든 책임을 떠안는다”며 “오 시장의 서울시가 시민 세금으로 민간회사의 빚을 보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이날 한강버스가 은행서 500억원을 빌릴 당시 은행에 제출한 컴포트레터(회사의 재정·외부 지원 여부를 확인해 주는 문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SH공사는 한강버스가 빚을 갚지 못하면 선박·도선장을 잔존가치 가격으로 매입하거나,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해 운영을 맡기로 했다. 같은 당 천준호 의원도 “시범 운항 TF 운영 당시 발전기 방전 관련 지적이 있었는데도 고쳐지지 않아서 정식 운항 때도 고장 났다”며 “시는 민간사업자 추진 사항이라서 자료가 없다고 주장한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다음 날 “한강버스에 투입된 자금 중 약 69%는 서울시가 조달했고, 민간 투자 금액은 2.8%에 불과하다”면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졸속 추진된 한강버스 관련 의혹을 규명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세이돈 별명 붙었는데 ‘한강버스’ 집착 민주당 김건희 특검에 “오세훈 수사” 촉구 반면 오 시장은 “한강버스 운항 후 2~3년이 지나면 충분히 흑자가 날 것”이라며 “운항 수입은 극히 일부고, 선착장 부대시설에서 얻는 수익과 광고 수익 등을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에겐 ‘오세이돈’이란 별명이 붙었다. 한강 등 물과 관련된 사업을 다수 진행했기 때문이고, 폭우 관련 책임이 있다는 비판도 작용했다. 실제로 그는 시정 1~2기 당시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 ▲한강 수상택시 ▲마곡 워터프론트 사업 ▲노들섬 한강예술섬 계획 ▲뚝섬 레포츠 시설 사업 ▲당인리발전소 수변 개발 계획 등을 진행했다. 3~4기엔 ▲한강 대관람차 건설 계획 ▲서울아레나 수변 개발 계획 ▲한강버스 사업 등을 기획했다. 그런데 시정의 기본인 수해 방지에 대해선 강한 비판을 받았다. 오 시장 재임 중인 2011년과 2022년엔 폭우로 서울시 일부가 잠기는 큰 피해를 봤다. 환경단체들은 “오래된 배수로만으로는 폭우·폭설에 대처할 수 없는데도, 오 시장이 수해 방지 예산을 매년 줄였다”고 비판했다. 서울 환경연합의 주장에 따르면, 오 시장 취임 1년 전 서울시의 수해 방지 예산은 641억원이었다가 매년 줄었고, 2010년엔 66억원이었다. 이후 오 시장은 ▲지하 하수도 용량 확대 ▲대심도 빗물 터널 설치 등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2022년에도 같은 지적이 이어졌다. 2021년도 수방 치수 예산은 5189억원이었지만, 2022년엔 4202억원이었다. 오 시장과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가 삭감에 가담했고, 오 시장은 재취임 직후 추경을 통해 292억원을 긴급 증액했다. 오 시장이 심혈을 기울인 세빛섬에서도 물과 관련된 물의를 빚었다. 세빛섬은 와이어로만 묶여 물 위에 떠 있는 구조로 설계됐다. 지난 2011년엔 폭우로 인해 물에 잠겨 한동안 출입이 금지되는 홍역을 치렀다. 지난 2020년엔 부채가 1195억원이라서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오 시장은 ‘오세이돈’ 별명에 이어 “오 시장의 사주를 풀어보면, 물은 많은데 나무가 없어서 물난리가 난다”는 조롱도 듣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 중 청계천 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한 후 대권주자 반열에 오른 것을 의식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듣고 있다. 조롱 섞인 별명에도 굴하지 않고, 오 시장은 한강에 대한 집념을 유지하고 있다. 한강버스에 대한 민주당의 공격은 이제 시작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선거까지 약 7개월여가 남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부터 “명태균 게이트에 연루돼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건희 특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수사 기한을 다음달 28일로 연장하면서 특검보 2명 등을 보강하려고 한다. 시작되는 명 공세 민주당 3대 특검 대응 특별위원회는 지난 10일 “명태균 게이트 주요 의혹 대상자인 오 시장 관련 수사는 검찰에서 진행됐다가 멈췄다”면서 김건희 특검에 오 시장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따라서 수사 기간 연장과 명태균 게이트 수사가 연결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민주당으로선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특히 서울시장 자리를 탈환해야 한다. 오 시장에 대한 공격을 당 차원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내우외환 속에서 오 시장은 홀로 싸워야 한다. 그의 5선 도전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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