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이냐 쪽박이냐’ 2017 대어급 M&A 리스트

보고만 있어도 군침이 질질∼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올해 M&A시장은 예년보다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통상 대기업들은 정치 이슈가 부각되는 시점에선 대규모 인수합병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순실 게이트, 대선 등 정치현안이 산적한 올해는 M&A시장에 부정적인 여파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어급 M&A물량을 차지하기 위한 물밑경쟁은 한층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M&A 전문매체 <머저마켓>에 따르면 2016년 1∼3분기 국내 M&A 거래 규모는 322억달러(247건)로 758억달러(256건)에 달했던 전년 동기와 비교해 57.5% 축소됐다. 그러나 냉랭한 M&A시장 분위기와 상관없이 유달리 관심을 끄는 M&A 매물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이들이 어떤 ‘잭팟’을 터뜨릴 지 가늠하는 건 나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쏟아지는
거대 기업들

국내 2위 타이어업체인 금호타이어는 오는 12일 매각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초 실시된 예비입찰에는 해외 전략적투자자(SI)들이 대거 인수의향을 내비쳤다. 이들을 대상으로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가 추려진 상태.

▲더블스타(이하 중국) ▲지프로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 오토모빌 일렉트로메커니컬(SAAE) ▲링룽타이어 ▲아폴로타이어(인도) 등 5곳이 숏리스트로 선정됐다. 관건은 박삼구 금호아시나아그룹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게 되면 박 회장은 한 달 안에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우선협상대상자가 제시한 조건대로 금호타이어를 되살 수 있다. 금호타이어의 매각가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1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에 매출 5810억원, 영업이익 538억원을 기록한 국내 2위 산업용 특수가스 제조업체 대성산업가스는 이달 말 본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매각 대상은 골드만삭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한 지분 62%와 대성합동지주가 보유한 38% 등 대성산업가스의 지분 100%다. 매각 대금은 1조원대 중반으로 추산된다.

골드만삭스는 본입찰 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일 열린 예비입찰에는 당초 투자설명서(IM)를 받아간 10곳 가운데 대다수가 출사표를 던졌다. 외국계 산업용 가스업체와 재무적 투자자들 사이에서 SK, 효성 등이 유력 꼽힌다.

새 주인 기다리는 대형 매물들
관심 끄는 업종들 곳곳에 포진

코웨이의 새 주인 찾기는 올해도 계속된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3년 1월 코웨이 지분 30.9%를 1조2000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코웨이를 환경가전기업으로 탈바꿈시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해외 시장 개척 등을 통해 실적개선을 이뤄왔지만 매각 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말 코웨이 매각 본입찰을 진행했으나 유력 인수 후보인 CJ그룹이 발을 빼면서 매각작업에 난항을 겪었다. 코웨이의 기대 매각가는 3조원 수준이다. 매각 작업이 재개되더라도 3조원대 금액을 제시할 마땅한 인수 후보가 없다는 게 문제다.

지난달 12월 예비입찰을 진행한 현대시멘트는 2월 중으로 본입찰을 진행한다. ▲연합자산관리(유암코) ▲한라시멘트 ▲한앤컴퍼니 ▲현대성우홀딩스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 다수의 투자자들이 인수의향을 밝힌 상태다.

매각대상은 채권단 보유 지분 84.56%(1417만986주), 예상 매각금액은 5000억원 이상이다. 매각금액을 놓고 인수 후보자들과 이견을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아직 난제가 많지만 시멘트·레미콘 산업의 업황에 대한 평가가 우호적인 까닭에 매각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ING생명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는 신속한 투자회수(Exit)를 위해 경영권 매각과 함께 기업공개(IPO)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꺼내들었다. 지난해 8월부터 예비입찰에 참여한 인수후보군을 대상으로 경쟁입찰(프로그레시브 딜)을 진행했지만 인수후보들은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MBK파트너스는 IPO를 추진하면서 적당한 원매자가 나타난다면 경영권 매각에 나설 방침이다.
 

할리스커피도 새주인 찾기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IMM PE는 지난해 10월, 본입찰 후 특정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중국과 대만계 SI 2곳과 협상을 벌였지만 마땅한 후보를 선택하지 못했다. IMM PE는 할리스커피에 대한 매각가로 2000억원대를 기대하고 있다. IMM PE는 매각에 앞서 할리스커피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전략적인 업사이드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눈에 안 보이는
물밑경쟁 팽팽

업종별로 살펴보면 케이블·증권·제지·물류 등에서 활발한 M&A 추진이 예상된다. 특히 케이블방송사업자인 딜라이브, CJ헬로비전의 행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회사는 상반기 M&A 시장의 핵심 매물로 손꼽힌다. 주요 인수 후보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업자다. 이들 간의 거래가 내년 중 성사되면 수조원대 M&A가 이뤄지게 된다.  

방송·통신사업 재편을 위한 제도 보완이 이뤄지면 인수 합병은 더욱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회에는 통합방송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기존 방송법에 규정된 지상파, 케이블, IPTV 관련 규제를 하나의 법으로 통합하는 게 골자다.
 

현재 방송법에 따르면 지상파, 종합유선방송사업자, 위성방송사업자는 서로 지분을 33% 초과해 소유할 수 없다. 지분율 33% 규제 폐지는 유료 방송 간 M&A를 허용하겠다는 의미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말 터진 최순실 게이트 때문에 뒤로 밀렸지만 올해는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사 매각 작업도 활발히 이어질 예정이다. 매물로 나온 증권사는 하이투자증권,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등이다. 하이투자증권의 경우 조선업 불황에 부딪힌 현대중공업그룹이 매물로 내놨다. 지난해 매각을 목표로 삼았으나 영업점 축소 및 임원 성희롱 문제 등에 대해 노사가 충돌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SK증권 매각 문제는 지난 2015년 8월 SK증권 지분 10%를 보유한 SK C&C가 SK와 합병해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되면서 제기됐다. 독점거래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8조 2항은 금융지주가 아닌 지주회사의 금융회사 주식 소유를 금지하고 있다.

SK는 유예 기간인 올해 8월 안에 지분 10% 전량을 처분해야 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해 최대주주인 G&A사모투자전문회사가 회사 지분을 매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의 경우 모회사인 골든브릿지그룹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자 매물로 내놨으나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팽팽한 눈치싸움…누가 승리?
최순실 및 사드…악재로 작용

모나리자와 쌍용C&B는 제지업계 M&A시장의 최대 화두다. 이들 회사의 최대주주인 엠에스에스홀딩스는 주식을 전량 매각하는 패키지딜을 진행하기 위해 매각 주관사를 선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엠에스에스홀딩스의 최대주주는 모건스탠리PE(MSPE)다. 업계에선 모건스탠리PE가 두 회사를 인수할 때 투자한 금액의 150% 수준을 매각금액으로 책정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스탠리PE는 지난 2013년 두 회사를 인수했다. 당시 인수금액은 약 2000억원. 모나리자와 쌍용C&B를 합치면 유한킴벌리와 깨끗한나라에 이어 위생용지 시장 3위에 이른다. 특히 아시아펄프앤페이퍼(APP)가 인수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에 설립한 글로벌 제지업체 APP는 2010년에 매출액 5조원을 돌파한 굴지의 제지기업이다.


중고 매물들
이번엔 과연

대형 매물이 M&A시장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계약 체결 건수는 현격히 떨어질 거란 부정적인 관측도 나온있다. 최순실 게이트를 비롯한 정치 이슈가 국내 M&A 업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M&A시장의 큰손으로 통하던 주요 대기업들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줄줄이 검찰의 수사선상에 이름을 올린 상황이다. 비선 실세들이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M&A를 막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IB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M&A 거래에선 주요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막강하다”며 “최순실 게이트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검찰이 삼성과 CJ, SK, 롯데 등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M&A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영향으로 중국서 반한류 기류가 형성된 것도 M&A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국내 기업이나 기관투자자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중국 자본은 국내 M&A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주체로 떠올랐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드 영향 등으로 중국 자본의 한국 기업에 대한 투자가 움츠러든 모습이다. 

골치 아픈 정치
경제 집어삼키나


게다가 올해 국내 M&A 시장서 주목받은 매물 거의 대부분은 지난 몇 년간 지분 매각이 줄줄이 무산되거나 지연된 중고 매물이다. 매각 측과 인수 후보 간 시장 가격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거래 완료 단계서 틀어지는 경우도 종종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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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