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KTV 아가씨들의 말 못할 애환 <현지취재>

“돈 펑펑 한국남성 좋지만 변태라면 괴로워"


한국인의 중국 원정 성매매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의 경기 여파로 중국 섹스여행이 다소 줄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중국은 가장 매력적인 섹스관광지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한국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생각보다 많은 쾌락을 즐길 수 있고 더불어 마치 자신이 ‘황제’나 된 것 같은 기분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특히 한국과는 또 다른 미인 스타일이 남성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역시 성매매는 불법이라는 사실이다. 2006년 3월1일 ‘중화인민공화국 치안관리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성매매에 대한 처벌은 더욱 강력해졌다. 처벌 항목 자체가 종전의 73개에서 238개로 늘어났다. 당연히 외국인에게도 적용된다. 자칫하면 ‘개망신’을 당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무엇보다 한국 남성들의 섹스여행을 반기는 사람들은 다름 아닌 중국의 KTV(룸살롱의 한 종류)에서 일을 하는 여성들이다. 그녀들에게 한국 남성들은 최고의 VIP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고통도 적지 않다. 한국 남성들의 ‘진상짓’을 다 받아내려면 여간 고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중국 현지취재를 통해 중국 KTV 아가씨들의 애환을 직접 담아봤다.

강화된 처벌에도 줄지 않는 중국 원정성매매
한국 고객은 ‘진상짓’ 해도 최고의 VIP 대우

중국 칭다오는 대표적인 중국내 성매매 여행지이다. 한국에서도 가깝지만 일단 바닷가를 끼고 있기 때문에 여행지로서도 최적이다. 풍부하면서도 싱싱한 해산물, 그리고 ‘청도맥주’는 이곳의 또 다른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이렇게 입지가 좋다보니 사업을 하는 한국인들도 많고 접대를 하는 일도 많다. 당연히 KTV 등도 활성화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중국에서 한국인은 VIP
돈 잘 쓰는 손님 ‘띵호아’

이곳 현지에는 세 종류의 룸살롱이 있다. 바로 한국식, 일본식, 중국식이다. 한국인들은 대부분 한국식 룸살롱을 찾는다. 그런 서비스에 익숙해져 있을 뿐 아니라 호탕하고 화끈한 나름대로의 특징들이 고스란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사실 가족들과 패키지여행으로 중국을 가지 않는 이상 거의 대부분의 남성들이 중국에 가면 이런 KTV를 한번쯤 경험해보는 경우가 많다. 그저 일상적인 관광 코스로 가는 경우도 있고 아예 2차만을 전문적으로 노리면서 가는 경우도 있다. 어쨌든 그만큼 많은 한국인들이 가기 때문에 이곳에서 일하는 ‘샤오지에’(小姐·아가씨)들은 대부분 한번 이상 한국 남성들을 경험한 경우가 많다. 일단 중국의 한국식 룸살롱은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 제일 큰 차이점이다. 술값도 비싸고 2차를 나갔을 때 팁도 후하다. 한국인들이 꼭 돈이 많기 때문만은 아니다. ‘돈을 잘 쓰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이곳 아가씨들에게는 한국 남성들이 최고의 VIP인 경우가 많다. 중국식 룸살롱에서 2~3번 룸에 들어가서 일하느니 차라리 그냥 하룻밤 한국 손님들과 2차를 가는 것이 훨씬 편하다는 것.

이곳에서 만난 아가씨들은 거의 대부분 익명을 요구했다. 이름이 알려져 봐야 전혀 득 될 게 없기 때문이다. 비록 성매매를 하지 않는 것은 원칙으로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아가씨들이 불법인 성매매를 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이름을 밝히길 극구 꺼린다고 한다.

취재진이 만난 A양은 최근 한국 드라마 보기에 푹 빠졌다. 한국문화나 한국남성들이 좋아서라기보다는 그것이 한국말을 배우는 가장 빠른 길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어쨌든 한국 남성들은 우리 같은 평범한 중국인들보다 돈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곳 중국도 빈부격차가 점점 더 심해져서 가난한 여성이 돈 많은 남성과 만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까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이렇게 계속해서 술집에 다니던가 아니면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은 다른 유흥업소에서 일을 하는 것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결국에는 일본인이나 한국인과 결혼을 하는 것이 새로운 인생을 위한 방법일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나는 일본인보다는 한국인을 공략할 생각을 한다. 일본인들은 너무 신중해서 결혼하는 것이 쉽지 만은 않다. 하지만 한국인들은 돈도 많고 성격 역시 중국인들하고 맞는 게 있기 때문에 이 일을 하는 동안 한국남성과 결혼을 하는 것이 꿈이다.”

초이스와 ‘2차’ 전쟁
한국 남성에게 찜 당하기

그녀에게 한국 남자와의 결혼이 ‘미래의 꿈’이라고 한다면 매일 매일 초이스를 받고 2차를 나가는 것은 ‘현재의 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함께 룸에 들어가 초이스를 받는 과정 자체가 이미 10대1, 혹은 많은 경우 50대 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녀들은 이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나름의 노하우도 쌓아나가고 있다. 일단 화장법 자체를 많이 연구한다고 한다. 한국 연예인들의 화장법을 자기 나름대로 연구하고 그것을 따라하면서 최대한 한국여성들의 모습을 하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오히려 짙은 화장으로 자신의 모습을 튀어 보이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앞서의 A양과 함께 일을 하는 B양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샤오지에, “변태 성욕자 제일 싫어” ‘손사레’
계곡주 혹은 룸에서 즉석 성관계 요구 당혹

“요즘에 한국에서는 짙은 화장을 하지 않는 추세라고 한다. 반면에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외국에 나와서는 색다른 걸 원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그래서 두 개를 모두 다 시험해 본 적이 있다. 결과는 청순한 화장을 선택하는 남성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익숙한 화장법이 더욱 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뒤로는 짙은 화장은 거의 하지 않았다. 초이스가 되기 위해서는 몸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가슴에 좀 자신이 있다 싶으면 앞가슴이 푹 파인 옷을 입는 경우가 많고 허리와 다리에 자신이 있다면 약간 옆으로 비껴서 전신의 라인이 보이게 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녀들의 초이스 전쟁은 이미 룸에 들어가기 전부터 시작된다. 처음 룸에 입장해서 복도를 왔다 갔다 하는 손님들이 보이면 그때부터 애교작전이나 눈빛을 주고받는다는 것이다. 2차를 위한 전쟁도 만만치 않다. 손님 중에서는 ‘성매매는 하지 않을 것이다’고 하는 남성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그렇기에 술을 먹고 노래를 부르는 중에 지속적으로 ‘접촉’을 시도해 남성을 흥분시킨다는 것. 이것도 먹히지 않을 때는 성기부위를 슬쩍슬쩍 자극해 더욱 ‘강력한 공격’을 시도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변태 성욕자는 NO
“막무가내 들이댄다”
 
그러나 샤오지에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일부 남성들의 변태성향이다. 중국에서는 흔치 않은 북창동식 놀이문화를 즐기려고 하는 부류들도 있다고 한다. 몸을 이용해 계곡주를 만들어 달라고 한다든지 혹은 옷을 전부 벗고 놀자고 하는 이들, 때로는 아예 룸 안에서 즉석 성관계를 시도하는 남성들도 있다고 한다. 그녀들 역시 비록 스스로를 ‘프로’라고 생각한다고는 하지만 아직 그런 것에까지 익숙하지는 못하다고 한다.

“제일 무서운 사람들이 변태 성욕자들이다. 그들은 한마디로 매너와 예의를 모르고 막무가내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려고 든다. 우리 업소에서는 그런 것들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도 전혀 개의치 않는다. 문제는 그것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때로는 자신의 요구가 관철이 되지 않을 때는 마담을 불러서 아가씨를 바꿔달라고 하기도 하고 오히려 술값을 깎으려고 한다. 룸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결국 룸 밖에서 볼 때는 아가씨의 잘못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결국 아가씨들이 고생을 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샤오지에들은 그 모든 수난을 웃음으로 이겨내고 그날의 술자리를 끝마쳐야 한다. 그러나 더욱 괴로운 경우는 그러한 변태 손님들이 함께 2차를 나가자고 할 때이다. 만약 나갈 경우에는 그날 밤 톡톡히 고생하는 것을 감수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얇은 지갑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2차를 나갔을 경우에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이 많지 않아 더욱 더 위험하다고.

한국남성들의 이러한 행위들 때문에 샤오지에 사이에서는 ‘이해 못할 한국인’이라는 인식이 퍼져있다. 물론 이는 변태적인 남성을 의미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그들 변태적 성향과는 다르게 너무나 예의바르고 매너가 있는 사람들도 많기 때문에 더더욱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을 잡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중국 성매매 원정 여행은 현재로서는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고 볼 수도 있다. 일단 외국을 나가서는 한국의 경찰력이 미치지 못하고 결국에는 중국 공안당국의 힘에 의지를 해야 한다. 하지만 중국 공안이 그다지 강력한 단속을 하지 않고 있다. 한국 남성들이 ‘글로벌 시민’으로서의 보다 성숙한 의식을 가질 것을 주문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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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