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가족과 함께 하는 체험 여행 ①영천 시안미술관

별별 체험으로 가득한 '영천 여행'

경북 영천은 가족과 함께할 때 진가를 보여주는 여행지다. 고성능 망원경으로 별을 관측하는 보현산천문과학관부터 가족과 함께 작품을 만드는 시안미술관, 말을 타고 숲을 거닐어보는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까지 가족이 함께 즐길 만한 프로그램이 다양하기 때문이다.

발길이 먼저 닿은 곳은 시안미술관. 화산면에 자리한 시안미술관은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누구나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창작 공간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시안미술관을 ‘가족끼리 협동하는 장소’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하는 장소’라고 표현할 정도다.

폐교를 리모델링한 시안미술관이 문을 연 것은 2004년. 운동장은 넓은 잔디밭으로 변신했다. 예술성 있는 작품에 관람객의 참여가 더해져 생동감 넘치는 공간이 탄생했다. 햇살 좋은 날이면 삼삼오오 잔디밭에 모여 피크닉을 즐긴다.
 

누구나 참여

미술관 입구에 들어서면 웃는 얼굴 수백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크레용과 아크릴물감으로 웃는 얼굴을 그리면, 미술관 벽면에 붙여주는 스마일 프로젝트다. 이처럼 5분 만에 공동 작품에 참여할 수도 있다. 가족과 함께 본격적인 체험을 즐기기 위해서는 주말에 찾는 것이 좋다.

나만의 풍경(風磬) 만들기, 신기한 종이 슈링클스로 액세서리 만들기, 추억을 담은 나만의 머그컵 만들기, 여러 패턴을 이용해 직접 디자인하는 에코 파우치 만들기 등 엄마 아빠와 아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다양하다.
 


시안미술관은 문화체육관광부 지원으로 가족과 함께 문화 예술을 통한 여가 문화 조성을 위해 꿈다락토요문화학교도 운영했다. 2016년에는 ‘자세히 들어야 아름답다’는 주제로 청소년이 일상에서 놓칠 수 있는 소리를 귀담아듣고 표현·정리하는 과정을 체험하게 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어렵게 느껴지던 미술관이 놀이터처럼 편해졌다.
 

미술관 앞에 있는 썰매장에 얼음이 얼면 썰매 만들기 체험도 시작할 예정이다. 가족이 함께 탈 썰매를 직접 만들고 꾸미는 프로그램이다. 썰매장은 100m 하천변에 기온이 내려가서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곳으로, 개장일은 날씨에 따라 유동적이다.
 

예술과 만난 놀이는 별별미술마을로 이어진다. 화산면에 있는 별별미술마을은 실개천이 흐르는 전형적인 농촌으로, 안동 권씨와 영천 이씨, 창녕 조씨, 평산 신씨, 청주 양씨가 모여 산다. 평범한 시골 마을이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변신한 것은 2011년 마을 미술 프로젝트에 선정되면서부터다.

마을의 자연과 문화유산에 예술을 더했다. ‘신몽유도원도-다섯 갈래 행복길’이라는 주제로 골목 곳곳에 조각과 그림, 디자인, 사진 작품 45점을 설치했다. 이후 17점을 추가로 설치해, 모두 62점이 마을에서 반짝반짝 빛난다.

폐교 리모델링한 미술관, 생동감 넘치는 공간 탄생
반사망원경으로 낮에는 태양, 저녁에는 별 관측

별별미술마을에서도 눈길이 오래 머무는 곳이 우리동네박물관이다. 종전역사 교과서나 박물관에서 보지 못한 작은 마을의 역사를 볼 수 있는 공간이다. 60년 전 초등학교 졸업식 사진부터 빛바랜 결혼식 사진, 사계절 풍경을 담은 사진까지 가래실 주민의 어제와 오늘이 고스란히 담겼다. 길거리에서 만난 어르신도, 미술관에서 만난 청년도 우리동네박물관의 주인공이다. 박물관을 돌아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따스해진다.

이제 진짜 별을 보러 갈 차례다. 영천의 진산 보현산은 별이 잘 보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보현산 아래 구경 800mm 반사망원경으로 별을 볼 수 있는 보현산천문과학관이 자리한다. 낮에는 태양을, 저녁에는 별을 관측한다. 5D 돔 영상관 체험은 별 관측만큼 인기다. 이곳에서는 우주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흥미진진한 별자리 이야기를 듣고, 우주를 나는 스릴도 만끽할 수 있다. 의자가 뒤로 넘어갈 때는 사람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보현산천문과학관에서 9km 정도 떨어진 곳에 보현산천문대가 있다. 해발 1124 m 보현산 정상에 위치한 보현산천문대는 국내에서 가장 큰 구경 1.8m 광학망원경을 보유하고 있다. 이 망원경은 눈으로 보는 것보다 100만배 이상 자세히 보여주는 것으로, 20km 거리에 있는 100원짜리 동전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다. 1만 원권 지폐에도 새겨졌다. 보현산천문대는 연구 시설로 일반인이 별 관측을 위해 망원경을 사용하기는 힘들다.

보현산에는 천문대외에 보물이 하나 더 있다. 아름다운 숲에 깔끔한 데크가 놓인 천수누림길이다. 자동으로 사람을 감지해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높은 곳에 있어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이 든다. 데크 중간에 아기자기한 별모양 전망대도 조성됐다.
 

캠핑시설

이외에 간단한 과학 프로그램 체험이 가능한 최무선과학관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화약을 개발하고 세계 최초로 해전에서 화포를 사용한 최무선 장군을 테마로 한 공간으로, 디지털 불꽃 만들기를 비롯해 간단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폐교된 자영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한 오감공예체험장도 영천에서 호응을 얻는 체험 공간이다. 입주 작가들이 도자기 만들기, 로켓 만들기 등 공예 체험을 진행한다. 운동장에 캠핑장 시설을 갖춰 캠핑족에게도 인기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 체험 여행: 시안미술관→별별미술마을→보현산천문과학관→보현산천문대→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 역사 여행: 은해사→임고서원→포은정몽주생가→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시안미술관→별별미술마을→보현산천문과학관→보현산천문대→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숙박)
- 둘째 날: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포은정몽주생가→임고서원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영천시 문화관광 tour.yc.go.kr
- 시안미술관 www.cyanmuseum.org
- 별별미술마을 http://bbmisulmaeul.yc.go.kr
- 오감공예체험장 cafe.naver.com/5sensesworld
- 보현산천문과학관 www.staryc.com
- 보현산천문대 boao.kasi.re.kr
-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www.unjusan.co.kr

문의 전화
- 영천시청 공보관광과 054-330-6585
- 시안미술관 054-338-9391~3
- 별별미술마을 054-330-6067
- 보현산천문과학관 054-330-6447
- 보현산천문대 054-330-1000
- 오감공예체험장 054-332-0027
-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승마장 054-330-6784
- 최무선과학관 054-339-7096

대중교통 정보
기차 서울-동대구(KTX), 동대구-영천(무궁화호): 하루 7회(05:15~19:00) 운행, 환승 포함 약 2시간30분 소요.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버스 서울-영천: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5회(08:30~18:50) 운행, 약 4시간 소요.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코버스 www.kobus.co.kr, 영천시외버스터미널 1666-0016)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 영천 IC→시외버스터미널 방면→서문오거리→의성 방면 진입(국도28호선)→삼부주유소→삼부주유소 옆 30m 진입로, 3km 직진


숙박 정보
- 귀애고택: 화남면 귀호1길, 054-331-8043, www.gwiae.com (한옥스테이)
- 은해사: 청통면 청통로, 054-335-3308, www.eunhae-sa.org (템플스테이)
- 운주산승마자연휴양림: 임고면 승마휴양림길, 054-330-6287, www.unjusan.co.kr
- 치산관광지캠핑장: 신녕면 치산관광길, 054-330-6470, chisan.yc.go.kr
- 오감공예체험장: 자양면 포은로, 054-332-0027, cafe.naver.com/5sensesworld
- 청우장모텔: 영천시 삼산길, 054-331-8763

식당 정보
- 편대장영화식당: 육회, 영천시 강변로, 054-334-2655
- 영양숯불갈비: 한우, 영천시 봉도길, 054-331-1588
- 보현산식당: 시골밥상, 화북면 정각길, 054-338-0889, cafe.naver.com/bohyunsan
- 포항할매집곰탕: 곰탕, 영천시 시장4길, 054-334-4531
- 운주식당: 추어탕, 임고면 운주로, 054-335-9789

축제와 행사 정보
- 해맞이 행사: 2017년 1월1일, 영천 충혼탑, 054-330-6585, tour.yc.go.kr

주변 볼거리
임고서원, 포은정몽주생가, 돌할매, 영천공설시장, 영천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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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야권의 4·10 총선 압승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난감하기만 하다.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수사의 첫 단추도 끼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발 빠른 수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수처 안팎에서는 정치권의 책임 떠넘기기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조직이 와해되기 직전인데 수사에 속도가 어떻게 나겠느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의 말이다. 요즘 공수처의 분위기는 참혹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으로 반전을 꾀하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특별검사(이하 특검)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비교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압수수색? 채 상병 사건 특검법 추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공수처의 분위기는 암흑 상태다. 검찰 제도를 보완해 ‘상설특검’ 명목으로 출범했음에도 ‘늑장·부실’ 수사 논란 속에 결국 사건 기록을 특검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오는 5월2일, 임시국회를 열어 법안을 표결하자는 분위기다.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국회의장과 여당의 협조가 필요한데, 총선 이후 여당 일각서도 채 상병 특검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표출되고 있다. 채 상병 특검 법안은 지난해 10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뒤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본회의 표결만 하면 언제든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채 상병 사건 수사 갈래는 크게 두 가지다. 무리한 수색 지시 등 책임자를 가리는 본안 수사가 경북지방경찰청서 진행 중이고,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에 국방부와 대통령실 관계자가 개입했다는 외압 의혹은 공수처가 맡고 있다. 외압 핵심 피의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부임 후 사퇴하는 과정서 대통령과 법무·외교부 장관의 직권남용 의혹도 공수처에 추가로 고발됐다. 야권이 특검을 통해 밝히려는 사안의 실체는 수사 외압에 집중돼있다. 특검이 통과되면 공수처가 내려던 실적이 특검으로 넘어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민주당은 이 대사 임명 과정서의 추가 의혹도 특검법안을 수정 발의해 포함할 계획이다. 공수처는 수사의 무게를 일부 덜겠지만, 6개월 넘게 진행해온 사건 기록을 외부에 넘긴다는 건 또 다른 비판의 빌미를 제공하는 셈이다. 특검 추진 본격화…수사팀 의욕 잃어 “이럴 거면 왜 강조하나” 불만 증폭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는 “인력난 때문에 고전하는 상황이다. 내부 얘기를 들어보면 ‘죽을 맛’이란다. 채 상병 사건 수사는 최선을 다하려 했는데 특검이 언급되면서 수사팀의 의욕이 상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법상 수사 범위와 인원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돼있어 실질적인 수사 기능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공수처법은 공수처의 수사 범위를 현직 공직자와 그 가족, 퇴임 3년 이내 전직 고위공직자로 한정하고 있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의 인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공수처법이 규정하고 있는 검사와 수사관의 규모는 처·차장 포함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이다. 공수처법을 추진할 당시 규모는 검사 30~50인, 수사관 50~70인이 제안됐지만 법무부와 국회의 논의를 거치면서 현재 정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총선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인원 확대와 관련해 국회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검사의 신분보장을 위한 임기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는 최소한의 행정인력이라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현행법상 행정인원 정원은 20명인데 지난 2022년 공수처는 행정직원 중 국·과장과 직제 파견자 등 7명을 제외하면 실제 가용인원이 13명에 불과해 수사관을 행정인력에 투입해야 할 상황에 놓인 바 있다. 공수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특히 공수처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일치시켜 수사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수처는 ‘공수처법상 기소권 없는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수사 대상과 기소 대상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구속영장 논란을 정리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인력난 가중화 지금까지 공수처가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한 상황을 보면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이 전 장관 등을 출국금지했고, 한 달 후인 지난 1월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후 포렌식과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지휘부와 해병대 수뇌부 등에 대한 조사는 특검의 몫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경우에 따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등으로 특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와 경찰은 특검법 처리 여부를 주시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총선 국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공수처는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지휘부 공백 상태가 영향을 줄 여지도 있다. 주요 피의자 소환 및 신병처리 등 주요 의사결정을 처장 대행인 부장검사가 결정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만약 국회서 여야가 특검법 처리에 합의하는 수순을 밟으면 공수처도 새로 출범할 특검에 기록을 인계하기 위한 작업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현재 본회의에 회부된 안은 민주당이 지난해 9월 발의한 법안이다. 민주당이 지난 3월,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경위를 수사해야 한다는 별도의 특검안도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에 이 두 법안이 병합되는 안도 거론된다. 본회의 회부 안건은 수사기간을 최장 100일로 정하고 있는데, 잔여 수사를 검찰에 이첩하도록 명시됐다. 경찰과 공수처가 시작한 수사가 특검을 거쳐 검찰 손에 넘어가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이 3월 발의한 안은 잔여수사 이첩 대상을 검찰과 공수처로 정했다. 단추도 못 끼워 민주당이 특검법 조항 일부를 양보하고 국민의힘이 수사 대상 확대에 동의하는 시나리오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온다. 이런 과정서 본회의 회부 안이 조정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이 전 장관은 최근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장관 측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전 장관 측 김재훈 변호사는 최근 공수처에 소환 촉구 의견서를 내고 “이 전 장관은 호주 대사직서도 물러났으나 공수처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공수처의 이런 수사 방기 탓인지 정치권에서는 특검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에 보낸 의견서에서 “이첩 보류 지시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국방부 장관은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사건 이첩에 대한 최종 승인권자이므로 인사권자가 인사안 결재 후 이를 취소·변경할 수 있듯이 그 승인을 변경할 수 있다”며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수사 권한이 있다느니, 수사단장에게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이첩 권한이 있다느니 하는 것은 법 규정의 몰이해로부터 비롯된 억지”라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장관이 보고서를 회수하라고 지시하기 전에 대통령실 내선번호로 전화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전 장관은 대통령으로부터 (사단장을 빼라는)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당시 장관이 군사보좌관과 논의하는 과정서 ‘(초급 간부들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한다면)초급 간부들이 힘들어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나눴고 법무관리관실의 법리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판단해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수사 인원 범위 제한적 법 개정 안되면 도루묵 이어 “재검토한 결과 8월24일 직접적인 혐의가 있는 2명을 경찰에 이첩했고, 해병대수사단 조사기록 원안도 그대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 측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채 상병 특검’도 비판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의 1차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무엇이 미흡하고 국민적 의혹이 남아 해소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냐”며 “특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공수처의 신속한 수사와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 수장이 석 달째 공석인 점은 제도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더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종 후보자 지명을 두 달 가까이 미루고 있다. 앞서 국회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월29일 판사 출신 오동운(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와 검사 출신 이명순(연수원 22기) 변호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김진욱 전 처장과 여운국 전 차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해 공수처가 ‘대행 체제’에 들어간 건 지난 1월 말부터다. 김선규 수사1부장이 처장 대행을 맡고 있지만, 지난달 제출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아 임시로 대행직을 수행 중이다. 최근 인사위원회서 연임이 불발된 수사1부 소속 김송경 검사(사법연수원 40기) 임기도 만료됐다. 김 대행이 이끄는 수사1부는 공기광 검사만 남게 된다. 별도 조직개편 계획도 없어 수사 부서 1개가 사실상 사라질 위기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장 후보자를 지명해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임명이 가능하다. 21대 국회 임기는 내달 29일까지다. 22대 국회가 개원해도 원구성에 시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신속한 공수처장 공백 해소를 위해선 이달 안으로 후보 지명을 마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장 공백 장기화 우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권은 있지만 기소 권한이 없다. 수사를 마친 뒤 검찰에 사건을 넘기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구조다. 공수처 출범 당시 수사·기소권을 모두 줄 경우 일각에선 ‘무소불위 공수처’가 될 거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공수처는 법관, 검사, 고위 경찰공무원에 대해서만 제한적 기소권을 갖게 됐다. 문제는 검찰이 채 상병 사건 기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검찰을 관할하는 법무부는 지난달 8일, 공수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사건 처리의 중립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통해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